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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공급 확대 속 첨단 제조·물류 투자 유치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북부가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을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임대형 공장 공급이 늘고 있으며, 도로·항만·공항 등 물류 인프라 개선도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든 지역에서 입주 수요가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산업단지가 실제 투자 유치와 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기반시설의 완성도, 물류 접근성, 운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부 산업용지 2만5200ha 돌파…하이퐁·박닌이 공급 주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년 2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의 산업용지 누적 공급량은 2만5200ha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하이퐁이 전체 공급량의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박닌이 21%로 뒤를 이었다. 흥옌(Hưng Yên)과 닌빈(Ninh Bình)도 각각 약 13%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하이퐁·박닌·닌빈의 산업단지 6곳에서 1200ha가 넘는 신규 산업용지가 공급됐다. 제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북부의 임대형 기성 공장(RBF) 공급 규모는 2026년 2분기 기준 약 580만㎡로,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평균 입주율은 86%로 집계됐다. 기성 창고(RBW)의 공급 규모는 약 360만㎡였으며, 평균 입주율은 85.7%를 기록했다. 특히 기성 창고 입주율은 물류 수요와 제조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분야의 수요가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가동하려는 기업에는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기성 공장을 임차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지 자체의 평균 입주율은 64%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입주율에 조정 압력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기초 수요의 악화보다는 신규 산업단지의 공급 확대와 초기 입주에 필요한 시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은 서로 다른 시장이므로 공장 입주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단지 전체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공항·도로·항만 연결성, 투자 입지 경쟁의 핵심 변수 산업단지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토지 가격과 임대료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에 필요한 물류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처럼 공급망 내 여러 기업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업종에서는 생산시설과 항만·공항, 주요 소비시장 사이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기존 항만과 도로망에 더해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박닌 지역의 자빈 국제공항(Gia Bình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베트남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자빈 국제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4F급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연간 여객 3000만명과 화물 160만t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2027년에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우선 건설하고, 203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공항과 주요 산업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계획대로 확충되면 하노이(Hà Nội)와 박닌 등 내륙 산업 거점의 국제 물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시설 완공 시점과 연결 교통망의 구축 속도, 운영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이퐁은 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여건과 기존 산업 생태계를 갖춘 지역으로, 박닌과 함께 북부 산업단지 시장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흥옌·닌빈·푸토(Phú Thọ) 등 주변 지역에서도 산업용지와 공장 공급이 늘면서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입지와 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 안팟5 산업단지, 신규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서 이러한 산업단지 개발 흐름 속에서 하이퐁의 안팟5(An Phát 5) 산업단지도 신규 공급 사례로 주목된다. 안팟홀딩스(An Phát Holdings) 계열사가 개발하는 안팟5는 하이퐁시 껌장(Cẩm Giàng) 지역의 르엉디엔(Lương Điền)·응옥리엔(Ngọc Liên) 일대에 조성되는 150ha 규모의 산업단지다. 사업자 측에 따르면 2025년 12월 19일 착공했으며, 2026년 말까지 기반시설을 완성하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팟5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기계·장비 제조, 자동화, 산업용 부품과 소재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산업단지 개발도 사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26년 9월 기준 주요 기반시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 예정 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완공 일정과 투자 유치 계획은 사업자 측이 밝힌 목표다. 실제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기반시설의 완성도와 입주 기업 확보 현황, 물류 비용, 인력 수급 및 운영 여건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팟5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북부 지역의 생산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자체가 곧바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 유치 성과는 기업의 입주 결정과 생산시설 가동, 공급망 내 연계 효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 공급 확대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시장은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별 입주율과 수요가 차이를 보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이퐁과 박닌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거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개발 공간과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단지 규모만큼이나 교통 인프라와의 연결성, 공장 가동 준비 수준, 운영 비용, ESG 기준 대응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투자 기회를 실제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신규 산업단지들이 공급 확대를 넘어 입주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026-10-13 1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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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커지는데…K배터리, 북미 의존 벗어나야
[경제일보] 세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사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 둔화보다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사업 전략에 있다. 북미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과 고객 다변화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60.5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7.9%에서 26.8%로 11.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사용량은 5.8%, SK온은 14.4%, 삼성SDI는 32.0%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는 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CATL과 BYD의 배터리 사용량은 각각 43.3%, 66.5% 증가했고, 고션과 SVOLT 등 후발 업체들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에서 공급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만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의 부진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 시장에 집중된 사업 구조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한 반면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각각 5.2%, 33.0% 증가했다. 미국 현지 공장과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온 만큼 주요 고객사의 전동화 계획 변경에 따른 부담이 크다. 신규 증설은 확정된 공급 물량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제품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국내 기업들은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고성능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LFP 생산에 뛰어들더라도 중국의 원가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고부가 제품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중저가 제품은 소재 조달과 제조 비용을 낮추고, 차급별 수익성을 고려해 공급 범위를 정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 방식 역시 재정비 대상이다. 기존 대형 고객사의 장기 공급계약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전기차 판매 계획이 변경될 때 배터리 생산 물량까지 영향을 받는다. 신규 수주에서는 공급 규모뿐 아니라 최소 구매 물량과 생산설비 투자 부담, 가격 조정 조건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완성차 업체로 공급처를 확대하되 수익성이 낮은 계약을 무리하게 확보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 판매 부진보다 경쟁 구도가 바뀌는 동안 기존 시장 지위를 잃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공급망을 넓히는 사이 국내 기업들이 기존 고객사의 수요 회복에만 기대서는 점유율을 되찾기 어렵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국내 기업의 성장을 보장하던 시기는 지났다. 과거의 투자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달라진 경쟁 환경에 맞춰 사업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
2026-10-08 16: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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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24년 펜싱 후원에 AI 더했다…'0.1초 승부' 데이터로 분석
[경제일보] 한국 펜싱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사브르·에페·플뢰레 전 종목 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정상급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다. 지난 27일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 단체전까지 메달을 추가하며 이번 대회에서 총 10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남자 사브르는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를 달성했다. 28일 SK텔레콤은 24년째 대한펜싱협회를 후원해왔으며, 이번 대회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전력분석 시스템을 대표팀 훈련과 경기에 접목해 지원 방식을 한 단계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펜싱 AI 전력분석 시스템 'SKT-FAN(펜싱 AI 넥서스)'이 처음 도입됐다. 단순히 경기 영상을 저장하거나 주요 장면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AI 컴퓨터 비전과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경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SKT-FAN은 경기 영상에서 선수의 득점과 실점 시점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타임라인과 하이라이트를 생성한다. 별도의 웨어러블 센서를 착용하지 않고 일반 경기 영상만으로 선수의 관절 움직임을 추적·데이터화하는 '비센서 AI 모션 캡처' 기술도 적용하는 등 선수별 움직임과 경기 패턴을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펜싱은 한순간의 판단과 움직임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종목인 만큼 경기 영상 분석이 훈련의 중요한 과정으로 꼽힌다. 다만 기존에는 전력분석원이 영상을 직접 돌려보며 득점과 실점 장면을 찾고 선수별 움직임을 분류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이에 SK텔레콤은 해당 반복 업무를 AI가 대신하도록 만들어 전력분석원의 영상 분석 업무를 최대 9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I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후원과 달라진 부분이다. 경기 영상에서 필요한 장면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선수별 움직임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어 분석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훈련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늘리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번 대회 기간 의무 트레이너와 전력분석원을 현지에 추가 파견해 대표팀의 컨디션 관리와 경기 분석도 지원했다. AI가 영상을 통해 경기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 동시에 현장에서는 전문 인력이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상황을 관리하는 형태다. AI 기술을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현장의 분석 역량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적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AI 기술 지원은 SK텔레콤이 24년간 이어온 펜싱 후원의 연장선에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훈련용품 지원과 해외 대회 참가 지원, 올림픽 실전 모의 환경 조성 등에 누적 360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대회 참가와 훈련 환경을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최근에는 SK텔레콤이 보유한 AI와 데이터 기술을 경기력 향상에 직접 활용하는 단계까지 확대됐다. 기업의 스포츠 후원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자체 기술을 선수 육성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지난 2004년부터 개최해온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도 국내 펜싱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활용돼 왔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국내 선수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실전에서 맞붙을 기회를 제공해왔다. SKT는 이와 함께 연간 약 4000명이 참가하는 클럽·동호인 대회도 지원하며 생활체육 저변 확대에도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펜싱은 이 같은 선수 육성 기반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4회 연속 종목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기록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사브르가 일본과의 결승에서 45대 44로 승리하며 4연패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26일 열린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오상욱이 41대 44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으며 금메달을 완성했다. 오상욱은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SK텔레콤은 펜싱 외에도 수영 황선우, 역도 박혜정, 육상 나마디 조엘진, 근대5종 신수민, 스포츠클라이밍 노현승, 농구 에디 다니엘 등을 '팀 SKT'로 후원하고 있다. 27일 기준 팀 SKT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를 합작했다. 종목별 선수 지원을 넘어 향후 AI 기술을 다른 스포츠로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펜싱에서 경기 영상과 선수 움직임을 분석한 경험을 축적한 만큼, 종목별 특성에 맞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한다면 SKT의 스포츠 후원 방식 자체가 기술 중심으로 확장될 수 있다. 권영상 SK텔레콤 Comm지원실장은 "24년간 함께 땀 흘려온 대표팀이 국민의 응원을 두르고 남자 사브르 4연패를 이룬 장면은 SK텔레콤에도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SK텔레콤의 AI 기술이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 것이 확인된 만큼 향후 지속 개선하여 현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9-28 08: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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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서 내비 특허 피소…닷새 뒤 현대차 ADAS까지 소송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내비게이션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핵심 기술을 둘러싼 특허소송에 잇달아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첫 소송이 제기된 지 불과 닷새 만에 별도의 특허권자가 현대차의 자동 차선변경 기술까지 문제 삼으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인포테인먼트와 ADAS가 동시에 법정 쟁점으로 떠올랐다. 14일 본지가 미국 연방법원 공개기록을 확인한 결과, 미국 텍사스 소재 AutoNavigare LLC는 지난 8월 19일 텍사스 동부연방법원에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미국법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 기아, 기아 미국법인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번호는 2:26-cv-00712다. 담당 재판부는 로드니 길스트랩 연방판사이며 원고는 배심재판도 요구했다. 소송의 범위는 작지 않다. AutoNavigare 측은 현대차·기아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운전자보조 시스템이 총 6개의 미국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 기술에는 지도 데이터 관리와 업데이트, 경유지 표시, 차량 위치 보정, 경로 탐색, 에너지 사용량 예측, 스마트폰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기의 연동 등이 포함된다. 단순한 화면 디자인이나 외관 문제가 아니라 최근 자동차 경쟁의 중심으로 올라선 소프트웨어와 차량 내 정보처리 기술을 겨냥한 셈이다. AutoNavigare는 소장에서 소송 전 현대차그룹 측에 관련 특허와 침해 주장을 알리고 특허 청구항과 제품을 비교한 자료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에서 고의침해 여부와 손해배상 범위를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원고 측의 주장으로 현대차·기아가 해당 특허를 실제 침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내비 소송 닷새 만에 ADAS까지…자동 차선변경 기능 겨냥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특허 분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첫 소송이 접수된 지 닷새 뒤인 8월 24일, Wyoming Technology Licensing Inc.는 텍사스 북부연방법원에 현대차 미국법인(Hyundai Motor America)을 상대로 별도의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사건번호는 3:26-cv-02840이며 시드니 피츠워터 연방판사가 담당한다. 이 사건 역시 미국 특허법 35 U.S.C. §271에 따른 특허침해 소송이다. 이번에는 현대차의 SmartSense 계열 운전자보조 기술이 직접적인 표적이다. 원고 측은 현대차 차량의 자동 차선변경 및 차량 제어 기능이 미국 특허 9,505,343호와 10,046,696호를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두 특허는 차량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와 제어장치를 이용해 차선변경 과정에서 방향지시등이나 차량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과 관련돼 있다. 현대차의 실제 시스템과도 기술적 접점은 있다. 현대차가 공개한 2026년형 차량 매뉴얼에 따르면 Highway Lane Change Assist는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후측방 센서 등을 활용한다. 시스템이 차선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운전자가 방향지시 레버를 조작하면 조향을 보조하며, 차선변경 과정에서는 방향지시등도 작동한다. 하지만 기능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특허침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특허의 개별 청구항을 어떻게 해석할지, 현대차의 실제 구현 방식이 해당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모두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특히 Wyoming Technology Licensing이 이번 소송에서 제시한 두 특허는 2025년 1월 28일 이미 만료됐다. 소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원고도 현재 차량 판매를 중단시키는 금지명령보다는 특허가 유효했던 기간의 침해를 전제로 한 과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는 자신을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비실시기업(NPE)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만 겨냥한 소송 아니다…완성차 업계로 넓어진 특허전 이번 소송을 현대차그룹만의 기술 리스크로 단순화 할 수는 없다. 두 원고 모두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유사한 특허소송을 진행해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AutoNavigare는 지난 1월 30일 포드를 상대로 현대차 사건과 관련성이 높은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특허 6건을 내세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원고가 6월 3일 자진 취하 의사를 밝힌 뒤 재판부는 다음 날 사건을 with prejudice(동일 청구 재제소 불가) 방식으로 종결했다. 공개 법원기록에는 양측 합의 여부나 자진 취하 배경은 나타나지 않는다. AutoNavigare는 GM을 상대로도 같은 계열의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GM 사건에서도 지도 업데이트와 경로 탐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 등이 쟁점으로 제시됐다. Wyoming Technology Licensing 역시 현대차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올해 GM과 혼다, 도요타, 폭스바겐 등을 상대로 차량 자동제어·방향지시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했으며, 현대차 소송을 낸 같은 날인 8월 24일 FCA US에도 별도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혼다 사건에서도 AcuraWatch 360의 자동 차선변경 기능과 같은 9505343호·10046696호 특허가 쟁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특허침해가 이미 확인됐다는 것이 아니라 닷새 간격으로 서로 다른 특허권자가 현대차그룹의 내비게이션과 ADAS라는 두 핵심 소프트웨어 영역을 동시에 법정으로 끌고 갔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현대차그룹이 SDV 전환과 자율주행·ADAS 고도화를 미래 경쟁력의 중심에 놓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의 경쟁력이 기계적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으로 이동할수록 특허 분쟁의 영역 역시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을 상대로 한 특허권자들의 소송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두 사건에서 어떤 방어 논리를 내놓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2026-09-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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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동행하고 재활·돌봄까지…아플 때 챙겨주는 보험 뭐가 있나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던 보험 상품과 서비스가 치료 과정과 일상생활 지원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검사와 수술비뿐 아니라 재활치료와 병원 동행, 간병·가사 지원 등을 함께 제공하는 상품도 잇따라 등장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이달 순환계질환을 중심으로 검사부터 치료 이후 재활까지 대비할 수 있는 '혈관튼튼NH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뇌·심장질환을 포함한 순환계질환 관련 검사와 치료를 단계별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급여 PET와 CT 검사부터 혈전용해치료, 혈전제거술, 스텐트삽입술, 중환자실 치료 등을 특약을 통해 보장한다. 치료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고려했다. 주요 치료비는 보험기간 중 연간 1회씩 반복해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종합형 연간 5000만원 한도형을 기준으로 혈전용해치료와 급여 혈전제거술은 각각 연 1회 1500만원, 종합병원 중환자실 치료는 연 1회 800만원을 보장한다. 치료 이후 재활도 보장 대상에 포함했다. 급여 특정순환계질환 재활치료를 받으면 하루 1회씩 연간 최대 15회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일반가입형과 간편가입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가입형은 15세부터, 간편가입형은 20세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기간과 납입기간에 따라 최대 8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치료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별도 서비스도 제공한다. 월 보험료 3만원 이상 가입자는 중대질환 발생 시 간호사의 진료 동행이나 차량 이동 지원, 치료·회복을 위한 케어스테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iM라이프는 치매 진단 전후부터 장기요양까지 폭넓게 대비하는 'iM Active Care 치매간병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에는 치매 검사와 진단, 치료, 장기요양, 돌봄 과정에서 필요한 보장을 32종의 특약으로 나눠 담았다. 고객이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재가 돌봄과 시설 이용 등 실제 요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세분화했다. 특히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는 경우를 겨냥한 보장을 강화했다.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등 여러 재가급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특약을 마련했다. 재가급여와 복합재가급여 관련 특약을 함께 구성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매월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요양병원 입원도 보장 범위에 넣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가입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할 경우 해당 특약을 통해 입원 일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검사부터 장례비용까지 노년기 전반을 폭넓게 준비하는 'iM 올케어 플랜'과 주·야간보호센터나 요양원 등 요양시설 이용에 초점을 맞춘 '요양시설 케어 플랜' 중 가입자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금 보장보다는 실제 치료 기간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에 힘을 실었다. 이달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360Health 치료지원팩'을 새로 내놨다. 중대질환을 진단받은 고객이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간호사 병원 동행 △차량 에스코트 △간병인 △가사도우미 △질병 회복 건강식 △방문 재활 PT △자녀 돌봄 △호텔 숙박 △펫 호텔링 △펫 시터 등 모두 10종으로 구성됐다. 필요한 서비스를 정해진 묶음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자신의 상황에 따라 치료·간병·생활·가족지원 영역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이용 등급에 따라 최대 17회까지 제공된다. 가족이 혜택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배우자와 자녀, 양가 부모에게 이용 권한을 넘길 수 있으며 부모의 경우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2026-09-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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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달러 장외매입, 외환당국은 왜 설명하지 않나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265억 달러가 한국 외환정책의 원칙을 묻는 문제로 번졌다. 로이터 등의 보도대로라면 외환당국은 SK하이닉스의 조달금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우리 돈 27조원이 넘는 규모다. 현재까지 정부와 한국은행, SK하이닉스는 이 거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거래 시점과 환율, 구체적인 계약 방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매입 사실과 목적을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처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보도가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조달금은 AI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공장과 설비 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거액의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과정이다. 상당액을 원화로 바꾸면 외환시장에는 그만큼의 달러 매물이 쏟아진다. 또 달러 공급이 갑자기 불어나면 원화 가치에는 단기간에 상당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최근 시장 상황도 민감했다. 원화는 지난 6월 말 달러당 1550원 안팎까지 밀린 뒤 두 달 사이 12% 넘게 반등했다. 이 국면에서 수백억 달러의 일회성 물량까지 더해지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외환시장은 방향보다 속도에 더 쉽게 다친다. 원화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해 서서히 오르는 것과 특정 기업의 대규모 자금 이동 때문에 며칠 사이 급격히 치솟는 것은 다르다. 수출기업은 환율을 전제로 가격과 손익을 짜고, 수입기업은 결제계획을 세우며,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익을 계산한다. 예측 가능한 변화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급격한 쏠림에는 대응할 시간이 없다. 로이터 보도대로 외환당국이 SK하이닉스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외에서 받아냈다면, 시장 충격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 역시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누그러뜨리고 외화 여력을 보강하려는 성격으로 이번 거래를 전했다. 외환당국이 최근 상당한 규모의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온 것은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당국은 원화 약세가 심했던 지난해 4분기 224억6700만 달러, 올해 1분기 136억2800만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순매도했다. 두 분기 동안 풀어놓은 달러만 360억 달러를 넘는다. 그만큼 외화 대응 여력을 다시 보강할 유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은 가능하다. 원화가 급락할 때 달러를 팔아 속도를 늦췄다면, 반대로 대규모 달러 공급으로 원화가 급등할 때 일부를 다시 흡수하는 것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시장안정 차원의 매입이었다면 정책적 명분은 충분하다. 쟁점은 매입 자체가 아니다. 외환당국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200억 달러를 움직였느냐다. 시장인가, 특정 환율인가. 외환정책은 본래 한 가지 긴장을 품고 있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시장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때는 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원하는 환율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시장안정은 환율 수준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변질된다. 그래서 개입에는 선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환율의 특정한 ‘수준’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다. 원화가 어느 수준에서 거래돼야 하는지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판단할 몫이다.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원화를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거나, 물가를 잡겠다고 특정 환율을 사실상의 목표로 삼는 것은 정부가 시장가격을 대신 정하는 일이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흔들 뿐 아니라 교역 상대국과의 환율 갈등을 자초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일회성 대규모 외화 유입 등으로 수급이 단기간에 한쪽으로 쏠릴 때 그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당국의 역할이다. 환율의 수준은 시장이 정하되, 그 가격을 찾아가는 시장의 질서는 당국이 지켜야 한다. 이번 200억 달러 거래를 따져봐야 할 기준도 여기에 있다. 로이터 보도대로 265억 달러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외환당국이 흡수했다면 전체의 4분의 3이 넘는다. 시장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였다면 개입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크지 않다. 수백억 달러가 한꺼번에 현물환시장으로 쏟아지는 것을 피하는 것은 중앙은행과 외환당국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렇다고 200억 달러라는 숫자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 규모의 거래라면 어떤 원칙이 적용됐는지는 물어야 한다. 다른 기업이 같은 규모의 외화를 들여와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무엇보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는 수급 충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번 거래를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규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런 거래가 반복될 때 적용할 보편적 기준이다. 한국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는 이미 달라졌다. 거래 규모가 커졌다면 외환정책의 규칙도 그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 그래서 이제 외환개입에도 ‘사후 설명의 원칙’이 필요하다. 한국 외환당국은 현재 외환 순거래액을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공개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투명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얼마를 사고팔았는지는 알 수 있어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외환개입의 세부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개입 시점과 가격, 규모를 공개하면 시장이 당국의 대응 패턴을 역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외환정책에는 불가피하게 비밀이 필요하고 정책당국의 재량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밀이 필요하다는 것과 불투명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거래가 끝난 뒤 설명이 비어 있는 자리는 추측과 개입설이 차지한다. 이번에도 200억 달러라는 거대한 거래가 정부 발표가 아니라 외신의 익명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거래의 세부 조건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정책 목적과 판단 원칙 정도는 사후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앞서 사용한 외화 여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정책적 판단이 있었는지 말이다. 외국환평형기금도 마찬가지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때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 재량 있게 운용할 필요가 있는 특수한 자금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필요할 때 수십조원을 움직인 뒤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돈은 아니다. 거래 세부를 공개할 수 없다면 최소한 대규모 장외거래의 목적과 운용 원칙, 기금에 미치는 영향 정도는 국회가 사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외환정책에는 두 가지 절제가 함께 필요하다. 시장에 개입하되 가격을 정하려 해서는 안 되고, 비밀을 지키되 원칙까지 감춰서는 안 된다. 200억 달러 매입이 단기적인 수급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목표에 부합할 수 있다. 반면 원화 가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묶어두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환당국이 설명해야 할 것은 개별 거래의 세세한 조건이 아니라 바로 이 경계다. ‘논어’ 안연편은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환율은 숫자로 표시되지만 그 숫자를 떠받치는 것은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다. 외환당국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언제나 외환보유액인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원칙 역시 강력한 외환정책 수단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265억 달러를 조달한 것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만든 성과다. 그 거대한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우려가 있었다면 당국이 이를 완충하는 것 역시 정책의 영역이다. 다만 시장안정이라는 이름이 모든 개입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특정한 환율이 아니라 환율이 제 가격을 찾아갈 수 있는 시장의 질서다. 로이터가 보도한 200억 달러 거래가 사실이라면 이제 당국이 밝혀야 할 것도 거기에 있다. 왜 개입했고, 어떤 원칙을 적용했으며,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 것인가. 시장에는 비밀이 필요하다. 정책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마지막 자산은 달러가 아니라 그 원칙에 대한 신뢰다.
2026-09-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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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K9, 스페인 뚫었다…서유럽 첫 진출
[경제일보] 동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서유럽에 처음 진입했다. 이번 스페인 사업은 국내에서 생산한 완성품을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현지 업체가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국형 자주포를 개발·생산하는 구조다. 유럽 방산시장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주권 요구가 강해지면서 K9의 수출 전략도 ‘제품 판매’에서 ‘플랫폼·기술 협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 시스테마스와 K9 자주포 등의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과 물량, 기간 등은 상대방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앞선 기본계약 공시를 기준으로 계약 규모는 66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은 지난 3월 양사가 체결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최근 매출액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지만 계약 상대방과 사업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실행계약을 통해 당시 계약이 스페인 K9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스페인 육군은 노후 포병 전력을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드라가 협력하는 분야는 궤도형 자주포 체계다. 인드라가 지난 3월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K9 계열 플랫폼을 기반으로 궤도형 자주포 128문과 탄약보급차량 120대, 지휘통제차량 11대, 구난차량 21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생산한 K9 완성품을 그대로 공급하는 기존 수출 방식과 차이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플랫폼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면 인드라가 스페인 육군 요구에 맞춰 현지형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한다. 인드라는 스페인에서 차량 차체를 생산하고 미션시스템과 360도 상황인식 체계, 전장관리체계(BMS), 통신시스템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인형 차체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설계 권한도 확보한다. 이를 위해 히혼 공장 등에 1억3000만 유로를 투자하고 직접고용 500명과 간접·유발고용 1000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 방식은 유럽 방산시장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국방비 확대와 함께 역내 방산 공급망 구축을 강조하면서 가격과 납기뿐 아니라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현지 업체 참여가 수주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U의 방위산업 지원책 SAFE도 공동조달 제품의 부품 비용 가운데 EU와 우크라이나, 유럽경제지역(EEA)·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밖에서 발생하는 비중을 3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으로 K9의 유럽 시장도 한 단계 넓혔다. 2001년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등 동·북유럽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시장이 스페인까지 확대됐다. 단순히 수출국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현지 업체의 설계·생산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 공략 모델도 다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인 진출을 계기로 K9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폴란드 등에서 후속 사업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공략할 수 있는 전체 시장(TAM) 확대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K-방산 베스트셀러에 기반한 기존 대형 수주 파이프라인도 꾸준한 상황”이라고 했다.
2026-09-01 10: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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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2027년형 출시…아이코닉 가격 45만원 인하
[경제일보] 르노코리아가 중형 패밀리 SUV 그랑 콜레오스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한정판 모델을 추가했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트림의 사양을 재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외장 색상과 전용 디자인을 확대했다. 글로벌 플래그십 모델 필랑트의 엔트리 트림도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1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그랑 콜레오스 2027년형과 리미티드 화이트 에디션 '에뚜알'을 출시했다. 2027년형에는 신규 외장 색상 새틴 녹턴 블루를 적용했으며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상품 구성을 조정했다. 아이코닉 트림은 2026년형보다 가격을 45만원 낮추면서 실사용 빈도가 높은 편의사양을 중심으로 구성을 변경했다.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를 기본 적용하고 프레임리스 룸미러를 새롭게 넣었다. 일부 사양은 선택 품목으로 전환했다.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와 풀 오토파킹 보조, 후방 긴급 제동 보조, 8스피커 패키지를 옵션으로 구성했다. 기본 사양에는 FULL LED 램프와 openR 파노라마 스크린, 360도 3D 어라운드 뷰, 파워 테일게이트 등이 포함된다. 차로 중앙 유지 보조와 긴급 제동 보조, 회피 조향 보조, 사각지대 경보,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등 주요 첨단 주행 보조 기능도 제공한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에는 새틴 녹턴 블루를 적용하고 디자인 구성을 일부 변경했다. 함께 출시한 에뚜알은 에스프리 알핀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파리의 밤하늘 별빛에서 영감을 받은 올 화이트 콘셉트를 적용해 전용 디자인을 강조했다. 외관에는 클라우드 펄 바디컬러와 에뚜알 전용 20인치 투톤 피크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 휠 아치와 사이드 가니시, 사이드 미러 커버, 로장주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도 클라우드 펄 색상으로 구성했다. 실내에는 전용 나파 인조가죽 IP 센터 데코와 엠보를 적용하고 에스프리 알핀 전용 카매트를 제공한다. 에뚜알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4574만9000원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글로벌 플래그십 필랑트의 테크노 트림도 이달부터 고객 인도에 들어간다. 필랑트는 세단과 SUV의 특성을 결합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로, 최고출력 250마력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15.1km/ℓ다. 테크노 트림에는 FULL LED 램프와 후방 다이내믹 턴 시그널, 주파수 감응형 댐퍼, 360도 3D 어라운드 뷰, 파워 테일게이트 등이 들어간다. openR 파노라마 스크린과 구매 후 5년간 무제한 5G 데이터, AI 음성인식 서비스 '에이닷 오토'도 제공한다. 필랑트 테크노 트림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4394만9000원이다.
2026-09-01 09:2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