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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AI' 생태계 키우는 카카오…카카오툴즈 28개 서비스로 확대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실제 서비스를 실행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면서 AI 플랫폼의 경쟁축도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얼마나 연결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쇼핑·금융·여행·공간 등 생활 서비스를 AI와 연결하는 동시에 기업과 개발자가 만든 AI 도구까지 확보하며 에이전트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카카오는 '챗GPT for 카카오' 내 '카카오툴즈'에 다이소몰, 룩스루, 스페이스클라우드, 신세계면세점, 신한카드, LF몰, 청연 등 7개 파트너사의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OP.GG, 직방, 하나투어 등 외부 파트너 서비스를 연동한 데 이어 두 번째 협업으로, 카카오툴즈에는 카카오 및 계열사 서비스와 파트너사 서비스를 포함해 총 28개 서비스가 연동됐다. 이번에는 쇼핑과 금융, 여행, 공간 등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영역이 대거 추가됐다. 게임 분야에서는 OP.GG, 공간 분야에서는 스페이스클라우드와 직방, 금융에서는 신한카드, 여행에서는 하나투어가 연동돼 있으며 쇼핑 분야에는 다이소몰·룩스루·신세계면세점·LF몰 등이 포함됐다. 이용자는 챗GPT for 카카오의 대화창에서 각 서비스와 관련한 요청을 하고 연동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가 외부 서비스를 계속 끌어들이는 것은 AI를 단순한 검색이나 답변 도구가 아닌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창구로 만들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기존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질문에 상품이나 장소, 정보 등을 추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에이전틱 AI는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한 뒤 필요한 외부 도구를 호출해 예약·검색·구매 등 목적 달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별도의 서비스나 앱을 찾아 이동하는 과정을 줄이고 대화에서 서비스 이용까지 이어지는 '일상 AI' 경험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의 전략은 기업 파트너 확보에만 머물지 않는다. 카카오는 지난 6월 개방형 플랫폼 '플레이MCP'를 활용해 카카오툴즈 개발 공모전 '에이전틱 플레이어 10'을 개최했다. 개인 개발자와 스타트업, 대학생 등이 직접 MCP 서버를 개발해 등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본선에 진출한 20개 서비스는 카카오툴즈를 통해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공개된다. 카카오는 오는 16일부터 이들 서비스를 '툴챌린지' 메뉴를 통해 이용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플레이MCP 자체도 외부 AI 도구를 확보하는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MCP를 통해 AI 모델과 외부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5월 기준 플레이MCP에는 카카오 서비스뿐 아니라 약 200개의 외부 MCP 서버가 등록됐다. 이후 카카오는 개발자와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AI 생태계를 확대해 왔다. 카카오는 한 발 더 나아가 AI 에이전트의 등록부터 유통, 실행, 정산까지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 구축에도 나섰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 개발 지원 사업' 수행 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내년까지 개방형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약 11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서는 에이전트 등록·검증부터 탐색·조합·실행·정산까지 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구조를 목표로 진행된다. 최근 카카오의 파트너사 서비스 추가는 카카오가 AI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개발자가 만든 AI 에이전트가 유통되는 플랫폼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툴즈가 이용자에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접점이라면 플레이MCP는 개발자가 도구를 만들고 연결하는 기반이고, 향후 구축할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는 이를 이용자와 연결하고 거래까지 이어주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카카오는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구조를 목표로 하면서 자체 AI 모델 '카나나'와 국내외 다양한 AI 모델, 외부 API와 MCP 등을 연결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연동 서비스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이용자의 실제 사용량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AI가 추천하는 정보를 실제 예약이나 구매, 결제 등 행동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는지와 파트너사가 얻는 신규 이용자·거래 효과가 향후 생태계 확장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이라는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활용해 외부 서비스의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이를 반복적인 서비스 이용으로 전환하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용하 카카오 AI 커넥트 성과리더는 "이번 두 번째 협업으로 게임 콘텐츠부터 공간, 생활, 금융, 여행, 쇼핑까지 카카오툴즈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이용자의 필요와 관심사에 맞는 일상 AI 경험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1 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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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천안 아이파크시티 3·4단지 견본주택 개관 外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일원에 들어서는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의 견본주택을 열며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천안 아이파크 시티 3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 총 896세대 중 전용 84~116㎡ 851세대를 일반분양한다. 4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공동주택 총 818세대 중 전용 84~116㎡ 777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청약 접수는 오는 1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5일 1순위, 16일 2순위 순으로 이뤄진다. 당첨자 발표는 3단지 22일, 4단지 23일이다. 정당계약은 다음달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9년 6월 경이다. 견본주택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일원에 마련됐다. 두 단지는 250m 거리에 1호선 부성역이 있는 초역세권 입지에 들어선다. 부성역 개통 시 평택지제역을 통해 서울, 수도권 도심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1번 국도와 천안IC를 통한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며 번영로, 삼성대로 등 시내·외 주요 간선 도로망과 바로 연결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을 비롯해 삼성SDI(천안사업장), 천안 제2·3·4일반산업단지, 백석산업단지 등이 인접해 있어 출퇴근 역시 편리하다. 특히 충청권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풍부한 미래 주거 수요를 선점할 수 있어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신설 예정으로 어린 자녀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초품아 환경을 갖췄다. 그뿐만 아니라 인근에 부성중, 성성중, 두정중, 오성고 등의 학군이 형성돼 있으며, 대규모 학원가가 밀집한 성성지구 인프라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학부모 수요자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KCC건설, ‘향남역 그로브 스위첸’ 내달 분양 예정 KCC건설은 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하길리 일원에 선보이는 ‘향남역 그로브 스위첸’을 내달 분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7개 동, 전용면적 71~147㎡ 총 93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71㎡ 49세대 △84㎡A 371세대 △84㎡B 138세대 △84㎡C 138세대 △84㎡D 125세대 △107㎡A 58세대 △107㎡B 52세대 △147㎡PH 2세대다. 향남권역에서 5년 만에 공급되는 브랜드 아파트로 장기간 이어진 신규 공급 공백 속에서 지역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상된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하길리 일원에 위치한다. 단지는 바로 앞 향남로와 하길로를 통해 지역 내 이동이 수월하고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의 발안IC를 이용하면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국제테마파크에서 향남역까지 약 22.3㎞를 잇는 신안산선 향남 연장사업도 오는 2028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약 100m 거리에는 하길중학교와 하길고등학교가 있으며 화원초등학교와 서봉초등학교도 도보권에 자리한다. 약 400m 거리의 중심상업지구에서는 쇼핑과 외식, 병원, 금융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앞에는 약 4만3194㎡ 규모의 풍경공원이 조성돼 있다. 분양 관계자는 “향남권역에서 5년 만에 선보이는 브랜드 아파트인 만큼 새 아파트를 기다려온 지역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교와 공원, 상업시설이 가까운 입지에 그동안 향남권에서 볼 수 없었던 넉넉한 주차공간과 차별화된 상품 설계를 더해 주거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LH,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독자 개발 BIM 기술 이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공 부문 건설정보모델링(BIM) 활성화를 위해 독자 개발한 단지분야 BIM 핵심기술을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이전한다고 11일 밝혔다. BIM은 3차원 모델과 건설정보를 결합해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건설 전 과정에 필요한 정보, 프로세스를 관리 및 운영하는 기술이다. LH는 공공기관 최초로 BIM 적용지침을 제정하고 ‘BIM 설계지원 원천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단지 분야 BIM 설계 수행 시 공사비 산출, 우·오수 수리계산 및 토공설계 자동화 등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특히 이와 같은 지침과 기술의 이전을 통해 기관별 중복투자를 최소화하고 BIM 적용 기준을 통합함으로써 공공부문 단지분야 BIM 표준체계를 단일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LH는 지난 8월에도 부산도시공사에 BIM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술이전을 마친 바 있다. LH 관계자는 “BIM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LH가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보유한 BIM 기술을 공공 분야에 적극 공유함으로써 공공부문 BIM 기술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2026-09-11 14: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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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대신 내부 확장…태평양이 종합로펌이 된 방법
[경제일보] 1980년 12월 서울 서소문.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은 김인섭 변호사가 자신의 이름을 건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해외 로스쿨이나 외국 로펌 경력은 없었다. 김 변호사가 내세운 목표는 한국 법률시장에서 출발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로펌을 만드는 것이었다. 6년 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배명인 변호사와 이정훈 변호사 등이 합류하면서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가 출범했다. 영문명 ‘BKL(Bae, Kim & Lee)’은 배명인·김인섭·이정훈 세 창업자의 성에서 따왔다. 1987년 법무법인으로 전환했고 1995년 지금의 법무법인 태평양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46년이 흐른 현재 태평양은 김앤장에 이어 국내 매출 2위 로펌이다. 2025년 법무법인 매출은 4402억원, 특허법인과 해외법인을 합친 매출은 470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약 25% 늘었다. 국내 변호사는 지난 6월 기준 628명으로 김앤장 다음으로 많다. 김앤장이 국제금융과 외국 기업 자문에서 출발했고 광장이 서로 다른 두 로펌의 합병으로 기업자문과 송무를 결합했다면 태평양의 길은 달랐다. 국내 송무에서 시작해 기업자문과 M&A를 붙이고 국제중재와 공정거래, 조세, 노동, 기업형사로 영역을 넓혔다. 외부 로펌과의 대형 합병 없이 필요한 분야를 조직 안에서 키워온 것이 태평양 성장사의 한 축이다. ◆ 법정에서 시작한 ‘한국형 로펌’ 창업자 김인섭 변호사는 1963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법조 생활을 시작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냈다. 1980년 법원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할 때 김 변호사가 구상한 조직은 몇 명의 변호사가 사무실을 함께 쓰는 합동사무소와는 달랐다. 당시 한국 법률시장은 개인 변호사의 송무가 중심이었다. 대기업이 성장하면서 기업법무 시장도 열리고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대형 종합로펌은 막 걸음을 떼던 시기였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법관 경험을 토대로 송무를 맡으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법률서비스를 조직적으로 제공하는 로펌을 만들기 시작했다. 1986년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 출범은 개인사무소에서 조직형 로펌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배명인·김인섭·이정훈을 비롯해 이재식·황의인 변호사 등이 초기 조직을 만들었고 이후 기업법무를 담당할 변호사들이 잇달아 합류했다. 송무에서 시작한 조직에 기업자문과 금융, 지식재산권 분야가 하나씩 붙었다. 태평양이 당시 내세운 말은 ‘한국적인 국제로펌’이었다. 외국 로펌의 운영방식을 그대로 옮겨오는 대신 국내 법률시장과 법조 실무에 뿌리를 두고 국제 업무까지 처리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김인섭 변호사는 훗날 이를 ‘한국적 국제로펌’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 외환위기, 송무 로펌이 기업 안으로 들어갔다 태평양의 업무가 크게 넓어진 시기는 1990년대 후반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기업 매각과 구조조정, 워크아웃이 한꺼번에 진행됐다. 기업의 생존 문제가 법률 문제로 이어지면서 송무뿐 아니라 금융과 M&A, 기업회생을 함께 다룰 변호사들이 필요해졌다. 태평양은 기아자동차 파산 처리와 대우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 등에 참여했다. 법원에서 분쟁을 처리하던 변호사들이 기업의 재무상태와 채권관계, 구조조정 과정까지 들여다보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기업회생과 M&A 업무 경험도 쌓였다. 1998년에는 서소문을 떠나 강남 테헤란로로 본사를 옮겼다.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모이는 곳으로 로펌의 중심도 이동했다. 태평양이 송무를 중심으로 성장한 법률사무소에서 기업의 거래와 경영 문제까지 다루는 종합로펌으로 몸집을 키우던 때였다. 외환위기는 태평양에 새로운 숙제도 안겼다. 국내 기업을 둘러싼 분쟁의 상대가 외국 기업과 해외 자본으로 넓어지면서 국내 법원만 알아서는 처리하기 어려운 사건이 늘었다. 태평양은 다음 승부처로 국제분쟁을 택했다. ◆ 2002년 국제중재팀 만들고 해외로 태평양은 2002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중재팀을 만들었다. 당시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수출이 늘면서 계약 분쟁을 해외 중재기관에서 해결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었다. 국제중재가 지금처럼 대형 로펌의 주요 업무로 자리 잡기 전이었다. 2009년에는 현대 측을 대리해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에 넘어갔던 현대오일뱅크 경영권을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를 통해 되찾는 사건에 참여했다. 국제중재팀을 만든 지 7년 만이었다. 기업 간 국제분쟁을 넘어 국가를 상대로 한 투자분쟁으로 업무 범위도 넓어졌다. 대표적인 사건이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2012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약 6조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자 태평양은 정부 측 대리를 맡았다. 13년에 걸쳐 진행된 사건은 2025년 원 판정이 취소되면서 한국 정부가 배상 책임에서 벗어나는 결과로 끝났다. 해외 거점도 늘렸다. 2004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고 이후 상하이와 홍콩, 하노이, 호찌민, 두바이,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 이동하는 곳을 따라 법률서비스의 범위도 넓혔다. ◆ 기업의 싸움이 바뀌자 ‘경영권 분쟁’을 따로 떼냈다 기업분쟁의 양상도 달라졌다. 단순한 계약 위반이나 손해배상 소송을 넘어 기업 지배권을 두고 주주와 경영진, 국내 기업과 해외 펀드가 맞붙는 사건이 늘었다. 태평양이 일찍부터 공을 들인 분야 가운데 하나가 경영권 분쟁이다. 2000년대 초 SK그룹과 소버린자산운용의 경영권 분쟁에서 태평양은 SK 측을 대리했다. 소버린이 최태원 회장을 이사회에서 밀어내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법원에 소집 허가까지 신청하자 태평양은 SK 측 변호인단에 참여했다. 법원이 소버린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SK 측에 유리하게 끝났다. 태평양은 2012년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별도의 경영권 분쟁팀을 만들었다. M&A 변호사와 송무 변호사를 한 조직에 모아 주주총회와 이사회, 가처분, 공개매수 등 경영권 싸움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문제를 처리하도록 했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참여하며 이 분야를 주요 업무로 이어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태평양의 출발점이었던 송무와 이후 키운 기업자문이 만나는 분야이기도 하다. 회사법과 자본시장법을 알아야 하고 주주총회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도 대응해야 한다. 태평양이 오랫동안 두 분야를 함께 키운 효과가 드러나는 시장이다. ◆ 로펌도 회사처럼 운영했다 업무 분야만 넓힌 것은 아니었다. 조직 운영에서도 몇 차례 변화를 먼저 시도했다. 2007년에는 국내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법무법인(유한)으로 조직을 바꿨다. 법무법인(유한)은 구성원 변호사의 책임을 일정 범위로 제한하고 규모가 커진 로펌을 조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든 형태다. 변호사 개인의 사무실을 크게 만든 수준에서 벗어나 수백 명의 전문가가 일하는 조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려는 선택이었다. 공익활동도 조직 안에 넣었다. 2001년 공익활동위원회를 만들었고 2009년에는 공익법률지원 활동을 전담하는 재단법인 동천을 설립했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는 태평양이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내부 프로보노 조직을 만든 뒤 별도 공익재단까지 설립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22년간 머물던 강남을 떠나 종로 센트로폴리스로 본사를 옮겼다. 당시 약 650명의 전문가를 포함해 1300여 명이 여러 건물에 나뉘어 근무하던 조직을 한 건물에 모았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금융기관, 법원 등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이전이었다. ◆ 송무와 자문을 함께 키운 46년 태평양의 현재 업무를 보면 처음부터 키워온 송무와 이후 확대한 기업자문이 함께 남아 있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는 2026년 태평양의 기업·M&A와 송무, 조세, 공정거래 등을 국내 주요 분야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M&A에는 2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 대형 사건도 한 분야에 몰리지 않는다. 론스타 ISDS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일리아 특허 분쟁,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한전KPS 중대재해 사건 등을 맡았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형사재판에도 김앤장과 함께 참여해 대법원 무죄 확정까지 변론했다. 실적도 회복됐다. 태평양의 2025년 법무법인 매출은 4402억원으로 2024년 3918억원보다 12.4% 늘었다. 김앤장을 제외한 법무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며 6년 만에 2위로 올라섰고 올해 상반기 성장률도 약 25%로 주요 대형 로펌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재 업무집행대표는 이준기 변호사가 맡고 있다. 1996년 태평양에 입사한 이 대표는 M&A와 해외투자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삼성·한화 빅딜과 금호타이어 인수 등 대형 거래를 자문했다. 외부에서 경영자를 데려오기보다 조직 안에서 성장한 변호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는 것도 태평양의 세대교체를 보여준다. ◆ 2위 탈환했지만 격차는 사라졌다 매출 2위 복귀만으로 앞으로의 경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2025년 태평양 매출은 4402억원이었지만 세종은 4363억원, 광장은 4309억원이었다. 2위부터 4위까지 불과 93억원 안에 들어와 있다. 한두 건의 대형 사건이나 인재 이동으로 순서가 달라질 수 있는 격차다. 기업 고객의 평가에서도 태평양이 모든 분야를 앞서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조사에서 태평양은 종합과 전문성, 서비스 평가에서 각각 4위를 기록했다. 민사·송무와 형사·수사기관 대응, 조세·관세, 금융 등 주요 분야에서도 4위권이었다. 세종은 최근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바탕으로 매출을 빠르게 늘렸고 광장과 율촌 역시 M&A와 송무, 규제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대형 로펌 사이의 변호사 이동도 잦아졌다. 태평양이 2025년 되찾은 2위 자리를 지키려면 과거에 쌓은 송무 경쟁력과 최근 확대하는 기업자문을 동시에 끌고 가야 한다. 태평양도 사람을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변호사는 628명으로 1년 전보다 41명 증가해 주요 대형 로펌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AI와 디지털금융, 공급망, 통상, 중대재해 등 새로운 규제 분야에도 별도 조직을 두고 있다. ◆ 국내 법정에서 시작해 바다를 건넜다 태평양의 출발점에는 국제금융 계약서도, 두 대형 로펌의 합병도 없었다.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변호사가 1980년 서소문에 연 작은 법률사무소가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송무를 했다. 기업이 커지자 기업자문과 금융, M&A를 붙였고 외환위기가 터지자 구조조정 업무를 키웠다. 국내 기업의 분쟁이 해외로 넘어가자 국제중재팀을 만들었고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늘자 경영권 분쟁팀을 따로 꾸렸다. 그 과정에서 다른 대형 로펌을 합병하거나 조직을 나눠 새 로펌을 만드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필요한 분야를 내부에서 만들고 사람을 영입해 조직 안에 쌓았다. 1980년 김인섭 변호사가 말했던 ‘한국적인 국제로펌’도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태평양으로 이어졌다. 법정에서 출발한 로펌은 이제 국제중재와 M&A, 공정거래, 조세, 기업형사를 함께 다룬다. 태평양이 46년 동안 넓혀온 영역이다.
2026-09-11 09: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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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 美 조지아 공장, OSHA 안전조사 6개월째 '미종결'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가 미국 조지아주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안전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시작된 조사는 6개월째 접어든 11일 현재까지 OSHA 전산망에서 종결되지 않은 상태다. 10일 본지가 미국 노동부 산하 OSHA의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OSHA 애틀랜타 웨스트 지역사무소는 지난 3월 11일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Hyundai Transys Georgia Powertrain, Inc.’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번호 ‘1880725.015’의 안전조사를 개시했다. 해당 사업장은 6801 Kia Parkway에 위치한 현대트랜시스 조지아 파워트레인 법인이다. OSHA는 이 사업장을 북미산업분류체계(NAICS)상 ‘자동차 변속기 및 파워트레인 부품 제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사 방식은 ‘Referral(관계기관 통보·의뢰 등에 따른 조사)’, 조사 범위는 ‘Partial(부분 조사)’, 조사 분야는 ‘Safety(안전)’로 기록됐다. 11일 현재 사건 상태는 ‘OPEN’이며 종결일은 기재돼 있지 않다. OSHA는 OPEN 사건에 대해 “해당 조사가 종결된 것으로 표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현대트랜시스의 법규 위반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됐는지, 향후 벌금이나 시정명령이 내려질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N’ 분류…별도 연계 조사도 포착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조사에 OSHA의 ‘N’ 코드가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제조업 현장에서 기계·설비 등에 의한 절단 위험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OSHA의 ‘National Emphasis Program on Amputations in Manufacturing Industries’와 관련된 분류다. OSHA는 지난해 6월 이 프로그램을 갱신하면서 기계 운전·정비 과정의 위험에너지 통제와 방호장치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움직이는 기계나 설비에 대한 적절한 방호·에너지 차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절단이나 끼임 등 중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N’라는 코드 자체를 현대트랜시스 공장에서 실제 절단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OSHA는 이 프로그램을 절단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수 있는 기계·설비 위험을 찾아 제거하기 위한 집중 감독 프로그램으로 운용한다. 현재 공개된 현대트랜시스 조사자료에는 이번 조사 착수의 구체적인 원인이나 근로자의 부상 여부가 나타나 있지 않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추가 조사 기록도 확인된다. OSHA는 현대트랜시스 조사 페이지의 ‘Related Activity’에 조사번호 ‘1883443’과 인력업체 Elwood Staffing에 대한 조사번호 ‘1889798’을 연결해 놓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에 대한 1883443 조사는 3월 24일 시작됐으며 OSHA 검색자료상 ‘Unprog Rel(비정기 연계 조사)’로 분류됐다. Elwood Staffing 조사 역시 같은 Referral 번호 ‘2410496’과 연결돼 있고 4월 23일 시작돼 현재 OPEN 상태다. 다만 공개된 OSHA 자료만으로 Elwood Staffing과 현대트랜시스 사이의 구체적인 고용·파견관계나 이번 조사와 관련된 사고의 존재 여부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7년 전 동일 공장 사망사고…위험에너지 통제 위반 적발 이번 조사가 주목되는 이유는 동일한 웨스트포인트 파워트레인 공장에서 과거 중대 사망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이 공장에서 근로자 한 명이 변속기 관련 장비를 정비하던 중 ‘transmission turnover machine’이 작동하면서 숨졌다. OSHA 사고기록에는 사망 근로자가 34세 남성이었으며 사고 유형이 ‘Struck By’로 기록돼 있다. 당시 OSHA는 현대트랜시스 조지아 파워트레인에 총 6만8194달러의 벌금을 제안했다. 위험에너지 방출을 통제하는 교육과 에너지 격리장치 사용, 추락방지 조치, 청력보존 프로그램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OSHA 세부 기록에는 작업자들이 설비 정비 과정에서 정상적인 에너지 차단 대신 비상정지(E-Stop) 버튼을 사용한 사례 등이 적시됐다. 위험에너지 통제, 이른바 LOTO(Lockout/Tagout)는 설비 정비나 수리 과정에서 전기·공압·중력 등에 의해 기계가 예기치 않게 작동하지 않도록 에너지원을 차단하고 잠그는 절차다. 2019년 조사 당시 OSHA 기록에는 480볼트 전기와 90PSI 공압, 중력 에너지가 존재하는 설비에서 적절한 차단 절차가 문제 된 내용도 담겼다. 현대트랜시스의 다른 미국 사업장에서도 이후 위험에너지 통제 문제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 현대트랜시스 조지아 시팅 시스템 법인의 일리노이주 샴페인 사업장은 2023년 OSHA 조사에서 LOTO와 관련해 ‘Serious’ 위반 3건을 받았고 최종 벌금은 2만2099달러였다. 이어 같은 시팅 시스템 법인이 운영하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사업장에서는 2024년 민원에 따른 조사 결과 LOTO 절차 미비가 ‘Repeat(반복 위반)’로 판정됐다. 최초 6만3382달러였던 관련 벌금은 비공식 합의 후 3만8000달러로 확정됐다. OSHA는 앞서 일리노이 사업장에서 같은 안전기준 위반이 확정된 사실을 반복 위반 판단의 근거로 명시했다. 일리노이·앨라배마 시트 사업장과 이번 조지아 파워트레인 공장은 서로 다른 사업장이고 조사 사안도 별개다. 이를 이번 조사에서 동일한 위반이 되풀이됐다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미국 내 현대트랜시스 계열 사업장에서 기계 안전과 위험에너지 통제 문제가 반복적으로 규제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는 점은 글로벌 안전관리 체계 차원에서 짚어볼 부분이다. 특히 현대트랜시스가 최근 ‘안전 최우선’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번 미국 조사의 결론은 더욱 주목된다. 회사는 안전보건경영의 지향점을 ‘글로벌 무재해 달성’으로 정하고 국내외 법규·규제에 대한 선제 대응과 잠재 위험 발굴, 위험작업 확인 절차 강화 등을 핵심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미주·유럽 사업장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률도 88%라고 공개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노사 공동 안전선언식을 열었고, 6월에는 ‘안전사고 제로, 안전실천 100%’를 뜻하는 안전 브랜드 ‘ZERO & BAEK’을 공개했다. 회사는 이를 전사 사업장에 적용해 안전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의 조지아 파워트레인 법인은 회사가 2008년 설립한 첫 해외 파워트레인 생산법인이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양산을 시작해 연간 110만대 규모의 변속기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트랜시스가 북미시장에서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시설의 안전관리 역시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올라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3월 시작된 OSHA 조사가 무엇을 계기로 착수됐고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느냐다"라며 "현재로서는 ‘OPEN’이라는 사실 이상을 앞서 단정할 수 없지만, 반대로 과거 동일 공장에서 사망사고와 안전규정 위반이 확인된 전력이 있는 만큼 조사 장기화의 배경과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현대트랜시스가 국내에서 강조하고 있는 ‘Safety Priority No.1’이 미국 생산현장에서도 같은 수준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2026-09-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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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쇼핑하고 결제한다…네이버·카카오, '거래 결정권' 경쟁
[경제일보] AI가 단순히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실제 구매 행동까지 대신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커머스와 결제를 AI 에이전트의 핵심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검색과 메신저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확보한 양사가 AI를 활용해 '탐색→추천→구매→결제'로 이어지는 소비 과정 전체를 자사 생태계 안에 묶으려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올해 2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6월에는 이용자에게 먼저 대화를 제안하는 실행형 에이전트로 기능을 확대했다. 상품 정보 요약과 추천을 넘어 이용자의 쇼핑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AI 쇼핑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이미 시스템으로 구현된 커머스와 결제 인프라가 있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뿐 아니라 네이버페이까지 보유하고 있어 AI가 상품을 찾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거래까지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올해 1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했고,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4조2000억원으로 23.4% 늘었다. 네이버는 검색·커머스·결제 인프라를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AI 검색에서도 탐색과 실행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AI탭은 장소 탐색부터 지도 확인, 실시간 예약까지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AI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AI탭 이용자는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의 활동 영역을 커머스와 결제로 넓히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톡에서 주문·예약·결제 등 일상의 행동을 완결하는 에이전틱 AI 경험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이를 새로운 성장과 수익화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커머스·예약·여행·결제 등 이용 빈도가 높은 영역의 파트너들과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가 선택한 방식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이용자 접점에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카카오툴즈에는 올리브영, 무신사, 현대백화점, 마이리얼트립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서비스가 추가됐다. 이용자가 별도의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가는 대신 AI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호출하고 이용하는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커머스 전략은 광고에서도 AI와 연결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상품 정보를 광고 플랫폼과 연동하는 '커머스 카탈로그 광고'를 출시했다. AI 기반 개인화 추천을 통해 상품 탐색부터 구매 전환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AI가 이용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해 상품을 노출하고 거래로 연결하는 구조를 광고 영역에서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한발 더 나아가 AI 에이전트 자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드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 개발 지원 사업 수행자로 선정됐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에이전트 등록·검증부터 탐색·조합·실행·정산까지 제공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AI는 모델 자체의 성능보다 AI가 이용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얼마나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용자는 검색창에 상품을 입력하고 여러 쇼핑몰을 비교한 뒤 결제수단을 직접 선택했다면,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될수록 '무엇을 살까'라는 질문부터 '어디서 얼마에 살까', '어떤 결제수단을 사용할까'까지 AI에 맡기는 소비 방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도 달라지고 있다. 검색이나 광고에서는 이용자가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이 상품을 노출하는 역할을 했다면, 에이전트 시대에는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선택지를 좁히고 최종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어떤 상품을 추천하고 어떤 판매처와 결제수단을 연결하느냐가 곧 거래 성과로 이어지는 만큼 플랫폼의 '추천 권력'이 '거래 결정력'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구매·결제하는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과제도 남아 있다. AI가 잘못된 상품을 추천하거나 이용자의 의도와 다른 결정을 내렸을 때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결제 과정에서 이용자의 명확한 동의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개인의 구매 데이터가 AI 학습과 추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등이 해결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실제 거래를 수행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경우 플랫폼 기업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를 통해 상품을 노출하고 이용자가 직접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기존 방식에서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상품을 선택하고 거래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어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은 그동안 지켜온 안정성을 기반으로 인증과 권한부터 메모리, AI 도구, 결제와 에이전트 간 연결까지 가능하도록 끊임없는 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카카오톡에서의 에이전틱 AI 경험이 거래까지 구현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디테일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실제 서비스를 구현해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9-10 17: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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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하우시스 美 실리카 소송 급증…2년 새 34건→351건
[경제일보] LX하우시스가 미국에서 인조대리석 등 석재 제품의 실리카 분진 노출 피해를 주장하는 수백 건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법원도 최근 결정문에서 LX하우시스 미국법인이 ‘100건이 넘는’ 실리카 관련 소송의 피고라고 적시했다. 국내 공시를 역추적하면 소송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LX하우시스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실리카 노출 관련 소송은 351건, 원고 측 인원은 약 560명에 달한다. 2024년 반기 34건이던 소송이 채 2년이 되지 않아 10배 수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10일 본지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의 Liberty Mutual Fire Insurance Company et al. v. LX Hausys America, Inc. 사건 결정문을 확인한 결과, 법원은 지난 7월 6일 LX Hausys America가 실리카와 기타 오염물질 노출로 신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로부터 100건이 넘는 소송을 당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사건번호는 2:25-cv-07207이다. 원고들은 LX하우시스를 포함한 석재업체들의 제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실리카, 금속 및 기타 물질에 노출됐으며 이로 인해 규폐증(silicosis), 폐섬유증(pulmonary fibrosis) 등 질환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4건→170건→306건→351건…가파르게 불어난 소송 LX하우시스가 국내에 공시한 숫자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미국발 소송의 확산 속도는 더욱 뚜렷하다. 2024년 6월 말에는 미국 제품 가공 노동자 약 55명이 제기한 실리카 관련 소송이 34건이었다. 당시 전체 피고를 상대로 한 소송가액은 1조5162억원 수준이었다. 2025년 3월 말에는 약 200명이 관련된 소송이 122건으로 늘었다. 같은 해 6월 말에는 원고 약 280명·소송 170건으로 증가했고, 전체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가액은 약 8조8054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가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LX하우시스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리카 노출 관련 소송은 306건, 관련 원고는 약 490명까지 늘었다. 전체 피고 대상 소송가액은 18조9213억원이었다. 불과 석 달 뒤인 올해 3월 말에는 소송이 다시 351건, 원고는 약 560명으로 증가했다. LX하우시스 연결실체가 피고로 포함된 전체 실리카 관련 소송의 소송가액은 24조2982억6500만원으로 공시됐다. 다만 24조원대 숫자는 LX하우시스가 단독으로 청구받은 금액이나 잠재 배상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회사 공시에는 351건의 소송에 포함된 관련 피고기업 수가 단순 합산 기준 약 2만1210개로 기재돼 있다. 같은 업체가 여러 사건에 중복해 피고로 들어간 경우가 포함된 숫자다. LX하우시스 역시 공시에서 자신들이 해당 소송의 피고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을 뿐 회사에 귀속될 개별 배상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소송 전망을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리카는 석재를 절단·연마·광택 처리할 때 미세한 분진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 미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올해 7월에도 천연석·인조석 상판 제조와 가공,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정형 실리카 분진이 규폐증과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특히 엔지니어드 스톤은 제품에 따라 결정형 실리카 함량이 90%를 웃돌 수 있다. OSHA·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올해 내놓은 공동 자료는 일부 엔지니어드 스톤의 결정형 실리카 함량이 최대 95%에 이를 수 있다며 절단·연마·드릴링 과정에서의 작업자 노출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번졌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CDPH)는 지난해 11월 기준 2019년 이후 주방 상판 가공 근로자 가운데 432명의 엔지니어드 스톤 관련 규폐증 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소 25명이 숨졌고 48명은 폐 이식을 받았다. 상당수 환자가 30~40대였다. 소송 넘어 보험전쟁으로…법원 “보험사, LX 방어 의무” LX하우시스의 미국 리스크는 피해배상 소송을 넘어 보험사와의 법적 분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Liberty Mutual Fire Insurance와 Liberty Insurance Corporation은 지난해 8월 LX Hausys America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확인소송을 냈다. 두 보험사는 2009~2017년 LX하우시스 미국법인에 제공한 상업종합책임보험 등에 실리카 및 오염물질 관련 면책 조항이 있다며, 실리카 소송에서 LX하우시스를 방어하거나 향후 손해를 보상할 의무가 없다는 판단을 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3월 31일 보험사가 LX하우시스를 방어할 의무(duty to defend)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리카 소송의 원고들이 실리카뿐 아니라 금속과 기타 독성물질로 인한 별도의 신체 피해도 주장하고 있어 보험계약상 실리카 면책조항만으로 모든 청구에 대한 방어 의무가 사라진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Liberty 측은 이 판단을 상급심에서 먼저 다툴 수 있도록 중간항소 허가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7월 6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시에 LX하우시스가 100건이 넘는 기초 손해배상 소송들이 끝날 때까지 보험소송을 중단해달라고 한 신청도 기각했다. 법원은 각 손해배상 사건의 일정이 서로 다르고 향후 새로운 사건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어 모든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면 보험소송이 수년 동안 지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별도의 보험 분쟁도 존재한다. Sompo America Insurance 역시 지난해 4월 LX Hausys America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보험보장 범위를 둘러싼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늘면서 회계상 부담 관리도 변수로 떠올랐다. LX하우시스는 2025년 결산 자료에서 계류 중인 소송과 관련해 과거 경험과 독립된 법률기관의 조언 등을 토대로 소송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개자료만으로 실리카 소송에 한정된 충당금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배상책임의 결론이 내려진 사건은 아니다"라며 "미국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질병과 LX하우시스 제품 사이의 개별 인과관계, 회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손해배상 범위는 각각의 재판에서 가려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소송 숫자의 흐름은 가볍지 않다"면서, "2024년 반기 34건에 불과했던 실리카 관련 사건이 2025년 말 306건, 올해 1분기 351건으로 늘었고, 미국 법원 역시 별도 보험사건에서 LX하우시스가 이미 100건이 넘는 관련 소송에 직면해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건축자재 시장을 핵심 해외시장으로 키워온 LX하우시스 입장에서는 제품 판매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질 법률비용과 보험보장, 잠재적 배상책임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해외 사업 리스크가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2026-09-10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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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하이테크 키우고 건설은 선별 수주…포트폴리오 재편 속도
[경제일보]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자산을 정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역량을 내부로 모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반도체·AI 인프라에 자본과 조직을 집중하는 가운데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중심으로 서울·수도권 핵심지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약 4100억원이며 2021년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키운 지 5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게 됐다. 같은 시기 반도체·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로 첨단 산업시설 설계 역량을 갖춘 자회사와 기존 시공·사업관리 기능을 결합해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계열사 정리보다 사업 선택의 방향을 보여준다. 해상풍력은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AI 인프라는 조직과 기술을 내부에 모아 실행력을 높인다. 성장성이 있더라도 자본 부담이 큰 사업은 덜어내고 그룹 내 수요와 시장 확대가 맞물린 영역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회사 정체성도 바뀌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고, 지난해에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추가했다. 건설사가 단순히 공장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재와 설비, 생산 인프라, 사용 후 자원 관리까지 묶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것이다. 상반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가 숫자로 반영된 결과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164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41억원에서 1조4650억원으로 584.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69억원에서 9341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커졌지만 실적을 이끈 주력은 전통 건설이 아니었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은 상반기 매출 3조30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3.7%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122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와 산업용 가스를 맡는 가스·소재 부문 매출은 4091억원으로 139.5% 늘었다. 반도체 모듈과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을 포함한 에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은 매출 4조5056억원, 영업이익 1조4357억원을 냈다. 다만 사업 전환의 속도와 기존 건설사업의 체력은 별개의 문제다.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등을 포함한 솔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영업손익은 750억원 흑자에서 22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사업장의 예상 손실을 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사업은 접기보다 범위를 좁히는 쪽에 가깝다. 회사는 올해 서울에서 ‘드파인 연희’,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 ‘드파인 아르티아’ 등 3개 단지, 총 2862가구를 공급했다. 2022년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과 수도권 핵심 사업지에서 선별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전체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볼 수 있는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신규 수주 활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20차 재건축을 2048억원에 수주해 드파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6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삼성2차 재건축도 2048억원에 확보했다. 반도체·AI 인프라로 중심축이 이동하더라도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지를 고르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건설업에서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줄일지 선명하게 가르는 과정에 가깝다. 해상풍력 지분 매각은 재무 부담을 낮추는 선택이고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은 반도체·AI 인프라 실행력을 높이는 조치다. 반도체·AI 인프라가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만큼 주택과 일반 건설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사업 재편의 완성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소재 등 AI·반도체 밸류체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 수주 및 실적 확대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주택사업을 포함한 AI솔루션 사업은 EPC 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0 10: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