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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칩부터 에이전트까지 'AI 풀스택'…2032년 데이터센터 20GW
[경제일보] 알리바바가 인공지능(AI) 모델을 넘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에이전트까지 직접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본격화한다. 자체 AI 칩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Qwen 모델과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내놓으며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을 오는 2032년까지 20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AI 경쟁의 무게중심을 모델 성능에서 컴퓨팅 인프라와 에이전트 운영 환경으로 넓히고 있다. 22일 알리바바 그룹은 최근 진행된 연례 기술 행사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칩과 클라우드 인프라,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전트를 아우르는 AI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반도체 설계 부문 T-Head를 통해 AI 프로세서와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고,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스토리지 인프라를 고도화한 뒤 자체 클라우드와 Qwen 모델,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AI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부터 모델, 데이터, 애플리케이션까지 기술 스택 전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디 우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을 2032년까지 20GW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AI가 기업 업무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늘어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T-Head는 AI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차세대 프로세서 'Zhenwu V900'도 공개했다. 전작 Zhenwu M890보다 3배 높은 성능을 제공하며 216GB GPU 메모리와 초당 1200GB의 칩 간 대역폭을 지원한다. FP8과 FP4 등 다양한 수치 정밀도를 지원하며, 양산 및 상용 출시는 내년 1분기로 예정됐다. T-Head는 Zhenwu AI 칩이 자동차, 금융, 대규모 언어 모델, 체화 AI, 에너지,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650곳이 넘는 고객사가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Zhenwu V900과 네트워크·스토리지 칩을 통합한 차세대 슈퍼노드 서버도 공개했으며 최대 50만장의 카드로 구성된 슈퍼노드 클러스터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자체 CPU 로드맵도 공개했다. 알리바바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에이전틱 AI 작업에 최적화한 Yitian CPU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9년에는 독자 코어 기반의 Yitian 750을 선보이고 Yitian CPU와 Zhenwu AI 칩을 직접 연결할 계획이다. 모델 경쟁도 이어간다. 알리바바는 차세대 Qwen4를 현재 학습 중이며 Qwen4.5와 Qwen5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후속 모델은 5조~10조개 수준의 파라미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AI 모델 자체보다 AI가 실제 기업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틱 클라우드' 전략도 공개했다. 에이전틱 클라우드는 대규모 모델의 학습·추론을 담당하는 'AI 네이티브 클라우드', 기업용 에이전트의 배포·운영을 지원하는 '에이전트 네이티브 클라우드', 실시간 데이터와 장기 기억을 제공하는 '컨텍스트 엔진'으로 구성된다. 핵심 제품인 '에이전트 코어'는 AI 에이전트의 구축부터 실행·관리까지 지원하는 기업용 플랫폼이다. '에이전트 시큐리티 센터'를 통해 보안과 규정 준수를 관리하고, '에이전트 컨텍스트'는 기업의 문서와 업무 시스템, 채팅 기록, 멀티모달 데이터를 통합해 에이전트가 과거 작업과 조직 내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지식 기반 업무에서 토큰 사용량을 최대 67%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해 AI를 개발하는 기술도 공개했다. Qwen3.8-Max가 한 달간 데이터 검증과 반복 실험, 오류 진단 등을 자동 수행하며 33차례의 개선 주기를 거쳤으며, 칩 설계 과정에서는 AI가 60시간 이상 자기 개선을 수행하고 전자설계자동화(EDA) 도구를 1만회 이상 호출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인프라도 AI 활용에 맞춰 고도화한다. AI 모델 학습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병렬 파일 스토리지(CPFS)는 초당 100TB의 처리량과 1억 IOPS를 제공하며, 자체 AI 네트워킹 아키텍처 HPN 8.0 Pro는 100페타비트(Pb) 대역폭과 800G급 네트워크 포트 13만개 이상을 지원한다. 알리바바는 이번 발표를 통해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부터 클라우드, 데이터,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20GW 이상의 데이터센터 확보와 자체 AI 칩·CPU 로드맵을 함께 제시하며 AI 수요 증가에 대응할 인프라 경쟁력 확보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조 차이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지난 몇 년간 AI는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넓혀 왔으며, AI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실제 현장에 도입하고 활용 규모를 확대해 수천 개 산업 분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AI가 기술적 혁신을 넘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지능, 그 가능성을 넘어서'라는 주제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했다.
2026-09-22 14: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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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글로벌 여행 AI 기술력 인정…IBA '혁신 기술기업' 금상
[경제일보]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가 인공지능(AI)과 여행 데이터를 결합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기술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단순 여행 플랫폼을 넘어 전 세계 여행사업자의 운영을 지원하는 데이터·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성과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야놀자는 ‘2026 국제비즈니스대상(International Business Awards·IBA)’에서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 기업(Most Innovative Tech Company of the Year)-2500명 초과 기업’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IBA는 올해 82개 국가·지역에서 3400여건의 후보가 출품됐으며, 3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약 두 달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야놀자는 해당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골드 스티비를 받았다. 이번 수상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야놀자의 평가 기준이다. IBA는 야놀자를 단순 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AI 기반 여행 데이터·운영 인프라를 제공하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평가했다. 야놀자는 여행사업자의 객실·예약·가격·운영 정보를 연결하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기반으로 여행산업의 비효율을 데이터와 AI로 줄이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야놀자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9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매출은 3526억원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고, 글로벌 연간 통합거래액은 39조2000억원으로 44.9%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와 미주 등 해외 시장 비중도 확대됐다. 특히 AI와 데이터는 야놀자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상반기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통합거래액은 13조8000억원을 넘어 2023년 상반기 대비 10배 증가했고, 해외 거래 비중은 91%까지 올라갔다. AI 기반 데이터와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도 27%까지 확대됐다. ◆ 여행 데이터를 AI로…‘버티컬 AI’ 승부 야놀자가 주목하는 것은 여행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다. 여행사업자에게는 수요 예측과 가격 최적화, 운영 자동화 등을 제공하고 여행자에게는 개인별 선호도에 맞춘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외부 AI 기술과의 결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클라우드와 데이터 기반 AI 파트너십을 맺고 생성형 AI 그라운딩 기술을 여행 데이터에 적용하는 협력을 진행했다. 정보의 출처를 연결해 보다 정확한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구글의 생성형 AI와 야놀자의 여행 특화 데이터를 결합해 버티컬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AI 에이전트 분야에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야놀자는 오픈AI의 웹 기반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의 한국 출시 과정에 참여해 여행 분야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 계획을 자동으로 만들고 객실 가격과 예약 가능 여부, 날씨 등 데이터를 결합해 실제 여행 일정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당시 야놀자는 206개국 133만개 호텔·여행사업자와 2만개 이상의 판매 채널을 연결하는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야놀자의 경쟁력은 예약 플랫폼 자체보다 여행산업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AI 서비스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호텔과 여행사업자의 운영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의 수요 예측과 가격 최적화 정밀도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사업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AI 투자가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다. 야놀자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5년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보다 68.2% 감소했다. 기술과 글로벌 인프라에 대한 선투자가 장기적인 매출·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다음 단계의 관건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글로벌 여행산업의 다양한 비효율을 데이터와 기술로 해결해 온 노력과 혁신성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글로벌 여행 데이터 인프라와 AI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여행 사업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누구나 더욱 쉽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상은 야놀자가 국내 여행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여행산업의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기술 도입을 넘어 AI가 실제 여행사업자의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 여행자의 편의 향상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느냐다.
2026-09-01 08: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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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AI 경쟁, 인프라가 좌우"…카카오엔터프라이즈 GPUaaS 제시
[경제일보] 증권사들의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투자분석과 리스크 관리 등 핵심 업무로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AI 인프라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부터 데이터센터와 전력, 보안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면서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와 자체 인프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 데이터의 특성상 망분리와 내부통제 등 높은 보안 요건까지 충족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의 AI 전환 경쟁이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LS증권 등 주요 증권사 IT·인프라 담당자를 대상으로 '증권형 AI 인프라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금융권 AI 인프라 구축 전략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은 AI를 고객 상담이나 검색 등 고객 접점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서 나아가 데이터 분석, 리스크 관리, 투자전략 수립, 내부 업무 자동화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모델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업무가 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GPU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는 단순히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구축이 끝나지 않는다. 고성능 GPU를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네트워크, 저장장치, 관리 시스템 등이 함께 필요해 구축의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다. 기업이 GPU를 직접 구매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향후 AI 수요 변화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금융권은 일반 기업보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보안 요건이 많다. 증권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와 금융 데이터가 민감한 만큼 외부 환경에서 AI를 운영할 경우 데이터 보안과 접근 통제, 내부 통제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망 분리 등 금융권 특유의 규제 환경도 AI 인프라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자체 인프라와 클라우드의 장점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감한 데이터를 내부 환경에서 관리하면서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의 GPU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구축 부담과 확장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클라우드의 하이브리드 GPUaaS가 고사양 GPU 구매부터 데이터센터와 전력, 자원 통합 관리, 확장 등에 필요한 AI 인프라를 카카오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AI 인프라를 처음부터 직접 구축하는 대신 필요한 GPU 자원을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구축 기간, 유연성 및 확장성, 보안, 운영·관리 역량 등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제시했다. 또한 금융기관이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망 분리와 데이터 보안, 내부 통제 기능 등을 강조했다. 카카오클라우드는 금융권의 클라우드 이용을 위한 보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금융보안원이 매년 진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AI가 처리하는 금융 데이터의 보안과 관리 체계까지 함께 확보해야 하는 만큼 인프라 사업자들의 금융 특화 경쟁도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금융권 AI 시장에서는 AI 모델과 서비스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 데이터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급변하는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증권사의 AI 전환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이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최근 증권업계는 고객 접점에서의 AI 활용을 넘어 전사 차원에서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I 전환(AX)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 및 기관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AX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 인프라의 근본적인 혁신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27 16: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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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한국형 AI 클라우드' 승부수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국가 인프라로 공식화하면서 네이버의 기업 가치도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검색과 포털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됐던 네이버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아우르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어서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성장전략의 세 가지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를 학습하고 서비스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네이버는 국내 기업 가운데 보기 드물게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AI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두 보유한 사업자로 꼽힌다. 글로벌 빅테크처럼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거나 생산하지는 않지만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반을 대부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AI 데이터센터가 바꾼 네이버의 미래 특히 네이버가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세종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이러한 전략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축구장 수십 개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각 세종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 운영을 위한 서버 시설을 넘어 초거대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는 AI 데이터센터를 지향한다. 대규모 GPU 연산 자원을 기반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향후 AI 수요 증가에 맞춰 확장성도 고려했다. 데이터센터의 의미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터넷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서버 공간이었다면 생성형 AI 시대에는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는 'AI 팩토리'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이 GPU와 데이터센터의 규모, 전력 공급 능력에 크게 좌우되면서 데이터센터 자체가 국가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도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데이터센터에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산업 혁신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민간 시설이 아닌 국가 전략 인프라로 공식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산업계도 의미를 크게 보고 있다. 네이버 역시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설비 투자로 접근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X, 네이버클라우드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과 AI를 학습하는 모델, 이를 기업과 공공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AI 산업의 경쟁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에서는 AI 경쟁력이 단순히 거대언어모델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빅테크들은 수십조 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있으며 AI 투자의 상당 부분도 컴퓨팅 인프라에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인프라 경쟁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총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도 AI 데이터센터와 냉각 솔루션, AI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제조기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AI 생태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신 AI 서비스를 실제 구현하는 플랫폼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제시하면서 이러한 전략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 AI 시장 노리는 'AI 풀스택' 전략 네이버의 AI 인프라 전략은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AI 서비스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초거대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클라우드와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12월 한국수력원자력과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기반 원전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한수원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자력 산업에 특화된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원전 분야 특화형 LLM 서비스 구축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과도 올해 3월 같은 솔루션 기반의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 제공 계약을 맺었다. 한국은행 보유 데이터를 학습해 금융·경제 특화 생성형 AI 모델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은행 자료의 검색·요약·추천 등을 연계한 대국민 서비스 발굴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네이버클라우드는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관별 데이터를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활용할 수 있는 전용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폐쇄망 또는 기관 내부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려는 공공·금융·에너지 분야 수요와 맞물리면서 하이퍼클로바X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AI 풀스택' 전략이 구체화 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제시하면서 공공 AI 시장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보안과 데이터 주권 문제로 해외 클라우드 사용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와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사업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개념이 '소버린 AI(Sovereign AI)'다. 소버린 AI는 국가의 언어와 문화, 법·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국 내에서 AI를 개발·운영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AI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까지 자국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으로 최근 유럽과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들도 관련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자체 AI 모델이 이를 학습한 뒤 다시 기업과 공공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정부가 강조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도 방향성이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빅테크와 AI 인프라 경쟁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은 이미 미국 빅테크들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 AI 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최신 GPU 확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투자 규모와 GPU 확보 여건, 전력 비용 부담 등을 안고 있다. 성능 경쟁뿐 아니라 컴퓨팅 자원 확보 경쟁에서도 글로벌 사업자와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이끌 '3대 메가 프로젝트'로 공식화한 것이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가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력 인프라 확충, 인허가 지원 등을 통해 AI 인프라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국내 기업들도 보다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과 클라우드 환경을 확보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AI 공장"…소버린 AI 승부수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은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국내에서 구축하는 데 있다. 반도체가 AI의 연산 능력을 책임진다면 데이터센터는 이를 구동하는 기반이며 클라우드는 산업 현장으로 AI를 확산시키는 통로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세종 AI 데이터센터 '각'은 기존처럼 데이터를 단순 저장·관리하는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AI를 학습시키고 추론을 거쳐 실제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AI 팩토리' 개념의 플랫폼"이라며 "AI 시대에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AI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인프라부터 초거대 AI 모델까지 아우르는 AI 풀스택(AI Full Stack)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정부의 AI 활용 확대 정책으로 공공과 산업계 전반에서 AI 전환(AX)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의 AI 팩토리 협력을 비롯해 다양한 AI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AI 생태계에 필요한 소버린 AI 역량과 안전한 데이터 관리 환경을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7-02 13: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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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AI 매출 4배 성장 전망…"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
[경제일보] 한글과컴퓨터가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문서 데이터 기반 AI 실행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반복 매출 확대와 공공·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는 최근 발간한 한컴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한컴이 문서 작성 도구 기업을 넘어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장기간 축적한 문서 처리 기술과 20만개 이상 고객 기반이 AI 사업 확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가 주목한 부분은 AI 매출 성장이다. 한국IR협의회는 한컴의 별도 기준 AI 매출이 2025년 89억원에서 2026년 3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하는 구조다. 이나연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이 매출이 단순한 라이선스 가격 인상이 아니라 기존 고객의 AI 솔루션 채택에 따른 업셀링 매출이라고 봤다. 기존 오피스 고객들이 한컴독스AI, 한컴어시스턴트, 한컴피디아 등 AI 기능을 추가로 도입하면서 반복 매출이 확대되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한컴의 AI 전략은 문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다. 한컴어시스턴트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서 작성과 편집, 요약 등을 지원하고 한컴피디아는 대규모 문서를 검색·활용할 수 있는 RAG 기반 질의응답 솔루션이다. 단순 문서 작성 도구가 아니라 조직 내부의 문서 데이터를 검색하고 요약하며 업무 실행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이다. 공공 시장 레퍼런스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한컴AI는 지난해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1단계 사업을 수주해 한컴피디아와 한컴어시스턴트를 국회 특화 AI 솔루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이 보유한 방대한 의정 자료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하고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 효율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소버린 AI 수요 확대도 한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기관과 금융, 법률, 의료 등 규제 산업에서는 외부 AI 모델을 그대로 쓰기보다 데이터 주권과 보안, 내부 문서 통제 기준을 충족하는 솔루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한컴이 공공 레퍼런스와 문서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소버린 AI 시장의 대안 사업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적 전망도 개선 쪽에 무게가 실렸다. 한국IR협의회는 한컴의 2026년 연결 매출액을 3703억원, 영업이익을 476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3%, 30.9% 증가한 수준이다. 별도 소프트웨어 사업의 AI 성장과 한컴라이프케어의 실적 부담 완화가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제시됐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재평가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한컴 주가가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1.3배 수준으로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I 반복 매출이 커지고 에이전틱 OS 사업화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오피스 기업에 머물던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한컴의 과제는 AI 매출 전망을 실제 반복 매출로 입증하는 일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으려면 제품 발표보다 고객의 유료 전환, 공공·민간 도입 확대, 해외 파트너십의 실적 연결이 필요하다. 문서 데이터는 모든 조직의 업무 기반이다. 한컴이 그 문서 위에 AI 실행 계층을 안정적으로 얹는다면 오래된 오피스 기업이라는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2026-06-24 1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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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선두 굳히기·삼성 반격·마이크론 추격… HBM '왕좌의 게임'
[경제일보] AI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이 고대역폭메모리, HBM으로 옮겨붙고 있다. GPU가 AI 서버의 엔진이라면 HBM은 그 엔진에 데이터를 밀어 넣는 연료관이다. 생성형 AI와 대형언어모델이 커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짧은 시간에 처리해야 하고, 이 병목을 풀어주는 부품이 HBM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주도권을 쥔 곳은 SK하이닉스다. 이를 추격하는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E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고, 미국 마이크론은 HBM4 양산과 전력효율을 무기로 파고들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싸움은 단순한 메모리 가격 경쟁이 아니다. 엔비디아, AMD,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AI 고객의 차세대 서버 로드맵에 누가 더 깊이 들어가느냐의 승부다. ‘선점 효과’ 선두 굳히기 나선 나선 SK하이닉스 현재 구도에서 가장 앞선 곳은 SK하이닉스다. 엔비디아는 최근 SK하이닉스와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다년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를 핵심 메모리 파트너로 언급하며 향후 AI 수요 대응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강점은 선점 효과다. HBM3E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 신뢰가 HBM4와 그 이후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반도체 고객은 단순히 제품 사양만 보고 공급사를 바꾸기 어렵다. HBM은 GPU와 패키징, 열관리, 전력효율, 양산 수율이 맞물려야 하는 부품이다. 일단 고객사 플랫폼에 들어가면 다음 세대 제품 개발도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은 이제 범용 D램처럼 재고를 쌓아놓고 파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사의 AI 가속기 설계 단계부터 함께 들어가는 부품”이라며 “선두 업체가 차세대 로드맵까지 고객과 맞춰가면 후발 업체가 단기간에 따라붙기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부담도 있다. 선두라는 말은 곧 공급 책임이 크다는 뜻이다. AI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고, HBM은 일반 D램보다 생산 공정과 패키징 난도가 높다. 생산능력 확대에는 막대한 설비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특정 대형 고객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도 변수다. 엔비디아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라는 점은 강점이지만, 동시에 엔비디아 로드맵 변화에 실적과 투자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HBM4E로 반격…고객사 인증·양산 수율 등 과제 삼성전자는 HBM4E 12단 샘플을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했다. 해당 제품은 최대 16Gbps 속도, 스택당 최대 3.6TB/s 대역폭, 48GB 용량을 구현했다. 삼성은 HBM4 양산 경험과 1c D램 공정, 4나노 파운드리 로직 베이스 다이를 앞세워 HBM4E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의 강점은 종합 반도체 역량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메모리 중심 기업이라면, 삼성은 D램과 낸드뿐 아니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함께 갖고 있다. HBM 경쟁이 메모리 칩을 쌓는 기술에 그치지 않고 로직 다이, 패키징, 고객 맞춤형 설계까지 확장될수록 삼성의 종합 역량은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의 과제도 분명하다.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제품 발표보다 고객사 인증과 양산 수율이 먼저다. AI 반도체 고객은 성능 수치만큼이나 납기, 수율, 장기 공급 안정성을 본다. 삼성의 HBM4E가 기술적으로 앞선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더라도 실제 대형 고객의 플랫폼에 얼마나 빠르게 들어가느냐가 승부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에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D램과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가진 회사라는 점에서 반격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시장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발표가 아니라 고객사 인증과 실제 공급 물량”이라고 했다. 미국 공급망 앞세운 마이크론…대형 고객 다변화·장기 물량 확보 등 관건 미국 마이크론은 HBM4 36GB 12단 제품을 올해 1분기부터 양산 출하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을 겨냥한 제품으로, 2.8TB/s를 넘는 대역폭과 HBM3E 대비 20% 이상 개선된 전력효율을 제공한다. HBM4 48GB 16단 샘플도 고객사에 출하했다. 마이크론의 강점은 미국 기업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전력효율 마케팅이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은 미국 빅테크와 정부 조달,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정치적 안정성을 내세울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에서 전력비와 냉각비가 커지는 만큼 전력효율도 중요한 경쟁 요소다. 하지만 마이크론 역시 넘어야 할 벽이 높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세 기업만이 사실상 공급할 수 있는 과점 시장이지만, 생산 규모와 고객 기반에서는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여전히 크다. 기술적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더라도 대형 고객 다변화와 장기 물량 확보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HBM4에서 기술 완성도와 미국 공급망이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내고 있다”며 “다만 HBM은 고객 인증과 양산능력이 함께 검증돼야 하는 시장이어서 실제 점유율 확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HBM 3파전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회이자 시험대다. SK하이닉스가 선두를 지키면 한국은 AI 메모리 시장의 핵심 공급망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반격에 성공하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묶은 종합 AI 반도체 전략에 힘이 실린다. 반대로 마이크론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 한국 기업의 HBM 프리미엄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6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6 10: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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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기루 세수', 미래 산업의 초석으로만 써야 한다…경제일보 국회 정책 간담회서 다수 의견
[경제일보]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한국 재정에 유례없는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 D램 가격 반등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수직 상승한 결과다. 이에 따라 정부 세수에도 예상치 못한 거대한 여력이 생기며 이른바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모처럼 찾아온 재정 여유를 두고 빚을 갚을 것인지, 국민에게 나눌 것인지, 아니면 미래 성장에 투자할 것인지를 둘러싼 백가쟁명식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본지가 개최한 국회 정책 간담회에서도 노사와 전문가, 정관계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초과이익 환류 방안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논의의 결론은 비교적 분명했다. 이번 초과세수는 단 한 푼도 일회성 소비나 선심성 복지 지출로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직 미래 세대의 생존과 국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생산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이자 상식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무엇보다 이번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생산 경쟁력만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냉정하게 시장을 돌아보면 위기 신호도 적지 않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D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만과 미국 등 경쟁국 역시 천문학적 설비 투자를 통해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순간 현재의 가격 상승세는 언제든 꺾일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영구적 구조 세입으로 착각해 현금성 지원이나 포퓰리즘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업황이 꺾이는 순간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AI와 첨단 산업 중심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K자형 양극화’를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다. 고소득층과 첨단 산업 종사자만 혜택을 누리고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들이 소외되는 현실 역시 분명한 과제다. 다만 전 국민 대상 현금 살포나 단기 소비 지원은 재정 효율성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실제 충격을 받은 취약계층에 한정한 선별적·집중적 복지가 보다 현실적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 초과이익의 기계적 분배론이나 단순 국채 상환 중심 접근 역시 한계가 있다. 지금 한국 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2% 아래로 하락하고 있으며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단순 소비로 소진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자산을 현재 세대가 앞당겨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전력망 구축, 데이터센터 인프라, 핵심 인재 양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더 나아가 AI와 로봇,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등 차세대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적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특정 산업에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취약점 가운데 하나다. 이번 반도체 초과세수는 단순한 ‘공돈’이 아니다. 다음 산업 패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전략 자산에 가깝다. 정치권 역시 이 재원을 선거용 현금성 정책이나 단기 인기 영합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 재정은 경기가 좋을 때 미래를 위해 축적하고, 위기 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얻은 초과세수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한 종잣돈으로 남겨야 한다. 그것이 다음 불황을 견디고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지키는 길이다.
2026-05-28 08: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