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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준공…2030년 연 32만대 생산체제 구축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가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푸네 신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 규모를 32만대로 늘리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생산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7년간 155억달러를 투입해 인도를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이사를 비롯해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슈리랑 아파 바르네 연방 하원의원, 이성호 주인도대사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지 첫 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과정에서 핵심 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네 공장은 현대차가 지난 202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기존 생산시설을 재정비한 사업장이다. 해당 공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 가동을 중단했으나 현대차의 설비 개선과 스마트 제조 기술 도입을 거쳐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전환됐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확보한 세 번째 완성차 생산시설로, 기존 첸나이 1·2공장에 이어 현지 공급망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장에는 완성차 조립라인과 엔진 생산시설, 주행시험장, 직원 교육시설 등이 들어섰다. 초기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다. 현대차는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까지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하이브리드차(HEV) 생산도 추가해 시장 수요에 따라 차종별 물량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첫 생산 모델은 2세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올 뉴 베뉴'다. 인도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동시에 멕시코와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생산 공정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했다. AI 기반 균열 감지 시스템으로 차체 패널의 미세한 결함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차체 용접 공정에는 산업용 로봇 200여대를 투입해 작업 정확도와 생산 효율을 높였다. 신규 직원 교육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다.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기 전 가상 환경에서 작업 절차를 익히도록 해 숙련도를 높이고 공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푸네공장 준공으로 현대차의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첸나이 1·2공장 82만4000대와 푸네공장 17만대를 합쳐 99만4000대로 늘었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의 43만1000대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 전체 생산능력은 142만5000대에 달한다. 2028년 푸네공장 생산능력이 25만대로 확대되면 그룹의 인도 생산 규모는 연간 150만대 수준으로 증가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030년까지 전체 생산 물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높일 방침이다. 생산시설 재편은 전동화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첸나이공장에서 생산하던 베뉴를 푸네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첸나이 생산라인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를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제조업체에 재정적 혜택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책에 대응해 현지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한다.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 5와 크레타 일렉트릭에 이어 2027년 1분기에는 인도 시장에 특화한 소형 전기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공장 준공과 함께 중장기 투자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인도에 총 155억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부품 공급망,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R&D 분야에서는 현지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인도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한 차량과 신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현지 협력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현지 적용도 추진한다. 신규 출시 차종에는 인도 도로와 교통 환경을 고려한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규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와 공동으로 전기 삼륜차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현지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신설 법인은 연구개발과 미래 기술 확보, 현지 스타트업 투자 등을 지원하고 계열사별 투자 계획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2010년 누적 수출 100만대를 시작으로 2016년 200만대, 2020년 300만대를 넘어 올해 400만대에 도달했다. 주요 수출 차종은 그랜드 i10 약 175만7000대, 엑센트 약 67만9000대, 쌍트로 약 63만7000대 등이다. 첸나이공장은 현재도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연간 약 18만대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푸네공장을 추가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신흥국 시장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6-10-14 17: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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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완성차 내수…가격·차종·수출 전략 다시 짜야
[경제일보] 국내 완성차 시장의 부진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전기차 보조금 소진 등 단기 요인이 영향을 미친 가운데 완성차 5사의 국내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다. 내수 부진이 반복될수록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와 차종을 넓히고 국내에서 줄어든 판매를 해외 시장에서 보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변수에 판매가 크게 출렁이지 않도록 가격과 제품,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 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완성차 5사의 국내 판매량은 9만9843대로 전년 동월보다 19.8% 감소했다. 현대차는 25.7%, 기아는 6.7% 줄었고 르노코리아와 KGM, GM 한국사업장도 각각 45.3%, 48.8%, 40.9% 감소했다. 가격 전략은 단기 할인보다 구매 부담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판매가 줄 때마다 재고 할인과 저금리 할부를 확대하면 당장의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판매 부진이 반복될 때마다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기는 어렵다. 고사양·고가 트림 중심으로 차량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좁아진다. 기본 사양과 가격을 세분화하고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모델과 트림을 늘려 구매 가능한 가격대를 넓혀야 한다. 전기차 역시 보조금이 줄어들 때마다 판매가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차량 가격과 상품성을 함께 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차종 구성에서는 특정 모델의 흥행에 기대는 구조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신차 효과가 강한 모델 한두개가 전체 판매를 끌어올리면 해당 모델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거나 경쟁 신차가 등장할 때 실적 공백도 커진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차급별로 꾸준히 팔리는 볼륨 모델을 확보하고 기존 모델의 판매가 둔화하는 시점에 후속 신차가 자연스럽게 물량을 이어받는 제품 주기도 뒷받침돼야 한다. 파워트레인은 실제 수요의 이동 속도를 고려한 전략이 중요해졌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장기 방향은 유지하더라도 시장마다 전환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늦게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하이브리드가 빈자리를 메우고 가격과 충전 인프라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판매를 보완할 수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공급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할수록 특정 파워트레인의 부진이 전체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수출 전략은 해외 판매량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시장 구성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더 중요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일부 시장에 판매가 집중되면 현지 경기와 관세, 환경 규제 변화가 전체 실적으로 곧바로 번질 수 있다.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중동과 중남미, 아시아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면서 지역별 수요에 맞는 차급과 파워트레인을 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현지 생산과 국내 수출 물량을 함께 조정할 수 있다면 특정 지역의 판매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부담도 낮아진다. 가격과 차종, 파워트레인, 수출 전략은 따로 움직이는 영역이 아니다. 가격을 낮춘 모델을 내놓더라도 소비자가 찾는 차종이나 동력원이 아니라면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고, 제품군이 다양해도 판매할 시장이 한정돼 있으면 외부 변수에 취약해진다. 어떤 가격대의 차량을 어떤 파워트레인으로 구성해 어느 시장에 공급할지까지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특정 모델이나 시장의 호조에 기대는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가 움직이는 곳으로 제품과 물량을 빠르게 옮길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2026-10-02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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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美서 내비 특허 피소…닷새 뒤 현대차 ADAS까지 소송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내비게이션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핵심 기술을 둘러싼 특허소송에 잇달아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첫 소송이 제기된 지 불과 닷새 만에 별도의 특허권자가 현대차의 자동 차선변경 기술까지 문제 삼으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인포테인먼트와 ADAS가 동시에 법정 쟁점으로 떠올랐다. 14일 본지가 미국 연방법원 공개기록을 확인한 결과, 미국 텍사스 소재 AutoNavigare LLC는 지난 8월 19일 텍사스 동부연방법원에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미국법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 기아, 기아 미국법인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번호는 2:26-cv-00712다. 담당 재판부는 로드니 길스트랩 연방판사이며 원고는 배심재판도 요구했다. 소송의 범위는 작지 않다. AutoNavigare 측은 현대차·기아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운전자보조 시스템이 총 6개의 미국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쟁점 기술에는 지도 데이터 관리와 업데이트, 경유지 표시, 차량 위치 보정, 경로 탐색, 에너지 사용량 예측, 스마트폰과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기의 연동 등이 포함된다. 단순한 화면 디자인이나 외관 문제가 아니라 최근 자동차 경쟁의 중심으로 올라선 소프트웨어와 차량 내 정보처리 기술을 겨냥한 셈이다. AutoNavigare는 소장에서 소송 전 현대차그룹 측에 관련 특허와 침해 주장을 알리고 특허 청구항과 제품을 비교한 자료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에서 고의침해 여부와 손해배상 범위를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원고 측의 주장으로 현대차·기아가 해당 특허를 실제 침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내비 소송 닷새 만에 ADAS까지…자동 차선변경 기능 겨냥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특허 분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첫 소송이 접수된 지 닷새 뒤인 8월 24일, Wyoming Technology Licensing Inc.는 텍사스 북부연방법원에 현대차 미국법인(Hyundai Motor America)을 상대로 별도의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사건번호는 3:26-cv-02840이며 시드니 피츠워터 연방판사가 담당한다. 이 사건 역시 미국 특허법 35 U.S.C. §271에 따른 특허침해 소송이다. 이번에는 현대차의 SmartSense 계열 운전자보조 기술이 직접적인 표적이다. 원고 측은 현대차 차량의 자동 차선변경 및 차량 제어 기능이 미국 특허 9,505,343호와 10,046,696호를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두 특허는 차량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와 제어장치를 이용해 차선변경 과정에서 방향지시등이나 차량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과 관련돼 있다. 현대차의 실제 시스템과도 기술적 접점은 있다. 현대차가 공개한 2026년형 차량 매뉴얼에 따르면 Highway Lane Change Assist는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후측방 센서 등을 활용한다. 시스템이 차선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운전자가 방향지시 레버를 조작하면 조향을 보조하며, 차선변경 과정에서는 방향지시등도 작동한다. 하지만 기능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특허침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특허의 개별 청구항을 어떻게 해석할지, 현대차의 실제 구현 방식이 해당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모두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특히 Wyoming Technology Licensing이 이번 소송에서 제시한 두 특허는 2025년 1월 28일 이미 만료됐다. 소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원고도 현재 차량 판매를 중단시키는 금지명령보다는 특허가 유효했던 기간의 침해를 전제로 한 과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는 자신을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비실시기업(NPE)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만 겨냥한 소송 아니다…완성차 업계로 넓어진 특허전 이번 소송을 현대차그룹만의 기술 리스크로 단순화 할 수는 없다. 두 원고 모두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유사한 특허소송을 진행해온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AutoNavigare는 지난 1월 30일 포드를 상대로 현대차 사건과 관련성이 높은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특허 6건을 내세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원고가 6월 3일 자진 취하 의사를 밝힌 뒤 재판부는 다음 날 사건을 with prejudice(동일 청구 재제소 불가) 방식으로 종결했다. 공개 법원기록에는 양측 합의 여부나 자진 취하 배경은 나타나지 않는다. AutoNavigare는 GM을 상대로도 같은 계열의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특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GM 사건에서도 지도 업데이트와 경로 탐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 등이 쟁점으로 제시됐다. Wyoming Technology Licensing 역시 현대차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올해 GM과 혼다, 도요타, 폭스바겐 등을 상대로 차량 자동제어·방향지시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했으며, 현대차 소송을 낸 같은 날인 8월 24일 FCA US에도 별도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혼다 사건에서도 AcuraWatch 360의 자동 차선변경 기능과 같은 9505343호·10046696호 특허가 쟁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특허침해가 이미 확인됐다는 것이 아니라 닷새 간격으로 서로 다른 특허권자가 현대차그룹의 내비게이션과 ADAS라는 두 핵심 소프트웨어 영역을 동시에 법정으로 끌고 갔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현대차그룹이 SDV 전환과 자율주행·ADAS 고도화를 미래 경쟁력의 중심에 놓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의 경쟁력이 기계적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으로 이동할수록 특허 분쟁의 영역 역시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을 상대로 한 특허권자들의 소송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두 사건에서 어떤 방어 논리를 내놓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2026-09-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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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자문에서 국내 최대 로펌까지…김앤장 53년
[경제일보] 김앤장은 법정이 아니라 기업의 계약서에서 출발했다. 1973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문을 연 김·장 법률사무소의 초기 고객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었다. 국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 계약서를 검토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자문했다. 변호사의 주된 무대가 법정이던 시절, 김앤장은 기업의 거래 현장으로 먼저 들어갔다. 53년이 지난 지금 김앤장은 국내 최대 로펌이다. 변호사만 1400명이 넘고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전문가는 2000명을 웃돈다. 2025년 매출은 업계에서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2위권 대형 로펌과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김앤장보다 먼저 기업법무 시장에 자리 잡은 법률사무소도 있었다. 김앤장이 선두로 치고 올라온 과정에는 한국 기업이 다음에 필요로 할 법률서비스를 먼저 준비하는 방식이 있었다. ◆ 판·검사 대신 기업법무 택한 김영무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이력부터 당시 법조계의 통상적인 경로와 달랐다. 1964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판사나 검사가 되지 않았다.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 로스쿨에서 비교법을 공부했고 하버드 로스쿨에서 J.D.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차관을 들여오고 외국 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계약도 복잡해졌다. 국내법뿐 아니라 외국법과 국제거래에 익숙한 변호사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김영무 변호사는 이 시장을 파고들었다. 법정에서 이미 벌어진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기업이 거래를 하기 전 계약을 짜고 위험을 줄이는 업무에 무게를 뒀다. 지금은 흔한 기업법무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장수길 변호사의 합류는 김앤장의 빈 곳을 채웠다. 장 변호사는 고등고시를 거쳐 서울민사지법과 서울형사지법원 판사를 지냈다. 김영무 변호사가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을 맡았다면 장 변호사는 송무와 중재, 지식재산권을 담당했다. 김앤장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 기업이 해외로 나가자 로펌도 따라갔다 김앤장의 성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궤를 같이했다. 1970~1980년대 해외 차관과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가 커졌다. 기업들이 합작회사를 만들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김앤장이 일찍 쌓은 국제거래 경험을 찾는 기업도 늘었다. 1976년 합류한 정계성 변호사는 금융 분야를 맡았다. 공기업과 기업의 해외 차입, 국제자본시장 업무를 담당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의 외자유치와 금융거래를 자문했다. 1980년 입사한 정경택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와 M&A, 공정거래 분야를 키웠다. 1983년 GM과 대우자동차의 합작투자,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쌍용정유 지분 인수, 1997년 미국 P&G의 쌍용제지 인수 등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굵직한 거래에 참여했다. 기업의 거래 방식이 바뀔 때마다 김앤장의 조직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자 금융 전문가가 늘었고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많아지자 외국인투자 분야를 키웠다. M&A가 활발해지자 기업거래 변호사를 늘렸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경쟁법 전문가를 붙였다. 김앤장이 몸집을 키운 과정은 변호사를 무작정 늘린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 시장이 먼저 움직였고 그 시장에 맞춰 사람을 채웠다. ◆ 유명 변호사 한 명보다 팀으로 승부 김앤장의 또 다른 특징은 사건을 맡는 방식이다. 대형 사건을 이름난 변호사 한 명에게 맡기기보다 사건 성격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한 팀으로 묶는다. M&A 사건이라면 기업법무 변호사뿐 아니라 공정거래와 금융, 조세, 노무 전문가가 함께 들어간다. 규제가 걸린 산업에서는 해당 부처나 감독기관을 경험한 전문가도 참여한다. 현재 김앤장 공정거래 분야에는 국내외 변호사와 경제학자, 산업 전문가, 전직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 150명 넘는 전문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야에도 80명 이상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대형 로펌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원, 수조원이 오가는 거래나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에서는 법률 하나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와 세금, 노동, 인허가 문제가 동시에 터진다. 김앤장은 이를 한 조직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인력을 만들어왔다. 젊은 변호사를 키우는 방식에도 일찍부터 해외 경험을 넣었다. 파트너와 후배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맡게 하고 해외 로펌 연수도 활용했다. 정계성 대표도 1982~1983년 미국 뉴욕 셔먼앤드스털링에서 실무를 익혔다. 사건을 맡아 경험을 쌓고 해외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을 익힌 변호사들이 돌아와 다시 큰 사건을 맡았다. 이 과정이 수십 년 반복되면서 분야별 전문인력이 쌓였다. ◆ 외환위기, 김앤장이 한 단계 커진 시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기업의 지형을 뒤흔들었다. 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기업 매각, 외자유치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해외 자본과 국내 기업 사이에서 거래 조건을 만들고 정부 규제를 검토할 법률전문가의 역할도 커졌다. 김앤장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다뤄왔다. 국내 기업들이 급하게 해외 자본을 찾기 시작했을 때 이미 관련 업무를 해본 변호사들이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이 커지면서 김앤장의 업무도 금융과 외국인투자에서 M&A, 공정거래, 조세, 구조조정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김앤장 연혁에는 이 무렵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변호사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대형 거래를 맡으면서 경험이 쌓였고 그 경험을 보고 또 다른 기업이 찾아왔다. 새로운 사건이 들어오면 다시 전문인력을 늘렸다. 김앤장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선두로 올라선 배경이다. ◆ 계약서에서 시작해 기업 형사사건까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김앤장이 맡는 사건의 규모는 달라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14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했다. 김앤장은 4년여에 걸친 기업결합 심사와 항공 관련 인허가 자문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등 조 단위 거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상반기 국내 M&A 법률자문 시장에서는 자문금액 26조3406억원, 6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3.27%였다. 기업자문에서 출발했지만 송무와 기업형사 분야에서도 대형 사건을 맡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형사재판에 참여해 1·2·3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SK실트론 사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승소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과 메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는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를 검토하던 법률사무소의 업무는 이제 M&A와 공정거래, 국제중재, 개인정보, 기업형사로 넓어졌다. 기업이 겪는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로펌이 다루는 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 커진 영향력, 커진 감시 국내 최대 로펌이라는 자리는 사건만 많이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 정부 조사와 형사사건에 직면하면 김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법원과 검찰, 정부 부처와 규제기관 출신 전문가도 적지 않다. 김앤장의 사건 대응력이 높아지는 만큼 전관과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도 따라붙는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외부인 접촉 보고 가운데 김앤장 관련 보고는 로펌 중 가장 많은 363건이었다. 접촉 보고는 사건 관계인과의 만남 자체를 기록하는 제도여서 이 숫자가 곧 부적절한 접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기관 출신 인력을 대거 보유한 로펌이 해당 기관의 규제를 받는 기업을 대리하는 문제는 늘 감시 대상이 된다. 김앤장이 커질수록 사건 수임 못지않게 이해충돌 관리와 전관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해졌다. 고객 평가 역시 전문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조사에서 김앤장은 종합평가와 전문성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서비스 평가는 3위였고 소송비용의 합리성은 6위였다. 복잡한 사건에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은 강점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압도적인 규모가 항상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 시장이 열리기 전에 사람을 준비했다 김앤장의 53년을 보면 몇 번의 중요한 갈림길이 있었다.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시작할 때 국제금융을 키웠고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올 때 외국인투자 업무를 늘렸다. 기업 인수·합병이 본격화되기 전에 M&A 전문가를 확보했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해지자 경쟁법 인력을 늘렸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공급망, 경제안보, 글로벌 통상, 기업지배구조가 기업법무의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앤장도 이 분야에 전문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있다. 김앤장이 53년 동안 한 선택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복잡하지 않다. 기업이 법률 문제에 부딪힌 뒤 변호사를 찾았다면 김앤장은 그보다 먼저 그 문제를 다룰 사람을 준비했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에서 시작한 김앤장이 국내 최대 로펌으로 성장한 데에는 그 시간차가 있었다.
2026-09-08 08: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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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포스코, 美에 8조원 '철강 전진기지'…50% 관세 넘어 모빌리티 공급망 완성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에 총 58억 달러(한화 약 8조원)을 투입하는 대형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미국의 수입 철강 50% 관세 장벽을 현지 생산으로 넘고, 자동차강판부터 로봇·로켓 등 첨단산업용 특수강까지 공급하는 북미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 현대차·기아, 포스코는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 HPLS 부지는 약 223만평, 737만㎡ 규모다. 과거 사탕수수밭이었던 이곳에는 2029년까지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HPLS를 통해 북미에서 원료와 철강 생산부터 완성차 제조·판매까지 연결되는 현지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차세대 모빌리티를 만들어가는 현대차그룹은 물론 현지 다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을 지원하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50% 철강관세 ‘현지 생산’으로 대응…美 특수강 수요 직접 겨냥 HPLS 투자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 중 하나는 미국의 강화된 철강 무역장벽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철강 수입시장 중 하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반덤핑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에 들여오는 방식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은 아예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용 특수강을 생산해 관세 영향을 낮추고 완성차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정 회장은 “미국은 매년 1000만 톤의 고부가 특수강을 수입하는데 현지에서 이를 커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 내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철강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HPLS 철강을 모든 차종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실제 (철강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HPLS가 자리 잡는 도널드슨빌은 미국 남부 자동차 산업벨트와 연결하기에도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은 물론 GM의 텍사스, 폭스바겐의 테네시, 혼다의 앨라배마 생산거점과 접근성이 높다. 대형 철도망이 인접해 있는 데다 미시시피강을 통해 약 7만톤급 파나막스 선박의 접안이 가능해 원료 반입과 제품 출하에도 유리하다. 미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천연가스와 전력 비용도 전기로 생산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강판 넘어 로봇·로켓까지…‘첨단소재 생산기지’로 확장 현대차그룹이 HPLS에 기대하는 역할은 자동차강판 생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 회장은 “HPL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부터 발전 분야까지 주요 산업의 기초를 지지하고 한미 양국의 미래 세대를 위한 새 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HPLS에서 생산하는 고부가 특수강의 사용처를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과 로켓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로봇·AI·미래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철강 생산부터 첨단 모빌리티에 필요한 소재까지 현지 공급망 안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HPLS는 탄소저감형 자동차강판 생산거점 역할도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지에서 생산한 특수강판을 현대차·기아 차량에 직접 적용할 경우 물류와 통상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소재 단계의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협업도 주목할 대목이다. HPLS의 지분구조는 현대제철이 50%로 가장 많고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국내 철강시장에서 경쟁해 온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공동 투자자로 손을 잡은 것이다. 두 회사는 앞서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친환경 철강기술 분야에서도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을 논의해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국내에서는 경쟁자의 입장이지만 글로벌로 보면 둘 다 한국의 기업”이라며 “(HPLS 구축은) 한국 기업이 세계로 나가 서로 협력하고 우리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HPLS는 양사의 차세대 제철기술을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공동 실증무대 역할도 할 전망이다. 5400명 고용 효과…한미 제조업 협력의 새 상징 대규모 고용과 지역경제 효과도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HPLS 가동을 통해 직접 고용 약 1300명, 간접 고용 약 4100명 등 총 5400여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지방정부 역시 한국 기업의 대형 제조업 투자에 기대를 나타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현대차그룹의 투자로 루이지애나 지역 사회는 일하고 배우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이번 투자를 한미 산업협력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제철소 건설이 아닌 한미 협력의 상징”이라며 “미 주정부와 연방 정부에 이 같은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GM과 도요타그룹, 포드에 이어 점유율 4위에 올라 있다. HPLS가 본격 가동되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까지 미국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돼 북미 사업의 수직계열화 수준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한국 기업이 단순한 수출 축소가 아니라 현지 생산·투자 확대로 대응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58억 달러 규모의 HPLS가 계획대로 2029년 생산을 시작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사업은 완성차 현지생산을 넘어 철강과 첨단소재까지 품는 구조로 확장된다. 동시에 현대제철과 포스코 역시 자동차강판을 넘어 미국의 로봇·우주·AI·에너지 산업을 겨냥한 고부가 특수강 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2026-09-06 18: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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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전국 380여개 서비스망 구축…130곳서 전기차 고난도 정비
[경제일보] 한국GM(GM 한국사업장)이 전국 380여개 서비스센터를 기반으로 고객 정비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본사 기술지원 조직을 통해 신차와 정비 기술 교육, 장비 지원 등을 제공하는 한편 전기차 고전압 작업과 배터리 수리 등 고난도 정비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도 확대하고 있다. 27일 GM 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는 380여개다. 서비스센터는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로 나뉜다.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90개소,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290개소다.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에서는 자동차종합정비업 범위에 해당하는 점검과 정비, 튜닝이 가능하다. 오일·필터·배터리와 냉각장치, 타이어 등 소모품 교환부터 엔진·변속기, 전기·전자, 조향·제동 계통 수리까지 담당한다. 판금·용접·도장 등 사고 차량 수리도 이뤄진다.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290개소로 일부 구조와 장치에 대한 점검·정비·튜닝을 비롯해 오일·필터·배터리, 냉각장치, 타이어 등 소모품 교환과 엔진 주변 부품 수리 등을 맡는다. 일부 전기 계통 수리도 가능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13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는 32개소,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101개소다. 영남권은 111개소로 종합 25개소, 전문 86개소이며 호남·제주권은 64개소로 종합 13개소, 전문 51개소다. 충청권에는 50개소, 강원권에는 1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전체 서비스센터 가운데 약 130개소는 고난도 정비 역량을 갖추고 있다. 대형 모델 수리와 함께 전기차 고전압 작업, 배터리 수리 등 전문 장비와 기술이 필요한 정비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GM 한국사업장은 본사가 운영하는 정비서비스기술센터 3개소와 정비하이테크센터 1개소를 중심으로 전국 서비스센터에 대한 기술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신차 교육과 정비 기술 교육, 서비스 트레이닝을 비롯해 정비 장비 지원과 고난도 문제 차량에 대한 하이테크 기술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각 서비스센터의 정비 역량을 높이고 전국 어디서나 GM 본사 인증 기술과 표준화된 정비 절차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27 15: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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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크림서 배터리까지…'79년 전환 DNA' LG화학, 3대 엔진 가동
[경제일보] LG화학의 출발점은 거대한 석유화학 공장이 아니었다. 1947년 부산에서 만든 화장품 ‘럭키크림’이었다. 잘 팔리던 크림의 뚜껑이 쉽게 깨지자 창업주 구인회는 플라스틱에서 해법을 찾았다. 고객의 불편을 새로운 소재와 기술로 해결하려던 시도가 오늘날 LG화학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락희화학공업사는 이후 플라스틱 빗과 비눗갑을 생산하며 소재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생활용품을 팔던 회사가 제품을 구성하는 원료와 소재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후 79년 동안 되풀이됐다. 생활화학에서 플라스틱과 석유화학으로, 다시 전지와 정보전자소재·첨단소재·바이오로 주력 사업을 끊임없이 옮겼다. 석유화학 키우고, 배터리 준비한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의 중심은 석유화학으로 이동했다. PVC와 ABS 등 합성수지 사업을 확대했고 여수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에는 LG대산유화와 LG석유화학을 잇달아 합병하며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도 강화했다. 하지만 석유화학이 성장하는 동안 이미 다음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었다. LG화학은 1995년 2차전지 연구를 시작해 1997년 리튬이온전지 시제품을 만들었고, 1999년 국내 최초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외환위기로 상당수 기업이 투자를 접던 시기에도 연구를 이어간 결과였다. 이후 2009년에는 GM의 양산형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배터리가 독자적인 대형 사업으로 성장하자 회사는 다시 구조를 바꿨다. 2020년 전지사업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완제품 배터리는 떨어져 나갔지만 LG화학은 양극재 등 핵심 소재를 남겼다. 2024년에는 GM과 2035년까지 50만톤 이상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24조7000억원 규모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를 직접 만드는 회사에서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로 역할을 다시 바꾼 셈이다. 바이오도 새로운 축으로 편입했다. LG생명과학을 합병한 데 이어 2023년 미국 항암제 기업 AVEO를 인수하며 글로벌 항암 신약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석유화학에 뿌리를 두면서도 성장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축적한 기술과 자본을 새로운 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전환의 DNA’가 이끈 컨버팅 LG화학은 올해 이 같은 사업 방식을 ‘기술이 강한 컨버팅(Converting) 회사’라는 비전으로 구체화했다. 다만 회사가 말하는 컨버팅은 단순히 업종을 바꾸거나 기존 사업을 신사업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기술이 변화하는 영역에서 회사가 보유한 모든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 사업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키는 활동”이라며 “단순한 소재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축적한 원천 기술과 공정 노하우, 제품 기획·설계 단계부터 고객과 함께 맞춤형 기술과 공정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량이 경쟁력”이라며 “축적된 기술을 새로운 산업과 시장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럭키크림의 깨지는 뚜껑을 플라스틱으로 해결했던 방식과 맞닿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단순히 공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 뒤 그 기술을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이 79년 동안 반복해 온 사업 방식에 ‘컨버팅’이라는 이름을 붙인 셈이다. LG화학 역시 공식적으로 컨버팅을 단순 사업 전환이 아닌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석화의 LG에서 반도체·로봇·항암으로 다음 전환의 목적지도 구체화됐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70%를 반도체·인프라, 모빌리티·로봇, 항암 신약 등 3대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통 화학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술 장벽과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자원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인프라에서는 AI 반도체 성장에 맞춰 첨단 패키징 소재를 집중 육성한다. 패키징용 접착제와 저유전·열관리 소재, 유리기판 등이 대상이다. 기존 PID·DAF·CCL 등 전자소재 경쟁력을 토대로 2030년 관련 사업을 매출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모빌리티는 전기차에서 로봇으로 영역을 넓힌다. 로봇 구조 소재와 정밀 구동·접합 소재를 개발하고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항암 신약에서는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사업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다음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회사를 성장시킨 석유화학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장기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NCC 생산능력을 연간 270만~370만톤, 전체의 최대 25%가량 줄이는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해 12월 정부에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제출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업체인 만큼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있다. 결국 범용제품의 규모 경쟁보다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고객 산업과 밀착된 고부가 제품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한 가지 사업을 79년간 지켜온 회사라기보다 기술을 들고 성장하는 산업으로 계속 이동해 온 회사에 가깝다. 화장품에서 출발한 플라스틱 기술은 석유화학으로 이어졌고, 화학과 소재 기술은 배터리와 전자소재로 뻗었다. 이제 그 끝은 AI 반도체와 로봇, 항암 신약을 향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이 다음 전환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과 전기차 시장 변화 속에서 기존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LG화학이 말하는 ‘컨버팅’의 진짜 시험대도 여기다. 79년간 회사를 키운 전환의 DNA가 또 한 번 LG화학의 주력 사업을 바꿀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0 09: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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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 신작 'NBA 2K27', AI부터 모바일까지 총망라…'농구 게임' 경험 확장
[경제일보] 2K가 차기작 'NBA 2K27'에서 경기 플레이뿐 아니라 선수 육성, 구단 운영,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까지 게임 경험을 확장한다. 공격·수비 시스템을 전면 손질해 농구 시뮬레이션의 현실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콘텐츠와 이용 환경을 촘촘하게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19일 2K는 내달 4일 출시하는 신작 스포츠 게임 'NBA 2K27'의 주요 게임플레이와 콘텐츠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게임플레이에서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격에는 스텝-스루 업앤언더, 다이내믹 레이업 엔진, 세분화된 드리블 커스터마이징 등이 적용된다. 수비 역시 핸즈업 디펜스와 슛 컨테스트를 개편하고 수비 컷오프와 충돌 시스템을 강화했다. 실제 경기에서 발생하는 움직임과 상황을 보다 세밀하게 구현해 이용자의 조작과 선수 능력치가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높이려는 방향이다. 특히 다이내믹 레이업 엔진에는 머신러닝 기술이 활용돼 수비수 위치 등에 따라 레이업 동작을 조정하도록 설계됐다. 드리블 역시 기존 패키지 단위에서 벗어나 개별 동작을 조합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범위를 넓혔다. 단순히 그래픽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농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게임 시스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선수와 구단을 운영하는 콘텐츠도 확대된다. 'MyNBA'에는 실제 NBA의 단체협약(CBA)을 반영한 계약 협상과 GM 신뢰도 시스템이 추가되며, 최대 100년까지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 새 싱글플레이어 모드 'MyNBA 레거시'에서는 하나의 선수를 중심으로 코트 위 활약과 프런트 오피스 운영을 함께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MyCAREER' 역시 경기 외 콘텐츠를 강화한다. '불과 콘크리트'를 부제로 한 스토리는 다섯 개 시대를 배경으로 커리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시리즈 최초로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협동 모드도 지원한다. 단일 선수의 성장 과정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역사적 시대와 다른 이용자를 함께 끌어들이는 형태로 콘텐츠를 확장했다. 온라인 콘텐츠도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도시에는 여성 'MyPLAYER'가 참여할 수 있는 혼성 도시가 처음 도입되고, 크루 전용 거점인 'Crew HQ'와 'Street Kings', 'Daily Rivals' 등 신규 콘텐츠가 추가된다. 'MyTEAM'에는 플레이어 XP와 확장된 교환 시스템, 통합 경매장 등이 적용돼 보유 카드의 활용도를 높인다. 게임 밖으로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것도 이번 신작의 특징이다. 오는 21일 출시되는 'NBA 2K HQ' 앱에서는 모바일에서 MyPLAYER 빌드를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으며, 완성한 빌드를 QR 코드로 콘솔에 전송하거나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크루 관리와 채팅, 친구 목록, 리더보드 확인, 모바일 전용 보상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NBA 2K27'의 변화는 농구 경기 자체의 시뮬레이션뿐 아니라 게임을 둘러싼 이용자 경험 전체를 확장하는 데 맞춰져 진행됐다. 코트 위에서는 세밀한 조작과 현실적인 움직임을 강화하고, 코트 밖에서는 선수 육성·구단 운영·커뮤니티·모바일 서비스를 연결하면서 장기 이용 기반을 넓히는 구조로 분석된다. 2K 관계자는 "게임플레이는 공격과 수비 모두 강화된 역대 가장 균형 잡힌 완성도를 목표로 개편됐다"며 "'NBA 2K27'은 내달 4일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2, 스팀으로 출시된다"고 말했다.
2026-08-19 17: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