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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사라진 R&D 예타…AI·항공엔진 등 대형 R&D 5개 사업 첫 시험대
[경제일보] 정부가 18년 만에 국가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폐지한 뒤 도입한 맞춤형 사전점검제도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AI·미래차·수소·항공엔진·우주감시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대형 사업 5건이 새 제도의 첫 구축형 심사 대상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제1회 구축형 연구개발사업 심사위원회를 열고 올해 1차 사업추진심사 대상 5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국가 과학기술정보 AI·컴퓨팅 허브센터, AI모빌리티 종합 실증 콤플렉스, 대용량 그린수소 생산 기술개발 및 실증, 첨단항공엔진 국산화 기술개발(K-ENGINE), 레이더우주감시체계다. 이번 심사가 주목되는 것은 단순히 절차 하나가 바뀐 것이 아니라 대형 R&D 투자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8년 도입된 R&D 예타는 대규모 사업의 경제성과 기술성 등을 사전에 따졌지만, 사업 기획부터 통과까지 평균 3년 이상 걸려 기술 변화가 빠른 AI·우주 분야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를 폐지하는 대신 1000억원 이상 대형 R&D를 연구형과 구축형으로 나눠 심사하도록 했다. 1000억원 미만 사업은 별도 예타 없이 일반 예산편성 절차로 추진하고, 1000억원 이상 연구형은 5~6개월가량 전문검토를 거친다. 대형 연구시설이나 우주 체계개발처럼 실패 비용이 큰 구축형 사업은 기본계획과 사업 준비 정도를 단계적으로 살펴 재정 통제를 유지한다. 첫 심사 대상은 정부가 어디에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하려는지도 보여준다. AI·컴퓨팅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실증 기반부터 국산 그린수소 생산, 항공엔진 독자기술, 24시간 우주물체 감시체계까지 기술 자립과 산업 경쟁력 확보가 공통분모다. 5개 사업은 앞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검토단에서 약 8개월간 검증을 받는다. 현장 집중검토와 3개월 이상의 심층검토를 거쳐 기술 준비도와 사업계획의 구체성, 투자 규모 등을 따진다. 사업부처와 검토단의 소통도 기존 예타보다 확대한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 역점 사업이 적시에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제도의 성패는 단순히 ‘예타 폐지로 얼마나 빨라졌느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사업 속도를 높이면서도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의 기술성과 사업비를 얼마나 촘촘하게 검증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5개 사업의 심사 기간과 조정 결과가 향후 대형 R&D 투자제도의 첫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2026-09-04 17: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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