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2건
-
최태원 "가만히 놔두면 다 추격"…중국 메모리 공세에 증설 속도전
[경제일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생산시설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투자 확대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최태원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8회 상하이시 시장 국제기업가 자문회의' 행사장에서 SK의 반도체 전략과 투자 방향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과 관련해 연합뉴스와 만나 "중국이나 미국 마이크론이 더 빠른 속도로 증설해버리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어 익스팬션(확장)을 빨리빨리 해야 한다"며 "수요는 엄청나게 있는데 공장을 못 늘리면 그게 문제이며 우리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생산시설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은 AI 산업 성장으로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D램, 양쯔메모리(YMTC)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해온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최 회장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경계했다. 그는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고, 가만히 놔두면 다 추격된다"며 "경쟁을 세게 붙어야 하는데 중국 시장에서 우리는 익스팬션이 안 되고 있으니까 중국 시장을 놓고는 별로 경쟁이 잘 안 된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쟁 업체의 공급 증가에 대비하는 전략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가 곧바로 시장점유율 방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모리 제품별 기술 경쟁력과 수율, 고객사 확보, 투자비 회수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범용 D램·낸드플래시는 수요 구조와 경쟁 구도가 다른 만큼 제품군별 대응 전략이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와 함께 해외 생산거점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회장은 일본 등 해외 공장 증설 가능성에 대해 "스터디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지역이나 규모,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9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공항을 방문해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병행해 추가 팹 조성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호남 클러스터를 비롯한 추가 생산시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부지 확보뿐 아니라 전력·용수 공급, 인력 확보, 인허가 등 기반 여건도 갖춰져야 한다. 기존 생산시설과 신규 시설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투자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도 향후 증설 계획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존 물레나르 위원장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은 "별로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막는다고 해서 중국의 반도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별로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며 "CXMT와 YMTC가 무서운 속도로 계속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규제하는 것만으로 경쟁을 제한하기보다는 국내 기업도 생산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도체 증설과 별도로 SK는 중국 내 AI 사업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 발표에서 SK가 반도체·배터리·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중국에 약 600억 달러(약 80조5600억원)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5년간 중국에서 주요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SK 측은 최 회장 명의로 발표한 자료에서 상하이에 AI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바이오의약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SK는 AI 풀스택 역량과 글로벌 협력망을 바탕으로 중국의 AI·첨단산업 생태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산업의 기술 변화와 사업 기회를 파악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상하이가 AI 시대의 혁신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민한 규제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낡고 과도한 규제뿐 아니라 불명확한 규제가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장기적인 협력과 투자를 위해 정책 및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상하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10-11 17:48:42
-
-
-
가입자 넘어 글로벌 AI 고객으로…SKT, AIDC로 성장판 넓힌다
[경제일보]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AIDC)를 통해 성장의 무대를 넓히고 있다. 국내 가입자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던 사업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AI 기업에 연산 인프라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 구축한 데이터센터로 세계 AI 수요를 끌어들이는 것이 출발점이다. SKT는 2029년부터 5GW(기가와트) 규모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시장 수요와 전력·부지 확보 여건에 맞춰 2035년 최대 15GW까지 확대하는 장기 계획을 제시했다. 한꺼번에 대규모 시설을 짓는 것이 아니라 울산을 시작으로 수요가 확인되는 지역에 전력과 부지를 확보하고 거점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도록 짜인 로드맵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이 계획을 사업으로 옮기는 기반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SK그룹과 15년 전략협력을 바탕으로 울산에 AI 존(AI 연산용 클라우드 인프라)을 구축한다. 2027년 첫 가동이 목표다. SK가 건설을 주도하고 AWS가 AI 존을 독립 운영한다. 엔비디아와는 국내에 최대 2GW 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도입과 투자 협력을 추진한다. 앤트로픽과는 국내 GW급 AIDC 구축 협력, 오픈AI와는 서남권 전용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대규모 시설을 장기간 이용할 고객을 확보하면 향후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해진다. SKT도 자체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 투자, 고객 장기계약, 프로젝트금융을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금융은 사업의 미래 수입을 토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실행 조직은 기존 시설 운영과 신규 개발로 나눴다. SK브로드밴드에서 분할할 SK호라이즌은 내년 1분기 설립이 목표다.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개와 울산·구로 등 건설 중 시설을 포함한 318MW(메가와트) 규모 인프라 확장을 맡는다. SKT는 SK호라이즌에 대해 KKR·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3조800억원 규모 투자 본계약을 체결했다. 단계적 투자 완료 후에도 51% 지분으로 경영권을 갖는다. 별도 사업개발회사 SK하이퍼에는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해 부지·변전소 확보와 고객 유치, 사업화를 맡긴다. 이렇게 확보한 시설을 글로벌 고객의 장기 수요로 채울 수 있다면 SKT의 성장 기반도 달라진다. 통신 매출은 국내 가입자 수와 요금제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AIDC는 세계 AI 기업의 연산 수요를 국내 사업으로 가져올 수 있다. 고객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확대할 때 필요한 컴퓨팅 용량을 공급하면서 반복 매출을 쌓는 방식이다. 그룹 안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이 비교 대상이다. 하이닉스가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성장했듯 SKT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GPU·통신망을 묶은 인프라로 글로벌 사업 기반을 넓히려 한다. 반도체에 연산 인프라가 더해지면 SK그룹이 세계 AI 시장에서 얻는 수익원도 다양해질 수 있다. 앞으로 확인할 성과는 해외 고객과 계약한 용량, 실제 가동률, 투자금을 회수하며 남기는 이익이다. 울산에서 시작한 협력이 다른 거점의 장기계약으로 이어질수록 AIDC의 사업성도 선명해진다. 국내 통신 1위의 운영 경험을 글로벌 AI 기업의 반복 수요로 연결하는 것, SKT가 데이터센터를 통해 만들려는 다음세대의 성장의 모습이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10 07:52:10
-
-
-
메모리 넘어 AI 연산 허브로…네이버·SK AI 패권전 뛰어들다
[경제일보] 한국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모델·서비스를 잇는 초대형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는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소버린 AI 팩토리 운영자'를, SK그룹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함께 맡는 'AI 인프라 공급자'를 지향한다. 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총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생산 협력과 약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를 비롯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참여했다. 한국을 메모리 반도체 수출국에서 AI 연산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실행 구상이다. ◆ 네이버, '각 세종' AI 연산 수출기지로 네이버는 엔비디아,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확대를 추진한다. 세종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적용하고 초기 구축 규모를 55MW에서 200MW로 확대한다. 네이버는 이를 엔비디아 GPU 약 10만개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룩필드가 독점 자본 파트너로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고 엔비디아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구조다. 실제 브룩필드 조달 규모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 네이버가 부족분을 부담한다. 시설에는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하이퍼클로바X와 네이버클라우드, 검색·쇼핑·지도 서비스,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도시 거리뷰와 공간 데이터를 활용한 '서울 월드 모델', 네모트론 기반 오픈모델, AI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GPU 임대를 넘어 모델 개발과 학습, 기업용 AI 서비스 운영까지 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 자체 AI 역량 확보를 추진하는 해외 국가와 기업까지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소버린 AI가 국산 기술만으로 구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 GPU와 컴퓨팅 플랫폼은 엔비디아 기술에 의존한다. 네이버가 강조하는 주권은 데이터와 AI 모델의 통제권, 국내 운영 환경을 확보하는 데 있다. 향후 국산 NPU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수용하고 국내 AI 스타트업과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개방하느냐가 생태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 SK, HBM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수직계열화 SK그룹은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묶는 전략을 내세웠다. 정부는 SK와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 규모를 7500억달러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SK가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 협력은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LOI로 AI 메모리 공급과 최대 2GW AI 팩토리 구축을 포함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DSX를 기반으로 2027년부터 AI 팩토리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SK하이닉스 HBM4가 탑재된 베라 루빈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버린 AI와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기업용 서비스를 위한 컴퓨팅 자원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HBM 공동 최적화를 추진하고 MS 데이터센터에 서버용 AI 메모리를 장기 공급한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국내 GW급 데이터센터 협력 MOU를 체결했고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의 경쟁력은 수직계열화다.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고 SK텔레콤과 SK하이퍼가 부지와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개발을 맡으며 SK브로드밴드가 네트워크와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다. 메모리 판매를 넘어 AI 연산 자원을 서비스하는 반복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관건은 전력 인프라다. 정부 계획대로 2029년까지 5GW, 장기적으로 15GW까지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려면 대형 발전소 여러 기에 맞먹는 전력이 상시 필요하다. 송전망과 변전소, 용수·냉각 설비, 인허가가 지연되면 GPU를 확보해도 시설을 제때 가동하기 어렵다. SK하이퍼의 자체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고객의 장기 사용 계약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외부 투자 유치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협력은 AI 경쟁의 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전력과 메모리, 냉각, 네트워크, 운영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빅테크는 안정적인 HBM 공급과 아시아 컴퓨팅 거점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은 GPU와 글로벌 자본,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번 발표에는 확정 투자뿐 아니라 장기 공급계약과 양해각서(MOU), 투자의향서(LOI)도 포함돼 있어 실제 투자 규모와 일정은 계약 이행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의 성패는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고객 확보에 달려 있다. 네이버와 SK가 구축하는 AI 팩토리에 제조·금융·로봇·공공 분야의 수요와 해외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전력망 확충과 국산 AI 반도체 참여, 중소기업의 컴퓨팅 접근성 확보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넘어 아시아 AI 컴퓨팅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8 07:50:02
-
최태원 "전속력 AX"…SK, '1인 1 AI 에이전트'로 일하는 방식 바꾼다
[경제일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쓰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사업 포트폴리오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올해 포럼은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첫 행사로,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AX의 출발점을 ‘일의 재정의’로 봤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도입 자체보다 어떤 업무를 바꾸고 어떤 성과로 연결할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가 제안한 핵심 실행 도구는 ‘1인 1 AI 에이전트’다. 최 회장은 “지금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 조직 전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업무 효율을 높이는 ‘나의 AI’에서 벗어나 조직 지식과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자신도 여러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각 계열사 경영진과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도록 하겠다”는 언급은 상징적이다.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 현장 소통 방식까지 AI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 회장이 말한 AX의 본질은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이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 “AX는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AI를 별도 혁신 프로젝트가 아니라 비용, 생산성, 품질, 속도를 바꾸는 경영 기본기로 보겠다는 시각이다. SK의 AI 전략은 그룹 포트폴리오와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까지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에너지 계열사의 전력·전기화 역량을 하나의 AI 가치사슬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 비전은 이미 대외 협력으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SK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도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협력, SK텔레콤의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AI 시대의 병목이 GPU만이 아니라 메모리,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넓어지고 있는 만큼 SK가 가진 산업군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하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의 메시지는 SK의 미래를 ‘AI 인프라 그룹’으로 재정의하려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 SK가 반도체, 통신, 에너지, 화학, 바이오 등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이 자산을 AI라는 공통 축으로 다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앞단을 맡고 SK텔레콤이 AI 클라우드와 서비스 접점을 만들며 에너지 계열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과제도 분명하다. AX가 조직 성과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가 연결돼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의사결정과 현장 운영에 들어가면 보안, 권한, 책임, 검증 체계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 AI를 많이 쓰는 것과 AI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최 회장이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 인프라 경쟁은 속도전이다. 메모리 공급을 늘리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을 확보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빅테크와 협상할 수 있다. 내부 운영 혁신이 늦어지면 외부 사업 기회도 놓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스카이(SKAI)’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 논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 발표하고 AI 패널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는 SK가 AI를 보여주기식 기술이 아니라 실제 회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넣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의 미래는 이제 반도체 한 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 시대의 승자는 칩을 만들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전력을 조달하고, 기업과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전 과정을 묶는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의 AX 주문은 SK 구성원에게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요구이고 시장에는 SK가 AI 인프라 전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겠다는 신호다. ‘1인 1 AI 에이전트’가 구호를 넘어 생산성, 비용 절감, 신사업 매출로 이어질 때 최태원의 AI 비전은 그룹의 다음 성장 공식이 될 수 있다.
2026-06-14 11:00:09
-
-
SK·엔비디아 '깐부 회동'…젠슨 황 "More HBM"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다시 ‘깐부 회동’을 갖고 SK와의 AI 동맹을 재확인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을 넘어 AI 인프라, AI-RAN, 피지컬 AI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황 CEO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 회장과 치맥 만찬을 했다. 지난 5일 홍대 삼겹살집에서 열린 ‘삼소 회동’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최 회장을 만난 것이다. 이날 회동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담당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SK그룹 AI·반도체 핵심 경영진이 함께했다. 엔비디아 측에서는 황 CEO와 배우자 로리 황 여사, 장녀인 매디슨 황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등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SK와 엔비디아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도 이어졌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황 CEO에게 T1 선수단 전체의 친필 사인이 담긴 후드 집업을 깜짝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앞서 홍대 T1 베이스캠프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 T1 선수단을 만나 e스포츠와 한국 게임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회동의 중심은 결국 AI 반도체였다. 황 CEO는 현장에서 “More HBM”을 외치며 HBM 수요 확대를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의 핵심 공급사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과 베라 CPU,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질수록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역량은 더욱 중요해진다. SK텔레콤과의 협력도 관전 포인트다. 엔비디아는 최근 이동통신망에 GPU 컴퓨팅을 결합하는 AI-RAN을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로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피지컬 AI, 디지털 트윈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엔비디아와의 접점이 넓다. 앞서 엔비디아는 GTC 타이베이에서 SK텔레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SK그룹과 엔비디아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 회장과 황 CEO 회동 뒤 새로운 AI 협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HBM 공급 확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AI-RAN, 피지컬 AI 협력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친목 자리가 아니라 SK그룹의 AI 전략이 엔비디아 생태계와 어떻게 맞물릴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깝다. SK하이닉스가 HBM으로 AI 반도체 공급망을 지탱하고, SK텔레콤이 AI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맡는 구조가 구체화될 경우 SK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더 굳힐 수 있다.
2026-06-07 22:46: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