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매일 수차례 바늘로 손가락을 찌르던 당뇨 환자들의 고통이 기술의 진보로 사라지고 있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연속혈당측정기(CGM) 시장에 뛰어들며 단순한 약물 처방을 넘어 환자의 24시간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속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00억원 수준에서 2023년 5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어 2024년에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당뇨병 인식 개선에 힘입어 8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25년에는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성장은 1형 당뇨 환자에 국한됐던 사용층이 2형 당뇨 및 비만 관리 목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정밀 제조 기술과 IT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제품들이 동남아와 중동, 유럽 시장에서 기존 중국산을 대체할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독은 전통적인 당뇨 치료제 강자로서 확보한 영업망과 데이터를 제품에 녹여냈다. 한독의 '바로잰 핏'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노 코딩(No coding)' 기술과 블루투스 기반의 실시간 공유 시스템이다. 특히 전용 앱은 단순히 수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식단과 운동량에 따른 혈당 변화를 인공지능(AI)이 정밀 분석해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환자가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디지털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환자가 자신의 생활 습관과 혈당 사이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GC녹십자의 진단기기 전문 계열사인 GC녹십자엠에스가 선보인 'GC Fit(지씨 핏)'은 ‘데이터의 연결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GC녹십자엠에스는 계열사인 GC케어가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와 이 기기를 연동시켰다.
환자가 기기를 통해 혈당을 측정하면 수치는 즉시 클라우드로 전송돼 과거의 검진 기록과 비교 분석된다. 단순히 현재 수치가 높은지를 보여주는 1차원적 정보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 추이를 바탕으로 당뇨 합병증 위험도나 생활 습관 교정 방향을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단순히 현재 수치가 높은지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 추이를 바탕으로 당뇨 합병증 위험도나 생활 습관 교정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당뇨 확진자뿐만 아니라 당뇨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당뇨 전 단계’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꼽힌다.
HLB라이프케어는 최근 식약처 허가를 받은 차세대 CGM '피코링'을 통해 정밀도와 휴대성에서 '초격차'를 실현했다. 피코링은 이름처럼 100원 동전보다 작은 크기에 무게는 고작 2.16g에 불과하다. 이는 현존하는 연속혈당측정기 중 가장 작고 가벼운 축에 속해 활동량이 많은 환자나 피부 예민도가 높은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착용감을 제공한다.
피코링의 진가는 정밀도에서 드러난다. 연속혈당측정기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MARD(평균 절대 상대 오차)를 8.66%까지 낮췄다. MARD 수치는 낮을수록 정확도가 높음을 의미하는데 8%대의 벽을 깼다는 것은 글로벌 선두 기업인 미국의 덱스콤이나 애보트의 최신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HLB라이프케어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출시 가격을 경쟁사 대비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가성비 전략을 병행, 외산 장악 구도를 빠르게 무너뜨리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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