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을 '채굴'이 아닌 '제조' 방식으로 확보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메탄가스를 활용한 흑연 생산 기술을 도입하며 음극재 원료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흑연 제조 기업 몰튼(Molten)과 메탄가스를 활용한 천연흑연 음극재 원료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기존 광산 채굴 중심의 흑연 확보 방식에서 벗어나 화학 공정을 통해 원료를 생산하는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몰튼은 메탄가스를 열분해해 흑연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양사는 몰튼이 생산한 흑연을 포스코퓨처엠이 자회사 퓨처그라프를 통해 구형흑연으로 가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종공장에서 음극재를 생산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도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서 흑연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현재 음극재용 천연흑연은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불안과 가격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화를 추진하면서 흑연 확보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흑연 수출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대체 원료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메탄 기반 흑연 생산은 이러한 공급망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된다. 광산 채굴 없이도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메탄을 활용해 생산한 흑연은 금속 불순물 함량이 낮아 정제 공정을 줄일 수 있어 전체 생산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천연흑연은 채굴 이후 정제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구조였다.
또한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수소는 전력 생산이나 수소환원제철 등 다른 산업 공정에 활용할 수 있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과 배터리 소재 사업을 연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원료 생산부터 소재, 철강 공정까지 에너지와 자원을 순환시키는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배터리 원료 확보 전략의 전환 신호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광산 확보와 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원료를 확보해 왔다면 앞으로는 제조 기반 원료 확보 방식이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터리 시장 성장과 함께 음극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원료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합성흑연과 천연흑연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메탄 기반 흑연 생산이 상업적으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생산 규모 확대와 경제성 확보 여부가 시장 확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배터리 소재 시장이 '채굴 중심'에서 '제조·공정 중심'으로 점차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원료 확보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기업 간 기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영준 포스코퓨처엠 연구소장은 "기존에는 광산에서 채굴하는 흑연에 의존해왔으나 양사가 보유한 원료·소재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핵심 원료를 확보하면 원료 공급망 다변화와 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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