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위 선종’이라는 단어를 발견하면 대다수 수험생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암은 아니라는데 그대로 두자니 찜찜한 이 병변의 정체는 무엇일까. 전문의들은 위 선종을 암으로 가기 직전의 단계인 ‘전암 병변’이라 부른다. 지금 당장은 양성 종양일지 몰라도 방치하면 언제든 위암이라는 시한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위 선종이 무서운 이유는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신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검사 도중 시행하는 작은 조직검사에서 선종으로 진단되더라도 실제 내시경적 절제술을 통해 병변 전체를 떼어내 정밀 분석하면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위 선종으로 진단된 병변 중 약 22%가 최종 조직검사에서 조기 위암으로 확인됐다. 즉 5명 중 1명꼴로 이미 암이 진행 중임에도 초기 검사에서는 선종으로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병변의 일부만을 떼어내는 조직검사의 한계 때문이다. 따라서 선종 진단을 받았다면 ‘암이 아니니 다행’이라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전체 병변을 제거해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위 선종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은 만성 위염에서도 흔히 나타나기에 환자가 스스로 선종을 의심해 병원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 국가검진이나 개인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된다.
문제는 육안 식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위 선종은 내시경 상에서 약간 튀어 올라 있거나(융기), 반대로 움푹 파인(궤양) 형태를 띠기도 하지만 평범한 위 미란(점막이 살짝 벗겨진 상태)이나 장상피화생(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는 현상)과 구분이 매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다양한 ‘영상 증강 기법’이 도입됐다. 특수 광원을 이용해 미세혈관 구조와 점막 표면의 패턴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광학 기법이나 병변을 수십 배 확대해 세포 수준까지 들여다보는 ‘세포 내시경’ 등이 동원된다.
김 교수는 “기기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미세한 병변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의료진의 숙련도와 경험이 진단의 성패를 가른다”고 강조했다.
위 선종의 표준 치료는 ‘내시경적 절제’다. 배를 가르는 수술 대신 내시경을 항문이나 입을 통해 삽입해 환부를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내시경 점막 하 박리술(ESD)’이다. 이는 조기 위암 치료에도 쓰이는 표준 기법으로 내시경 끝에 달린 특수 칼을 이용해 병변 아래의 점막하층을 포를 뜨듯 정교하게 잘라낸다.
병변의 크기가 1.5cm 미만으로 작고 모양이 단순하다면 좀 더 간편한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시경 시술은 전신마취의 부담이 적고 흉터가 남지 않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위 기능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암의 싹’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위 선종을 제거했다고 해서 모든 숙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위 환경 자체가 암이 생기기 쉬운 상태라면 언제든 새로운 선종이나 암이 돋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암 위험을 높이는 3대 요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흡연, 그리고 잘못된 식습관이 꼽힌다.
특히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위암 발생의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위 선종 절제 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추후 위암 발생률이 약 12%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짠 음식(고염식), 탄 음식, 가공육(붉은 고기) 등을 즐기는 식습관은 반드시 교정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위 점막을 자극하고 세포 변이를 유도해 선종 발생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위 선종의 조기 발견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다. 우리나라는 국가검진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에게 2년마다 위내시경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빠짐없이 받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만약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의 전단계로 알려진 ‘장상피화생’ 소견이 있거나 이미 위 선종을 제거한 과거력이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검사 주기를 1년 단위로 좁혀야 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 세포가 오랫동안 염증에 노출돼 장 세포처럼 변한 상태로 암 발생 위험을 수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신희 교수는 “위 선종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당장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다 수년 뒤 이미 손을 쓰기 어려운 위암 상태로 병원을 찾는 사례를 경험한 적 있다"며 "검진 결과지에 ‘위 선종’이나 ‘위 이형성증’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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