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자치구 행정이 눈에 띄게 움츠러들고 있다. 대형 신규 사업은 자취를 감추고 유지보수 중심의 일상 업무에 행정력이 집중되는 흐름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계약 정보 공개 시스템인 ‘서울계약마당’ 분석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 서울 8개 자치구의 5억원 이상 대형 계약은 104건으로 집계됐다. 총액은 1329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급격한 위축이다. 2025년 동일 기간 8개 자치구의 대형 계약은 185건 3274억원에 달했다. 건수는 44% 줄었고 예산 규모는 60% 가까이 감소했다.
감소 폭보다 더 뚜렷한 변화는 내용이다. 올해 체결된 계약의 상당수는 하천 정비 이면도로 복구 가로등 유지보수 폐기물 수거 등 반복적 유지관리 업무에 집중됐다. 복합청사 건립 교육지원센터 신축 상권 활성화 사업 등 신규 투자 성격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강남구를 비롯해 종로 중구 중랑 강동 관악 양천 구로 등 조사 대상 자치구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강남구조차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시설 관리와 민원 대응에 행정력을 배분하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선거 변수에 따른 리스크 회피가 자리 잡고 있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규 대형 사업을 추진할 경우 선심성 행정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시비나 감사 리스크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차기 단체장 교체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행정 기조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 사업을 확정할 경우 정책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 비용과 책임 논란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결국 자치구들은 굵직한 결정을 뒤로 미루고 필수 유지관리 업무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차기 단체장 취임 이후로 판단을 넘기는 ‘대기 전략’이다.
문제는 행정 공백이다. 선거를 이유로 정책 추진이 지연될 경우 지역 발전 사업은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행정은 선거와 무관하게 지속돼야 한다는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선거 국면 속에서도 행정이 흔들림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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