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며 기판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서버 수요 급증 속 '반도체 패키징 기판'이 새로운 병목으로 부상하면서 선제적 증설을 통한 시장 선점 전략으로 해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12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FC-BGA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베트남 법인 설립 당시 투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사실상 두 번째 공장 구축에 준하는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기판이다. FC-BGA는 AI 서버, 고성능 컴퓨팅(HPC)용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고부가 패키징 기판으로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동시에 전력·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GPU·AI 가속기처럼 연산 성능이 높은 칩일수록 고밀도·고다층 구조의 기판이 필요해 기술 난도가 높다.
최근 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 같은 고사양 기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투자 규모가 큰 탓에 공급이 빠르게 늘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배경에는 AI 인프라 경쟁이 존재한다. 데이터센터 확장과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와 AI 칩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병목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첨단 공정이나 메모리가 핵심 변수였다면 현재는 패키징과 기판까지 경쟁 축이 확장된 것이다.
특히 AI 칩은 고속 데이터 처리와 발열 관리가 중요해 기존 반도체보다 훨씬 정교한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FC-BGA는 단순 부품을 넘어 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전략은 명확하다.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기판이라는 핵심 포지션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반도체 관련 칩과 테슬라 AI 칩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고객사와의 기술 협업,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FC-BGA는 고객사 인증과 품질 검증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지속적인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선택한 점도 주목된다. 베트남은 인건비 경쟁력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전자·반도체 생산기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미 해당 지역에서 생산 기반을 구축해온 만큼 추가 투자에 따른 효율성과 확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AI 반도체 시장은 성장성이 높지만 고객사 의존도가 크고 수요 변동성도 존재한다. 또한 고부가 기판 시장은 일본, 대만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어 기술 경쟁 역시 치열하다.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산업 특성상 수요 변화에 따른 투자 회수 리스크도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은 더 이상 칩 설계와 생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패키징과 기판까지 포함한 전체 공급망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이번 투자는 그 흐름 속에서 기판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이지만 성능을 결정짓는 요소, AI 시대 반도체 경쟁의 또 다른 전장이 기판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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