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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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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어디에 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4-17 07:54:21

수사 넘어 정보와 기술까지 확대되는데 통제 장치는 여전히 미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검찰 권한을 줄이는 데는 속도가 붙었지만 그만큼 커진 경찰을 누가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는 여전히 선명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권한은 넓어졌는데 견제가 따라오지 못하면 국가 권력의 균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물음도 결국 하나다. 커지는 경찰 권력을 통제할 장치는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는 질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형사사법 절차의 출발점이 됐고 국민과 가장 넓게 맞닿아 있는 국가기관이 됐다. 사건 접수부터 초동 대응, 강제수사와 불송치 결정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권리와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다. 거대한 권한이 이미 현실이 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권한 확대에 비해 외부 통제 장치는 더디게 움직여 왔다는 점이다. 국가경찰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실질적 견제 기구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적지 않다. 자문기구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고 제도 개선 논의도 늘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했다. 같은 처방이 수년째 되풀이된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
 

우려는 수사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경찰은 정보 기능 재정비와 방첩 수사 강화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 범죄와 안보 환경이 달라진 만큼 필요한 대응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보 권한은 늘 신중해야 한다. 수집 대상과 범위가 넓어질수록 시민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 정보경찰 논란이 남긴 상처를 아직 잊지 않고 있다.
 

기술 권력의 확대는 또 다른 과제를 던진다. 경찰은 인공지능을 수사 지원과 민원 서비스, 내부 업무 체계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치안 현장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일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다만 기술은 만능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위험을 판단하는지,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술 도입 속도만큼 검증 장치와 책임 기준도 함께 세워져야 한다.
 

이 지점에서 자치경찰제의 미완성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역 치안을 지방이 책임지려면 권한과 인사, 재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국가경찰 틀 안에서 일부 사무만 나눈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자치경찰이 이름에 그친다면 새로 늘어나는 권한 역시 다시 중앙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의 다양성과 주민 통제라는 자치의 취지도 그만큼 약해진다.
 

경찰 견제가 왜 중요한지는 정치적 중립의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국가 권력이 정치와 결합하는 순간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가장 먼저 위축된다. 경찰은 어느 정권의 도구도 되어서는 안 된다. 법과 원칙에만 충성하는 조직이라는 신뢰가 흔들릴 때 민주주의의 토대 역시 함께 흔들린다.
 

물론 지금도 개별 사건을 다툴 절차는 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 절차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는 사후적 통제에 가깝다. 잘못된 처분 하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장치와 조직 전체의 권한 팽창을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제도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거대한 권력을 작은 절차 몇 개로 통제할 수는 없다.
 

경찰이 강해지는 것 자체를 문제 삼자는 뜻은 아니다. 범죄는 더 지능화됐고 사이버 위협과 국제 범죄는 빠르게 늘고 있다. 재난 대응 역량과 첨단 수사 능력도 필요하다. 권한 확대가 필요한 시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권한 확대와 견제 강화는 서로 반대말이 아니다. 오히려 권한이 커질수록 견제는 더 정교하고 강해야 한다.
 

이제 국회와 정부가 답해야 한다.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적 의결기구로 키울 것인지, 자치경찰제를 현장 권한을 가진 제도로 바꿀 것인지, 정보 기능과 인공지능 운용을 어떤 방식으로 외부 통제 아래 둘 것인지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검찰을 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경찰을 키워 놓고 정작 그 경찰을 감시할 장치를 비워 둔다면 권력 개편은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두려운 경찰이 아니다. 믿을 수 있는 경찰이다. 더 많은 권한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먼저 아는 경찰이다. 수사와 정보, 기술을 함께 쥔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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