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기 위한 법령 개정 요구를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뿐 아니라 이주비 대출, 용적률, 조합설립 요건 등 사업 전반의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줄이고 도심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10개 법령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건의안은 규제 완화와 사업성 개선, 기간 단축, 주민 권익 보호 등 4개 분야 10개 과제로 구성됐다. 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속도 제고 필요성이 커진 만큼 현장에서 확인된 제도적 걸림돌을 정부에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의 면담과 실무협의체, 정비사업 추진 주체와의 정책협의회를 통해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해 왔다.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이주비가 주택 매입 자금이 아니라 공사 기간 중 조합원의 원활한 이주를 위한 사업 자금이라는 점을 들어 LTV를 70%까지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주비 부족은 정비사업 착공 일정과 직결된다. 부족분을 시공사 지급보증을 통해 조달하더라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고 시공사 재무 여건에 따라 추가 대출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이주 단계의 자금 부담을 줄여야 사업 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도 건의안에 포함됐다. 3년 한시적으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을 완화하고 소규모 정비사업의 제한 시점을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로 늦추면 주민 동의율 확보와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사업성 개선 방안으로는 공공 정비사업에 적용되는 법적상한 용적률 완화 혜택을 민간 정비사업까지 확대해 법적상한 용적률의 12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재개발 사업에서 용적률 완화를 받기 위해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도 재건축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재 재개발은 용적률 완화를 받기 위해 완화 용적률의 최소 50% 이상을 국민주택규모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재건축은 이 비율이 30%다. 서울시는 같은 정비사업임에도 재개발과 재건축 간 부담 차이가 크다며 형평성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택지개발지구 내 공원·녹지 확보 기준 완화도 요구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서는 용도지역 상향에 따라 공공기여된 임대주택이 법적상한용적률 확보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중복 산정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절차 개선도 핵심 과제다. 서울시는 재건축에 적용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기준을 재개발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재건축 조합설립 동의율은 75%에서 70%로 낮아졌지만 재개발은 여전히 같은 수준의 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토지등소유자에게 알리는 사전 통지 기간은 60일에서 30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은 통합심의를 선행할 수 있도록 하고 시공자 등 주요 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경쟁입찰이 1회만 유찰돼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계약 기준 개선을 요청했다.
주민 권익 보호 장치도 포함됐다. 조합원 명부 공개 과정에서 개인 전화번호는 사전 동의가 있을 때만 공개하도록 해 사생활 침해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준공 이후 공공보행통로와 주민공동시설 개방 등 인허가 조건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 개정도 함께 건의했다.
이번 건의는 서울시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중앙정부에 다시 압박하는 성격이 강하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는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공유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 규제와 용적률, 조합 절차, 공공기여 기준 등 세부 제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라며 “현장에서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절차를 합리화해 보다 신속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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