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카드업계가 수십조원대 미사용 포인트의 지역화폐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환산 기준 마련과 재원 확보 등 온전한 제도 안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Gemini]
[경제일보] 정부와 카드업계가 수십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사용 카드·멤버십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제도가 안착하려면 비금융사 포인트의 합리적인 환산 기준을 마련하고 추가 인센티브 지급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 포인트 잔액은 2조9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쇼핑 적립금이나 항공 마일리지 등을 모두 더하면 전체 방치 포인트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결제나 멤버십 가입 과정에서 쌓인 뒤 쓰이지 않는 수십조원 규모의 포인트를 지역 소비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협의체를 꾸려 구체적인 제도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부처들은 제도 설계를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여신금융협회와 주요 카드사 관계자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여러 곳에 흩어진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카드 업계는 지난 10일 기초적인 연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카드 포인트를 넘어 통신사와 항공사 마일리지, 쇼핑 적립금 등 다양한 포인트를 모두 아우르려면 정부 차원의 통합 전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카드업계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전환 서비스 도입과 적용 지역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NH농협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와 제휴를 맺고 1포인트당 1원의 비율로 지역화폐 전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2일 전환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전국 18개 지방자치단체에 자사 포인트인 'KB포인트리'를 연계했다. KB국민카드는 천안사랑카드나 경주페이 등과 연동해 월 최대 10포인트리까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카드형 지역화폐인 '인천e음'에도 전환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다른 카드사들 역시 대행사들과 협력해 관련 서비스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실제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쟁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큰 과제는 환산 기준 설정이다. 카드 포인트는 쉽게 계좌로 입금할 수 있어 가치 산정이 명확하다. 반면 현금 교환이 어려운 비금융사 멤버십 포인트는 기업마다 유효기간이나 부채 인식 방식이 달라 일괄적인 전환 비율을 정하기 까다로운 상황이다. 포인트를 마케팅 자산으로 써온 유통업계의 반발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정책 실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유인책 마련도 쟁점으로 꼽힌다. 이미 손쉬운 현금화 제도가 구축된 카드 포인트를 사용처가 제한된 지역 상권으로 유도하려면 추가적인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가 전환을 선택할 때 캐시백이나 별도의 할인 혜택을 얹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투입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통합 전산망 연동 △합리적인 환산 비율 산정 △재원 확보 등 다양한 선결 과제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방 경제 활성화와 지역 상권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자 대행사와 제휴해 지역화폐 전환 서비스를 마련했다”며 “자사 포인트의 쓰임새를 지속적으로 넓혀 앞으로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러 상생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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