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한 달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점유율은 16%에 그친 반면 중국은 80%를 넘어섰다. 다만 월별 발주량 변화만으로 조선·해운 시황의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의 물량 경쟁보다는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357만CGT(137척)로 집계됐다. 전월 803만CGT보다 56% 감소했고 지난해 같은 달 455만CGT와 비교해서도 22% 줄었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57만CGT(21척)를 수주해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중국은 290만CGT(111척)로 전체 물량의 81%를 가져갔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 세계 발주량의 97%를 차지했다.
다만 올해 전체 흐름으로 보면 선박 발주 시장이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1~7월 전 세계 누적 수주량은 5093만CGT(1778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95만CGT보다 65% 증가했다. 한국도 870만CGT를 수주하며 전년 동기보다 61% 늘었다. 중국은 같은 기간 3802만CGT를 확보해 107% 증가했다.
수주잔량에서도 중국의 물량 우위가 뚜렷하다. 7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2억1175만CGT로 한국이 3823만CGT(18%), 중국이 1억4022만CGT(66%)를 차지했다. 전월보다 한국은 48만CGT 감소한 반면 중국은 361만CGT 증가했다.
선박 가격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7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5.49로 전월 185.15보다 0.34포인트 올랐다. 2021년 7월 143.95와 비교하면 29% 높은 수준이다. LNG운반선은 척당 2억4850만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1억3050만달러,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2억5950만달러를 기록했다.
높은 신조선가는 신규 선박을 확보해야 하는 선사에는 부담이다. 다만 선박은 발주에서 인도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운임이나 특정 시황만을 보고 발주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 선사별 재무 상황과 선대 교체 주기, 친환경 선박 전환, 중장기 영업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발주는 개별 선사의 영업전략이나 재정 상황 등 여러 요소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7월 발주량이 줄어든 것을 특정 원인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최근에는 친환경 이슈에 따라 기존 화석연료 선박을 대체하는 친환경 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 중국의 수주량 격차도 단순한 기술 경쟁력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중국은 한국보다 조선소와 건조 공간이 많아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등 상대적으로 선가가 낮은 선종까지 폭넓게 수주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한정된 도크와 인건비 등을 고려해 LNG운반선과 대형·친환경 컨테이너선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선박에 건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는 가용 도크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할 수밖에 없다”며 “벌크선처럼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선박은 인건비와 건조 원가를 고려하면 국내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중국처럼 수주량 자체를 크게 늘리기보다는 LNG운반선 등 기술력과 높은 선가가 뒷받침되는 선종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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