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해 답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실제 의사결정과 업무 실행까지 지원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데이터를 직접 활용해 판단하는 환경이 확산되면서 어떤 AI를 도입하느냐 못지않게 AI가 믿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데이터팸 서울 2026'을 열고 AI 시대 데이터 분석 전략과 국내 기업들의 활용 사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핵심 화두로 다뤄진 주제는 '에이전틱 분석'이다. 기존 데이터 분석이 대시보드나 시각화를 통해 과거의 실적과 현황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에이전틱 분석은 AI가 데이터를 해석해 필요한 인사이트를 찾고 다음 행동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 분석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왜 늘었는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AI가 분석하고 후속 업무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품질과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기업 내부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거나 같은 지표를 부서마다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면 AI가 내놓는 결과 역시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꼽힌다.
태블로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지식엔진', '의사결정 엔진', '시맨틱 레이어'를 제시했다. 기업 데이터와 비즈니스 맥락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해 단순한 데이터 검색을 넘어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는 분석과 판단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기업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는 단계로 넘어갈수록 데이터 거버넌스는 단순한 관리 체계를 넘어 AI의 의사결정 품질을 좌우하는 기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잘못된 데이터나 명확하지 않은 지표 정의가 AI의 잘못된 판단과 업무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도 AI 도입과 함께 데이터 활용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셀프서비스 분석 환경을 구축한 데 이어 태블로의 MCP 기반 AI 데이터 에이전트로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 임직원이 슬랙 등 업무 환경에서 자연어로 매출 비교나 실적 분석을 요청하고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LG CNS는 구매 데이터와 전사적 자원 관리(ERP), 사내·외부 데이터를 통합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환경을 구축했다. 토스뱅크는 5700여개의 대시보드와 362개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데이터 리니지와 권한 관리 등 데이터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데이터 거버넌스가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크래프톤은 비즈니스 지표와 데이터의 맥락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체계를 강조했다. 제약 플랫폼 기업 바로팜 역시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개선해 복잡한 제약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사례를 소개했다.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가 주요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자연어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업무 실행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AI 시대 기업의 데이터 경쟁력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느냐에서 결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정리하고 데이터의 의미와 출처를 관리하며 이를 실제 업무와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유통·게임·제약 등 산업별로 데이터의 성격과 규제 환경이 다른 만큼 기업들은 AI 활용 확대와 동시에 데이터 품질과 권한 관리, 데이터 리니지 등 거버넌스 체계를 함께 강화하고 있다.
김영균 세일즈포스 코리아 태블로 사업총괄은 "AI가 누구나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답을 얻을 수 있게 만들수록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거나 더 정교한 분석을 수행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명확한 비즈니스 맥락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으로 연결하느냐가 데이터 역량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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