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치킨을 튀기고 남은 폐식용유가 정제공장을 거쳐 비행기 연료로 바뀌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공항의 국제선 항공유 공급량 가운데 1%를 지속가능항공유(SAF)로 공급하는 의무제도가 시행되면서 국내 정유 4사도 생산시설과 원료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 SAF 혼합의무비율을 1%로 정해 시행하고, 2030년에는 3~5% 범위에서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SAF는 폐식용유와 동식물성 유지, 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한 원료로 만드는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예상한 국내 SAF 수요는 내년 7만1000톤에서 2030년 24만5000~40만8000톤까지 늘어난다.
정유업계는 당장 1% 의무화에는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공급 체계를 갖추는 분위기다. 다만 혼합비율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바이오 원료 확보와 생산능력 확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SK에너지는 2024년 9월 SK울산CLX에 150억원을 투자해 SAF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최초로 기존 정유공정에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을 도입해 SAF와 HVO 등 저탄소·친환경 제품을 연간 10만톤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현재 바이오 원료를 최대 5%까지 혼합하고 있으며 향후 SAF 의무비율 상승에 맞춰 투입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원료 공급망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코프로세싱 방식의 SAF 생산체계를 구축해 2024년 일본에 수출했고, 지난해 9월부터 대한항공 국제선에도 상업 공급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원료 제조사 대경오앤티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해 원료 조달 안정성을 높였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폐식용유 등 SAF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며 "2027년 혼합의무화에 대응해 원료 조달과 생산·공급 역량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GS칼텍스는 실증과 공급 경험을 쌓아왔다. 2023년 핀란드 네스테의 SAF를 공급받아 국내 최초로 SAF 급유와 시범운항을 시작해 총 6차례 실증을 마쳤다. 2024년에는 네스테의 100% SAF를 일반 항공유와 혼합한 CORSIA 인증 SAF를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수출했다. 같은 해 12월부터는 코프로세싱으로 자체 생산한 국제 인증 SAF를 국내 항공사에 공급하고 있다.
S-OIL은 단기적으로 자체 생산과 외부 조달을 병행하면서 중장기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회사는 SAF 전용 생산설비를 포함한 투자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성장성과 원료 수급, 경제성 등을 고려해 투자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정 원료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지속가능 바이오 원료와 차세대 원료·생산기술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결국 정유업계의 시선은 2027년보다 그 이후로 향한다. 글로벌 SAF 생산이 늘수록 폐식용유 등 한정된 바이오 원료를 둘러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OIL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SAF 생산 확대가 추진되면서 원료 확보 경쟁도 점차 심화될 것"이라며 SAF를 "에너지 전환 시대에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망 분야 중 하나"라고 했다.
내년 1%로 시작하는 SAF 의무화는 정유사에는 규제 대응인 동시에 새로운 항공유 시장의 출발점이다. 생산시설을 먼저 갖춘 업체와 원료 공급망을 선점한 업체, 전용설비 투자를 검토하는 업체의 전략이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SAF 시장의 승부처는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 못지않게 '원료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확보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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