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진통제를 복용해도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생리통이 심하다면 단순한 생리통이 아닌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 난소, 장 등 다른 부위에 자리 잡는 질환이다. 이 조직이 생리 주기에 따라 출혈과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자궁내막증은 일반적인 생리통과 양상이 다를 수 있다. 월경이 시작되기 전부터 통증이 나타나 생리 기간 내내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하복부와 골반을 중심으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 성관계 때 통증이 나타나는 성교통이나 월경 중 배변할 때 통증을 느끼는 배변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난임 여성에서는 유병률이 25~3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이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난임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염증 반응으로 난소와 나팔관 주변에 유착이 발생하면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난소에 자궁내막 조직이 자라면서 생기는 낭종은 ‘자궁내막종’이라고 한다. 자궁내막종이 커지면 난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임신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증상, 병변의 위치와 크기, 임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크게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종의 크기가 작거나 환자의 연령이 낮은 경우 또는 전신 상태상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먼저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등이 시행된다.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로봇팔을 삽입해 병변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병변의 위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 방법을 선택한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수술 후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치료 방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는 치료 기간 동안 임신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재홍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자궁내막증의 진행이 억제돼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며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임신을 먼저 시도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을 진단할 때는 먼저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확인한다. 이후 골반 내진과 질 초음파 등을 통해 자궁과 난소 주변을 살펴본다.
초음파 검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병변이 의심되면 추가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표지자인 CA-125 수치를 확인하거나 MRI·CT 등 영상검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골반 복막 아래 깊숙한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 추가적인 영상검사가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단순한 생리통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월경 때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반복되거나 진통제로도 조절되지 않는다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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