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프랑스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며 시작된 학생 시위가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전국적 항의로 번지고 있다. 고등학생에 이어 대학생과 노동계가 가세하면서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섰다. 정부가 교육 인력 확충과 치안 대책을 내놨지만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는 프랑스 내무부 추산 55만명, 노동총연맹(CGT) 추산 80만명이다.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된 집회와 별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방화·약탈과 경찰 충돌이 발생했다. 파리와 리옹의 차량·상점이 파손되고 리모주 시청 건물에서도 화재가 났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관련 사태로 약 2400명이 체포됐다.
시위는 지난달 17일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고등학생들이 교사 부족과 노후 시설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학생들의 집단행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학교로 확산됐다.
파리 북부 센생드니 지역에서는 교사 결원으로 수업이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달 3일 오베르빌리에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학·영어 등 일부 과목의 수업이 교사 부족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지역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도 요구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합류했다. 지난 5일 고등학생·대학생 단체가 시설 개선과 교육 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공동 요구안을 발표한 뒤 일부 대학에서는 출입구 봉쇄와 수업 중단이 이어졌다.
시위를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생활비 부담이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전월(2.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에너지 가격은 21.3%, 석유제품은 36.2% 뛰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와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 요구가 결합했다. 2018년 유류세 인상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노란 조끼' 운동 참가자들도 합류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지난 8일 인력 부족이 심각한 학교에 대체교사 3000명 이상을 배치하고 추가 채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 중이다.
다만 2027년 교육예산안은 교원 연금 등을 제외하고 655억3000만 유로로 전년보다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학생·교원단체는 예산 확대를 요구하지만 정부는 재정 여건과 학생 수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폭력 사태에 대응해 파리와 리옹 일부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오는 24일 추가 집회를 앞두고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교육 인력 확충과 생활비 부담 완화가 향후 갈등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지난 17일 파리 시위에 참여한 역사학 전공 대학생 가뱅 메슬렘(19)은 로이터통신에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는 연료 가격에서 시작됐지만 이번에는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출발점이었다"며 "사람들이 저마다의 요구를 알리기 위해 참여하면서 모두가 하나의 목적 아래 모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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