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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전환 가속하는 자동차·항공업계, '노사 갈등'에 사업 연속성 시험대
자동차와 항공업계가 산업 대전환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는 전동화·로봇·자동화, 항공은 통합과 중·장거리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며 고용·처우 기준을 둘러싼 이견이 구조화되는 흐름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 계획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이 고용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회사는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생산성 제고와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제조 혁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전환이 고용 구조 변화로 직결되는 만큼, 전환의 필요성과 합의 절차를 둘러싼 시각차가 충돌하는 전형적인 전환형 노사 갈등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노사 갈등은 생산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GM은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방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며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는 고용 문제와 함께 고객 서비스 품질과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회사는 비용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정비 체계를 둘러싼 분쟁은 인력 문제를 넘어 A/S 연속성과 브랜드 신뢰로 이어지는 구조적 리스크로 확장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통합과 회복 국면에서 임금·처우 기준이 갈등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에어서울을 묶는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임금 협상이 결렬돼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통합 이후 동일 직군 간 임금·직급·처우 기준을 어떻게 맞출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추진 중인 에어프레미아 역시 조종사 노조가 임금과 근무 조건을 둘러싸고 쟁의권 확보 절차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 특성상 파업이나 쟁의가 곧바로 운항 차질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 갈등은 실적과 운영 안정성에 직결되는 변수로 작용한다. 산업 대전환 국면에서의 갈등은 전환 속도와 전환 비용·성과의 귀속 시점이 엇갈리는 데서 비롯된다. 기업은 비용 구조를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반면, 노조는 전환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처우 유지 또는 격차 해소를 우선 과제로 둔다. 노조가 고용·처우 방어에 집중할 경우 단기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으나, 전환 속도가 지연되면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기업이 전환 속도를 우선해 합의 절차를 뒤로 미룰 경우 파업·점거·법적 분쟁 등으로 생산·정비·운항 차질이 발생하고, 이는 고객 서비스와 브랜드 신뢰 훼손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갈등 해소를 위해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의 로봇·자동화 도입은 전면 도입과 전면 반대의 이분법보다는 도입 범위와 속도, 검증 절차를 단계별로 나누고 그에 따른 인력 재배치·재교육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국GM의 직영 정비소 이슈 역시 폐쇄 여부를 단일 쟁점으로 두기보다, 직영 체계 유지 범위와 협력 정비망의 품질·책임 기준을 함께 제시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항공업계에서는 통합과 확대 국면에서 임금·처우를 일시에 맞추는 방식보다 일정 기간을 설정한 단계적 조정 로드맵과 재무·운영 지표에 연동된 보상 체계를 병행하는 방식이 협상 여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 인력의 경우 임금 외에도 근무 패턴, 피로도 관리, 승급·수당 체계 등 비임금 요소를 함께 다루는 협상 구조가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항공업계가 직면한 과제는 전환의 속도와 고용·처우의 예측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라며 “전환이 가팔라질수록 노사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갈등을 어떤 단위로 나누고 어떤 기준으로 합의하느냐에 따라 비용의 크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2-02 17: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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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80년 ②] 공정과 정의는 왜 사라졌나
형사사법 절차에서 구속은 예외적 수단으로 설계돼 있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에만 허용되는 강제 처분이다. 제도상 원칙은 분명하지만, 실제 수사 현장에서 이 원칙이 언제나 동일하게 작동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는 이른바 ‘별건수사’가 있다. 본래 혐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을 수사 과정에서 함께 들여다보는 방식 자체가 법률로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검찰은 ‘별건수사’라는 표현에 선을 긋고,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혐의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했을 뿐이라는 설명을 유지해 왔다. 영장 역시 법원의 판단을 거쳐 발부된 만큼 절차적 정당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문제 제기가 이어져 온 지점은 이 같은 수사 방식이 실제로 작동하는 과정이다. 본건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변 혐의나 비교적 경미한 범죄 사실을 근거로 신병을 먼저 확보한 뒤 그 상태에서 본건 수사를 이어가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구속은 수사의 결과가 아니라 출발점처럼 기능하게 되고, 수사의 방향과 목적이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구속 여부를 둘러싼 판단은 수사 단계에서 먼저 형성된다. 수사를 맡은 기관이 구속 필요성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검사가 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한다. 최종 결정은 법원이 내리지만, 영장을 통해 어떤 혐의를 전면에 내세울지는 검사 판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별건 혐의가 영장 청구의 핵심 근거로 제시될 경우, 그 혐의의 비중은 수사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형사사법 제도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향을 두고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일반 사건의 1차 수사권을 경찰에 두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역할을 두는 내용을 담은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이 제도는 아직 시행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 현재 기준으로 구속영장 청구 권한과 기소 판단은 여전히 검찰이 맡고 있다. 수사의 중심이 경찰로 옮겨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구속 여부를 가르는 결정 과정에서는 검찰의 판단이 계속해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수사 관행은 사건이 무죄로 귀결됐을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수사기록과 영장 청구서, 법원의 영장 결정문과 판결문에는 각각 판단의 이유가 적혀 있다. 그러나 이 판단들이 사건의 진행 과정 속에서 어떻게 이어졌고, 어느 지점에서 판단의 무게가 달라졌는지를 한 번에 되짚는 절차는 분명하지 않다. 무죄가 확정된 뒤에도 수사 단계의 판단과 영장 청구, 법원의 결정 가운데 어느 지점에서 판단이 과했는지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은 제한적으로만 이뤄진다. 무죄 판결은 최종 결론을 제시하지만, 수사 과정의 적절성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별건수사가 수사의 단서 확장이라는 설명에 부합했는지, 아니면 신병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판결 이후 자연스럽게 논의의 바깥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 결과 별건수사를 둘러싼 논란은 사건마다 반복되지만, 판단의 경과는 흩어진 채 남는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 지점에서 문제는 책임의 귀속으로 이어진다. 국가배상 제도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위법한 직무집행이 있었을 경우 국가가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법률상 국가는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수사나 영장 청구처럼 재량 판단이 개입된 영역에서는 고의나 중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 수사 방식이 논란이 되더라도 책임이 개인에게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개별 사건마다 법원의 판단을 거쳐 적법하게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별건수사가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는, 합법 여부와는 별개로 수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의 목적은 혐의 입증이지, 구속 그 자체가 아니다. 별건수사가 신병 확보를 전제로 한 관행으로 굳어질 경우, 형사 절차의 균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별건수사가 어떤 맥락에서 활용돼 왔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되짚는 일은 검찰 권한과 책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남아 있다.
2026-02-02 17: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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