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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SMR·핵융합 등 '7대 첨단산업' 키운다…미래성장동력 점검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재생에너지 등 7대 첨단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대전환에 필요한 에너지 기술과 첨단 공급망을 확보하고, 이공계 인재 양성과 연구생태계 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첨단기술이 여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씨앗) 보고회’를 주재한다. 7대 첨단산업에는 SMR을 비롯해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 소재·부품 등이 포함됐다. 보고회에서는 김승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교수와 장진아 포항공과대학교 교수가 각각 ‘AI 대전환을 위한 에너지기술과 공급망’, ‘미래 대도약을 개척하는 첨단기술’을 주제로 발제한다. 이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래 개척의 기반, 첨단 공급망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첨단산업 공급망 구축과 향후 정책 방향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날 보고회에는 관계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를 비롯해 대학·연구소·기업 연구자, 이공계 학생, 창업가 등 총 60여명이 참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AI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고 미래 대도약을 개척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문가, 기업인 등과 첨단기술 확보와 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이공계 인재 양성과 연구생태계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2026-08-12 11: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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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스페인·포르투갈 입찰 잇따라 수주…유럽 시장 공략 속도
셀트리온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입찰 수주와 판매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가 주요 주정부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포르투갈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제품군이 국가 단위 입찰에서 낙찰됐다. 12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스페인 법인은 올해 상반기 카탈루냐, 바스크컨트리, 아스투리아스, 발렌시아 등 4개 주정부가 진행한 오말리주맙 공급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오말리주맙은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와 알레르기성 천식 등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입찰 성과와 병원 처방 확대가 이어지면서 옴리클로의 스페인 시장 점유율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올해 6월 기준 옴리클로의 스페인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옴리클로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차별화한 제형을 갖추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에는 없는 오토인젝터(AI) 150mg 제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긴 사용기한과 상온 안정성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다.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이를 바탕으로 현지 의료진과 약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에 따른 의료비 절감 효과를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처방 확대가 의료비 절감과 의약품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도 스페인에서 입찰과 처방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토실리주맙 성분의 앱토즈마는 스페인 보건부 산하 입찰기관인 인게사(INGESA)가 주관한 입찰과 주정부 단위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 기준 앱토즈마가 스페인에서 과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제품 구성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오리지널 제품에 없는 400mg 제형을 스페인 시장에 출시해 의료 현장의 다양한 처방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여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국가 입찰에서 낙찰됐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진행된 포르투갈 국가 입찰에서 인플릭시맙 성분의 ‘램시마’, 아달리무맙 성분의 ‘유플라이마’, 우스테키누맙 성분의 ‘스테키마’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전 제품이 낙찰됐다. 해당 제품들은 상반기부터 공급이 시작됐으며 하반기에도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포르투갈 입찰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외 제품도 낙찰됐다. 오말리주맙 성분의 옴리클로와 안과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도 국가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아이덴젤트의 성분은 애플리버셉트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알레르기 질환과 안과질환 치료제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유럽 시장 공략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지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유럽 각국 법인을 통한 직접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각국의 의료기관과 정부·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입찰에 직접 참여하고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유럽 의약품 시장에서는 국가별 보건의료 체계와 의약품 조달 방식이 달라 현지 입찰에서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것이 실제 판매 확대의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정부나 국가 단위 입찰에서 낙찰된 제품은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 의료기관 등에 공급된다. 셀트리온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확보한 입찰 물량을 기반으로 하반기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규 제품의 공급이 본격화되는 만큼 현지 의료진과 주요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입찰 수주가 실제 매출 증가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공급 규모와 계약 기간, 제품별 처방 확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뿐 아니라 제품 공급 안정성과 제형, 의료진의 처방 선호도 등이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현재 유럽에서 램시마와 유플라이마 등 기존 제품에 이어 스테키마, 옴리클로, 앱토즈마, 아이덴젤트 등 신규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치료 분야에 집중됐던 제품군을 여러 질환 영역으로 넓히는 동시에 국가별 입찰 시장에서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 스페인 법인은 신규 제품의 입찰 수주와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지 주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제품별 경쟁력을 앞세워 스페인과 포르투갈 시장에서 공급과 처방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6-08-12 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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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드포, AI API 비용 폭증 막는다…'파레토'로 토큰 지출 사전 통제
생성형 인공지능(AI)과 AI 에이전트 도입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AI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느냐'에서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데이터 파운드리 기업 바운드포가 AI 토큰 비용을 사전에 통제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업용 AI 비용 관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히 사용량과 비용을 보여주는 기존 모니터링 방식에서 나아가 예산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API 호출을 실행 단계에서 차단하는 방식이다. 12일 바운드포는 자사 AI 데이터 운영 플랫폼 '드로파이'에 AI 토큰 지출 관리 서비스 '파레토'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들은 하나의 AI 모델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성격에 따라 여러 생성형 AI 모델과 API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AI 사용량 자체를 늘리는 이른바 '토큰맥싱'이 확산하는 등 AI 활용 확대가 기업 경쟁력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비용 부담 역시 커지는 구조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서 토큰 비용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사람이 직접 AI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 시간이나 빈도에 일정한 한계가 있지만, AI 에이전트는 업무가 완료될 때까지 API를 자동으로 호출할 수 있다. 로봇이나 각종 디바이스에 AI가 탑재되면 24시간 작동하면서 지속적으로 모델을 호출하는 환경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같은 요청을 반복하거나, 단순한 작업에 고성능 모델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누적될 수 있다. AI 사용량을 늘리는 것 자체가 목표였던 단계에서 벗어나 기업이 AI 비용의 발생 구조까지 관리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존 기업용 비용 관리 방식만으로는 해당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월말 청구서나 사용량 데이터를 통해 어느 서비스에서 비용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한다. 다만 AI API는 호출량과 토큰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실시간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사후에 비용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발생한 지출을 되돌리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바운드포는 파레토를 내놓은 것도 해당 문제를 겨냥했다. 바운드포는 파레토가 관리자가 설정한 예산 한도와 정책을 AI API 호출 과정에 적용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요청을 실행 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사용 이후 비용을 분석하는 '사후 관측'보다 비용이 발생하기 전에 통제하는 '사전 통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기업은 팀이나 프로젝트별로 AI 사용 예산을 설정할 수 있으며 현재 사용량과 예상 지출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API를 호출하는 환경에서도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비용이 발생하는 패턴을 분석해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는 기능도 제공한다. 실패한 API 요청이 반복되면서 비용이 누적되는 재시도, 사실상 동일한 요청을 반복 처리하는 중복 호출,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에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는 과사양 모델 사용 등을 분석해 절감 가능성이 있는 영역을 리포트로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모델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어떤 업무에 어떤 모델을 사용했는지, 불필요한 호출이 발생하고 있는지, 설정한 예산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AI 에이전트가 업무 자동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수록 비용 통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요청에 그치지 않고 여러 모델과 API를 연속적으로 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지컬 AI 확산도 변수다. 로봇이나 자율 시스템 등이 AI 모델을 활용해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환경에서는 서비스가 작동하는 동안 지속적인 AI 추론과 API 호출이 발생할 수 있다. AI가 소프트웨어 안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기기와 연결될수록 토큰 비용이 기업의 운영비와 직접 연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I 시장의 경쟁 기준이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더 뛰어난 성능의 모델을 확보하거나 이를 다양한 업무에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 기업의 AI 경쟁력으로 평가됐다면, 앞으로는 동일한 업무를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까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바운드포는 파레토를 자사 AI 데이터 운영 플랫폼인 드로파이에 결합하면서 데이터 관리와 AI 비용 통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동시에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사용 패턴과 비용 구조를 분석해 운영 효율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황인호 바운드포 대표는 "로봇과 디바이스가 24시간 AI를 호출하는 환경에서는 비용을 사후에 분석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파레토는 피지컬 AI 현장에서 바운드포가 직접 겪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검증한 운영 경험을 서비스로 고도화해 AI 데이터 관리부터 비용 통제까지 기업의 AI 운영 전반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8-12 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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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가 금리 인상, 물가 잡다 내수를 더 얼려선 안 된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11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75%로 올린 데 이어 국내 수요 회복에 따른 물가 압력을 경계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점에서 필요한 대응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는 데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진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취약차주에게 금리 인상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지금 한국경제는 금리를 올리기에도, 그대로 두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반도체 수출과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률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내수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소비 회복은 더디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업의 부실 우려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만 바라보고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거시경제 지표는 안정될지 몰라도 내수와 취약 부문의 부담은 그만큼 무거워진다. 반대로 가계와 기업 부담만 걱정해 물가 상승 압력을 방치하면 실질소득이 줄고 서민경제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한국은행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한 이유다. 최근의 물가 흐름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국제유가와 환율 같은 외부 요인뿐 아니라 내수 회복과 임금, 서비스 가격 등 국내 요인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면 통화당국으로서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 상승세가 굳어지면 나중에는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해진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물가만 잡는 단일 처방전처럼 사용할 수는 없다. 통화정책은 경제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순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자영업자 대출과 기업 대출에 동시에 충격이 전달된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강력한 만큼 부작용도 폭넓게 살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가계부채다. 한국의 가계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에게 추가 금리 인상은 월 원리금 부담 증가로 바로 이어진다. 주거비와 생활물가 부담까지 커진 상황에서 이자 비용이 다시 늘어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소비 감소는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로 연결되고 다시 내수 침체를 키우는 악순환으로 번진다. 취약차주에 대한 정교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금리 인상 자체를 막기보다 그 과정에서 충격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금리 부담을 겪는 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조정과 장기·고정금리 전환 등 현실적인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자영업자 대책도 단순한 만기 연장에 그쳐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에 경기 부진과 고금리가 겹치면서 경쟁력이 있는 사업자와 사실상 상환 능력을 잃은 사업자를 구분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상 사업자에게는 금융 지원을 제공하되 회생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는 폐업과 재취업, 채무조정을 연결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부동산 PF도 경계해야 한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사업성이 낮은 개발사업의 금융비용은 커지고 부실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부실을 무조건 금융권이 떠안게 하는 것도, 정부가 세금으로 막아주는 것도 답이 아니다.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은 신속하게 정리하고 정상 사업장은 자금이 막혀 쓰러지지 않도록 선별 지원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은행과 정부 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올리는데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와 각종 지원책으로 수요를 크게 자극한다면 정책 효과는 상쇄된다.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식이어서는 경제의 불확실성만 커진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불안을 막겠다며 대출을 규제하면서 동시에 특정 계층에 과도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면 시장에는 엇갈린 신호가 간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성 레버리지를 억제한다는 명확한 원칙 아래 금융·세제·공급 정책이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역할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금리 결정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기준으로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경기나 정치적 이유로 금리 결정에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 다만 정책 효과와 위험 요인에 대한 정보 공유와 거시정책 조율은 훨씬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금리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다. 추가 인상이 필요하더라도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가야 한다. 물가 기대가 급격하게 높아지지 않는다면 한 차례 금리를 올린 뒤 소비와 고용,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는 한번 올린 뒤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긴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황과 자영업자·중소기업이 느끼는 경기는 크게 다르다. 평균적인 성장률만 보고 금리를 결정하면 경제 내부의 양극화를 놓친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이른바 '성장의 역설'이다. 수출과 반도체 투자로 성장률이 높아지면 수요와 물가가 상승해 금리를 올려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그 금리 인상의 비용은 반도체 대기업보다 대출이 많은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더 크게 돌아간다. 성장의 과실과 긴축의 비용이 서로 다른 곳에 집중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화정책으로 경제 전체의 물가를 관리하되 재정과 금융정책은 취약계층에 정밀하게 집중해야 한다. 모든 국민의 이자를 대신 내주는 식의 보편적 지원은 물가를 다시 자극한다. 상환 능력과 소득, 부채 수준에 따라 지원 대상을 정교하게 선별해야 한다.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물가가 불안하면 실질소득이 줄고 소비도 위축된다. 반대로 내수가 무너지면 성장과 고용이 흔들린다.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경제정책의 실력이다. 한국은행 역시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추가 금리 인상의 조건이 무엇인지, 어떤 물가와 금융 지표를 중점적으로 보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시장이 금리 경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가계와 기업도 대출과 투자를 계획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는 금리 수준 자체보다 더 큰 불안을 부른다. <논어>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있다. 통화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물가를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물가를 잡겠다는 이유로 경제의 약한 고리까지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이라는 원칙을 지키되 금리 인상이 가계와 자영업자, 부동산 PF와 내수에 미칠 충격까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정부도 중앙은행의 긴축 효과를 상쇄하는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 국민에게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취약 부문의 충격을 줄일 안전장치를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 물가를 잡는 것도 결국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다. 물가는 안정됐지만 가계와 자영업자가 먼저 무너지는 정책이라면 성공한 통화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2026-08-12 10: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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