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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이용자 진입벽 낮춘다…위메이드, '미르의 전설2' 성장 서버 출시
위메이드가 장수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에 성장 서버를 도입하며 신규·복귀 이용자 확보에 나선다. 서비스 기간이 긴 MMORPG의 과제로 꼽히는 성장 격차와 진입 장벽을 낮춰 기존 팬덤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29일 위메이드 자회사 전기아이피는 PC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의 기간 한정 성장 서버 '승룡서버'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승룡서버는 내달 19일 정식 오픈하며, 이용자는 빠른 성장과 강화된 보상 체계를 통해 기존 서버보다 수월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장수 MMORPG 시장에서는 신규 콘텐츠 출시뿐 아니라 기존 이용자의 복귀와 신규 이용자의 진입을 돕는 성장 구조 개선이 주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고레벨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 간 격차가 커지고, 초반 육성 과정에서 이탈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이번 승룡서버를 통해 해당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승룡서버에서는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를 크게 줄여 빠른 성장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60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는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며, 70레벨까지는 절반, 80레벨까지는 5분의 4 수준으로 조정된다. 성장 과정에서 단계별 보상도 제공한다. 이용자는 특정 레벨 구간에 도달할 때마다 성물 등급의 '백룡 장신구'를 포함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사냥 과정에서 무기와 갑옷 등 주요 장비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승룡서버에서 육성한 캐릭터와 획득한 장비는 향후 본 서버로 이전할 수 있을 예정이다. 성장 서버를 단순한 이벤트성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이용자를 기존 게임 생태계로 연결하는 역할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초반 플레이 환경도 개선했다. 캐릭터 생성 시 모든 무공을 습득한 상태로 시작하며, 영웅 획득 시 최고 등급인 '극상급 영웅'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경험치와 아이템 드롭율이 25% 상승하는 버프도 상시 적용되며, 장비 제련 대기 시간과 보스 몬스터 재등장 시간을 줄여 성장 속도를 높였다. 게임 업계에서는 최근 과거 인기 IP를 활용한 '뉴트로' 전략이 확대되면서 장수 게임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라이브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IP 개발 비용과 흥행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 이용자 기반을 가진 게임을 업데이트와 운영 방식 개선으로 장기 서비스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르의 전설2' 역시 위메이드의 대표 IP 중 하나로, 지난 2001년 출시 이후 20년 넘게 서비스를 이어오며 국내외 이용자층을 확보해왔다. 위메이드는 원작 IP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 서버와 신규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승룡서버 사전 예약은 오는 8월 18일까지 진행된다. 참여자 전원에게 '성수의 상자'를 비롯한 버프 아이템과 영물, 펫 보상을 제공하며, 신규 개설한 '미르의 전설2 카카오톡 채널' 추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르 굿즈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의 자회사 '전기아이피'에서 서비스하는 PC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가 기간 한정 성장 서버 '승룡서버'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며 "사전 예약 참여자 전원에게 '성수의 상자'를 비롯한 버프 아이템과 영물, 펫 보상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2026-07-29 17: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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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그룹, AI 신약개발 플랫폼 출격…"디지털 R&D 시대 연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데이터를 결합한 자체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며 디지털 기반 연구 혁신에 속도를 낸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분석, 예측, 연구 데이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수행할 수 있는 AI 기반 연구 환경을 마련해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29일 동아쏘시오그룹의 IT 전문 계열사 DAI(디에이아이)와 동아에스티는 AI와 바이오데이터를 융합한 지능형 신약개발 플랫폼 ‘AIDDP(AI Drug Discovery Platform)’를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AIDDP는 신약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후보물질 탐색과 분석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여러 분석 도구와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활용해야 했지만 이번 플랫폼 구축을 통해 주요 연구 과정을 하나의 환경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AIDDP는 동아에스티 연구진이 축적해 온 신약 연구 경험과 컴퓨터 기반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기존 연구 워크플로우와 AI 기반 구조 설계 및 분석 모듈을 반영해 후보물질 탐색 단계부터 표적 단백질과의 결합 가능성, 구조 안정성 검토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플랫폼에는 다양한 첨단 분석 기능이 적용됐다. 주요 기능으로는 싱글셀(Single-cell) 및 공간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기반 바이오데이터 시각화, AI 기반 신규 화합물 생성 및 설계 지원, 후보물질과 표적 단백질 간 결합 친화도 예측, 도킹(Docking) 및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 시뮬레이션, 연구 과제와 분석 결과 및 계산 이력 통합 관리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확보가 제약사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분야인 만큼 AI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AIDDP를 통해 연구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그룹 차원의 핵심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AI 모델 고도화와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활용되며 외부 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AI 신약개발 역량과 지식재산권(IP) 확보 기반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향후 AIDDP를 그룹 내 다양한 연구 분야와 계열사가 활용할 수 있는 공통 AI 연구개발(R&D) 플랫폼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특정 연구 조직에 한정된 기술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앞으로 대규모 화합물 가상 스크리닝 기반 후보물질 탐색 기능을 추가하고 AI 기반 논문·특허 및 내외부 연구정보 검색 기능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나아가 연구자의 질문에 답하고 분석 방향을 제시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반 연구 지원 기능까지 적용해 연구자의 탐색, 분석, 해석, 의사결정 전 과정을 지원하는 고도화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혜진 DAI 사장은 “AIDDP는 동아에스티 연구진의 신약개발 역량과 DAI의 AI·IT 기술력을 결합해 구축한 그룹 최초의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이라며 “AI를 단순한 연구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연구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내부 데이터와 연구 역량을 그룹의 핵심 자산과 독자적인 IP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사장은 “AIDDP 구축을 통해 연구자들이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후보물질 최적화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 반영해 플랫폼 기능과 활용도를 높이고 동아에스티의 신약개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R&D 인프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다.
2026-07-29 16: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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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5대짜리 혁명'의 진실…중국 DUV, ASML 성벽에 첫 균열
중국이 올해 생산한다는 액침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는 5대다. 네덜란드 ASML이 올해 출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액침형 DUV 장비 약 130대와 비교하면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첨단 반도체 공장 한 곳에 필요한 장비 수를 감안하면 생산라인을 바꾸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그런데 세계 증시는 이 5대에 크게 흔들렸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액침형 DUV 장비 생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ASML 주가는 장중 8% 넘게 떨어졌다가 5.8% 하락 마감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13%, 14% 넘게 급락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증시 상장과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 논란,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청산이 겹쳤지만 중국산 DUV 소식이 불안을 증폭한 것은 분명하다. 시장의 반응만 보면 중국이 당장 ASML을 대체하고 한국 메모리 산업을 추월할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과장이다. 반대로 장비 5대를 만들어낸 일을 선전용 행사로만 치부하는 것도 위험하다. 중국산 DUV의 현재 사업 가치는 작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산업의 방향은 가볍지 않다. ◆ 노광장비 한 대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문제 노광은 반도체 회로가 그려진 마스크에 빛을 쏘아 웨이퍼 위 감광액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이다. 반도체 제조에서 사진 인화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요구되는 정밀도는 전혀 다르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해당하는 회로를 웨이퍼 위 수십 개 층에 반복해 정확히 포개야 한다. DUV는 193나노미터 파장의 불화아르곤 레이저를 사용한다. 액침형 DUV는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초순수를 채워 빛의 굴절률과 렌즈의 개구수를 높인다. 같은 파장의 빛으로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ASML의 최신 액침형 DUV 장비는 시간당 30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하면서 1나노미터 이하 수준의 오버레이 정밀도를 목표로 한다. 오버레이는 여러 차례 노광한 회로가 얼마나 정확하게 겹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해상도가 좋아도 위아래 회로가 어긋나면 칩은 작동하지 않는다. 노광장비의 경쟁력은 ‘몇 나노를 찍었느냐’만으로 판정할 수 없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 장비 가동률, 오버레이 오차, 초점 제어, 결함 밀도, 장비 간 편차, 유지보수 시간과 소모품 수명까지 모두 맞아야 한다. 연구실에서 회로 하나를 그리는 것과 매일 수천 장의 웨이퍼를 같은 품질로 생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ASML의 진입장벽도 장비 설계도 한 장에 있지 않다. 독일 자이스가 공급하는 초정밀 광학계, 레이저 광원과 웨이퍼 스테이지, 계측 장비, 보정 소프트웨어, 수십 년간 축적한 공정 데이터와 글로벌 유지보수망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있다. 장비가 고장 났을 때 몇 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는 현장 인력과 부품 공급망도 경쟁력이다. ASML의 시장 지위는 기계 한 대가 아니라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만든 결과다. ◆ 863계획에서 아이성나까지 이어진 20년 중국의 노광장비 개발은 최근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 국가 첨단기술 개발계획인 ‘863계획’을 통해 노광장비 국산화에 착수했다. 2002년 설립된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는 건식 DUV 장비를 개발한 뒤 액침형 장비로 영역을 넓혀왔다. 초기 중국 장비는 90나노급 공정에 머물렀다. 해상도를 높이더라도 처리량과 오버레이, 장시간 안정성이 부족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력 생산라인에 투입하기 어려웠다. 중국은 이후 광학, 정밀 스테이지, 광원, 계측과 제어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기업과 연구기관을 나눠 육성했다. 이번에 주목받은 아이성나는 2023년 상하이에 설립된 국유자본 지원 기업으로 알려졌다. 설립된 지 2∼3년에 불과한 회사가 갑자기 액침형 DUV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SMEE와 별도 장비업체, 연구기관에 축적된 인력과 기술을 결집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기업의 나이는 짧아도 기술 계보는 20년 이상 이어진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성나는 올해 5대, 2027년 20대의 액침형 DUV 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초기 공급 대상으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와 화훙반도체, D램 업체 CXMT가 거론된다. 다만 장비의 공식 성능표와 고객사 양산 인증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생산을 시작했다’는 표현과 ‘상업적 대량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는 구분해야 한다. ◆ 28나노 장비를 7나노 장비로 부를 수 없는 이유 중국 장비의 목표는 단일 노광 기준 28나노급으로 알려졌다. 28나노는 액침형 DUV가 한 번의 노광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정 구간이다. DUV로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방법도 있다. 한 장의 복잡한 회로를 두 개나 네 개의 단순한 패턴으로 나눈 뒤 노광과 식각을 반복하는 다중 패터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14나노와 10나노 이하 회로도 구현할 수 있다. 중국이 수입산 DUV를 활용해 7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한 것도 이러한 공정 기술과 관련돼 있다. 그러나 28나노 장비로 7나노급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과 7나노 전용 장비를 확보했다는 말은 같지 않다. 노광 횟수가 늘면 마스크와 식각·증착 공정도 증가한다. 생산시간이 길어지고 장비 사용량과 전력, 소재 비용이 커진다. 매번 회로를 정밀하게 포개야 하므로 오버레이 오차가 누적되고 수율도 떨어질 수 있다. 반도체 생산비는 노광장비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 장의 웨이퍼가 생산라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양품 칩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동일한 7나노급 칩을 만들더라도 EUV를 활용한 공정과 DUV 다중 패터닝 공정의 원가와 생산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국산 DUV가 28나노 회로를 한 번 찍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최첨단 반도체 양산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장비 출하 뒤에 기다리는 ‘죽음의 계곡’ 새 장비가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면 설치 직후 생산에 투입되지 않는다. 우선 장비가 제시된 해상도와 오버레이 성능을 반복해 구현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장비에서 생산한 웨이퍼와 결과가 일치하는지도 검증한다. 특정 장비만 다른 결과를 내면 전체 공정을 따로 설계해야 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함 검증은 더 까다롭다. 미세한 입자나 온도 변화, 진동, 렌즈 왜곡과 광원 불안정이 웨이퍼 수율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나 일주일 동안 정상 작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개월 이상 연속 가동하면서 성능과 부품 수명, 고장 빈도와 복구 시간을 입증해야 한다. 고객사의 공정 레시피와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노광장비는 식각·증착·세정·검사 장비와 맞물려 작동한다. 노광 결과가 달라지면 전후 공정의 조건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장비 인증에는 제조사뿐 아니라 팹의 공정 엔지니어, 소재 업체, 마스크와 계측 기업이 함께 참여한다. 중국산 장비가 넘어야 할 벽은 최초의 5대를 조립하는 일이 아니라 이 장비를 고객 생산라인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5대는 연구·시험 장비에 머문다. 반대로 초기 장비에서 발생한 오류와 수율 데이터를 축적해 20대, 50대로 개선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왜 하필 5대인가 중국이 올해 5대만 생산하는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라기보다 공급망과 조립 역량이 아직 제한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노광장비에는 수만 개의 정밀 부품이 들어간다. 렌즈와 광원, 스테이지, 모터, 센서, 진동 제어장치와 정밀 계측 부품 가운데 하나만 공급이 늦어져도 완제품을 만들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산 장비에는 아직 일본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일부 핵심 부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 내 부품업체의 납기와 품질 문제도 생산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국산 장비’라는 표현이 모든 부품의 100% 중국산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장비는 부품만 있다고 대량 조립할 수도 없다. 완성된 장비마다 광학계와 스테이지를 정밀하게 보정해야 한다. 생산량을 늘릴수록 장비 간 편차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 단계에서 제조 노하우와 숙련 인력의 차이가 드러난다. ASML이 장기간에 걸쳐 공급망과 생산설비를 확충하고도 연간 액침형 DUV 출하량을 100여 대 수준으로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목표가 2026년 5대에서 2027년 20대로 늘어난다는 것은 생산능력이 네 배로 커진다는 의미이지만 ASML과의 규모 차이는 여전히 크다. ◆ ‘낡은 28나노’가 중국에는 중요한 까닭 28나노를 최첨단 기술과 비교해 낡은 공정으로 보는 시각도 바로잡아야 한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AI 가속기는 3나노·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지만 자동차와 산업기기, 통신장비, 가전에는 28나노 이상 성숙 공정 반도체가 대량으로 사용된다. 전력관리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 마이크로컨트롤러, 네트워크칩과 각종 센서는 최신 공정을 사용할 필요가 없거나 최신 공정을 적용했을 때 오히려 비용이 증가한다. 세계 반도체 수요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성숙 공정에서 발생한다. 중국이 28나노급 장비를 안정적으로 양산하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곳도 이 시장이다. 중국 팹은 수입 장비의 추가 공급과 유지보수가 제한되더라도 국내 장비로 생산설비를 늘릴 수 있다.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은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국산 장비를 의무적으로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장비가 중국 내수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다. 장비업체는 확보한 매출과 생산 데이터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기술 격차를 줄이는 시험장이 되는 구조다. ◆ 한국을 먼저 압박할 곳은 HBM이 아닌 범용 D램 중국산 DUV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을 단기간에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HBM은 미세공정에서 D램 셀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러 개의 D램 다이를 얇게 가공해 수직으로 쌓고 TSV로 연결해야 한다. 적층·접합, 발열 제어와 신호 무결성, 패키징 수율, 고객사의 GPU·가속기 인증이 모두 필요하다. HBM4 이후에는 로직 베이스 다이와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의 결합이 더욱 중요해진다. DUV 한 종류를 확보했다고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미국의 대중국 HBM 수출통제까지 고려하면 중국이 한국 기업을 곧바로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한국이 주의 깊게 볼 곳은 일반 D램이다. CXMT는 이미 세계 D램 출하량의 약 8%를 차지하는 4위 업체로 성장했다.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기술 및 수익성 격차가 있지만 DDR4와 DDR5, 모바일용 LPDDR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산 DUV가 양산 인증을 통과하면 CXMT는 수입 장비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증설을 지속할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과 PC, 서버업체가 자국산 메모리 채택을 늘리면 CXMT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중국 내수만으로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기업에 나타날 첫 충격은 시장점유율 상실보다 가격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 CXMT가 범용 D램 공급을 늘리면 국제 가격의 하단이 낮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더라도 일반 D램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전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중국산 DUV는 HBM 왕좌를 빼앗는 무기라기보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가격 질서를 바꾸는 기반시설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미국은 2022년 이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기 위해 노광과 식각·증착·계측 장비, 설계 소프트웨어와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네덜란드와 일본도 일부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했다. 2024년에는 HBM과 장비 생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까지 통제 범위가 확대됐다. 수출통제는 효과가 있었다. 중국은 최첨단 장비를 제때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수입 장비의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중국이 EUV를 활용한 대규모 첨단공정을 구축하는 시점도 늦어졌다. 하지만 통제에는 반대 방향의 힘도 작용한다. 해외 장비를 살 수 없게 되면 중국 팹은 성능이 부족해도 국산 장비를 시험해야 한다. 정부는 투자 실패를 감수하면서 자금을 공급하고, 고객사는 초기 제품의 결함을 함께 고친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선택받기 어려운 장비가 보호된 시장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 수출통제가 중국의 개발 비용과 시간을 늘릴 수는 있어도 기술 개발 의지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오히려 노광장비 국산화를 경제성의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과제로 바꿨다. 중국 기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미국과 동맹국도 통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우위를 지킬 수 없다. 중국의 기술 진전을 늦추는 동안 차세대 기술과 공급망, 고객 생태계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통제가 시간을 벌어주는 정책이라면 혁신은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정책이다. ◆ 한국 반도체주 급락, 공포와 현실을 구분해야 중국산 DUV 5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하루아침에 10% 이상 떨어뜨릴 만큼 직접적인 실적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올해와 내년 생산량만 놓고 보면 한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이나 HBM 수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지난 28일 주가 급락은 여러 불안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비해 빅테크 기업의 수익 창출이 더디다는 우려, CXMT의 자금 조달과 증설 가능성, 중국 장비 국산화, 외국인 대규모 매도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겹쳤다. 그럼에도 시장의 과민 반응에는 읽어야 할 메시지가 있다. 투자자들은 장비 5대의 매출 효과가 아니라 ASML 독점과 한국 메모리 지배력이 영구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지금까지 거의 0으로 보던 중국 장비의 성공 가능성을 아주 낮은 확률이나마 계산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급락을 전적으로 비이성적 공포라고 단정하는 것도, 중국이 곧 한국을 추월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단기 주가는 과도하게 움직였을 수 있지만 중국 공급망 자립이라는 장기 변수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2026-07-29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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