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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세제 개편 본격화…리튬이온 줄이고 차세대 기술 키운다
중국 정부가 10여 년간 유지해 온 리튬이온 배터리 등의 소비세 면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차세대 배터리 육성에 나선다.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자국 배터리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세무총국은 최근 '일부 배터리 소비세 정책 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일부 배터리 제품에 대한 소비세 정책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한 기존 주력 배터리에 대해서는 소비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반면, 차세대 배터리에 대해서는 한시적인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상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리튬이온 배터리 면세 정책을 종료하고 차세대 배터리 중심으로 산업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 정부는 무수은 1차전지와 니켈수소전지, 리튬 1차전지, 리튬이온전지,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한다. 이어 오는 2027년 9월 1일부터는 해당 제품의 소비세율을 4%로 인상할 예정이다. 태양광 전지 역시 소비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7년 4월 1일부터 태양광 전지에 2%의 소비세를 적용하고, 2028년 4월 1일부터는 4%로 세율을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다. 반면 차세대 기술로 분류되는 제품에는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오는 9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연료전지 등에 대해서는 소비세를 면제한다. 태양광 전지 가운데서도 페로브스카이트와 적층형(탠덤), 갈륨비소 전지는 면세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표준을 충족해야 한다. 납세자는 국가표준 적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기관의 시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국가표준이 없거나 이를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세금 감면 및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번 정책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해 온 배터리 소비세 정책을 대폭 손질했다는 것으로, 당시 중국은 배터리를 소비세 부과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리튬이온 배터리와 태양광 전지, 연료전지 등을 면세 대상으로 지정해 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이후 10여년 만에 중국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동력 및 에너지저장 배터리 누적 생산량은 1068.9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했다. 누적 판매량은 979.4GWh로 48.6% 늘었으며, 차량 탑재량 역시 335.6GWh로 12%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배터리 산업이 최근 과잉 생산과 저가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최근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의 '내권(內卷·과도한 경쟁)' 문제를 지적하며 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소비세 정책 개편 역시 과잉 생산을 억제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등 기존 기술에는 단계적으로 소비세를 부과하는 대신 전고체와 나트륨이온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는 면세 혜택을 제공해 차세대 배터리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별도로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점은 향후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차세대 기술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정책 지원의 방향을 미래 기술 확보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책 개편으로 중국 배터리 산업이 리튬이온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차세대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7-19 15: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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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 WAIC서 'AI 기술자립·글로벌 질서' 동시 선언
중국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를 무대로 인공지능(AI) 기술 자립 성과와 글로벌 AI 질서 주도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에 맞서 자체 칩과 오픈소스 모델,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면에 배치하는 한편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을 끌어안는 별도의 국제협력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19일 중국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능 파트너,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한 ‘2026 WAIC 및 AI 글로벌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개막해 20일까지 이어진다. 행사는 상하이 엑스포와 장장, 시안(웨스트번드) 등 3개 권역에서 진행된다. 전시 면적은 처음으로 10만㎡를 넘어섰으며 1100여개 기업이 3000여개 기술과 제품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300여개 제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포럼은 140여개, 해외 참석 인사는 1400여명 규모다. ◆시진핑 “AI는 공공재”…기술 봉쇄에 정면 대응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WAIC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막식에 직접 참석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AI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AI와 첨단기술의 교류를 제한하거나 특정 국가가 기술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중 반도체·AI 수출통제와 기술 동맹 확대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오픈소스 AI를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공공재로 규정하고 기술 격차로 인해 새로운 불평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 관계자 5000명에게 AI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아세안과 아프리카연합, 아랍연맹, 브릭스 등과 국제 AI 응용 협력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AI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한 글로벌 사우스를 지원해 미국 중심의 기술 질서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개막 전날인 16일 중국 주도로 추진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29개국이 서명했다. WAICO는 상하이에 본부를 두고 AI 기술 협력과 역량 강화, 국제 규범 논의를 추진하는 독립적인 정부 간 기구를 지향한다. 중국이 AI 규칙과 표준을 논의하는 상설 다자기구를 출범시킴으로써 미국 주도의 기술·공급망 연대에 대응하는 별도의 축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 ‘슈퍼노드’ 첫 공개…칩 한계, 시스템으로 돌파 산업 전시장에서는 중국의 ‘AI 자립’ 전략이 구체적인 제품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어센드 AI 가속기를 기반으로 만든 대규모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수천개의 어센드 프로세서를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 자원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 장비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일 칩의 성능 격차를 대규모 클러스터와 네트워크 기술로 보완하려는 중국식 해법이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자체 생태계 안에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서버 기업 수곤도 중국산 가속기 10만개를 연결한 AI 슈퍼클러스터 ‘수곤 8000’을 전시했다. 화웨이뿐 아니라 서버와 네트워크, 냉각장치,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까지 중국산 공급망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거대언어모델 경쟁도 한층 격화됐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개형 AI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키미 K3는 미국 빅테크의 폐쇄형 모델과 달리 개발자가 모델 구조와 가중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연산장비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모델 개발과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AI 에이전트도 행사장의 주요 축을 이뤘다. 유니트리를 비롯한 중국 로봇 기업들은 보행과 물체 운반, 작업 협업이 가능한 휴머노이드를 선보였다. 중국 당국은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연간 생산량이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 8곳 참가…“직접 보고 경쟁력 점검해야” 한국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창업 지원기관인 글로벌혁신센터(KIC 중국)가 전시 부스를 마련했으며 국내 중소기업 8곳이 참가했다. 김종문 KIC 중국 센터장은 1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WAIC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기술 전시회에 직접 와서 상황을 봐야 한다”며 “세계와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의 빠른 제품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에도 주목했다. 그는 “시제품을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 테스트하려면 중국 공급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현재 개발 속도로는 중국 기업들의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연구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부터 실제 상용 제품까지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기업 간 협업 사례도 대거 제시했다는 평가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핵심 기술과 제품 사양 공개에 소극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술력을 외부에 알리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시장은 기회인 동시에 강력한 경쟁 공간이다. 제조 공급망과 방대한 내수시장, 빠른 실증 환경을 활용할 수 있지만 가격 경쟁과 제품 출시 속도, 현지 기업 간 협업 능력에서 밀릴 경우 한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중국의 핵심 AI 산업 규모는 지난해 1조2000억위안을 넘어섰으며 관련 기업은 620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형 제조기업의 30% 이상이 AI를 도입했고 주요 스마트공장은 공정의 70% 이상에 AI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중국 측은 추산하고 있다. ◆‘기술 전시회’ 넘어 미·중 AI 질서 경쟁 무대로 이번 WAIC는 단순한 산업 전시회를 넘어 미·중 AI 패권 경쟁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안전한 공급망을 중심으로 동맹국을 묶는 전략을 추진한다면 중국은 오픈소스 모델과 저비용 AI 서비스, 개발도상국 역량 지원을 앞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국은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히 미국에 뒤처져 있지만 대규모 칩 연결 기술과 데이터센터, 응용서비스, 로봇 등 ‘풀스택’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개별 제품의 최고 성능보다 자체 공급망 안에서 칩과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을 연결하는 데 힘을 싣는 모습이다. 다만 WAICO가 실제 국제규범을 만드는 영향력 있는 기구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참여국이 중국·러시아와 신흥국 중심으로 구성된 데다 AI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 국가 통제 등 핵심 의제에 대한 국가별 입장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WAIC를 통해 기술과 산업, 외교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도 중국 AI를 단순한 추격자나 저가 경쟁자로 평가하기보다 기술 수준과 공급망, 사업화 속도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거나 의존하는 선택이 아니다. 활용할 공급망과 협력 분야는 찾되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 로봇 등 핵심 분야에서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별적 협력’ 전략이 요구된다”며 “올해 상하이 WAIC는 중국 AI의 약점보다 중국이 그 약점을 어떤 속도와 방식으로 메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19 14: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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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개인정보 유출 제재 이달 말 윤곽…'2000억 과징금설' 따져보니
불법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을 통해 가입자 정보가 유출되고 무단 소액결제 피해까지 발생한 KT에 대한 정부 제재가 이르면 이달 말 확정될 전망이다. 법정 과징금 상한을 단순 계산하면 2000억원 안팎에 이르지만 실제 부과액은 위반 행위와 관련된 매출 범위, 안전조치 의무 위반 정도, 피해구제 노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KT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와 과징금·시정명령 등 제재 안건을 오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19일 현재 개인정보위가 공개한 회의 현황에는 지난 15일 제14회 제1소위원회와 지난 8일 제13회 전체회의까지만 올라와 있다. KT 안건의 29일 상정 여부는 공식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추가 검토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 피해 회선 2만2227개, 정보주체는 1만6000여명 KT는 지난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불법 펨토셀이 내부 통신망에 접속하면서 가입자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불법 펨토셀에 접속한 가입자를 2만2227명으로 파악했다. 유출 정보에는 전화번호와 국제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368명에게서 총 777건, 약 2억4300만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했다. 개인정보위가 KT에 보낸 처분 사전통지서에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보주체가 1만6000여명으로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불법 펨토셀 접속 이력이 있는 회선을 기준으로 조사한 반면 개인정보위는 법인용 회선과 중복 회선 등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살아 있는 자연인에 관한 정보를 보호 대상으로 삼으며 법인이나 단체 자체의 정보는 개인정보에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2만2227명 유출’과 ‘1만6000여명 유출’은 어느 한쪽이 틀린 수치라기보다 조사 목적과 산정 기준이 다른 결과에 가깝다. 제재 처분에서는 개인정보위가 산정한 정보주체 규모가 직접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 단순 계산하면 2000억원…실제 과징금은 별개 KT에 적용되는 사고 당시 개인정보 보호법상 과징금 상한은 위반 행위와 관련된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의 3%다. KT의 최근 3년간 무선서비스 매출은 연평균 약 6조668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단순히 3%에 대입하면 약 2000억원이 나온다. 그러나 이 금액을 예상 과징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개인정보위는 전체 무선서비스 매출 가운데 어느 범위를 위반 행위 관련 매출로 볼 것인지 정한 뒤 위반의 중대성과 기간, 유출 규모, 실제 피해, 사후 조치 등을 반영해 부과기준율을 적용한다. 이후 가중·감경 절차도 거친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약 2300만명의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된 사고로 법정 상한에 가까운 과징금이 거론됐지만 최종 부과액은 1347억9100만원이었다. 개인정보위는 당시 핵심 네트워크 관리 소홀과 안전조치 의무 위반, 유출 통지 위반 등을 처분 근거로 제시했다. KT의 피해 규모는 SK텔레콤보다 작다. 다만 개인정보가 실제 범죄에 이용돼 368명의 금전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 개인정보위가 단순 유출 인원보다 사고의 발생 구조와 실제 피해를 얼마나 무겁게 판단하느냐가 제재 수위를 가를 전망이다. ◆ 펨토셀 관리 부실이 핵심…사후 투자만으로 면책 어려워 KT에 불리한 대목은 통신망의 말단 설비인 펨토셀 관리 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다. 민관합동조사단은 KT가 펨토셀 인증서와 제작 외주업체, 비정상 인터넷주소(IP) 접속, 제품 형상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불법 장비가 내부망에 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불법 펨토셀이 통신 트래픽을 가로채 제3의 장소로 전송할 수 있었고 일부 통신 과정에서는 문자와 음성통화 정보가 탈취될 위험도 확인됐다. 이는 외부 공격자의 범죄만으로 사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입자 정보를 보호해야 할 기간통신사업자가 핵심 네트워크 장비의 인증과 접속통제 체계를 제대로 관리했는지가 개인정보 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판단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가 사고 이후 피해액을 보상하고 유심 무상 교체, 펨토셀 접속 차단, 망 보안 강화 등을 시행한 점은 감경 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없는 해지도 허용했다. KT는 지난해 정보보호 분야에 1276억원을 투자했고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와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도 잇달아 출범시켰다. AI 기반 공격과 제로트러스트, 랜섬웨어 대응 등을 포함한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 나선 상태다. 투자액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사고 당시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위가 살필 부분은 예산의 총액보다 사고 이전에 필요한 보호조치가 실제 작동했는지, 사고 이후 피해 확산을 막고 보호체계를 실질적으로 바꿨는지다. 한편 이번 처분은 피해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면 과징금도 작아지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니다. 국가 기간통신망의 관리 부실로 식별정보가 범죄에 이용됐을 때 그 책임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개인정보위의 결론은 KT 한 기업의 비용을 넘어 통신사가 네트워크 보안을 어디까지 경영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2026-07-19 11: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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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1만700원, 이제는 인상률보다 제도 개혁을 논할 때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1만 원대 중반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는 상징성은 있지만, 정작 결정 과정과 결과는 또다시 우리 사회의 깊은 갈등만 확인시켰다. 법정 시한을 넘긴 밤샘 협상과 막판 표결, 노사 양측의 극한 대립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 됐다. 사용자 측은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호소하고, 노동계는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반발한다. 누구도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현행 최저임금 결정 시스템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음을 웅변한다.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다. 그러나 아무리 선한 제도라도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경우 부작용은 불가피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금리와 내수 부진, 소비 위축이라는 복합 불황 속에 놓여 있다. 특히 골목상권의 편의점과 음식점, 숙박업, 미용업 등 영세 서비스업은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 원자재 가격 상승을 동시에 떠안으며 생존 자체를 걱정하는 처지다.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 것은 제도의 실효성과 시장의 수용 능력 사이에 심각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취약 업종에서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난다. 법을 준수하고 싶어도 지급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영세 사업주를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제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최저임금의 목적이 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면, 그 제도가 오히려 일자리 축소와 폐업 증가를 초래하는 상황 또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임금은 결국 고용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 무인화 투자 확대라는 형태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피해는 결국 가장 보호받아야 할 취약계층 근로자에게 집중된다. 이제는 정치적 금기처럼 여겨졌던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다. 현행 법률 역시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이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수도권 대기업과 지방 영세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물가와 임금 수준, 지불 능력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기준을 전국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보다 불균형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주요 선진국들도 지역이나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임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차등 적용이 곧 노동자 차별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영세 서비스업과 농림어업, 지방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오히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획일적 평등보다 지속 가능한 공정이 더 중요하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운영 방식 역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의 결정 구조는 노·사·공익위원이 이해관계를 앞세워 줄다리기를 벌이는 정치적 협상 테이블에 가깝다. 객관적인 경제지표보다 협상력과 여론전이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에서는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제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노동생산성, 고용 여건, 중소기업의 지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객관적인 산식을 마련하고, 전문가 중심의 독립적인 심의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치적 흥정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결정 시스템만이 반복되는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최저임금 논쟁의 본질은 숫자 자체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삶을 보호하면서도 기업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일이다.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지만 기업 없는 일자리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의 희생만 강요하는 정책은 결국 모두를 어렵게 만든다.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덧 4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은 크게 달라졌지만 제도는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해마다 반복되는 인상률 논쟁을 넘어 시장 현실과 경제 여건을 반영한 제도 개혁에 나설 때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객관적 산식에 기반한 결정 구조, 생산성과 지급 능력을 함께 고려하는 합리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노동자의 삶을 지키고 자영업자의 생존을 보호하며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길이다. 최저임금의 미래는 인상률이 아니라 제도의 신뢰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26-07-19 10: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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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희의 라이프 리포트] 만성피로, 단순 피곤함 아니다…숨은 질환 신호일 수도
피로는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피로는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일시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진다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신체 이상을 알리는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만성피로’는 특정 질환을 지칭하기보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휴식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피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다른 질환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구분되며 이는 별도의 진단 기준을 적용해 평가가 필요한 질환이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 생활 요인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여러 질환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신체적·정신적 요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순 피로로 보기 어려운 경고 신호도 있다. 피로와 함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발열, 밤에 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숨겨진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균형 잡힌 식사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상담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균형 잡힌 식사와 스트레스 관리까지 더해지면 피로 회복과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지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흔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피로가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 빈혈, 갑상선 이상 등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7-19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