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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 200조보다 중요한 것은 재정의 원칙이다
[경제일보] 국가 재정은 돈을 많이 쓰는 기술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 제때 쓰는 지혜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해 약 200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고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성장동력 육성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은 시대적 문제의식만큼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세계 경제가 AI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지금, 대한민국 역시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설명하는 미래대응기금의 핵심은 분명하다. 호황기에 더 걷힌 세금을 흥청망청 소비하지 않고 적립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세수가 풍부한 해에는 저축하고 경기 침체나 국가적 전환기에 활용하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정의 경기 순응성을 줄이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취지는 타당하다. 그러나 좋은 취지와 좋은 제도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가 수없이 경험했듯 재정은 한번 원칙을 잃으면 가장 손쉬운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2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투명하게 그 돈을 운용하느냐이다. 국민의 세금은 정부의 재량 자금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적 자산이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초과 세수라는 재원의 성격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은 영원하지 않다. 국제 경기와 수출 환경에 따라 세수는 언제든 급증하거나 급감할 수 있다. 일시적인 호황에서 얻은 재원을 영구적인 지출 구조로 연결한다면 미래에는 오히려 재정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대응기금은 상시적인 복지 확대나 선심성 사업의 재원이 아니라 국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에 한정돼야 한다. AI라고 해서 모두 미래 투자인 것도 아니다. 이름만 첨단일 뿐 경제적 효과가 불투명한 사업도 얼마든지 있다. 정부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 한다면 투자 대상은 정치적 인기나 지역 안배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라는 냉엄한 기준으로 선정돼야 한다. AI 인프라와 차세대 반도체,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핵심 원천기술, 과학기술 인재 양성처럼 민간의 투자만으로는 부족하지만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지원금’이 아니라 ‘투자금’이어야 한다. 기금 운용에 대한 국회 통제와 국민 공개도 철저해야 한다. 기금은 예산보다 탄력적인 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통제 장치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은 국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고 투자 목적과 집행 내역, 성과 평가를 정기적으로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독립적인 재정평가기구가 경제적 효과와 정책 효율성을 검증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성과가 없는 사업은 과감히 중단하고 재원을 다른 분야로 재배분하는 원칙도 분명히 해야 한다. 재정 운용의 원칙은 어렵지 않다.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의무 지출이 돼서는 안 되며, 소비보다 미래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곳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 특정 지역이나 산업, 세력을 위한 정치적 배분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성장 기회를 넓혀야 한다. 모든 재정 지출에는 분명한 목표와 측정 가능한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은 저출산과 고령화, 노동생산성 정체, 산업 전환이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돈의 절대 규모가 아니라 돈의 질에 있다. 200조 원을 쓰고도 성장률이 제자리라면 그것은 역사상 가장 비싼 실패가 될 것이다. 반대로 200조 원 가운데 단 한 푼이라도 국가의 기술 경쟁력과 인재 역량, 혁신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높인다면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값진 자산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저수지’라고 부른다. 저수지는 물을 가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생명을 살리는 데 존재한다. 미래대응기금 역시 정권의 정치적 필요를 채우는 저수지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저수지가 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200조 원이라는 숫자가 아니다. 그 돈을 어떤 원칙으로 모으고, 어디에 투자하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다. 재정의 기본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투명하고 절제된 운용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AI 대전환과 잠재성장률 반등이라는 거대한 국가 목표도 현실이 될 수 있다.
2026-08-27 09: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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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CSO 주관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 진행 外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이 경기 파주 운정 아이파크 포레스트 건설 현장에서 최고안전책임자(CSO) 주관으로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4일 열렸으며 회사가 운영하는 온열질환 예방 프로그램인 IPARK 고드름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양승철 CSO는 현장을 찾아 옥외 작업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예방 활동을 독려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CSO, 현장소장 등은 옥외 작업 근로자에게 온열질환 예방 물품을 전달하고 근로자들의 수분과 전해질 섭취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특히 관리감독자가 근로자의 휴식과 수분 섭취 여부를 직접 확인해 온열질환 예방 수칙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했다. 폭염 환경에서는 전해질 손실이 열경련과 열탈진,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식염포도당과 전해질 분말, 이온음료를 얼음물과 함께 제공했다. 오후 2시 이후부터는 현장의 작업중지 이행 상황을 점검해 근로자 안전 관리 상태를 살폈다. 현장에서는 전 근로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온열질환 예방 부스도 운영했다. 부스에서는 얼음물과 식염정, 기념품을 지급하고 온열질환 예방 수칙과 응급처치 요령을 안내하는 교육자료를 게시했다. 완전화 관련 전문기업 K2 safety와 함께 참여해 이온음료를 제공하고 개인용 냉방 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해 근로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였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만큼 근로자들이 충분한 휴식과 수분·전해질 섭취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과 소통하고 IPARK 고드름 캠페인을 지속 확대해 안전보건 문화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차세대 과학 인재 만나 도전과 성장 응원 호반그룹은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이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고등학생 캠프'를 찾아 참가 학생들을 격려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K-과학인재 아카데미의 첫 교육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과학기술 인재들의 도전과 성장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K-과학인재 아카데미는 호반그룹과 서울대학교가 함께 추진하는 미래 과학기술 인재 육성 플랫폼이다.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연구와 교육,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인재 육성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처음 열린 고등학생 캠프는 전국의 과학 분야 우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서울대학교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약 300명이 지원해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30명이 선발됐다. 참가 학생들은 서울대 교수진과 연구진의 지도를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대헌 사장은 서울대 연구실을 방문해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둘러보며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도전 정신을 응원했다. 이어 캠프를 준비한 서울대 교수진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대헌 사장은 “호반그룹은 K-과학인재 아카데미를 통해 기업과 대학이 함께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청소년과 청년들이 세계를 무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방건설, 2026년 시공능력평가 22위…평가액 2조 3058억원 대방건설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와 같은 종합 22위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업체의 최근 3년간 공사실적과 자본금·재무구조 등 경영상태, 기술인 보유 현황 등 기술능력, 환경·안전 등 신인도를 종합평가해 시공 역량을 금액으로 산정하는 제도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3조에 따라 매년 7월 말 공시되며 공공공사 입찰과 민간 시공사 선정, 신용평가 등에 활용된다. 대방건설의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3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6.1% 늘었다. 세부 공종별 공사실적에서는 기타토목공사 분야가 1475억원으로 전국 6위, 기타조경공사 분야가 304억원으로 전국 8위를 기록했다. 조경 부문 실적은 323억원으로 전국 10위였다. 재무구조는 지난해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총계 3조6719억원, 자본총계 1조979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77억원, 단기대여금은 1조1226억원이며 유동비율은 338.36%, 부채비율은 85.54%, 차입금 의존도는 26.26%로 집계됐다. 대방건설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과 공공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1공구를 수주했으며 주택 브랜드 디에트르로는 올해 4월 옥정중앙역 디에트르를 분양했다. 하반기에도 신규 단지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축적된 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주택사업뿐 아니라 공공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과 시공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8-05 17: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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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이재명 정부, 이제 청사진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국정 2년 차 화두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를 넘어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한국이 처한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패권 경쟁, 미국발 통상 압박, 중동발 에너지 불안, 저출생과 지역소멸, 부동산 불안,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다. 대통령의 구호가 수사가 아니라 국정의 좌표가 되려면 이제부터는 청사진을 숫자와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을 민주주의 위기, 통상·안보 위기, 민생 위기를 헤쳐온 시간으로 규정했다. 국정 2년 차 목표로는 초격차 산업강국,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사회,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제시했다.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다. 특히 경제정책의 중심을 첨단산업, 국가투자, 에너지 전환, 지역균형, 민생 안정에 두겠다는 구상은 지금 한국 경제가 피할 수 없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선순위다. 모든 것을 동시에 하겠다는 정부는 대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성장의 엔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반도체, AI, 조선, 방산, 배터리, 원전, 전력망, 바이오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 자본과 인재와 규제를 집중해야 한다. 초격차 산업강국은 보조금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세제,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 노동 유연성, 연구개발 인력 공급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재명 정부는 중도 실용의 길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려면 먼저 성장해야 한다. 기업을 압박해 단기 성과를 끌어내는 방식으로는 미래산업 투자가 지속될 수 없다. 반대로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태도도 무책임하다. 정부는 길을 내고, 민간은 달리게 해야 한다. 국가는 전력망과 항만, 데이터센터, 첨단산단,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과감히 투자하되, 민간의 의사결정을 정치 논리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민생경제도 마찬가지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상흔은 아직 가계에 남아 있다. 자영업자는 매출보다 비용을 먼저 걱정하고 청년은 일자리보다 주거비에 먼저 눌린다. 이럴 때 정부가 재정을 써야 할 곳은 분명하다. 전 국민을 향한 일회성 지원보다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 주거 약자, 저출생 대응, 직업 전환 교육에 정밀하게 써야 한다. 재정은 따뜻해야 하지만 동시에 엄격해야 한다. 빚으로 인기를 사는 정책은 결국 다음 세대의 세금으로 돌아온다. 부동산 정책은 더 냉정해야 한다. 시장을 향해 ‘투기와 전쟁’만 외치면 공급은 얼어붙고, 공급만 외치면 불평등은 커진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 불안, 지방의 빈집과 소멸 위기는 다른 처방을 요구한다.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세제와 대출, 공급 정책이 정권의 정치 일정에 따라 흔들리면 시장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규칙을 세워야 한다. 금융·자본시장 개혁도 국정 2년 차의 중요한 시험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려면 말뿐인 밸류업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 주주권 보호, 불공정거래 엄단, 장기투자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주가조작과 부동산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옳다. 다만 처벌 강화만으로 시장 신뢰가 생기지는 않는다. 예측 가능한 감독, 일관된 법 집행, 기업의 자율과 책임을 함께 세워야 한다. 정치의 정상화도 경제정책의 일부다. 기업은 금리와 환율만 보지 않는다. 정권의 말, 국회의 분위기, 규제기관의 태도, 노사관계의 방향을 함께 본다. 국정이 매일 전쟁처럼 흘러가면 투자는 늦춰진다. 야당과 언론을 설득하지 못하는 경제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대통령이 말한 ‘정상사회’는 법과 원칙이 상대 진영에만 적용되는 사회가 아니라, 내 편에게도 같은 잣대가 적용되는 사회여야 한다. 동양 고전 <논어>에는 “민무신불립”, 곧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취임 1년을 넘긴 정부에 필요한 것도 결국 신뢰다. 국민은 더 이상 거창한 청사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물가가 안정되는지, 집값이 예측 가능한지, 일자리가 생기는지, 기업이 투자하는지,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지를 본다. 국정의 성패는 연설문이 아니라 생활의 체감으로 결정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출범기의 명분을 넘어 집권 2년 차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대체불가 대한민국’은 좋은 구호다. 그러나 구호는 출발점일 뿐이다. 초격차 산업은 규제개혁과 인재정책으로, 민생 안정은 정밀한 재정과 물가 관리로, 자본시장 개혁은 공정한 룰과 주주 보호로, 정상사회는 법치와 통합의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 대통령에게 남은 4년은 길어 보이지만 국정 시간표로는 짧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말이 아니라 더 정확한 실행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성장과 분배, 시장과 국가, 개혁과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대체불가의 잠재력을 이미 갖고 있다. 정부의 책무는 그 잠재력을 정치의 구호로 소비하지 않고 국민의 삶과 기업의 투자, 국가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2026-06-10 17: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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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산업수도 변화' vs 김두겸 '현직 시정 완성'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되며 막판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동시에 노동조합 조직력이 강하고, 동구·북구를 중심으로 진보 표심이 뿌리 깊은 도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산업수도의 다음 4년’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를 묻는 선거가 됐다. ◆최근 여론조사…김상욱 35.8%, 김두겸 35.5% ‘0.3%p 차’ 초박빙 가장 최근 공표된 경상일보·울산MBC 여론조사는 울산시장 선거가 사실상 안갯속 승부임을 보여줬다. 경상일보와 울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25~26일 울산 거주 만 18세 이상 1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자 대결 지지도는 김상욱 후보 35.8%, 김두겸 후보 35.5%, 진보당 김종훈 후보 19.0%, 무소속 박맹우 후보 5.2%로 나타났다. 김상욱·김두겸 두 후보의 격차는 0.3%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유선 RDD 17.2%,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ARS 82.8%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의 단일화를 전제로 한 가상 3자 대결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김상욱 후보로 단일화를 가정하면 김상욱 43.6%, 김두겸 36.9%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김종훈 후보로 단일화한 가상 3자 대결에서는 김종훈 36.9%, 김두겸 36.3%로 오차범위 안 초접전이었다. 결국 울산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민주·진보 단일화의 성사 여부와 그 효과가 실제 투표장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였다. 이를 종합하면 울산시장 선거는 “현직 김두겸 후보가 보수 기반과 시정 연속성을 바탕으로 방어선을 세우고, 김상욱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화와 변화론을 앞세워 추격·역전 흐름을 만든 선거”로 정리된다. ◆김상욱, 변화·단일화는 강점…조직 안정성은 과제 김상욱 후보의 강점은 ‘변화의 상징성’이다.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뒤 울산시장 후보로 나섰다. 울산 정치에서 보기 드문 경로다. 보수 진영 출신이면서도 민주당 후보가 됐다는 이력은 한편으로는 공격 지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도층과 탈이념 유권자에게 “낡은 진영 구도 밖의 후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울산이 산업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의 변화론은 단순한 정권 구호가 아니라 도시 전략의 문제로 연결된다. 약점은 조직력과 안정성이다. 울산은 국민의힘 조직 기반이 강한 지역이고, 김두겸 후보는 현직 시장이다. 김상욱 후보가 단일화 효과를 얻더라도 민주당·진보당 지지층이 온전히 결합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진보 표심은 울산에서 독자성이 강하다. 노동 의제와 산업 전환, 공공교통 정책에서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면 단일화가 산술적 합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기회는 민주·진보 단일화와 생활 민심이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김상욱 후보 단일화 가상 3자 구도는 김 후보에게 뚜렷한 우세 신호를 줬다. 또 울산의 시내버스 개편 논란, 대중교통 불편, 산업 전환 과정의 노동 불안은 현직 시정 평가론으로 번질 수 있다. 김 후보는 ‘시내버스 정상화와 시민 이동권 보장’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민영제 버스 운영을 공영제로 전환하기 위한 울산교통공사 설립, 도시철도 2호선 조기 착공, 문수로 우회도로·외곽순환도로 추진 등을 제시했다. 위협은 보수 결집과 단일화 후유증이다. 선거 막판 국민의힘 지지층이 “울산시정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결집하면 판세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실제 투표일에는 조직력과 투표율이 더 중요해진다. 김 후보에게 남은 과제는 변화론을 구호가 아니라 울산형 산업·교통·일자리 해법으로 설득하는 일이다. ◆김두겸, 현직 프리미엄은 강점…시정 피로감은 부담 김두겸 후보의 강점은 현직 시장 프리미엄과 시정 연속성이다. 김 후보는 민선 8기 울산시장으로 기업 투자유치, 개발제한구역 해제, 분산에너지법 제정 등을 성과로 내세운다. 국민의힘 후보로서 보수층 결집 기반도 갖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에서 시장의 핵심 역량은 투자 유치와 기업 환경 조성이다. 김 후보는 이 지점에서 “하던 일을 마무리할 시장”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약점은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 시장에게는 성과뿐 아니라 불만도 따라붙는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 논란, 시민 교통 불편, 산업 전환 지체, 청년 일자리 문제, 지역 내 생활 격차는 모두 현직 시장 평가와 연결된다. 김 후보가 ‘시정 연속성’을 강조할수록 유권자는 “그 연속성이 내 삶을 얼마나 바꿨느냐”고 물을 수 있다. 기회는 보수 지지층 재결집과 경제 의제 선점이다. 김두겸 후보는 ‘AI 수도 완성’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후보는 SK-아마존웹서비스 AI 데이터센터 확대, 주력 제조산업 AI 대전환, 소버린 AI 집적단지, 공공서비스 AI, AI·과학기술 인재 양성, 수중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을 AI와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위협은 민주·진보 단일화 효과다. 김 후보가 다자 구도에서는 강점을 보이더라도, 진보 표심이 김상욱 후보 쪽으로 결집하면 선거는 순식간에 불리해질 수 있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김상욱 단일화 가상 3자 대결이 오차범위 밖 우세로 나온 점은 김두겸 후보에게 경고 신호다. 김 후보가 승리하려면 선거를 진영 대결로만 끌고 갈 것이 아니라, 현직 시장으로서 산업도시 울산의 현실적 해법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막판 승부처…단일화 효과, 노동 표심, 교통 민심, 보수 결집 첫 번째 승부처는 민주·진보 단일화 효과다. 여론조사상 김상욱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김두겸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선거는 여론조사의 산술이 아니다. 진보당 지지층이 민주당 후보에게 얼마나 이동할지, 노동 현장 표심이 얼마나 결합할지, 무당층이 단일화를 ‘정치공학’이 아니라 ‘정권·시정 교체의 현실적 선택’으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 승부처는 노동과 산업 전환이다.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이자 기업의 도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흔들리면 울산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김상욱 후보는 노동이 존중받는 산업 AI 대전환, 울산형 직업전환 보장제, 청년 AX 아카데미, 숙련노동자 AI 동행사업 등을 제시했다. 김두겸 후보는 AI 수도, 소버린 AI 집적단지, 수중 데이터센터, 양자융합원, UAM, K-배터리, 암모니아 벙커링, 북극항로 거점항만 등을 내세운다. 두 후보 모두 AI를 말하지만, 김상욱 후보는 노동 전환과 생활 교통을, 김두겸 후보는 투자 유치와 성장 프로젝트를 전면에 둔다. 세 번째 승부처는 교통 민심이다. 울산은 대중교통 불편이 생활 이슈로 커진 도시다. 김상욱 후보가 시내버스 정상화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현직 시장의 약점을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이다. 김두겸 후보가 이에 맞서 교통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 실행 계획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산업 공약은 거대하지만, 유권자의 하루는 출근길 버스와 도로 정체에서 시작된다. 네 번째 승부처는 보수 결집이다. 김두겸 후보가 버티는 힘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현직 시장의 조직력이다. KBS울산·울산매일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 김두겸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보수층이 막판 위기의식으로 결집하고, 무소속 박맹우 후보 지지층 일부가 김두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경우 판세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다섯 번째 승부처는 부동층이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과 잘 모름 응답은 합쳐 4.5%였다. 초박빙 선거에서는 이 정도 부동층도 승패를 바꿀 수 있다. 울산MBC는 사전투표 직전 단일화가 성사된 상황에서 두 자릿수대 부동층의 표심과 각 진영의 결집력이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울산시장 선거는 이제 숫자 싸움에서 동원 싸움으로 넘어갔다”며 “김상욱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단일화 효과를 실제 투표 참여로 바꾸는 일이다. 김두겸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현직 프리미엄을 ‘안정적 미래 산업 전략’으로 설득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2026-05-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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