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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AI 활용 '완전판매 행사' 실시…불완전판매 예방 강화 外
[경제일보] 삼성화재가 영업 현장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준수사항을 점검하는 '완전판매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보험 판매 과정에서 준수해야 하는 약관 전달과 주요 내용 설명 등 소비자보호 관련 사항을 영업조직이 다시 점검하도록 마련됐다. 삼성화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만화와 노래를 배포하고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완전판매 핵심 내용을 담은 '완판Song'도 제작해 영업 현장에서 소비자보호 수칙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 실천 3단계 Series'의 마지막 단계다. 1단계는 소비자정책팀, 2단계는 전사 소비자보호 관련 업무 수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단계에서는 영업조직으로 대상을 넓혔다. 삼성화재는 소비자보호 활동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부서가 상품 개발 단계부터 상품 구조와 약관 문구, 계약 관련 서류, 보상 지침 등을 검토하고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항은 관련 부서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판매 중인 상품에서 소비자 불만 증가 등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판매 중지 기준과 절차도 마련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 가운데 예방 가능한 사항은 시스템과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우려되는 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는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품 개발부터 판매, 보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 중심의 소비자보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손보, 고대 안암병원에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 한화손해보험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함께 정신건강 입원학생을 위한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식을 열고 환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통합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다숨교실은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인가를 받아 고려대 안암병원에 문을 연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다. 정신건강 치료로 입원한 학생들이 치료 기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입원학생들은 병원학교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교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음악·스포츠 활동과 전문 심리상담 등 심리·정서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화손보는 환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보호자 웰니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음건강 선별검사를 시작으로 맞춤형 심리상담과 부모 교육, 보호자 지지 모임 등을 제공해 장기간 돌봄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퇴원을 앞둔 학생에게는 전문 의료사회복지사가 학교 복귀 상담을 제공해 치료 이후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의료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모아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낸 뜻깊은 사례"라며 "치료를 넘어 아이들의 배움이 멈추지 않게 하고 환아와 가족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웰투게더(We’ll-together)'의 가치를 실현하며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 10년 확정이율 4.40% '굴려받는연금보험' 출시 삼성생명이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해 노후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상품 '삼성 굴려받는연금보험'을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상품은 가입 시 보험료를 일시납하고 최소 10년간 운용한 뒤 연금으로 받는 구조다. 이달 기준 가입 후 10년간 확정이율 4.40%가 적용된다.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에 연복리로 이자가 붙으며 10년 이후에는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공시이율이 적용된다. 상품은 기본형과 연금강화형으로 나뉜다. 연금강화형을 장기 유지하면 가입 5년과 10년 시점에 각각 유지보너스 기준금액의 5%씩 총 10%의 유지보너스가 가산된다. 다만 유지보너스 발생일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당 시점까지 적립된 유지보너스는 지급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달 기준 55세 남성이 연금강화형에 일시납 보험료 1억원으로 가입하면 10년 뒤 적립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관련 세법상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보험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가입 연령은 20세부터 80세까지며 최소 가입금액은 200만원이다. 계약을 유지하면서 해약환급금의 최대 95%까지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거나 적립액 일부를 중도 인출할 수도 있다. 중도 인출 이후 적립액은 기본보험료의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인출 금액만큼 향후 적립액과 유지보너스, 연금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0년간 정해진 이율이 적용되는 만큼, 금리 변동에 대한 부담 없이 목돈을 노후 연금 재원으로 준비하려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환경에서 쉽고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0 08: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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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에이전트에 퓨리오사 NPU 단다…공공 AX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한컴이 퓨리오사AI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인공지능 전환(AX) 전용장비 개발에 나선다. 공공기관과 기업 내부에 서버를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시장을 겨냥해 소프트웨어와 AI 반도체, 교육·영업을 하나로 묶는 전략이다. 한컴은 계열사 한컴이노스트림, 퓨리오사AI와 NPU 기반 AX 사업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세 회사는 한컴의 ‘에이전틱 OS’와 퓨리오사AI의 2세대 AI 가속기 ‘RNGD(레니게이드)’를 결합한 AX 어플라이언스를 공동 개발한다. 어플라이언스는 서버와 AI 가속기, 운영 소프트웨어를 미리 최적화해 제공하는 일체형 장비다. 고객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축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컴의 에이전틱 OS는 조직 내부 문서와 데이터,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업무 시스템, 외부 AI 모델을 연결해 여러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나눠 수행하도록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보안과 권한 통제 기능을 앞세워 데이터의 외부 반출이 어려운 공공·금융·국방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에이전틱 OS는 아직 전면 상용화 이전 단계다. 한컴은 지난 4월 상반기 출시와 연내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1일부터 업종별 데모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협약에서도 완제품이 아닌 개념검증(PoC) 장비를 먼저 개발하기로 했다. RNGD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 추론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용 가속기다. 퓨리오사AI가 독자 설계한 TCP(Tensor Contraction Processor·텐서축약처리장치) 구조와 48GB HBM3 메모리를 탑재했다. 공식 제품 자료 기준 FP8 연산성능은 512TFLOPS, 메모리 대역폭은 초당 1.5TB, 설계전력은 180W다. 범용 GPU가 장악한 AI 추론 시장에서 전력 효율과 국산 공급망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RNGD의 상용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SDS와 RNGD 기반 생성형 AI·AI 에이전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고, 다음의 AI 검색 요약 서비스에도 업스테이지의 언어모델과 함께 RNGD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클라우드가 아닌 고객사 내부 설치형 장비로 공급 경로를 넓히는 셈이다. 역할도 나눴다. 한컴은 에이전틱 OS의 NPU 최적화와 장비 제품화를 주도한다. 퓨리오사AI는 RNGD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스택, 성능 최적화 기술을 제공한다. 한컴이노스트림은 퓨리오사AI의 공인 교육기관으로서 교육센터와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교육을 영업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컴이노스트림이 정부·대학·기업 교육에서 발굴한 NPU 도입 수요를 퓨리오사AI와 공유하고, 한컴이 이를 에이전틱 OS 구축사업으로 연결한다. 인력 양성부터 기술 검증, 장비 판매와 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GPU 기반 환경을 얼마나 원활히 대체하거나 병행할 수 있느냐다. 지원 AI 모델과 처리속도, 전력소비, 구축비용을 동일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출시 시점과 가격, 초도 고객도 정해지지 않았다. 업무협약이 실제 조달과 매출로 이어지려면 공공기관의 보안 인증과 장기간 운영 안정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AI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검증, 제품화로 이어지는 협력을 바탕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AX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8 0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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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재단, 보호자 게임교육 넓힌다…AI 시대 '게임 이해'까지
[경제일보] 게임을 둘러싼 부모의 고민이 ‘얼마나 하게 할 것인가’에서 ‘AI와 결합한 게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지도할 것인가’로 넓어지고 있다. 게임문화재단이 보호자 대상 게임리터러시 교육에 인공지능(AI) 관련 내용을 확대하고 교육 대상도 유아 부모까지 넓힌다. 게임을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니라 자녀의 소통과 학습, 디지털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로 이해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김윤지), 게임문화재단(이사장 유병한)은 ‘2026 보호자 게임리터러시 교육’ 하반기 참가 기관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교육 대상은 기존 학부모·일반 성인에서 유아 부모까지 확대했으며, 전국 기관·단체·학교·기업 등을 대상으로 상시 신청을 받는다. ◆ 유아부터 청소년까지…자녀 성장 단계 맞춰 교육 게임리터러시 교육은 보호자가 게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녀와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게임 이용시간을 줄이는 방식보다 자녀의 연령과 발달 단계에 맞춰 게임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지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학부모 대상 과정에서는 게임을 활용한 부모·자녀 소통, 건전한 게임 이용 지도, 게임의 교육적 활용, 게임 관련 진로, AI·에듀테크 등 변화하는 게임문화 등을 다룬다. 유아 부모에게는 유아 발달 특성을 고려한 게임 이해와 놀이를 활용한 교육, 교보재를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교육 방식도 강연에 한정하지 않는다. 디지털 게임과 보드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부터 자녀 게임이용지도 가이드 실습, 부모·자녀 관계와 게임 이용 문제에 대한 상담까지 연계한다. 교육기관의 특성과 수요에 따라 강연·체험·실습·상담형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 교육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AI다.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과 콘텐츠 제작은 물론 게임 이용 방식에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보호자가 기존 게임 문법만으로 자녀의 디지털 활동을 이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임문화재단은 ‘AI 시대의 청소년 게임문화’, ‘AI 윤리의 이해와 활용’ 등을 새롭게 확대한다. AI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기술의 편리함뿐 아니라 개인정보, 저작권, 윤리적 문제 등을 함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게임교육의 범위가 게임 자체에서 디지털 시민교육으로 확장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게임 내 캐릭터, 콘텐츠 제작,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 등에 활용될수록 자녀가 어떤 콘텐츠를 접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부모가 함께 이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보호자가 새로운 게임 문화를 이해하고 자녀와 소통할 수 있도록 AI 관련 교육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보호자가 게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게임 이용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은 전문 강사가 신청 기관을 직접 찾아가거나 기관 환경에 맞춰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게임문화재단은 기관별 수요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6-08-24 17: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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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살리고 사람 잃는 전환은 안 된다
[경제일보] 철강의 위기가 공장 담장을 넘어 일자리로 번지고 있다. 충남 당진이 지난 21일부터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이 됐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밀집한 이 도시에서 철강업과 금속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나타나자 정부가 고용 충격이 더 커지기 전에 안전망을 가동한 것이다. 23일 충남도는 정부 지원과 자체 일자리 정책을 연계해 고용 유지부터 직업훈련, 전직·재취업, 생계 지원까지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지역 고용대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기업 손익계산서를 넘어 지역사회에 청구서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당진은 포항·광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다. 공장 하나가 철강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운송업체, 정비업체가 붙고 식당과 상점이 생긴다. 공장이 벌어들인 돈으로 지방세가 걷히고, 그 돈이 다시 지역의 학교와 도로, 복지에 쓰인다. 주력기업의 생산이 줄면 협력업체 매출이 먼저 꺾이고 채용이 줄며, 그 여파는 골목상권과 지방재정까지 이어진다. 당진은 이미 그 징후를 겪고 있다. 지역 주요 철강기업 5개사의 영업이익은 2023년 262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진의 국세 납부액 역시 2022년 5063억원에서 2024년 1228억원으로 급감했고 법인 지방소득세는 같은 기간 317억원에서 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철강기업의 실적 악화가 지역경제의 체력을 얼마나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철강시장이 건설수요 감소와 글로벌 공급과잉, 수출 부진이 겹치며 20년 만의 최저 수준의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설비의 폐쇄와 가동 중단, 인력 조정 압력에 더해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과 탄소중립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값싼 범용재를 대량 생산해 중국산 철강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자동차·조선·방산·에너지용 고부가 강재로 올라가고,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확대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공정에는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더 깊이 넣어야 한다. 유럽의 탄소규제와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을 생각하면 선택이라기보다 생존에 가까운 문제다. 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진 모든 설비와 일자리를 세금으로 영원히 붙들어둘 수도 없다. 시장에서 수요를 잃은 생산시설까지 고용을 이유로 계속 유지하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더 큰 구조조정을 부를 수 있다. 문제는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기업은 오래된 설비를 닫으면 재무구조가 좋아질 수 있다. 국가는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면 탄소배출도 줄어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와 공장 주변의 협력업체, 지역 상인에게는 ‘산업 고도화’라는 말이 당장의 생계 문제로 돌아온다. 국가와 기업이 전환의 편익을 얻으면서 비용은 노동자와 지역에만 남기는 구조라면 공정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이번 당진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원 대상 노동자의 국민내일배움카드 한도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나고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도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은 66.7%에서 80%로 높아진다. 충남도는 내년 최대 60억원 규모의 ‘당진 철강산업 버팀이음프로젝트’ 국비 확보도 추진한다. 필요한 조치다. 다만 생계자금과 훈련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 전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숙련을 버리지 않는 전환이다. 철강공장에서 20년을 일한 노동자에게 새로운 직업을 찾으라며 몇 달짜리 일반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제철소의 설비와 공정, 품질관리, 안전관리 경험은 산업의 자산이다. 이를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친환경 설비,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운영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재교육의 출발점도 실업 이후가 아니라 재직 중이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자가 확정된 뒤 교육기관을 찾는 것은 너무 늦다. 기업의 설비 전환 계획과 함께 향후 줄어드는 직무와 새로 필요한 직무를 예측하고, 노동자가 기존 일자리에서 일하는 동안 새로운 기술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도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국가가 탄소중립 설비에 세액공제와 정책금융을 제공한다면 해당 기업은 고용 전환 계획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어떤 일자리가 줄어들고 어떤 직무가 새로 생기는지, 기존 노동자를 얼마나 재배치하고 협력업체 고용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친환경 설비 투자계획은 수십 년 뒤까지 세우면서 사람에 대한 계획은 구조조정 직전에 만드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역 정책은 더 크게 봐야 한다. 당진의 철강 노동자를 모두 다른 철강회사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지역의 산업구조 자체를 넓혀야 한다. 당진을 저탄소 철강의 거점으로 만들면서 수소·에너지, 철강 자원순환, 친환경 소재, 산업자동화와 같은 연관 산업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도 철강 집적지역의 대응 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과 탈탄소 설비·부품 산업, 제조 AX, 자원순환 분야로의 다각화를 제시했다. 그래야 전환 과정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같은 지역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 과거 제조업 구조조정의 실패에서 배울 것도 있다. 주력기업이 떠난 뒤에야 도시재생과 창업지원 사업을 시작하면 이미 숙련인력과 젊은 가족은 지역을 떠난 뒤다. 사람과 기업이 빠져나간 도시를 다시 일으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정부가 고용 충격이 통계에 완전히 나타나기 전에 당진을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그래서 평가할 대목이다. 이 제도 자체도 기존 고용위기지역이 실업과 고용 감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작동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이제 ‘선제’라는 말을 정책의 시간표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 실직하기 전에 훈련하고, 협력업체가 폐업하기 전에 사업 전환을 돕고, 지역의 청년이 떠나기 전에 새로운 기업을 불러들여야 한다. 정부도 최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신속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가 현실이 된 뒤 지원하던 방식에서 위험이 보일 때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중용’에는 ‘범사예즉립 불예즉폐(凡事豫則立 不豫則廢)’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서고, 준비하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의미다. 산업 전환도 그렇다. 철강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기술도 바뀌고 시장도 바뀐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생산방식은 결국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누구의 희생 위에서 이뤄질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는 일이다. 기업에는 친환경 설비와 고부가 제품 전환을 지원하고, 노동자에게는 숙련을 이어갈 직업과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에는 다음 산업을 심어야 한다. 세 정책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산업정책의 성공을 공장의 생산성만으로 평가하던 시대도 지나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공장을 지었는데 숙련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기업은 살아났는데 지역 상권과 인구가 무너졌다면 그것을 온전한 산업 전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철강은 한국 산업화를 떠받친 산업이다. 당진과 포항, 광양의 노동자와 지역사회 역시 그 성장의 비용과 과실을 함께 감당했다. 새로운 철강으로 넘어가는 비용 역시 함께 나눠야 한다. 산업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버리는 전환은 오래갈 수 없다. 공장을 바꾸는 것과 사람의 삶을 이어주는 것, 그 둘을 함께 해내야 진짜 산업 전환이다.
2026-08-2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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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를 동남아 게임 허브로"…BIC, 현지 생태계와 협력 넓힌다
[경제일보]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BIC 2026) 현장에는 세계 각국의 인디게임을 체험하려는 관람객과 개발자들이 모였다. 출품작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부스 사이로 대학과 교육기관이 참여한 공간도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통신디지털부(KOMDIGI) 관계자들은 이 현장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인디게임 산업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니 하디 사푸트로 게임 경쟁력·역량 개발 책임자와 티타 아유디티야 수르야 게임 생태계 개발 팀장은 전시장을 돌아본 뒤 이정엽 BIC 심사위원장과 공동 인터뷰를 갖고 인도네시아 게임산업의 현황과 양국 교류 계획, 현지 진출 시 유의할 제도를 설명했다. 티타 팀장은 인도네시아 게임산업의 규모를 약 200개 현지 게임 스튜디오로 소개했다. 그는 “현지 스튜디오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으로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BIC 같은 국제 행사는 개발자들이 해외 시장과 글로벌 업계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지 개발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자 익스체인지(IGDX)’를 운영하고 있다. IGDX는 투자자와 퍼블리셔, 개발자가 만나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기업 간 거래(B2B) 게임 행사다. 현지 스튜디오의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을 돕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BIC와 인도네시아의 협력은 단순한 행사 참가를 넘어 인재 양성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정엽 위원장은 “BIC에는 이전부터 인도네시아 게임이 꾸준히 출품됐고, 비누스대학교는 약 4년간 루키 부문에 게임을 제출해 왔다”며 “지난해부터 양국 협력을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BIC와 순천향대학교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해 KOMDIGI와 현지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현재 순천향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게임협회, 비누스대학교, KOMDIGI, 현지 게임사 아가테 등이 참여하는 인디게임 개발자 양성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향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IGDX와 BIC가 공동 세션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주변 국가와 게임산업 교류가 활발하다”며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BIC의 동남아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인디게임 행사를 묶는 ‘아시아 인디게임 협의체’ 구상은 아직 확정된 계획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장기적으로 협의체 형태의 연대를 구상하고 있지만 현재는 BIC 내부에서 여러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인도네시아 게임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다니 책임자는 한국 게임사가 현지에 진출할 때 모바일 이용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자 간 소통과 교류를 지원하는 소셜 기능도 주요 요소로 꼽았다. 반면 현지 인디게임 개발사들은 전체 시장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다니 책임자는 “인도네시아 게임시장 전체는 모바일 중심이지만 인디 개발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PC와 스팀 플랫폼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패키지 게임도 현지 인디게임 생태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게임사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면 제도 확인도 필요하다. 티타 팀장에 따르면 게임 서비스 사업자는 우선 전자시스템 제공자(Electronic Systems Provider·PSE) 등록을 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게임 등급분류 시스템인 IGRS도 주요 제도다. 현재 IGRS는 제도 평가와 개편을 위해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재시행되면 게임의 연령 등급과 콘텐츠 성격에 따른 표기를 지켜야 한다. 캐릭터 외형과 게임 연출도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출시 후 대규모 콘텐츠가 변경되면 재심사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양국 협력의 거점으로는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이 거론된다. 반둥에는 아가테를 비롯한 게임 스타트업과 개발사가 모여 있고, 지역별 최저임금 차이로 개발사 운영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향후 인력 양성 사업이 추진된다면 반둥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의 최종 지역과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첫 BIC 방문에 나선 KOMDIGI 관계자들은 행사 운영 방식에도 주목했다. 티타 팀장은 “전 세계 인디게임이 한자리에 모이고 개발자들이 투자자와 퍼블리셔를 직접 만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BIC가 게임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다니 책임자는 대학과 교육기관의 참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IGDX와 BIC는 개발자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며 “미래 게임산업을 이끌 인재들이 행사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구조가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양국은 행사 참가와 부스 교환을 넘어 개발자 교육, 투자·퍼블리싱 연계, 공동 세션으로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BIC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으려면 교류를 실제 출시와 투자, 공동 개발 성과로 연결하는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역시 풍부한 인재와 시장을 기반으로 현지 스튜디오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BIC 2026 현장에서 시작된 한·인니 게임산업 협력이 아시아 인디게임 생태계를 잇는 실질적인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8-14 21: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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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유일 현존 향교 문루 '청양 청아루' 보물 지정 예고
[경제일보] 교육과 유교 의례, 출입과 보관 기능을 한 건물에 담은 충남 청양 정산향교의 ‘청아루’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충남지역 향교 가운데 외삼문을 갖춘 중층 누각 형태의 문루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사례로, 조선 중기 향교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평가다. 14일 국가유산청은 ‘청양 정산향교 청아루’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청아루의 정확한 건립 연대를 알려주는 기록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1630년 정산향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짓기 위해 청원한 기록과 향교에서 수습된 기와 명문 등을 근거로 17세기 초 현재 위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과학적 조사도 이를 뒷받침했다. 2023년 주요 목재 부재의 연륜연대를 분석한 결과 대들보 3본과 기둥 2본 등 모두 5개 부재가 1640년에 벌채된 목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아루는 향교의 출입구 역할을 하는 ‘문루’다. 아래층에는 대문 기능을 두고 위층에는 마루 공간을 마련한 중층 건축물이다. 높이 지은 누각 형태를 통해 향교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는 동시에 강학과 유교 의례, 유생들의 휴식 등 여러 기능을 수행했다. ‘청아루’라는 이름은 중국 유교경전인 ‘시경’의 ‘청청자아(菁菁者莪)’에서 유래했다. ‘인재를 양성하는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교육기관인 향교의 성격을 이름 자체에 담고 있다. 규모도 지역의 일반적인 향교 누각보다 크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1칸의 일자형 중층 누각이다. 충남지역 향교 누각이 대체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정면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지붕을 받치는 상부 가구 구성은 단순하고 간결하게 짜였다. 아래층 중앙 3칸은 향교 출입문으로 활용됐다. 가운데 칸에는 양쪽으로 열리는 양여닫이문을, 그 좌우에는 한쪽으로 열리는 외여닫이문을 설치해 외삼문의 기능을 갖췄다. 양쪽 끝 칸의 쓰임도 각각 달랐다. 한쪽에는 보관 기능을 담당하는 창고를, 다른 공간에는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 등을 배치했다. 위층은 강의와 학습뿐 아니라 유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주변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유식(遊息)’ 공간으로 이용됐다. 하나의 건물이 정문이자 창고, 계단실, 교육·의례·휴식 공간까지 담당한 셈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구성에서 조선시대 향교 문루가 수행했던 복합적인 기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삼문과 중층 누각을 결합한 향교 문루는 영남지역에서는 일부 사례가 확인돼 왔다. 그러나 충남지역 향교 가운데 이러한 형식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례는 청아루가 유일하다. 건축 세부에서도 조선 중기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청아루 창호에는 가운데 문설주를 둔 두 짝 창인 ‘영쌍창’이 사용됐다. 영쌍창은 조선 중기 이전 건축물에서 확인되는 전통적인 창호 형식이다. 판자로 만든 문인 판문과 대들보 등 주요 부재에서는 목재를 정교하게 다듬은 치목 기법도 확인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요소들이 조선 중기 건축기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보존 상태 역시 문화유산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건립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 부재가 상당 부분 남아 있고 건물 형태도 창건 당시 모습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어 역사성과 진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아루는 단순한 향교의 출입문을 넘어 지역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정산향교의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유생들이 공부하고 의례를 치르며 휴식했던 장소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 중첩돼 있다는 점에서 당시 지방 교육기관의 운영 방식과 공간 구성을 이해하는 자료로도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보물 지정 예고 이후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청양 정산향교 청아루’의 보물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조사·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호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2026-08-14 1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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