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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27년… 민족은행→ 기업금융 명가→ 종합금융 재건중
우리금융그룹의 역사를 말할 때 2001년 한빛은행(상업은행+한일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1호 탄생은 현대만 들여다본 것이다. 우리금융의 뿌리는 한국 근대 금융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바로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다. 고종황제의 내탕금과 대한제국 황실 자금, 조선 상인 자본이 더해져 세워졌다. 이 은행은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자주적 금융 기반을 지키려는 시대적 산물이었다. 이후 조선상업은행과 한국상업은행으로 이어졌고, 한일은행과 함께 한국 산업화와 기업금융의 한 축을 맡았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기업 거래와 무역금융, 산업자금 공급의 현장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떠받친 은행이었다. 우리금융의 DNA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기업금융 명가’다. ◆민족은행·기업금융 DNA…상업·한일 합병으로 한빛은행 출범 우리금융의 첫 번째 성장 동력은 기업금융이었다. 상업은행은 오랜 역사와 거래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과 중소상공인의 금융 창구 역할을 했다. 한일은행 역시 산업화 시기 수출기업, 제조업, 중견기업 금융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두 은행은 조직 문화는 달랐지만 한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실물 부문으로 흘려보냈다는 점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위기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1998년 정부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에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3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고, 두 은행은 같은 해 12월 한빛은행으로 합병됐다. 부실채권 정리, 인력 구조조정, 영업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된 고통스러운 통합이었다.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했다.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카드, 종합금융, 자산운용 등 여러 금융 기능을 묶은 국내 1호 금융지주였다. 2002년 한빛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며 통합 브랜드를 완성했다. ‘우리’라는 이름에는 외환위기 이후 다시 국민과 기업의 은행으로 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숫자로 본 성장사…95조 금융그룹서 600조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리금융의 성장사는 숫자로도 뚜렷하다. 2001년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은 한빛은행·평화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을 묶은 은행계열 합산 총자산 95조4000억원 규모로 출발했다. 당시 국민·주택은행 합산 162조6000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신한금융 계열 53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대형 금융그룹이었다. 수익성도 위기 국면을 지나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 금융지주의 주포 한빛은행은 2001년 말 총자산 75조4205억원, 당기순이익 7130억원을 기록했다. 24년이 흐른 2025년 말 우리금융의 체급은 달라졌다. 연결 총자산은 601조4573억원으로 불어났다. 출범 초기 은행계열 합산 자산 95조4000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6.3배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 금융회사에서 카드·캐피탈·저축은행·자산운용·벤처투자·증권·보험을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으로 바뀌었다. 이익 체력도 커졌다. 우리금융은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주력 계열사였던 한빛은행 순이익 7130억원과 비교하면 약 4.4배 규모다. 자산은 100조원 미만 금융그룹에서 600조원대 종합금융그룹으로, 순이익은 수천억원대에서 3조원대로 올라섰다. ◆공적자금과 민영화의 긴 터널…명가의 그림자 그러나 우리금융의 역사에는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명가의 그림자는 공적자금과 정부 소유 구조였다.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은 우리금융을 살렸지만, 동시에 오랜 기간 정부 영향력 아래 놓이게 했다.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숙원이었다. 정부는 2002년부터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공모, 블록세일, 경영권 매각, 분리 매각이 이어졌지만 시장 여건과 인수 수요 부족으로 여러 차례 좌초했다. 2013년에는 우리금융을 은행계열, 증권계열, 지방은행계열로 나누는 분리 매각 방식이 추진됐고, 증권계열은 NH금융, 경남은행은 BNK금융, 광주은행은 JB금융으로 넘어갔다. 이 대목은 우리금융의 가장 큰 상처이자 현재 전략의 출발점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캐피탈,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이 매각되면서 우리금융은 한때 ‘증권 없는 금융지주’가 됐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는 더 굳어졌고, KB·신한·하나금융이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을 키우는 동안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경쟁에서 뒤처졌다. 민영화의 물꼬는 2016년 과점주주 매각으로 트였다.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29.7%를 과점주주 7곳에 매각하며 민영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잔여 지분 정리와 지배구조 개편을 거치며 우리금융은 정부 그늘에서 벗어나 민간 금융그룹으로서 체질 전환을 본격화했다. ◆증권·보험 복원…비은행 재건은 아직 진행형 현재의 우리금융은 다시 종합금융그룹 복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4년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입했고, 2025년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으로 보험업까지 갖췄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잃었던 비은행 축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다. 하지만 비은행 재건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2025년 우리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1413억원으로 2년 연속 3조원대를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약 25% 늘어난 1조9266억원, 순영업수익은 10조957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보험사 인수 과정의 일회성 효과와 높은 은행 의존도는 여전히 과제다. 2026년 1분기 실적도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룹 당기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순영업수익과 비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대손비용 증가와 우리은행 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금융지주의 기초 체력은 은행에서 나오지만, 미래 기업가치는 은행 바깥에서 결정된다.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생산적 금융·AX·시너지…기업금융 명가의 다음 성장판 우리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 금융 △전사적 AX(AI 전환) △그룹 시너지로 요약된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 중 생산적 금융은 73조원, 포용금융은 7조원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공지능 △방산 △에너지 △지역 전략산업 등으로 자금이 흘러가야 금융도 성장하고 실물경제도 성장한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의 기업 고객에게 우리투자증권의 IB(투자금융)와 모험자본 기능을 연결하고, 동양생명·ABL생명의 보험 역량을 자산관리와 은퇴설계로 묶는 것이 관건이다. AX도 핵심 과제다. 금융 경쟁은 더 이상 점포 수와 예대마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심사, 상담,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자산관리, 소비자보호에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하느냐가 새 경쟁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역사를 보면 대한천일은행의 민족금융, 상업·한일은행의 기업금융, 한빛은행의 구조조정, 국내 1호 금융지주의 실험, 공적자금의 그늘, 민영화의 긴 터널을 거쳤다”며 “이제는 종합금융그룹 재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02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02 07: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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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10일 4시간 부분파업…창사 첫 파업 현실화
[경제일보] 카카오 노사 갈등이 창사 이래 첫 파업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성과급과 보상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고용안정 요구로 번지면서 노조는 오는 10일 4시간 부분파업과 판교 집회를 예고했다.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중단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 운영과 신사업 추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일 입장문을 내고 오는 10일 4시간 부분파업과 판교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니라 제한적 부분파업 형태다. 다만 노조는 향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업에는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쟁의권을 확보한 계열사들도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달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의 요구는 성과급 문제를 넘어 고용안정으로 확장됐다. 노조는 “카카오지회의 핵심 요구는 지속적인 경영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카카오 노사 갈등이 커진 배경에는 실적과 구성원 체감 보상 사이의 간극이 있다. 카카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노조는 구조조정과 분사, 매각 논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구성원 고용불안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안이 민감한 이유는 카카오가 국민 생활 인프라에 가까운 플랫폼 기업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서비스는 커뮤니케이션과 결제, 이동, 소상공인 영업 활동과 연결돼 있다. 노조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전면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파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즉각적인 ‘카톡 먹통’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IT 플랫폼은 상당 부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비조합원과 필수 대기 인력을 통해 기본 유지·보수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참여 범위가 확대될 경우 장애 대응, 서비스 점검, 신규 기능 배포, AI 서비스 전환 일정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개편과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조직 내부 갈등이 커질수록 서비스 안정성보다 더 큰 문제는 실행 속도와 내부 신뢰 회복이다. 보상체계와 고용안정에 대한 기준을 정리하지 못하면 향후 계열사 재편이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 남은 변수는 파업 전까지의 추가 교섭이다. 노조는 부분파업을 시작점으로 삼고 사측의 태도 변화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용자 불편을 막기 위한 대응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파업의 확산 여부는 고용안정 약속, 성과 보상 기준, 계열사 재편 방향을 둘러싼 접점 마련에 달려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사는 수많은 이용자의 일상을 연결하고 소상공인과 파트너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카카오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6-01 10: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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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속 동결' 뒤에 숨은 강력한 경고, 예고된 긴축 폭풍에 철저히 대비하라
[경제일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8연속 동결이라는 외형적 선택을 내렸으나, 그 이면에서 흘러나온 메시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공언하며 연내 긴축 전환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연 3.00%를 향해 대거 쏠린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오는 7월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까지 내다보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은이 이토록 명확한 긴축 시그널을 보낸 배경에는 거시경제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2.7%로 일제히 올려 잡았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여파와 원화 약세 압박, 그리고 좀처럼 식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통화 완화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음을 증명한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한은이 물가 안정과 유동성 회수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칼을 빼 들 준비를 마쳤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직시해야 할 대목은 이 찬란한 지표의 그늘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K자형 양극화’ 구조다. 지금의 경제성장률 상향은 오롯이 반도체 등 일부 첨단 업종의 독주가 만들어낸 착시 현상일 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업과 내수 경기는 여전히 혹독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이라며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것은 현장의 비명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서민과 영세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다가올 금리 인상은 ‘성공의 비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의 서막’이 될 수 있다. 특히 200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다. 부동산 불장에 뛰어든 ‘영끌족’과 주식시장에 편승한 ‘빚투족’의 상당수가 변동금리 대출에 노출되어 있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이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는 곧바로 소비 위축과 실물경제 타격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긴축 국면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금융 균열이 발생해 전체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던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 거시경제의 틀을 바로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정당한 수순이다. 오히려 이번 동결은 시장과 경제 주체들에게 닥쳐올 충격을 흡수하고 대비할 마지막 시간을 벌어준 것에 가깝다. 이제 공은 정부와 시장으로 넘어왔다. 정부는 재정확장 기조를 다잡으며 한은의 긴축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구사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신설하기로 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서둘러 가동해, 이르면 3분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전까지 취약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및 장기 추심 방지 등 구체적 안전망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방만한 재무구조를 정리하고 한계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는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하며, 가계 역시 고금리 리스크에 대비해 부채 다이어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유동성 파티의 불은 꺼졌고, 거품이 걷힌 자리에는 차가운 현실만 남을 것이다. 다가올 긴축의 폭풍 속에서 한국 경제의 체력을 지켜내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단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금융의 역사는 언제나 참혹한 대가를 요구했다.
2026-05-29 07: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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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63년…서민금융 전용은행서 리딩뱅크 KB로
KB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서민금융과 주거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1963년 2월 설립된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서민의 목돈 마련과 생활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태어난 은행이었다. 1967년에는 한국주택금고를 뿌리로 한 주택은행이 설립됐다. 국민은행이 서민 리테일 금융의 상징이었다면, 주택은행은 내 집 마련과 주택금융의 상징이었다. 국민은행의 DNA는 처음부터 생활금융에 가까웠다. 당시 금융의 중심이 기업대출과 정책금융에 놓여 있었다면 국민은행은 일반 국민과 가계의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목돈마련저축, 국민카드, 자동화기기, 온라인 시스템 등 국민 생활과 맞닿은 금융 인프라를 확장하며 서민과 자영업자, 월급생활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서민금융·주택금융 DNA…국민·주택은행 합병으로 리딩뱅크 기틀 국민은행의 성장은 한국 가계금융의 성장과 함께했다. 1994년 총수신 20조원, 1996년 총수신 30조원을 넘어섰고, 1998년에는 금융기관 최초로 총수신 5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대동은행을 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인수했고 한국장기신용은행도 합병했다. 장기신용은행 합병은 국민은행이 리테일 은행의 틀을 넘어 기업금융과 장기금융 역량까지 넓히는 계기가 됐다. 또 하나의 축은 주택은행이었다. 주택은행은 △청약예금 △주택채권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관리 △주택 관련 금융업무 등을 통해 한국의 주거금융 체계를 떠받쳤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졌지만 서민의 저축과 주거, 생활금융을 책임져 왔다는 점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결정적 변곡점은 2001년 국민·주택은행 합병이었다. 서민금융과 주거금융, 리테일 고객 기반과 주택금융 역량이 결합한 대전환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구조조정과 대형화 경쟁 속에서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 대동은행, 주택은행을 품으며 단숨에 초대형 은행으로 변신했다. ◆지주사 전환과 비은행 확장…KB사태 뒤 시스템 경영 강화 KB의 2차 도약은 금융지주사 전환이었다. KB금융지주는 2008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출범 당시 KB금융은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KB투자증권, KB생명, KB부동산신탁, KB자산운용 등을 거느린 총자산 320조원 규모의 금융지주회사였다. 은행 중심 금융회사에서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는 KB금융의 오랜 과제였다. 국민은행의 리테일 경쟁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약점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KB금융은 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캐피탈로 사업 축을 넓혔다. 2011년 KB국민카드가 분사했고 2015년 LIG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해 KB손해보험 체제를 만들었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역량을 보강했다. 그러나 금융명가의 역사에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KB금융은 2014년 이른바 ‘KB사태’라는 혹독한 내홍을 겪었다. 국민은행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지주와 은행 경영진, 이사회, 감사 라인이 충돌했고 금융당국 제재와 경영진 퇴진으로 이어졌다. 사태의 본질은 전산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허점이었다. 이후 KB금융은 이사회 중심 경영,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계열사 리스크 관리,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순익 5조 리딩금융 재확인…생산금융·AI·자산관리로 다음 성장판 현재의 KB금융은 과거의 서민 전용 은행도, 은행 단일 회사도 아니다. 2008년 지주 출범 당시 320조원 규모였던 KB금융의 총자산은 2025년 말 797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단순 비교하면 17년 만에 477조9000억원, 약 2.5배 커진 셈이다. 관리자산(AUM)까지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1417조4000억원에 달한다. 실적의 체급도 달라졌다. KB금융은 2025년 지배기업 지분 기준 당기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15.1% 늘어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은 13조731억원, 비이자 부문 이익은 4조8721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이 3조8620억원, KB증권이 673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6년 출발도 강하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수치다. 은행 이자이익과 비은행 자회사의 순수수료이익이 함께 늘었고,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43%까지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10억원, KB증권은 3478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 금융 △자산관리·비은행 강화 △인공지능(AI) 전환 △내부통제 등으로 꼽힌다. 우선 KB금융은 단순한 대출 확대가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과 혁신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AI·로보틱스 등 딥테크 혁신기업 지원, 성장 인프라 펀드, 지역균형성장 SOC,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대표적이다. 자산관리도 중요하다. 고령화와 은퇴자산 시장 확대, 퇴직연금 머니무브,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 증가는 KB금융에 새로운 기회다. KB국민은행의 방대한 고객 기반과 KB증권의 투자상품·IB 역량,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보장성 상품, KB자산운용의 운용 역량을 결합하면 고객의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복합 자산관리 모델을 만들 수 있다. AI 전환은 시대적 요구다. 금융 경쟁력은 더 이상 점포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모바일 앱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인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지, 상담·심사·리스크관리·자산관리 영역에 AI를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KB금융은 2014년 KB사태를 겪으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금융그룹의 경쟁력은 자본과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비자보호, 건전성 관리, 주주환원, 사회적 책임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의 강점을 ‘생활금융의 압도적 고객 기반’과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균형’에서 찾는다. KB금융 관계자는 “과거의 국민은행이 서민금융의 상징이었다면 미래의 KB금융은 국가 성장산업과 고객 자산,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가치 금융그룹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생활 속에서 출발한 은행이 국민경제의 미래 성장판을 여는 금융그룹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8: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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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사, 오늘 2차 조정…창사 첫 공동 파업 기로
[경제일보] 카카오 노사가 임금과 성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해 27일 2차 조정 회의에 나선다. 이번 조정 결과에 따라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공동 파업 여부가 사실상 결정될 수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와 카카오는 이날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양측 동의로 조정 기일을 한 차례 연장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달 7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임금협약이 결렬됐다며 경기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동위원회 조정은 노사 교섭이 결렬됐을 때 제3자인 노동위원회가 합의를 유도하는 절차다. 조정이 실패하면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는 이미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날 카카오 본사 조정까지 결렬되면 본사 노조도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게 된다. 지난 20일 진행된 5개 법인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모두 가결된 만큼 창사 첫 공동 파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보상 체계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도 직원 보상 기준이 불투명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영진에게는 수십억원대 보상이 이뤄진 반면 직원 보상은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로 제시됐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지를 두고도 노사 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약과 별개로 경영 쇄신과 책임 경영, 고용 안정과 공동체 안전 구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보편적인 노동 환경과 복지 체계 구축도 요구하고 있다. 단순 임금 인상보다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경영 방식과 보상 기준을 문제 삼는 흐름이다. 계열사 구조조정 문제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추진하자 노조는 “사업 실패와 경영 판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적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차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조와 업계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핵심 서비스가 곧바로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개발·운영 인력의 참여가 확대될 경우 장애 대응, 신규 서비스 개발, AI 플랫폼 전환 일정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해 노동조합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세부적인 보상 구조 설계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며 “노사가 조정 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만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카카오 노사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파업 위기는 일단 봉합되지만 성과급과 고용 안정에 대한 불신까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조정이 결렬되면 카카오 본사 창사 첫 파업과 주요 계열사 공동 쟁의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
2026-05-27 09: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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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톤 에틸렌이 온다…한국 석유화학 재편의 'X 변수'
[경제일보] S-OIL의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가 막바지 공정에 들어갔다.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던 정유사가 석유화학 원료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2022년 11월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린 석유화학 2단계 확장 사업이다. 총 투자비는 9조2580억원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다. 완공 시 에틸렌 연산 180만톤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기존 전체 에틸렌 생산량 176만톤을 웃도는 규모다. 4월 말 기준 EPC(설계·조달·시공) 공정률은 96.9%로, 6월 말 기계적 완공 이후 올해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의 핵심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원천 기술로, 원유에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 기존 설비 대비 원료 수율이 3~4배 높고, 에너지 강도 지수 기준 업계 상위 25%(1분위) 수준으로 설계됐다. 파일럿 플랜트 단계부터 수년간 검증을 거쳤으며, 샤힌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 상업 적용 사례가 된다. S-OIL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는 정유업의 구조적 위기가 있다. 정제마진 변동성이 크고, 전기차 확산으로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조3546억원에서 2024년 4222억원, 2025년 2356억원으로 2년 만에 82% 줄었다. S-OIL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고 했다. 원가 경쟁력 앞세운 포트폴리오 전환 샤힌 완공 시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S-OIL은 "'정유사에서 화학사로의 전환'이 아닌 '정유에서 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원가 경쟁력의 핵심은 TC2C와 수직계열화 구조다. 기존 정유시설의 부생가스·중질유 등 저부가가치 원료를 공정에 투입하고, 아람코와의 원유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나프타 외부 구매 의존도를 줄인다. 연간 생산 에틸렌 180만톤 가운데 132만톤은 자체 폴리머 설비에서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HDPE 44만톤)으로 가공된다. 잔여 약 58만톤과 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 등 기초유분은 울산·온산 산단 내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배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 첫 상업 적용에 따른 기술 리스크에 대해 S-OIL 관계자는 "FEED(기본설계)·EPC 단계를 통해 충분한 검증을 마쳤고, 수십 년간 축적한 플랜트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기 외부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미·이란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아시아 NCC(납사분해설비) 업체들의 가동률이 최대 20~3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OIL은 아람코 계열사 지위를 활용해 정유설비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했고,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2311억원으로 반등했다. 경쟁사들이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샤힌 프로젝트의 초기 시장 진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공급 과잉·재무 부담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업황이다.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설비 감축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산단에서는 기업 간 설비 통폐합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산 180만톤 신규 설비 진입은 부담 요인이다. 잔여 에틸렌 58만톤의 외부 공급을 두고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등과의 공급 경쟁도 불가피하다. 재무 부담도 누적됐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8.7%에서 2025년 말 198.8%로 단계적으로 올랐고, 2026년 1분기 말에는 201.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6조660억원, 총차입금은 7조5353억원에 달한다. 아람코가 대여금 6억달러·한도대출 5억38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 산업시설자금대출 1조원, 2025년 샤힌 관련 회사채 6800억원도 조달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수익을 내야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 S-OIL 관계자는 "시황의 부침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수십 년을 내다본 투자인 만큼 TC2C 기반 원가 경쟁력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힌은 2010년대부터 검토해온 투자로, 글로벌 최신 설비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울산 지역은 기업별 이해관계가 달라 구조조정 논의가 더디다"며 "S-OIL 입장에서는 아직 가동도 하지 않은 신규 설비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17: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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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사 첫 파업 기로…플랫폼 업계 노사 긴장 확산
[경제일보] 카카오 노사가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을 앞두고 창사 첫 본사 파업 가능성이라는 중대 기로에 섰다. 성과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본사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손자회사 엑스엘게임즈의 희망퇴직 추진까지 겹치며 노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노조도 근무·평가제도 개편에 반발하고 있어 플랫폼 업계 전반으로 긴장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 노사는 27일 오후 3시 경기지노위 중재로 2차 조정회의를 진행한다. 카카오 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양측 동의로 조정 기일을 연장했다. 이번 조정이 결렬되면 본사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하게 돼 창사 첫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 앞서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은 지난 20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모두 찬성으로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를 제외한 4개 법인은 이미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본사까지 27일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연쇄 파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과 보상 기준이다. 노조는 경영진이 수십억원대 보상을 받는 동안 직원들에게는 불투명한 기준이 적용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 20일 판교역 결의대회에서 경영 쇄신과 책임 경영, 고용 안정, 공정한 성과 보상, 보편적 복지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갈등은 게임 계열사 구조조정 문제로도 번졌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추진하자 카카오 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엑스엘게임즈는 MMORPG ‘아키에이지’ 시리즈를 개발한 중견 게임사다. 노조는 “사업 실패와 경영 판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넘어 정리해고 등 강제적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엑스엘게임즈는 이미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 본사 조정 결과와 무관하게 단독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카카오 전체 노사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노조는 엑스엘게임즈가 카카오 공동체의 사업 전략과 투자 방향 속에서 운영돼 온 만큼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가 실질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시점이 부담스럽다. 회사는 AI 에이전트 플랫폼 전환과 조직 재편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본사는 카카오톡 운영과 AI 전략의 중심에 있어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서비스 운영 자체가 즉각 멈출 가능성은 낮더라도 장애 대응과 신규 서비스 개발, 하반기 AI 전환 일정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머니투데이도 이번 공동 파업 가능성이 카카오의 지배구조 재편과 AI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긴장감은 다른 플랫폼 기업에서도 감지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노조인 우아한유니온은 최근 회사의 ‘골든타임’ 캠페인과 평가제도 개편에 반발했다. 노조는 회사가 서비스 안정화와 평가 객관성 향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매각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 부담을 구성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든타임’ 캠페인은 중요 상황에서 빠르게 공유하고 대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회사 측은 실시간 플랫폼 서비스 특성상 장애와 위기 대응 역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2020년 크리스마스 주문 폭증으로 앱이 약 4시간 멈추는 장애를 겪은 바 있다. 다만 노조는 퇴근 후와 휴식 시간까지 긴장 상태에 놓이게 하는 방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아한유니온은 2024년 11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산하로 출범했다. 당시 노조는 권익 보호와 근무 조건 개선, 평가·보상 시스템 투명성 확보, 복지와 인사제도 안정성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출범 이후 플랫폼 기업 내부에서도 평가와 보상, 근무 강도, 조직개편을 둘러싼 노동 의제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의 노사 갈등은 제조업과는 결이 다르다.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생산라인 중단이 곧바로 물리적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지만 메신저·배달·결제·게임 같은 서비스는 장애 대응과 운영 품질이 신뢰의 핵심이다.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면 이용자 서비스보다 먼저 개발 속도, 조직 몰입도, 핵심 인력 이탈, 신사업 실행력이 흔들릴 수 있다. 카카오와 배민 사례는 플랫폼 기업 노동 이슈가 임금 인상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성과급 배분의 투명성, 경영진 보상과 책임, 구조조정 과정의 고용 안정, 실시간 서비스 대응을 명분으로 한 근무 압박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기에는 속도와 실행력을 앞세웠지만 시장 성숙기와 매각·재편 국면에서는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보상의 균형이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한편 27일 카카오 본사 조정은 플랫폼 업계 노사관계의 상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파업 위기는 일단 봉합되겠지만 성과 보상과 고용 안정에 대한 불신까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 결렬될 경우 카카오 본사 첫 파업과 계열사 연쇄 쟁의 가능성이 열리며 그 파장은 다른 플랫폼 기업의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026-05-26 16: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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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착시와 '그들만의 잔치'… 도덕경에서 찾는 경제 정의
[경제일보] 대한민국 경제가 거대한 착시(錯視)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수퍼 사이클’ 덕에 올해 1분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초과 세수가 7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외견상으로는 유례없는 풍요다. 그러나 이 화려한 지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경제의 허리는 무섭게 휘어지고 있다. 전체 수출 증가액의 80% 이상을 상위 5대 기업이 독식하는 ‘K자형 수출 양극화’가 심화하는 와중에, 철강·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의 공세에 밀려 활력을 잃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일시적 호황이 야기한 사회적 박탈감과 갈등이다. 최근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의 특별성과급 합의는 불평등에 신음하던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영업이익의 10% 안팎을 고정해 개인 성과와 무관하게 ‘일괄 지급’하는 방식은 글로벌 기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성인 남녀의 78%가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분노하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이 고액 성과급 잔치는, 담장 밖 대다수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깊은 허탈감과 소외감을 안겨주고 있다. 바야흐로 반도체가 가린 착시 속에서, 대한민국은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균열하고 있다. 『도덕경(道德經)』 제77장에는 천지도(天之道)와 인지도(人之도)를 대비하는 명언이 나온다. "하늘의 길은 남는 데서 덜어내어 부족한 데를 보태주지만, 사람의 길은 그렇지 아니하여 부족한 데서 취하여 남는 데를 더해준다(天之道 損有餘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지금 대한민국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논란은 정확히 '인지도', 즉 있는 자에게 더 얹어주고 없는 자의 기회를 빼앗는 탐욕의 질서와 닮아있다.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반도체 이익은 소속 근로자들의 땀방울만으로 일궈낸 것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의 단가 희생,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지원, 그리고 온 국민이 감내한 세제 혜택이 융합된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초과 이익을 특정 대기업 노사가 독점적 배타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사회적 상식과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당장 기업 내부에서부터 모순이 폭발하고 있다. 비반도체 부문의 흑자 사업부는 성과급에서 배제된 반면, 정작 적자를 낸 반도체 사업부는 거액을 챙기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소송으로 비화하며 기업의 결속력을 해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경영계의 대응이다. 노란봉투법 등 노사 리스크가 커지고 임금 압박 이 거세지자, 기업들은 단순 생산직부터 석·박사 연구직까지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경영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가 청년 세대의 일자리 씨를 말리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전통 제조업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홀로 독주하는 구조는 고용 시장의 이중구조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고착화할 것이다. 성경 구절에도 "지혜 있는 자는 들으라, 공의를 굽게 하는 자는 파멸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가 있다.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협력업체의 헌신을 외면한 채, 오직 힘을 가진 거대 노조의 요구에 밀려 퍼주기식 합의를 감행한 경영진 역시 '주주 충실 의무' 위반이라는 법적·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주는 기업이 어려울 때 자본 손실의 위험을 고스란히 짊어진다. 위험은 주주와 사회가 나누고, 이익은 대기업 노동자만 선취하는 비대칭적 이익 배분 구조는 자본주의의 기본 규칙을 왜곡하는 행위다. 반도체 특수라는 환각에 취해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한 투자와 규제 개혁, 기존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타이밀을 놓친다면 그 대가는 가혹할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착시 현상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막 시작된 대한민국 전체의 숙제다. 이번 수요일 국회에서 열리는 본지(경제일보)의 긴급간담회 ‘삼성반도체 문제, 이제 시작이다’ 역시 이러한 시대적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특정 집단의 이익 독점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집중 해부해야 한다. 정부 역시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당장 내년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올해 발생할 초과 세수를 철저히 추계하고, 이를 대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넘어 양극화 완화와 신성장동력 확충, 그리고 무너지는 민생을 돌보는 데 어떻게 쓸지 구체적인 계획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는 "승자가 되기 위해 타인을 패자로 만들지 말라"고 가르친다. 대기업 노사는 자신들의 풍요가 타인의 허탈감과 청년들의 기회 박탈 위에 서 있지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 글로벌 기준과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 원칙을 재정립하고, 독소적인 노동관계법을 손질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착시에서 깨어나 공존의 길을 모색할 때다.
2026-05-25 13: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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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3곳서 800조 메가뱅크로…신한금융, 위기때마다 문법 바꿨다
신한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금융산업의 압축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1982년 7월 7일, 신한은행은 재일동포 주주들의 자본과 ‘금융을 통해 조국에 기여하겠다’는 금융보국 정신을 바탕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신한은행은 자본금 250억원, 임직원 279명, 점포 3곳으로 출발한 후발은행이었다. 이 작은 출발이 훗날 한국 금융의 판도를 흔든 출발선이 됐다. ◆후발은행의 반란…지주사 전환으로 종합금융그룹 기틀 세우다 신한의 DNA는 처음부터 달랐다. 시중은행의 후발주자였지만 그 한계를 서비스와 속도로 돌파했다. 은행 문턱이 높던 시절 신한은 고객 응대와 업무 처리 방식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금융기관이 고객 위에 군림하던 관행 대신, 고객을 맞이하고 설명하고 설득하는 은행을 지향했다. 창립 당시 점포 3곳에 불과했던 은행이 2006년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앞두고 점포 945개, 직원 1만1311명, 총자산 163조원 규모의 대형 은행으로 커진 것은 이 같은 영업문화와 조직 DNA가 숫자로 확인된 결과였다. 신한은행은 설립 후 빠르게 성장했다. 1984년 국내 최초 CMF(Customer Master File) 수신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했고, 1985년 동화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1988년 서울 중구 태평로 본점으로 이전했고 1989년에는 기업공개와 주식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의 평가를 받는 은행으로 올라섰다. 은행업의 기본인 예금·대출 경쟁력 위에 전산화, 고객서비스, 증권업 진출을 결합한 것이 신한식 성장 모델의 원형이었다. 신한의 1차 도약이 ‘은행업의 혁신’이었다면, 2차 도약은 ‘금융그룹화’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산업은 생존과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신한은 이 격변기를 기회로 바꿨다. 2001년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며 은행·증권·카드·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길을 열었다. 수치로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신한금융은 2001년 지주 출범 당시 총자산 56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2210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2021년 상반기에는 총자산 861조7000억원으로 20년 사이 15.3배 늘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5년 4조9716억원으로 24년만에 22배 커졌다. ◆조흥은행·LG카드 품고 메가뱅크로…신한사태 뒤 시스템 경영 강화 2004년 조흥은행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2006년 통합 신한은행을 출범시킨 것은 신한 역사에서 결정적 변곡점이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후발 은행이었던 신한이 전통 대형 은행의 영업망과 고객 기반을 흡수하며 단숨에 ‘메가뱅크’ 반열에 오른 사건”이라고 말했다. 2007년 LG카드 인수와 통합 신한카드 출범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의 상징이었다.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생명,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으로 이어진 포트폴리오 확장은 신한을 단일 은행에서 복합 금융그룹으로 바꿨다. 그러나 금융명가의 역사에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은 2010년 이른바 ‘신한사태’라는 혹독한 내홍을 겪었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당시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불거진 경영진 다툼이었다. 이후 법정 공방과 검찰 과거사위 판단 등을 거치며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투명성과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뼈아프게 확인했다. 특정 인물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시스템 중심의 경영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것이다. 이후 신한금융은 △이사회 중심 경영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내부통제 △윤리경영 △소비자보호 체계를 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리딩금융 재확인…생산 금융·AI·자산관리로 다음 성장판 짠다 현재 신한금융 위기를 돌파하며 리딩금융그룹의 한복판에 서 있다. 신한금융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2018년 3조1567억원에서 2025년 4조9716억원으로 늘었다. 7년 사이 순이익이 약 57.5%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도 6579원에서 9812원으로 확대됐다. 저금리, 코로나19,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금융규제 강화 같은 변수를 통과하면서도 이익 체력을 키운 셈이다. 2026년 들어서는 성장세가 한 단계 더 확인됐다. 신한금융은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 1조62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렇다면 신한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무엇일까. 먼저 생산적 금융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해 경영전략에서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확대, 차별화된 금융 경험, 전사적 미래 준비를 강조했다. 앞으로 은행이 성장하려면 △기업금융 △혁신기업 지원 △수출입 금융 △글로벌 네트워크 △자산관리 △디지털 플랫폼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전환이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모바일 앱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상담·심사·리스크관리·자산관리 영역에 AI를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관건이다. 자산관리와 은행·증권 복합 모델 고도화도 중요하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투자증권을 결합한 ‘신한 Premier’ 브랜드를 통해 고액자산가와 지역 고객을 겨냥한 복합 자산관리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은행·증권·자산운용 역량을 묶어 고객의 자산 여정을 관리하려는 시도다. 또 글로벌 확장 전략도 핵심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베트남, 일본, 중국,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 17개 국에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마지막 신한금융의 미래성장전략은 신뢰다.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자본과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뢰가 무너지면 수십 년의 브랜드도 하루아침에 흔들린다. 신한은행이 올해 경영전략에서 △내부통제 체계 정착 △사고 예방 중심의 금융소비자 보호 시스템 △고객 자산을 지키는 금융 안전망 등을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업계에선 신한금융의 강점은 위기 때마다 성장의 문법을 바꿔왔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1980년대에는 친절과 전산화로 기존 은행권의 문화를 흔들었다. 2000년대에는 지주사 전환과 대형 인수·합병(M&A)로 금융그룹의 틀을 만들었다. 2010년대에는 내홍을 겪으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2020년대에는 디지털, 글로벌, 비은행, 자본효율, 주주환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사태라는 아픈 내홍을 겪은 뒤에는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더 선명하게 인식했다”며 “지금은 리딩뱅크 재탈환을 넘어 ‘일류 금융그룹’이라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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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첫 공동체 파업 수순 밟나...카카오 노조 "5개 법인 노조 파업 투표 가결"
[경제일보] 카카오 노동조합이 공동 요구안을 발표하고 5개 법인에서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가 모두 가결되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 첫 대규모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문제를 넘어 경영 쇄신과 고용 안정, 책임 경영 체계 구축을 핵심 요구로 내세우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0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는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공동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날 현장에는 카카오와 카카오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DK테크인 등 주요 계열사 노조 조합원 약 600명이 참석했다. 노조는 공동 요구안의 핵심으로 경영 쇄신과 책임 경영, 고용 안정과 공동체 안전망 구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보편적 노동 환경 및 복지 체계 구축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노조 측은 이번 요구안이 기존 임금·단체협상과는 별개로 추진되는 공동체 차원의 교섭이라고 설명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방향, 조직 개편, 계열사 매각, 계약 구조 변경, 복지와 오피스 정책까지 실제로는 그룹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은 다시 개별 법인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과급 논란과 반복되는 고용 불안, 조직 개편과 계열사 매각 문제의 원인은 결국 책임지지 않는 경영 구조에 있다"며 "실질적 사용자 구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공동 요구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최근 카카오 공동체 내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 프로젝트 종료 등이 이어지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회사가 공동체를 강조하면서도 노동 문제 발생 시에는 개별 법인 책임으로 선을 긋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고용불안 성과독점 경영진은 퇴진하라", "성과평가 투명하게 보상구조 개편하라" 등의 구호도 이어졌다. 노조는 일부 경영진 퇴진 요구 역시 공동 요구안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갈등이 단순 성과급 문제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성과급 이슈만 부각되고 있지만 실제 쟁점은 회사에 대한 신뢰 문제와 책임 경영 체계 구축"이라며 "성과급 재원 규모뿐 아니라 어떤 기준과 구조로 보상이 결정되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는 HR 조직이 계속 바뀌며 교섭 연속성이 부족했고 회사가 교섭 자체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노동부 권고 이후인 4월 말에야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5개 법인의 파업 찬반 투표는 모두 가결됐다. 투표가 진행된 법인은 카카오를 포함한 5개 법인이며 이 가운데 카카오 법인은 오는 27일 2차 조정 협의를 앞두고 있다. 이에 카카오 법인 조정이 결렬될 경우 실제 파업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체적인 파업 일정과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조합원 의견 수렴과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서 지회장은 "쟁의 찬반 투표 가결이 반드시 즉각적인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합원 의사를 확인한 만큼 이후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공동체에서 다수 계열사가 동시에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공동체 차원의 첫 연쇄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플랫폼 업계 전반의 노사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 노조 결의대회에 대해 "현재 남아있는 카카오 법인의 2차 조정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5-20 13: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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