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친 대한생명은 지난 2002년 한화그룹 편입을 계기로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2012년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바꾸며 한화 금융 계열의 핵심 축으로 재편됐다.
◆한화생명의 DNA…대한민국 최초 생보사의 출발
한화생명은 지난 1946년 9월 대한생명보험으로 설립됐다. 광복 직후 금융·보험산업이 다시 기틀을 잡던 시기 출발한 대한민국 최초 생명보험사라는 점이 한화생명의 원형 DNA다.당시 생명보험은 지금처럼 보편화된 금융상품이 아니었다. 사망과 노후 위험을 민간 보험으로 대비한다는 인식이 낮았고 장기 저축 수단도 제한적이었다. 대한생명은 초기 시장에서 생명보험을 가계 위험 보장과 장기자산 축적 수단으로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대한생명의 성장은 한국 경제의 산업화와도 맞물렸다. 가계 소득이 늘고 장기 저축 수요가 커지면서 생명보험은 단순 위험 보장을 넘어 미래 자금 마련 수단으로 확산됐다. 대한생명은 이 과정에서 보유계약과 자산을 늘리며 국내 생보 시장의 주요 회사로 성장했다.
63빌딩도 대한생명의 성장사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지난 1985년 준공된 63빌딩은 오랫동안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이후 한화생명의 상징으로 연결됐다.
◆한화 편입과 사명 변경…체질 바꾼 변곡점
지난 2002년 한화그룹 편입은 대한생명이 체질을 바꾼 핵심 변곡점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대한생명은 한화그룹 편입을 계기로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시 마련했다.이후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8년 총자산 50조원을 돌파했고 누적결손금도 완전히 해소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외형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 구조조정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화 금융 계열의 중심 회사로 재편됐다.
지난 201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또 다른 분기점이다. 보험계약과 장기자산 운용을 기반으로 성장한 생명보험사가 자본시장의 평가를 받는 상장 금융회사로 올라섰다. 지난 2012년에는 대한생명에서 한화생명으로 사명을 바꾸고 한화 금융 브랜드 아래 새 정체성을 구축했다.
사명 변경 이후 한화생명은 국내 생보사라는 틀을 넘어 △해외 보험영업 △판매채널 혁신 △디지털 금융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대한생명 시절의 최초 생보사 DNA에 한화그룹 편입 이후의 체질 개선과 확장 전략이 더해진 셈이다.
◆숫자로 본 성장…자본금 1000만원서 자산 124조로
한화생명의 성장 행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 1946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출발한 대한생명은 1986년 총자산 1조원을 달성했고 1996년에는 자산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2008년 총자산 50조원, 2016년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하며 대형 생명보험사로 체급을 키웠다.올해 1분기 말 한화생명의 별도 기준 자산은 124조177억원이다. 설립 이후 80년 만에 124조원대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사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478억원,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6109억원으로 영업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베트남·인도네시아…해외 금융사로 보폭 확대
해외 사업도 한화생명의 성장 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보험영업을 개시했다. 이후 중국·인도네시아·미국·일본 등으로 현지법인과 해외 거점을 넓히며 글로벌 금융사로 보폭을 확대했다. 국내 생보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해외 보험영업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또한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보험영업에 이어 지난해 노부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본격 진출했다. 보험업을 넘어 현지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I·디지털…보험 밖 금융 경험으로 확장
한화생명은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AI연구소와 미국 한화 AI센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금융 혁신을 추진 중이다. 이는 보험업의 경계를 넘어 미래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디지털 금융도 고객 접점을 넓히는 축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생보사 최초 다이렉트 전용 채널 출시 등 비대면 보험 서비스를 확대해 왔고 최근에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 경험 강화에 무게를 뒀다.
실제 AI 활용은 영업 현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한화생명이 생성형 AI 기반 ‘AI STS’를 사용한 FP와 미사용자의 판매실적을 비교한 결과 사용자 인당 건강보험 월평균 판매실적은 미사용자 대비 약 4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AI 번역 서비스를 외국인 통해 설계사 확대와 외국인 고객 관리 편의성을 높이면서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시스템 고도화를 넘어 판매 생산성과 시장 확장 전략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화생명의 80년은 국내 최초 생보사라는 출발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한생명 시절 쌓은 보험업 기반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상장, 사명 변경을 거쳤고 이제는 해외 금융과 AI·디지털 전환을 통해 한화 금융의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7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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