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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뉴욕서 한미 정상회담·AI 세일즈 마치고 멕시코행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원자력·전시작전권 등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호주와는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로 출국했다. 지난 21일 서울을 출발한 이 대통령은 2박 3일간 뉴욕에 머물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과 주요국 정상회담, 투자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일정의 첫 무대는 유엔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와 함께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도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양국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LNG와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자원을 서로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주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 등을 직접 물으며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호주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을 갖춘 만큼 양국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 같은 날 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던 회담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안을 놓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핀커스 회장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 현대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 성장축으로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와 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7대 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해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AI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미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미 산업 협력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투자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전략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며, 미국의 차세대 화력 체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자본·시장, 한국의 제조·공급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양국 산업과 공급망의 연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투자 유치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경제·산업 외에도 현지 동포 및 시민들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뉴욕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인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으며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동포들의 생활 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멕시코에서는 24일 애국영웅탑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단독·확대회담과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오는 25일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 행사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026-09-24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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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파병은 없다, 통항엔 기여'…호르무즈 지원 범위부터 명확히 하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에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했다. 군사자산을 보내 전쟁에 관여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은 필요하다며 청해부대 활동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에는 들어가지 않되 우리 배와 선원은 지키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문제는 실제 작전에서 그 선을 어디에 긋느냐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기존 상선 보호 임무의 연장인지, 새로운 군사임무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등 추가 전력이 투입될 경우에는 성격이 더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도 이런 차이를 언급했다. 호르무즈 안쪽인지 인근 해역인지, 병력을 보내는지 장비를 보내는지, 병력이라면 전투병인지 비전투병인지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외국군 지휘 아래 우리 장병이 들어가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직접 밝혔다. ‘파병’이라는 한 단어로 묶기에는 서로 다른 선택지가 많다는 얘기다. 외교부는 한발 더 나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해 한국도 미국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계속 협의하자는 반응을 보였고 특정 부대나 전력을 보내 달라는 구체적인 요구는 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질적 기여’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통항을 지원하는 방식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다국적 임무는 민간 선박 보호와 상선 운항 지원, 기뢰 제거를 임무로 정했다. 다른 군사작전과 분리하고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이 아닌 작전 가능한 환경에서 움직인다는 조건도 붙였다. 한국도 이 구상에 정치적 지지를 표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영국과 프랑스는 ‘파병’이라는 이름보다 임무의 범위를 먼저 정했다. 무엇을 보호하고 언제 움직이며 다른 군사작전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를 문서에 담았다.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활동과 전쟁에 참여하는 활동을 구분하려면 임무와 작전 범위부터 나눠야 한다. 군함 한 척을 보내느냐보다 그 군함이 어디서 누구의 지휘를 받아 무슨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국에는 청해부대가 이미 중동 해역에 나가 있다는 변수가 있다. 새 부대를 보내지 않고 청해부대의 작전지역과 임무를 넓히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부대 이름이 그대로라고 해서 맡는 일까지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해적 퇴치와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 파견된 부대가 무력 충돌 위험이 높은 해역에서 다국적 군사임무를 수행한다면 기존 파견과 같은 성격인지 따져야 한다. 헌법은 국군의 해외 파견을 행정부 판단에만 맡겨두지 않았다.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갖도록 규정한다. 새로운 병력을 보내는 경우에는 국회 동의 문제가 바로 따라온다. 기존 부대의 작전지역이나 임무를 크게 바꾸는 경우에도 종전 동의 범위 안에 있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설명해야 할 내용은 구체적이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지, 작전구역은 어디까지인지, 영·프 주도의 다국적 임무에 참여하는지, 독자 지휘를 유지하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추가 병력이나 군사자산을 보낼 가능성이 있는지, 무력 사용은 어떤 상황에서 허용되는지, 국회 동의가 필요한 경우 어떤 절차를 밟을지도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는 한국과 관계없는 먼바다가 아니다. 원유와 상품을 실은 우리 선박이 오가는 항로이고 통항 차질은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 선박과 선원을 보호하는 것과 다른 나라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둘 사이의 선을 더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 “전쟁 파병은 없다”, “통항 회복에는 기여한다” 두 방침을 함께 추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사이의 빈칸을 남겨둔 채 ‘실질적 기여’만 강조하면 파병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청해부대가 어디까지 가고 누구의 지휘를 받아 어떤 임무를 맡을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호르무즈 지원 논의는 그 선부터 정한 뒤 시작해야 한다.
2026-09-21 09: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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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동맹 중요하지만 국익도 계산하라
[경제일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태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그동안 신중론을 펴던 정부가 미국의 공개적인 압박 속에 파병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의 파견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가의 군사적 판단이 국제정세와 동맹의 요구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면 국민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외교·안보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잘못된 선택 못지않게 원칙 없는 정책 변화다. 파병 여부를 결정한다면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국익이라는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부정할 국민은 많지 않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실인 상황에서 미국과의 안보협력은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전략자산이다. 그렇다고 동맹국의 요구라면 우리의 군대를 어디든 보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동맹에도 각자의 국익이 있고 각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위험에도 차이가 있다. 미국이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판단하듯 대한민국 역시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냉정하게 따져야 할 것은 경제적 손익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경제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곳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가 흔들리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등이 뛰어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호르무즈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분명 대한민국의 중요한 국익이다. 그러나 해협의 안전을 지키는 것과 군사적 충돌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우리 군의 파병이 실제로 항행의 안전을 높이는지, 아니면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키워 유가와 해상보험료를 오히려 끌어올리는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최악의 경우 한국이 군사적 대립의 한쪽으로 인식되면서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원유 수급을 안정시키려던 파병이 오히려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도 간단하지 않다. 한국 기업들은 중동 곳곳에서 건설·플랜트·에너지·물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십 년간 쌓아온 경제적 관계가 군사적 선택 하나로 흔들릴 가능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현지 교민과 기업의 안전 역시 정부가 우선적으로 따져야 할 변수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얻는 외교적 이익이 파병에 따른 경제적 위험과 장병의 안전 문제를 상쇄할 만큼 큰지 국민 앞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정말 파병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미국이 무엇을 요구했는지, 우리에게 어떤 외교·안보상의 실익이 있는지, 원유 수송과 에너지 안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파병에 따른 경제적 비용과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공개해야 한다. 우리 장병의 임무와 교전 상황 발생 시 대응 범위, 교민과 기업 보호 대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호르무즈 문제를 한미동맹의 충성도 시험으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동맹은 일방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관계가 아니다. 동맹을 지키는 것과 동맹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다르다. 오히려 어려운 사안에서 우리의 국익과 국민적 우려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협상하는 것이 성숙한 동맹의 모습이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경제와 에너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국익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자국의 이익을 철저하게 계산한다. 대한민국만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손익계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군사적 파병은 명분만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끝까지 따져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에 기여하는 방법이 반드시 우리 군의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외교적 협력과 국제적 해상안전 활동은 물론 원유 수입선 다변화, 비축유 확대, 대체 수송로 확보 등 다양한 수단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군함 한 척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지키는 종합 전략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파병 여부는 국민과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할 사안인 만큼 충분한 설명과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파병 검토의 배경과 실익을 국회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제 미국의 표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손익계산서를 펼쳐놓고 결정해야 한다. 파병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국민을 설득하고 당당하게 추진하면 된다. 반대로 위험과 비용이 편익보다 크다면 동맹국에도 그 이유를 설명하고 다른 방식의 기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주권국가의 외교다. 호르무즈 파병 논란은 정부 외교의 시험대다. 동맹을 중시하되 동맹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에너지 안보를 지키되 군사적 위험을 무분별하게 떠안아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 장병의 생명과 국민의 안전, 국가 경제의 이익보다 우선하는 외교적 명분은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정치적 유불리에 흔들리지 말고 분명한 원칙과 냉정한 손익계산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2026-09-07 10: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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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10% 넘긴 삼성重… 다음 승부는 FLNG·美 조선·AI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올 2분기 영업이익률 10%를 넘어섰다. 과거 높은 가격에 수주한 LNG운반선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덕분이다.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지금의 수익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2분기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5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1%로 두 자릿수에 올라섰다. 해외 생산 확대와 거제조선소 2도크 진수 재개로 건조 물량이 늘어난 데다 LNG운반선 등 고선가 선박의 공정률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훨씬 높았던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물량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선박을 골라 받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7월 100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139억달러의 72%를 채웠다. 조선 부문만 보면 연간 목표의 98%를 이미 달성했다. 수익성을 끌어올릴 핵심 사업으로는 FLNG가 꼽힌다. FLNG는 바다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해 액화하고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대형 해양설비다. 일반 상선보다 계약 규모가 크고 설계와 건조 난도도 높다. 삼성중공업은 FLNG를 주문받을 때마다 설계를 새로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연안용과 원해용 표준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선체와 주요 설비를 표준화해 설계 시간을 줄이고 같은 형태의 FLNG를 반복해서 건조할수록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건조 중인 코랄 노르트 FLNG에는 앞서 건조한 코랄 술 FLNG의 설계와 공정 경험이 활용되고 있다. 유사한 설계를 다시 쓰면 작업 순서와 공법을 처음부터 검증해야 하는 과정이 줄어든다. 앞선 프로젝트에서 확인한 문제점도 다음 건조 과정에서 바로 고칠 수 있다. 거제조선소에서는 여러 FLNG가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FLNG는 공정이 복잡하고 건조 기간도 길어 일정이 늦어지거나 원가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추가 수주 못지않게 설계 표준화와 반복 건조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미국 조선시장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나스코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조선 인력 양성, 생산 자동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에서 특수선 사업을 하지 않는다. 직접 군함을 건조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보다 대형 상선과 해양플랜트를 만들며 쌓은 설계와 공정 관리 기술을 현지 조선소에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 기반에 국내에서 축적한 설계·자동화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사업이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가 미국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군수지원함 설계와 MRO, 인력 양성, 생산 자동화 가운데 사업성이 확인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넓혀갈 가능성이 크다. 생산 현장에서는 디지털 전환(DX), AI 전환(AX), 로봇 전환(RX)을 합친 이른바 ‘3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용접과 절단 같은 반복 작업에는 로봇을 투입하고 설계 과정에서는 AI를 활용해 과거 선박 자료와 설계 대안을 찾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기존에는 설계자가 유사 선박의 자료를 일일이 찾아 도면에 반영해야 했다. AI를 활용하면 여러 설계안을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다.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지만 자료를 찾고 반복해서 도면을 작성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 자동화도 사람을 대신하는 것보다 생산성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조선업은 숙련공의 경험과 작업 속도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질 수 있어 자동화를 통한 공정 안정화 효과가 크다. 삼성중공업은 생산 AI와 엔지니어링 AI, 로보틱스, 디지털 선박 서비스 분야로 연구개발 범위도 넓히고 있다. AI 기반 전력 수요 예측과 케이블 자동 포설, 스마트 시운전, 선박 운항 최적화 등이 주요 연구 과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FLNG와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며 “FLNG는 설계 표준화와 반복 건조를 통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고선가 선박의 수확기에 들어섰다. 앞으로의 성적은 수주 호황 때 확보한 이익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FLNG를 더 빠르고 싸게 반복 건조하고, 국내에서 쌓은 설계·생산 기술을 미국과 AI·로봇 사업으로 넓힐 수 있느냐가 10%대 영업이익률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2026-07-27 2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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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GA 재본격화… 미국 조선 재건 누가 이끄나
[사진=ChatGPT] [경제일보] 미국 조선업 재건을 둘러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통상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정부의 정보요청(RFI)을 계기로 실무 검토 단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RFI로 본격화된 한미 조선 협력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설계 역량을 묻는 RFI를 보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관련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포함해 국내 조선 3사가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RFI는 곧바로 발주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사의 건조 실적, 설계 인력, 연간 생산능력, 현지 협력 구도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발언과 맞물리면서 마스가가 구호를 넘어 실제 사업 검토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 한미 제조업·안보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통해 조선업과 해양 산업, 관련 인력 기반을 되살리는 것이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 조선업에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조선 역량 격차가 있다. 미국은 해군력과 상선 건조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자체 조선소만으로는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설계·건조·공정관리 역량이 미국 조선 재건의 현실적인 보완재로 떠오른 이유다. 조선 3사 전략 경쟁 본격화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 인수에 1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시설과 인력, 생산능력 개선을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해왔다. 한화오션의 강점은 ‘미국 안에 있는 조선소’와 ‘한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미 해군 함정 발주와 관련한 법·제도 개정 흐름을 주시하면서, VARD, 한화필리조선소, 한화디펜스USA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등 주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의 건조 역량과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비용·납기·정책 리스크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해양방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한화오션의 미 함정 MRO는 군수지원함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규제 내에서 수행이 가능한 MRO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및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법·제도 변화에 따라 MRO와 신조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와의 협력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024년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과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함정 MRO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고, 이후 미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과 ‘세사르 차베즈’함 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함정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 조선소 디지털화, 공정 자동화, 로봇·AI 도입,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GE에어로스페이스, L3해리스, 안두릴, ABS 등과의 협력까지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보유한 한화오션과 달리 미국 방산·기술·선급·기자재 기업을 촘촘히 묶는 네트워크형 전략에 가깝다. 삼성중공업은 급유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미국 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 미국 조선사 나스코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기본설계 사업에 참여했고,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는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NG선과 해양플랜트, 자동화 조선소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전투함보다 지원함과 상선 성격의 군수 분야에서 역할을 찾는 구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전투함 사업을 해온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전투함보다는 급유함이나 군수지원함 쪽에서 역할을 찾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군수지원함이 전투함과 달리 상선 성격에 가까운 영역으로 분류돼 삼성중공업도 접근 가능한 분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자동화·로봇 기술도 미국 조선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 세 기업의 전략은 다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와 MRO 경험을 앞세운 ‘현지 거점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실적과 헌팅턴 잉걸스 협력을 기반으로 한 ‘방산 네트워크형’이다. 삼성중공업은 전투함보다 급유함·군수지원함에 초점을 맞춘 ‘비전투 지원함형’ 전략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누가 미국의 제도 장벽을 먼저 넘고, 한국식 생산 시스템을 미국 조선 재건 과정에 실제로 이식하느냐다. 마스가가 여는 조선 생태계 확장 수혜는 조선소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스가가 본격화되면 엔진, 전장, 통신체계, 친환경 기자재, 선박관리, MRO 서비스 등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등 한화·HD현대 계열 밸류체인뿐 아니라 국내 기자재업체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미국 함정 건조는 법·제도와 보안, 원산지, 노조, 인력 양성, 현지 조달망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RFI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미국 내 건조 규정 완화, 현지 조선소 투자, 한국 인력·기술 투입 방식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이 빨리 지을 수 있다”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국 마스가의 본질은 조선소 투자 경쟁이 아니다. 미국 안보 공급망 재편 속에 한국 조선 생태계가 얼마나 깊이 편입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화오션은 미국 안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협력망을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원함·MRO 시장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조선 재건의 첫 실전 무대에서 조선 3사의 승부가 시작됐다.
2026-07-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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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맡길 수 있나"…美, K-조선에 첫 정보요청
[경제일보]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사에 함정 건조·설계 역량을 묻는 정보요청(RFI·Request for Information)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논의가 투자 구상 단계를 넘어 미 국방부와 해군의 실무 검토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해군은 최근 국내 조선사들에 각각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 관련 RFI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조선협력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 측이 RFI 형식으로 국내 조선소의 함정 역량을 공식 타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RFI는 최근 한미 정상 간 대화가 공개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상 차원의 관심 표명이 미 국방부와 해군의 실무 검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RFI는 발주가 확정된 입찰 절차는 아니다. 미 연방조달규정(FAR)에 따르면 RFI는 정부가 당장 계약을 체결하려는 단계가 아니라 가격, 납기, 시장 정보, 수행 역량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다만 미국 정부가 어떤 업체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 공식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각사의 전투함 설계·건조 역량을 미 국방부에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두 회사에 삼성중공업까지 더해 국내 조선 3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절차가 주목받는 것은 한미 조선협력의 무게중심이 상선과 유지·보수·정비(MRO)를 넘어 함정 건조 가능성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헌팅턴 잉걸스와, 삼성중공업은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와 각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조선업의 생산성과 납기 경쟁력이 필요하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이 장기간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여러 조선 프로그램이 비용 증가와 납기 지연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해군력 확대에 대응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동맹 조선소 활용 방안을 검토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다만 실제 수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법 10 U.S.C. §8679는 미군 함정과 선체·상부구조물의 주요 구성품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예외를 허용할 수 있지만, 의회 통보 등 절차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미국 함정 협력이 당장 국내 조선소의 완성함 건조로 이어지기보다 MRO와 생산기술 협력부터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MRO는 본토로 복귀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개된 7함대 함정을 한반도 인근에서 정비하는 개념”이라며 “한국 조선소가 일정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조선업은 인력 부족 문제가 큰 만큼 한국의 자동화 설비와 로봇 기반 생산기술이 현지 조선소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조선소의 건조 슬롯도 한정돼 있어 미국 물량을 모두 한국에서 지어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1500억 달러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마스가 프로젝트에는 미국 조선소 신설·현대화, 조선 인력 양성, 미 해군 MRO, 공동 건조 등이 포함된다. 이번 RFI는 이 같은 협력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1500억 달러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마스가 프로젝트에는 미국 조선소 신설·현대화, 조선 인력 양성, 미 해군 MRO, 공동 건조 등이 포함된다. 이번 RFI는 이 같은 협력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07-08 1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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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KDDX 유리한 고지 선점…해양방산 주도권 잡는다
[경제일보]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국내 해양방산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단순히 7조8000억원 규모 사업에 다가서는 것을 넘어 차세대 구축함 시장과 해외 함정 수출 시장까지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전날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위한 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각 사에 통보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점수 차는 1점에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DDX 사업은 7조8000억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KDDX는 국내 기술로 6000톤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국산 전투체계와 레이더, 무장체계 등을 적용하는 첫 한국형 구축함으로 해군 전력 현대화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방산업계에서는 KDDX 사업의 진짜 가치를 단순 수주 금액보다 향후 파생될 후속 사업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서 찾고 있다. 이번 평가의 최대 변수는 과거 KDDX 자료 유출 사건에 따른 보안 감점이었다. 약 14년 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한 KDDX 개념설계 자료 등을 촬영·유출한 혐의로 8명은 2022년 11월,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유죄가 확정됐다. 해당 유죄 판결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보안사고 감점 기준이 적용되는 올해 12월까지 평가 과정에서 1.2점 감점을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평가에서 양사 간 점수 차가 1점 미만에 그친 만큼 해당 감점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 변수로 보고 있다. 선도함 건조 경험이 최대 자산…한화 방산 퍼즐이 완성된다 KDDX는 이번 선도함 건조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조선업계와 방산업계는 선도함 사업자를 사실상 해당 함정 체계의 원 개발사로 평가한다. 선도함을 설계하고 건조한 업체가 함정 설계 데이터와 체계통합 경험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해군 함정은 건조 이후에도 수십 년간 운용되며 레이더 교체, 무장체계 업그레이드, 전투체계 개선 등 지속적인 성능개량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선도함 건조 경험은 후속함 건조와 개량 사업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KDDX 사업은 한화오션 단독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축함 사업 특성상 선체 건조뿐 아니라 전투체계와 레이더, 무장체계 등 다양한 방산 기술이 집약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함정 플랫폼을 담당하는 한화오션을 비롯해 전투체계와 함정용 레이더를 개발하는 한화시스템, 함포와 유도무기·엔진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KDDX는 함정 플랫폼과 전투체계, 무장체계가 동시에 적용되는 사업인 만큼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첫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화시스템은 KDDX에 탑재되는 전투체계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함정 무장체계와 추진체계 분야에서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KDDX 사업이 본격화되면 그룹 계열사 간 협업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함정 시장이 개별 장비보다 함정 플랫폼과 전투체계, 무장체계를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미국과 유럽 주요 방산기업들은 함정 건조부터 전투체계, 유지보수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KDDX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해외 함정 수출 사업에서 그룹 차원의 종합 방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DDX 사업이 갖는 진짜 의미 KDDX가 갖는 진짜 의미는 글로벌 함정 시장 진출 기반 확보다. 국내 함정 사업은 해군 발주 물량이 제한적인 반면 해외 시장은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도 최근 함정 수출과 군함 유지·보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함정 수출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자국 해군 운용 실적이다. 실제 해군이 운용하는 함정은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된 플랫폼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차세대 주력 구축함으로 채택되는 KDDX는 향후 해외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의 핵심 레퍼런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에 나서는 한편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해외 해양방산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KDDX 사업 경험은 향후 해외 수주전에서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입증하는 핵심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해군 전력 증강에 나서면서 구축함과 호위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KDDX 사업을 단순한 국내 함정 수주가 아닌 향후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선도함 건조 경험과 해군 운용 실적을 확보할 경우 후속 함정 수출과 군함 정비 사업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DDX가 '7조8000억원 사업'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 이유다. 한화오션은 KDDX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해군 전력 강화와 국내 방산 생태계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은 "KDDX가 핵심 국산화 개발장비 9종이 탑재되는 국산 구축함인 만큼 완벽한 체계통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업 진행 절차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연된 사업 일정을 만회하고 해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KDDX는 단순한 차세대 구축함 사업을 넘어 향후 국내 해양방산 산업의 판도를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이 최종 계약 체결까지 마무리할 경우 국내 구축함 시장 주도권 확보는 물론 해외 함정 수출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하게 된다.
2026-06-12 16: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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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점화…미·이란 휴전 한 달 만에 '흔들'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 국면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과 걸프 지역 공격 재개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유지되던 긴장 완화 흐름은 미국이 상선 통항 지원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을 시작하면서 다시 대치 국면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5일 외신과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러 있던 유조선과 화물선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란 측이 선박 이동을 막으려 하면서 양국 군사력이 직접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들리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전화 브리핑에서 미군이 이란의 소형 선박 6척을 격침했고,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도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작전이 공식적인 상선 호위 임무는 아니라고 설명했고, 미군은 해협 주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며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 측 발표를 즉각 반박했다. 이란 정부 고위 인사는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 군용 보트가 격침됐다는 미국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새로운 통제 구역을 공표했다. 새 구역은 이란 남부 해안과 UAE 푸자이라, 케슘섬과 움 알콰인 해안선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국 군함, 특히 미군 전력이 해당 수역에 접근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걸프 지역을 향한 공격도 다시 시작됐다. UAE 당국은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과 드론으로 푸자이라 석유화학단지에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미사일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간 뒤 UAE의 미사일 경보 체계가 가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밤에는 UAE 국영 석유회사 ADNOC가 운용하는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루 동안 한국과 UAE 관련 선박을 포함해 모두 네 척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선사 운용 선박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0분쯤 UAE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내측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타고 있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시점이 미군의 해협 통항 지원 작전 개시 이후라는 점에서 이란의 보복성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한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했다"며 "이제 한국도 이곳으로 와 이 임무(mission)에 동참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는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와 군사적 기여를 압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9개 항목의 종전안을 제시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14개 항목의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전후 배상 요구 등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소속 네이선 거트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시한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것을 검토했지만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내가 동의할 수 없는 조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답변을 받아 여전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미국 측의 요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실질적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우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종전 합의가 이뤄진 뒤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전쟁 배상 문제까지 협상 조건으로 내걸면서 양측의 접점은 더 좁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힌다.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길어질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각국의 안보 정책에도 직접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 선박이 피해 가능성의 중심에 놓이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와 미국의 작전 참여 요구를 둘러싼 외교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026-05-05 14: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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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전협상 앞둔 이란전쟁의 손익계산서...미국이 이익일까, 중국이 이익일까
[경제일보] 중동의 전쟁은 언제나 포성과 화염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진짜 결산서는 항로에서 작성되고 유조선의 속도와 보험료 그리고 각국의 환율과 금리 속에서 완성된다. 지금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협상을 앞두고 벌이는 힘겨루기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핵 문제와 휴전, 해상봉쇄를 둘러싼 충돌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훨씬 냉정한 계산이 진행되고 있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 누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가 그리고 전쟁을 끝내더라도 누가 패자로 보이지 않을 수 있는가. 지금의 미·이란 대치는 바로 그 계산서의 마지막 줄을 적어 내려가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국면은 ‘전쟁 이후 협상’이 아니라 ‘협상을 위한 전쟁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화물선을 저지하고 나포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를 곧바로 적대행위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협상장 문은 열려 있으나 그 문 앞에는 이미 군함과 함포가 배치된 상황이다. 외교는 군사력을 배경으로 움직이고 군사행동은 다시 외교의 명분으로 활용된다. 이 구조 속에서는 단 한 번의 충돌도 협상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 1차 협상의 허와 실—신뢰의 간극과 좁혀지는 쟁점 1차 협상은 표면적으로는 진전을 보인 듯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각자의 승리 선언을 전제로 한 ‘평행선 협상’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장기간 봉쇄하고 농축 능력을 제거하며 해상 교통로를 완전히 개방하는 질서를 원했다. 반면 이란은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그리고 제한적 핵 주권을 인정받는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미국은 “핵을 포기하라”고 요구했고 이란은 “봉쇄부터 풀라”고 맞섰다. 이 간극은 단순한 조건 차이가 아니라 체제 논리의 충돌이었다. 그러나 1차 협상이 전부 실패였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상의 실질적 구조는 이때 드러났다. 핵심은 세 가지였다.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할 것인지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인지, 기존 핵물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리고 제재 완화를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지였다.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양측은 서로의 ‘레드라인’을 확인했다. 이는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기보다 본격적인 거래의 조건이 비로소 명확해졌음을 의미한다.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미국은 해상봉쇄를 협상의 지렛대로 유지하려 한다. 봉쇄를 풀지 않고도 협상을 이어가며 압박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반면 이란은 봉쇄 상태에서 협상에 응하는 것은 사실상 굴복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봉쇄 해제는 협상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선 압박’과 ‘선 완화’가 충돌하는 구조에서는 협상 자체가 신뢰의 시험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점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전면 핵 포기와 현상 유지 사이에서 일정 기간 농축 제한과 검증 체계 구축, 단계적 제재 완화라는 중간 해법이 부상하고 있다. 해상 문제에서도 전면 봉쇄와 완전 개방 사이에서 강도 조절이나 조건부 완화 같은 절충안이 논의될 여지가 있다. 문제는 이 모든 조정이 외교적 설득이 아니라 군사적 압박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압박으로 좁혀진 간극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반응은 이중적이다. 이란 핵 능력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면 긍정적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합의로 이란의 군사적 잠재력이 유지된다면 그것은 미래의 더 큰 위협이 된다. 이스라엘은 합의 자체보다 합의의 질을 본다. 따라서 서둘러 만든 타협보다는 확실한 억제 구조를 요구한다. 이 점에서 이스라엘은 협상의 ‘숨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손익계산서 이제 보다 냉정한 계산으로 들어가야 한다. 미국은 분명 단기적 전략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 해상 질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재확인했고, 동맹국들에게 안보 보증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동시에 협상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군사적 지렛대를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성과와 강경 리더십 이미지를 동시에 구축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용 역시 분명하다. 중동의 긴장은 곧바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으로 전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가스는 세계 경제의 핵심 동맥이다. 이곳이 흔들리면 글로벌 물가와 산업 전반이 충격을 받는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우세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다. 중국의 계산은 더욱 복합적이다. 미국이 중동에 집중하는 동안 전략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익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동시에 중동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이란산 원유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자원이다. 해협이 불안정해지면 중국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공급 불안을 동시에 겪게 된다. 지정학적 이익과 경제적 손실이 충돌하는 구조다. 결국 미국과 중국 모두 완전한 승자가 되기 어렵다. 미국은 ‘지배의 이익’을 얻지만 ‘충격의 비용’을 부담하고, 중국은 ‘전략적 여유’를 얻을 수 있으나 ‘에너지 리스크’를 떠안는다. 이 전쟁은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덜 잃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계산은 더욱 직접적이다. 이란은 체제 생존과 핵 주권을 지키려 하고, 이스라엘은 그 핵 능력을 구조적으로 억제하려 한다. 이란은 봉쇄와 제재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불완전한 합의가 가져올 안보 리스크를 우려한다. 양측 모두 평화를 말하지만, 상대가 유지되는 평화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 2차 협상 앞둔 힘겨루기와 전망 이제 시선은 이슬라마바드 2차 협상으로 집중된다. 협상은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포괄적 최종 합의보다는 ‘관리 가능한 긴장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휴전 연장, 제한적 봉쇄 조정, 핵 프로그램의 일정 기간 동결과 검증 체계 구축, 그리고 단계적 제재 완화가 교환되는 형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군사적 압박이 협상의 속도를 높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협상 자체를 붕괴시킬 위험도 크다. 단 한 번의 오판이 전체 판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협상의 본질은 명확하다. 누가 더 많이 얻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나쁘지 않은 조건에서 멈출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전쟁은 극단으로 치닫지만, 평화는 언제나 불완전한 균형 위에서만 성립한다. 지금 중동은 총과 문서가 같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책상 위에서 쓰이는 한 줄의 문장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세계 경제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 완전한 승자는 없다. 다만 더 큰 패배를 피한 쪽이 승자처럼 보일 뿐이다.
2026-04-20 09: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