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4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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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리모델링 다시 꿈틀…건설사 공략에 제도 완화도 가세
[경제일보]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빠른 주거환경 개선을 원하는 단지를 겨냥해 상품 특화와 시공기술, 무이주 주거개선 등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는 방식이다. 정부와 서울시도 인허가 기준 완화·지원책 마련을 추진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리모델링 시장에 다시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수주와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재건축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높은 기존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검토하는 곳이 남아 있어 업체별 대응 방식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평면과 설비, 주차장, 커뮤니티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의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추가 용적률 확보가 쉽지 않거나 사업기간을 줄이려는 곳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존 구조체를 유지하는 만큼 구조 보강과 지하주차장 확대, 설비 교체 등에 별도의 시공 기술이 필요해 준공 경험과 기술력이 수주 경쟁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도 각사가 가진 강점을 시장에서 앞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주택조합에 ‘넥스트 리모델링’을 적용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2000년 준공된 3개동 237가구 규모 단지로 지난해 선보인 넥스트 리모델링을 실제 적용하는 첫 사업지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지하·지상 구조체를 활용하면서 세대 내부와 공용부의 설비, 마감재, 외관 등을 다시 설계하는 형태다. 반포푸르지오 전용 84㎡에는 특화 평면 ‘N.캔버스’를 적용하고 공용부에는 ‘N.커먼스’를 제안했다. AI 기반 주차와 로봇 발렛, 주거 플랫폼 ‘홈닉’을 연계하는 방안도 입찰안에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수의 수주·준공 경험과 시공기술을 앞세운다. 2014년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이후 46개 단지에서 약 14조3000억원을 수주했고 최근 3년간 수주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개포 더샵 트리에와 더샵 둔촌포레, 잠실 더샵 루벤 등을 준공했으며 현재 7개 단지에서 철거 또는 본공사가 한창이다. 기술 분야에서는 3D 레이저 스캐닝과 건축정보모델링(BIM)으로 기존 구조체와 새로 설치하는 부분 사이의 오차를 줄이고 소구경 파일과 탑다운 공법 등을 활용해 지하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리모델링 아파트에 특화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안울림R’도 개발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고 단지를 개선하는 ‘더 뉴 하우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단계별로 나눠 외관과 조경, 설비, 유휴공간 등을 손보는 구상이다. 지난해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를 첫 적용 대상으로 공개했다. 물론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보다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세대 수 증가가 기존 가구의 15% 이내로 제한돼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확보 폭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수직증축을 선택하면 별도의 안전성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 주민 동의와 인허가에 시간이 걸리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단지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리모델링 인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안전성 검토기관도 추가해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도 리모델링 지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도 재건축과 똑같은 반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촉진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높은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때문에 재건축이 쉽지 않은 단지에서는 여전히 리모델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과 공사비 부담 완화가 맞물리면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6-10-15 09: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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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생성형 AI로 금융사기 탐지…11월 모니터링 시스템 가동
[경제일보] 우리은행이 다음달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 금융사기 수법이 피그부처링과 리커버리 스캠 등으로 고도화되자 전담조직과 전문인력,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결합해 사전 차단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금융사기 수법과 피해예방 성과, 향후 대응 계획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는 우리은행 금융사기예방부 전재홍 총괄수석이 맡았다. 전 수석은 경찰에서 24년간 근무한 뒤 총경으로 퇴직한 금융사기 수사 전문가다. 보이스피싱 1세대 '김미영 팀장' 조직 총책 등 운영진 검거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수사 등을 이끈 이력이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경찰 출신 금융사기 전문가를 영입하고 금융사기예방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개별 직원의 경험이나 판단에 의존하던 대응을 조직 차원의 상시 예방체계로 바꾸기 위한 조치다. 국내 금융사기 피해는 빠르게 늘고 있다. 경찰청 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지난 2022년 7911억원에서 지난해 2조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배 증가했다. 범죄 방식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한 조직이 전화 중심으로 범행을 저질렀지만 최근에는 기술개발, 유인·실행, 자금이동·세탁 등이 분업화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 디지털 기술도 금융사기에 활용되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주의해야 할 수법으로 피그부처링과 리커버리 스캠을 꼽았다. 피그부처링은 SNS나 메신저로 접근해 장기간 신뢰를 쌓은 뒤 투자를 권유하는 사기다. 소액 투자와 수익 경험으로 신뢰를 높인 뒤 투자금을 키우고 최종적으로 출금을 막는 방식이다. 리커버리 스캠은 이미 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피해금을 되찾아 주겠다고 접근해 추가 금전을 요구하는 2차 사기다. 수사기관이나 환불 전문가를 사칭해 수수료, 세금, 보증금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 대응체계의 중심에 FDS를 두고 있다. FDS는 계좌이체, 출금, 입금, 카드결제, 해외송금 등 고객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징후를 포착한다. 필요할 경우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본인 여부와 거래 목적을 확인하고 위험도가 높으면 거래를 지연하거나 차단한다. 자금세탁방지(AML) 부서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FDS에서 자금세탁 등이 의심되는 정보 639건을 AML 부서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83건은 추가 분석을 거쳐 의심거래보고(STR)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AML 분석 과정에서 확인한 타행 의심계좌 664건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 분석 AI 플랫폼(ASAP)을 통해 전 금융권에 공유했다. 타행 의심계좌 정보를 해당 금융회사와 공유해 거래 모니터링과 피해예방조치에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 예방체계를 3단계로 고도화한다. 우선 AI 기반 탐지역량과 전문 대응조직, 외부기관 협력·교육체계를 정비하고 이후 탐지·분석 업무 표준화와 전문인력·교육 확대, 정보공유·신고 연계를 강화한다. 차세대 FDS 구축도 추진한다. 기존 금융거래 정보 중심 탐지체계에서 벗어나 △전자금융 FDS △로그인 정보 △상품 이용 정보 △ASAP 위험계좌 정보 등을 폭넓게 연계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금융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신규 탐지 시나리오와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신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 뒤 연말까지 안정화할 계획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금융사기 예방은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금융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일인 만큼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뒤 구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징후를 한발 앞서 포착해 고객의 자금이 사기범에게 넘어가기 전에 차단하는 예방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2 12: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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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보도, 산업·경제까지 넓힌다…인신협·숙명여대 전문인력 양성
[경제일보]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숙명여자대학교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을 전문적으로 다룰 언론인 양성에 나선다. 대학의 기후·환경 연구와 기자들의 취재 경험을 연결해 과학적 사실과 산업·경제적 영향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보도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숙명여대 탄소중립대학원과 기후커뮤니케이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 기관은 회원사 기자 대상 전문교육부터 대학원 진학 지원, 공동 연구와 현장 연계 프로젝트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기후·환경·에너지 전문교육, 회원사 기자와 임직원의 대학원 진학 시 장학금 지원, 세미나·포럼 공동 개최 등이다. 언론 실무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한편, 연구·교육에 필요한 정보도 교류한다. 이번 협력의 기반은 숙명여대가 확대해온 기후환경 교육이다. 숙명여대는 2014년 환경부 기후변화 특성화대학원에 선정됐고, 2021년에는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됐다. 기후환경융합학과는 기후환경학과 환경·경제, 기후환경커뮤니케이션 등 세부 전공을 통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후기부터 기후환경커뮤니케이션 전공을 신설했다. 기후·환경 담당 기자뿐 아니라 산업·경제·금융 분야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홍보 담당자까지 교육 대상으로 삼았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정치·사회·경제적 맥락을 더해 설명할 전문인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숙명여대의 올해 후기 모집 안내에 따르면 해당 전공은 기후변화 보도, 미디어와 사회, 환경경제와 정책, ESG 전략과 홍보,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등의 교과목을 운영한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교육 기반을 인터넷신문 기자들의 취재 실무와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보도는 폭염과 홍수 등 피해를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기업의 전환 비용, 에너지 공급 변화까지 설명해야 하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배출량과 감축 목표 등 수치를 해석하고 정책 효과를 검토하는 능력이 필요한 만큼, 연구와 취재를 연결한 교육은 기자들의 분석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 기관은 앞으로 언론계의 실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공동 연구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축적한 전문지식을 보도 현장에 전달하고,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교육과 연구에 반영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26-10-09 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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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커지는데…K배터리, 북미 의존 벗어나야
[경제일보] 세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사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시장 성장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 둔화보다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사업 전략에 있다. 북미와 고부가 제품에 집중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과 고객 다변화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360.5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7.9%에서 26.8%로 11.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사용량은 5.8%, SK온은 14.4%, 삼성SDI는 32.0%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는 국내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CATL과 BYD의 배터리 사용량은 각각 43.3%, 66.5% 증가했고, 고션과 SVOLT 등 후발 업체들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에서 공급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만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의 부진을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미 시장에 집중된 사업 구조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한 반면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각각 5.2%, 33.0% 증가했다. 미국 현지 공장과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온 만큼 주요 고객사의 전동화 계획 변경에 따른 부담이 크다. 신규 증설은 확정된 공급 물량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 계획을 재정비해야 한다. 제품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국내 기업들은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고성능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LFP 생산에 뛰어들더라도 중국의 원가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고부가 제품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중저가 제품은 소재 조달과 제조 비용을 낮추고, 차급별 수익성을 고려해 공급 범위를 정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 방식 역시 재정비 대상이다. 기존 대형 고객사의 장기 공급계약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전기차 판매 계획이 변경될 때 배터리 생산 물량까지 영향을 받는다. 신규 수주에서는 공급 규모뿐 아니라 최소 구매 물량과 생산설비 투자 부담, 가격 조정 조건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완성차 업체로 공급처를 확대하되 수익성이 낮은 계약을 무리하게 확보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일시적인 판매 부진보다 경쟁 구도가 바뀌는 동안 기존 시장 지위를 잃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공급망을 넓히는 사이 국내 기업들이 기존 고객사의 수요 회복에만 기대서는 점유율을 되찾기 어렵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국내 기업의 성장을 보장하던 시기는 지났다. 과거의 투자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달라진 경쟁 환경에 맞춰 사업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
2026-10-08 16: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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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1000만개…삼양 '짜르르', 정체된 시장서 프리미엄 안착
[경제일보] "정체돼 있고 잔잔한 시장에 확실한 차별화와 좋은 제품력으로 돌을 던져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삼양식품 명동 본사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짜장라면 시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채 본부장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행사장 뒤편 주방에서는 흰 연구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한 번에 30개씩 짜르르를 끓여 기자들에게 내놓았다.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돌며 맛을 분석하고 소스와 면 배합을 수백 차례 반복해 제품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이날 직접 조리까지 맡은 것이다. 삼양식품이 짜장라면 한 제품에 이처럼 공을 들인 데는 정체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6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국내 짜장라면 시장은 약 2600억원 규모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기존 '짜짜로니'와 다른 가격대와 제품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짜르르'를 앞세워 줄어드는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층 확보에 나섰다. 채 본부장은 "짜장라면은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시장도 아니고 굉장히 정체돼 있는 시장"이라며 "삼양식품은 짜짜로니라는 오래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짜장라면 카테고리에서 재기를 늘 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기존 제품을 교체하는 대신 가격대와 제품 특성을 세분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짜짜로니를 유지하면서 맛과 원료, 제품 사양을 강화한 짜르르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투트랙 전략은 실제 판매 성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올해 짜짜로니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해 짜르르 출시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회사는 짜르르가 기존 수요를 잠식하기보다 별도 수요를 형성하며 짜장라면 부문의 매출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제품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짜르르도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7월 출시 이후 약 10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기록하며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삼양식품이 올해 짜르르에 세운 매출 목표는 100억원 이상으로 현재 목표치 달성을 앞두고 있다. 초기 흥행은 일시적인 공급 부족으로도 이어졌다. 온라인 사전 판매에서 소비자 주문이 몰린 데 이어 유통업체의 초도 발주까지 예상치를 웃돌면서 한때 생산 가능한 물량을 넘어섰다. 현재는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생산량을 조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망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채 본부장은 "짜르르만으로 순전히 매출 순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중저가 제품뿐 아니라 프리미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소비자가 취향에 맞게 여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전략은 제품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삼양1963'을 통해 36년 만에 다시 적용한 우지 유탕 방식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면을 우지로 튀긴 뒤 진한 고기 풍미의 액상소스와 소고기 다이스 등 두 종류의 후레이크를 더했다. 삼양식품 연구소는 제품 개발을 위해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찾아 볶음향과 농도, 면의 굵기와 찰기, 소스가 배어드는 정도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1년 반 동안 소스 배합을 450회 이상, 면 배합을 300회 이상 반복하며 제품 기준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서 소스는 분말 대신 액상 형태를 택했다. 건조 과정에서 향미가 일부 사라지는 분말스프의 한계를 보완하고 춘장, 채소, 소고기 풍미를 보다 선명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다. 면 역시 진한 소스를 머금은 뒤에도 쉽게 퍼지지 않도록 기존 제품보다 두툼하고 치밀하게 설계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유탕면에는 기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기름 자체의 본질을 바꿔야 짜장의 풍미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소고기 풍미와 고소한 향, 가열했을 때 살아나는 우지의 특성이 짜장소스와 만났을 때 깊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지의 풍미를 끝까지 살리기 위해 조리 방식도 달리했다. 짜르르는 일반적인 짜장라면처럼 면을 끓인 뒤 물을 버리지 않고, 우지로 튀긴 면에서 우러나온 풍미가 담긴 면수에 액상소스를 바로 섞는다. 면수에 남은 우지의 고소함과 짜장소스의 진한 맛을 함께 살리기 위한 방식이다. 직접 맛본 짜르르는 단맛보다 짭조름한 맛과 고기 풍미가 두드러졌으며 두툼한 면은 진한 소스를 머금고도 쉽게 퍼지지 않아 쫄깃한 식감을 유지했다. 기존 대중형 짜장라면과 맛, 식감에서 차별화를 두려는 제품 설계가 실제 시식에서도 비교적 뚜렷하게 느껴졌다. 삼양식품은 짜르르를 개별 신제품에 그치지 않고 '우지'를 활용한 제품군 확대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양1963에 이어 우지파개장과 짜르르까지 적용 범위를 확장한 데 이어 향후 우지의 깊은 맛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맛과 제품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김희정 삼양식품 상품팀장은 "삼양1963부터 짜르르까지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단발성 신제품 출시를 넘어 우지를 삼양식품만의 핵심 헤리티지이자 자산으로 키워 국내와 해외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우지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동물성 원료에 대한 국가별 규제가 다른 만큼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우선 공략하고 있다. 삼양1963은 현재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 중이며 향후 규제와 연구개발 여건을 고려해 수출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시식회가 끝나갈 무렵에는 예정에 없던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도 행사장을 찾았다. 김 회장은 기자들의 테이블을 찾아 "제품을 계속 먹으면서 업그레이드해왔다"며 짜르르 개발 과정과 제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출시 약 100일 만에 1000만개 판매와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짜르르의 다음 과제는 초기 흥행을 장기 수요로 이어가는 것이다. 기존 짜짜로니와 수요층을 나누면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할 경우 삼양식품의 투트랙 전략은 정체된 짜장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10-07 13: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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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링크드인서 '사람 중심 AI' 강조…LG유플러스 글로벌 소통 넓힌다
[경제일보]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개인 링크드인 계정을 열고 글로벌 통신·기술 업계와 소통에 나섰다. 첫 글에서는 사람의 목소리가 지닌 가치를 강조하며 AI가 일상의 소통을 더 편리하게 도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AI 서비스를 해외 통신사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고경영자가 전략과 실행 과정을 직접 설명할 공개 채널을 마련했다. 홍 대표는 지난 1일 공식 개인 계정을 개설했다. 첫 게시글은 영어로 작성했으며, LG유플러스 공식 링크드인 계정도 이를 공유했다. 홍 대표는 앞으로 회사의 전략적 선택에 담긴 생각과 이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과정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첫 글의 출발점은 ‘목소리’였다. 소통 수단이 다양해졌어도 중요한 이야기를 전할 때는 메시지보다 전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목소리에 담긴 의도와 감정, 미묘한 뉘앙스가 상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목소리는 여전히 사람과 사람을 가장 직접적이고 인간적으로 연결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더 명확하게 소통하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AI의 역할도 이러한 통신의 가치에서 찾았다. 일상에서 소통을 간단하고 유용하게 만들면서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를 ‘사람 중심 AI(Humanizing Every Connection)’라는 방향으로 제시하며, AI가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용자가 중요한 일에 집중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메시지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 기조연설과 연결된다. 당시 홍 대표는 해외에 거주하는 아들에게 손주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화로 들은 경험을 소개하며 음성 소통의 가치를 설명했다. 스마트 안경과 AI 에이전트 등 새로운 기기가 확산될수록 음성이 주요 접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러한 방향을 서비스로 구현하는 수단이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다. 홍 대표는 MWC에서 스팸 의심 신호 감지, 대화 맥락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통화 중 AI 검색 등의 기능을 소개했다. 통화 과정에서 이용자가 겪는 불편을 줄이는 데 AI를 적용하겠다는 접근이다. LG유플러스는 음성 AI를 활용해 익시오의 개인 맞춤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제시한 ‘익시오 프로’ 구상에는 화자를 식별하고 음성의 톤과 대화 흐름, 감정 상태를 분석해 이용자 상황에 맞는 정보를 먼저 제안하는 기능이 포함됐다. 통화 내용을 이해하는 기술을 일상 업무를 지원하는 에이전트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이다. 사업적으로는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 전환 비전과 맞닿아 있다. 홍 대표는 MWC 기간 기자간담회에서 통신과 AI 전환 기술을 솔루션으로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고객용 익시오와 기업용 AI 사업을 양축으로 삼고, 음성 AI와 보안 등 통신사가 경험을 축적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사업 논의도 진행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말레이시아 통신사 맥시스와 익시오의 현지 상용 출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해외 통신사 환경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이다. 당시 회사는 현지 언어와 통화 환경을 반영해 연내 출시를 추진하고, 스마트홈과 기업용 솔루션으로 협력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링크드인 채널은 이러한 사업 방향을 해외에 설명하는 접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홍 대표의 개인 채널을 통해 글로벌 통신·기술 업계와 교류를 넓히고 해외 기술 인재들과도 소통한다는 구상이다. 사내 타운홀 미팅과 직원 게시글 댓글로 이어온 소통의 범위를 외부로 확대하는 행보다. 홍 대표는 첫 글에서 “이 페이지를 통해 우리의 전략적 선택에 담긴 생각과 이를 어떻게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공유하겠다”며 지속적인 소통을 예고했다.
2026-10-05 12: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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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알래스카 서명 안 하면 두 배"…韓 '상업성 검토' 원칙과 충돌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압박하며 “곧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투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추가 부담을 거론한 것이다. 사업성을 검토한 뒤 투자한다는 한국의 원칙과 조속한 참여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이 공개적으로 부딪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알래스카 LNG 투자를 성급하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는 성급하게 발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대표단이 논의에 참여했다며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이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조속히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비춰 통상 압박으로 해석되지만, 무엇을 두 배로 올릴지와 적용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30일 한국의 최대 2000억달러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과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사업에 대해서는 검토에 착수한 단계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는 “투자 여부와 투자 규모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정관 장관도 미국 측 발표가 양국이 합의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양국 공동 발표문에도 투자에 앞서 충족해야 할 조건이 담겼다. 알래스카 LNG 사업을 검토하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 국내법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공식 발표에서도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같이 발표된 사업들도 추진 단계가 서로 다르다. 총사업비 223억달러, 설비용량 6472MW인 텍사스 발전사업은 상업성 검토와 국내 심의·국회 보고를 마친 제1호 투자 프로젝트다. 원전 8기는 협력의 큰 틀에 합의했으며, 개별 사업의 부지와 건설 일정 등을 정하고 사업성과 국내 절차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 한도와 보호장치도 마련됐다.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 총 2000억달러의 투자 한도를 운영계약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하면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예산, 수익 배분 등을 조정하도록 했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 떨어진 남부 니키스키로 보내 액화·수출하는 사업이다. 연간 LNG 2000만t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개발사 글렌판이 지분 75%, 알래스카주 측이 25%를 보유한다. 경제성 검토의 핵심은 건설비와 가스 공급가격이다. 로이터는 개발사가 추산한 총사업비가 445억∼545억달러라고 보도했다. 동아시아와 가까워 운송 거리를 줄일 수 있지만, 긴 파이프라인과 가스 처리·액화시설을 함께 건설해야 한다. 공사비 상승 위험과 미국 멕시코만 연안·캐나다 LNG 사업과의 가격 경쟁도 따져야 한다. 한국이 참여할 경우 확보할 조건도 협의 대상이다. 정부 발표에는 사업 추진 시 한국산 철강 등 기자재의 관세 인하,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 한국의 우선적 LNG 접근권이 담겼다. 투자금뿐 아니라 기자재 공급과 가스 구매 조건을 함께 조율해야 하는 구조다. 개발사도 투자구조를 확정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밝혔다. 글렌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한미 정부와 투자구조를 마무리하고 최종투자결정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최종투자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목표로 삼은 연간 LNG 판매량은 1600만t이며, 현재 발표한 상업적 합의 물량은 1300만t이다.
2026-10-03 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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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완성차 내수…가격·차종·수출 전략 다시 짜야
[경제일보] 국내 완성차 시장의 부진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전기차 보조금 소진 등 단기 요인이 영향을 미친 가운데 완성차 5사의 국내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다. 내수 부진이 반복될수록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와 차종을 넓히고 국내에서 줄어든 판매를 해외 시장에서 보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변수에 판매가 크게 출렁이지 않도록 가격과 제품,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 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완성차 5사의 국내 판매량은 9만9843대로 전년 동월보다 19.8% 감소했다. 현대차는 25.7%, 기아는 6.7% 줄었고 르노코리아와 KGM, GM 한국사업장도 각각 45.3%, 48.8%, 40.9% 감소했다. 가격 전략은 단기 할인보다 구매 부담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판매가 줄 때마다 재고 할인과 저금리 할부를 확대하면 당장의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판매 부진이 반복될 때마다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기는 어렵다. 고사양·고가 트림 중심으로 차량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좁아진다. 기본 사양과 가격을 세분화하고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모델과 트림을 늘려 구매 가능한 가격대를 넓혀야 한다. 전기차 역시 보조금이 줄어들 때마다 판매가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차량 가격과 상품성을 함께 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차종 구성에서는 특정 모델의 흥행에 기대는 구조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신차 효과가 강한 모델 한두개가 전체 판매를 끌어올리면 해당 모델의 교체 주기가 다가오거나 경쟁 신차가 등장할 때 실적 공백도 커진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차급별로 꾸준히 팔리는 볼륨 모델을 확보하고 기존 모델의 판매가 둔화하는 시점에 후속 신차가 자연스럽게 물량을 이어받는 제품 주기도 뒷받침돼야 한다. 파워트레인은 실제 수요의 이동 속도를 고려한 전략이 중요해졌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장기 방향은 유지하더라도 시장마다 전환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늦게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하이브리드가 빈자리를 메우고 가격과 충전 인프라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판매를 보완할 수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공급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할수록 특정 파워트레인의 부진이 전체 판매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든다. 수출 전략은 해외 판매량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시장 구성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더 중요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일부 시장에 판매가 집중되면 현지 경기와 관세, 환경 규제 변화가 전체 실적으로 곧바로 번질 수 있다.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중동과 중남미, 아시아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면서 지역별 수요에 맞는 차급과 파워트레인을 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현지 생산과 국내 수출 물량을 함께 조정할 수 있다면 특정 지역의 판매 감소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부담도 낮아진다. 가격과 차종, 파워트레인, 수출 전략은 따로 움직이는 영역이 아니다. 가격을 낮춘 모델을 내놓더라도 소비자가 찾는 차종이나 동력원이 아니라면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고, 제품군이 다양해도 판매할 시장이 한정돼 있으면 외부 변수에 취약해진다. 어떤 가격대의 차량을 어떤 파워트레인으로 구성해 어느 시장에 공급할지까지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 특정 모델이나 시장의 호조에 기대는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가 움직이는 곳으로 제품과 물량을 빠르게 옮길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2026-10-02 17: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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