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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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반도체 소재·SMR·신재생에너지로…AI 시대 신사업 재편
[경제일보] SK그룹이 반도체 소재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축을 재편하고 있다. SKC는 글라스기판을, SK이노베이션은 SMR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으며 SK㈜는 KK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해 발전용량 확대에 나섰다. 기존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AI 산업 확대로 커지는 반도체 소재와 전력 수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는 전략이다. ◆ SKC, 반도체 소재 고부가화…글라스기판에 3년간 5900억원 투자 SKC는 화학·필름 소재를 기반으로 성장한 뒤 이차전지용 동박과 반도체 소재·부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지난 2023년에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기업 ISC를 인수하며 후공정 사업을 강화했고,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테스트 소켓과 함께 글라스기판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글라스기판은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의 고집적 패키징에 활용되는 차세대 소재다. 기존 유기 소재 기판보다 평탄성이 높고 대형화에 유리해 고집적 회로 구현에 적합하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첨단 패키징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소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업은 자회사 앱솔릭스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기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고객사 검증과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임베딩과 논임베딩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임베딩 제품은 현지 생산 샘플의 신뢰성 평가, 논임베딩 제품은 고객사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확대됐다. SKC는 올해 1조16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5900억원을 글라스기판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약 4700억원은 설비투자, 1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배정해 미국 생산시설의 상업화와 장비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SK㈜도 배정 물량의 120%를 초과청약하며 SKC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실제 자금 집행도 이어지고 있다. SKC는 이달 4일 앱솔릭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81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출자는 올해 상반기 SKC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글라스기판 투자 재원을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과정이다. 앱솔릭스는 임베딩 제품의 신뢰성 평가와 논임베딩 제품의 고객사 기술검증을 진행하며 양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대규모 양산 전 단계인 만큼 고객사 인증과 제품 신뢰성 확보, 수율 안정화가 향후 사업 확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 손잡고 SMR 진출…차세대 원전 사업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NG와 전력 사업에 배터리와 ESS를 더한 데 이어 SMR까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데 이어 지난 8월 나트륨냉각고속로 기반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 실증 원자로 참여 확대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 국내 SMR 사업모델 개발, 글로벌 SMR 사업기회 공동 발굴 등이 포함됐다. 테라파워의 나트륨은 소듐냉각고속로와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4세대 SMR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 1호기 프로젝트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및 글로벌 사업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ESS·SMR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는 SK㈜가 계열사에 분산된 사업을 KKR과 통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SK㈜는 지난 7월 KKR이 운용하는 펀드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말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KKR 51%, SK㈜ 49%로 구성되며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에 분산된 태양광, 해상·육상풍력, 연료전지, ESS 등 관련 사업과 자산을 통합한다. 사업 규모 확대 목표도 구체적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 통합 대상 계열사가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전력 용량은 약 1.7GW다. 이를 기반으로 통합법인의 발전용량을 오는 2031년까지 1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부터 건설, 운영, 유지보수까지 사업 밸류체인을 통합하고 KKR의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발전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다만 SMR은 기술 실증과 인허가, 상업 프로젝트 확보가 필요하고 신재생에너지도 발전용량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 투입과 신규 프로젝트 확보가 요구된다. SMR은 테라파워 프로젝트의 상업화 진행 상황과 사업성 확보 여부, 신재생에너지는 현재 통합 대상 사업의 1.7GW를 10GW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의 투자 효율성과 신규 발전사업 확보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2026-09-22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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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핵심광물로 보폭 넓히는 LX…미래 성장축 재편
[경제일보] LX가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해외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반도체와 핵심광물 등 미래 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차량용 MCU와 방열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LX인터내셔널은 기존 자원개발 경험을 니켈·구리·보크사이트 등 핵심광물로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력 인프라, 배터리 소재 시장을 겨냥한 신사업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에 이어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있다. ◆ LX세미콘, 3년 개발 끝 차량용 MCU 양산…현대차·기아 공급 LX세미콘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지난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차량용 MCU는 자동차의 각종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반도체로, 센서에서 정보를 받아 모터와 전장 부품의 작동을 제어한다. LX세미콘은 기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과 MCU 기술을 활용해 차량용 MCU 개발에 나섰다. 2023년 3월에는 현대차·기아의 모터 기능 특화 MCU 신규 공급사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4월 수주를 확보한 뒤 약 3년간 개발과 품질 검증을 진행했다. 올해 8월에는 차량용 모터 기능 특화 MCU인 'LX61101' 양산에 들어가 현대차·기아에 공급을 시작했다. LX61101은 차체 전장 부품에 적용돼 모터의 속도와 위치, 회전 방향, 토크 등을 제어한다. 파워윈도 안전 기능과 공력 제어 등에 사용되며 2026년 하반기 생산 차량에 적용된다. LX세미콘은 초기 적용 차량을 시작으로 공급 차종을 늘리고, 차량용 MCU 제품군도 통신·구동·센서·파워 반도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차량용 MCU 시장은 지난해 약 15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방열기판 사업에도 투자가 이어졌다. LX세미콘은 경기도 시흥에 약 3000평 규모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2022년 생산설비를 완공했다. 지난 5년간 방열기판 사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5년 4월 친환경 차량용 방열기판의 첫 양산을 시작했다. 방열기판은 전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전달하는 부품이다. 전기차 인버터와 충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적용된다. 연간 생산능력은 25만장 수준으로, 연말까지 5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타트업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9월 145억원을 출자해 '스타트업 코리아 LX-BSK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조합'에 참여했다. 펀드 존속기간은 8년이며 AI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방열 솔루션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 LX인터내셔널, 1330억원 니켈 투자…2028년 생산량 350만톤 확대 LX인터내셔널은 기존 자원개발과 트레이딩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핵심광물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석탄 중심이던 자원개발 사업에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을 추가하며 전기차와 배터리 소재 시장을 겨냥한 사업 영역을 넓혔다. LX인터내셔널은 2024년 1월 인도네시아 AKP 니켈 광산에 1330억원을 투자해 지분 60%를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에 위치한 AKP 광산은 약 2000ha 규모로, 총 자원량은 5140만톤, 확인 매장량은 3600만톤이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 광산 개발·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니켈 사업에도 적용했다. AKP 광산의 니켈 생산량은 2025년 275만톤이며, 2026년 300만톤, 2027년 320만톤, 2028년 350만톤을 목표로 생산량을 확대한다. 니켈은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원료다. LX인터내셔널은 AKP 광산 생산물에 대한 오프테이크 권리를 확보해 자원개발과 원료 조달을 연계했다. 핵심광물 포트폴리오도 넓힌다. 니켈에 이어 보크사이트와 구리 등 유망 광물 확보를 추진하며, 배터리·전기차 밸류체인과 연계되는 광물에 대한 투자 기회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니켈 사업 기반 확대와 유망 광물 자산 확보 방침을 제시했다. 니켈 광산 개발에 이어 신규 광물 자산 발굴까지 자원개발 사업의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22일자 14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22 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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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AI 투자 속도 높인다…"미래 경쟁력 좌우할 핵심 축"
[경제일보] 구광모 LG 회장이 AI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제시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와 실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등 주요 분야의 투자 성과를 점검하고 시장과 기술 변화에 맞춰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 체계를 정교화한다는 구상이다. 17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명은 전날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약 8시간 동안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기술 환경을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방향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AI 팩토리, 피지컬 AI, 반도체 소재·기판, AX 등이 주요 투자 분야로 다뤄졌다. 각 사업의 기존 투자 성과와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과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방향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AI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더 이상 선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며 “AI 미래 승부처에서 이길 수 있도록 사장단이 빠른 속도와 집요한 실행력을 갖춰달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됐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와 휴머노이드, AI 데이터센터 등 분야에서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전략을 다듬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도 손질한다. 사장단은 명확한 지향점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토대로 투자 방향을 정하고 시장·경쟁·기술 변화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와 검증 과정을 정교화하기로 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투자 기회를 적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관련 체계를 강화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는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별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 의사결정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기로 했다. AI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최근 AI 투자와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자체의 확보에 집중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AI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26-09-17 11: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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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크림서 배터리까지…'79년 전환 DNA' LG화학, 3대 엔진 가동
[경제일보] LG화학의 출발점은 거대한 석유화학 공장이 아니었다. 1947년 부산에서 만든 화장품 ‘럭키크림’이었다. 잘 팔리던 크림의 뚜껑이 쉽게 깨지자 창업주 구인회는 플라스틱에서 해법을 찾았다. 고객의 불편을 새로운 소재와 기술로 해결하려던 시도가 오늘날 LG화학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됐다. 락희화학공업사는 이후 플라스틱 빗과 비눗갑을 생산하며 소재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생활용품을 팔던 회사가 제품을 구성하는 원료와 소재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후 79년 동안 되풀이됐다. 생활화학에서 플라스틱과 석유화학으로, 다시 전지와 정보전자소재·첨단소재·바이오로 주력 사업을 끊임없이 옮겼다. 석유화학 키우고, 배터리 준비한다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의 중심은 석유화학으로 이동했다. PVC와 ABS 등 합성수지 사업을 확대했고 여수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2000년대에는 LG대산유화와 LG석유화학을 잇달아 합병하며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도 강화했다. 하지만 석유화학이 성장하는 동안 이미 다음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었다. LG화학은 1995년 2차전지 연구를 시작해 1997년 리튬이온전지 시제품을 만들었고, 1999년 국내 최초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외환위기로 상당수 기업이 투자를 접던 시기에도 연구를 이어간 결과였다. 이후 2009년에는 GM의 양산형 전기차 볼트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배터리가 독자적인 대형 사업으로 성장하자 회사는 다시 구조를 바꿨다. 2020년 전지사업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완제품 배터리는 떨어져 나갔지만 LG화학은 양극재 등 핵심 소재를 남겼다. 2024년에는 GM과 2035년까지 50만톤 이상의 양극재를 공급하는 24조7000억원 규모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를 직접 만드는 회사에서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로 역할을 다시 바꾼 셈이다. 바이오도 새로운 축으로 편입했다. LG생명과학을 합병한 데 이어 2023년 미국 항암제 기업 AVEO를 인수하며 글로벌 항암 신약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석유화학에 뿌리를 두면서도 성장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축적한 기술과 자본을 새로운 시장으로 옮겨온 것이다. ‘전환의 DNA’가 이끈 컨버팅 LG화학은 올해 이 같은 사업 방식을 ‘기술이 강한 컨버팅(Converting) 회사’라는 비전으로 구체화했다. 다만 회사가 말하는 컨버팅은 단순히 업종을 바꾸거나 기존 사업을 신사업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기술이 변화하는 영역에서 회사가 보유한 모든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 사업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키는 활동”이라며 “단순한 소재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축적한 원천 기술과 공정 노하우, 제품 기획·설계 단계부터 고객과 함께 맞춤형 기술과 공정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량이 경쟁력”이라며 “축적된 기술을 새로운 산업과 시장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고 덧붙였다. 과거 럭키크림의 깨지는 뚜껑을 플라스틱으로 해결했던 방식과 맞닿아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단순히 공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 뒤 그 기술을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이 79년 동안 반복해 온 사업 방식에 ‘컨버팅’이라는 이름을 붙인 셈이다. LG화학 역시 공식적으로 컨버팅을 단순 사업 전환이 아닌 고객의 제품 성능과 제조 공정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석화의 LG에서 반도체·로봇·항암으로 다음 전환의 목적지도 구체화됐다. LG화학은 2035년까지 연구개발(R&D)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70%를 반도체·인프라, 모빌리티·로봇, 항암 신약 등 3대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통 화학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술 장벽과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자원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인프라에서는 AI 반도체 성장에 맞춰 첨단 패키징 소재를 집중 육성한다. 패키징용 접착제와 저유전·열관리 소재, 유리기판 등이 대상이다. 기존 PID·DAF·CCL 등 전자소재 경쟁력을 토대로 2030년 관련 사업을 매출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모빌리티는 전기차에서 로봇으로 영역을 넓힌다. 로봇 구조 소재와 정밀 구동·접합 소재를 개발하고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통해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항암 신약에서는 글로벌 임상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이전과 인수합병(M&A)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사업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다음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회사를 성장시킨 석유화학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장기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NCC 생산능력을 연간 270만~370만톤, 전체의 최대 25%가량 줄이는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해 12월 정부에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제출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은 국내 최대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업체인 만큼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있다. 결국 범용제품의 규모 경쟁보다 자동차·전자·반도체 등 고객 산업과 밀착된 고부가 제품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한 가지 사업을 79년간 지켜온 회사라기보다 기술을 들고 성장하는 산업으로 계속 이동해 온 회사에 가깝다. 화장품에서 출발한 플라스틱 기술은 석유화학으로 이어졌고, 화학과 소재 기술은 배터리와 전자소재로 뻗었다. 이제 그 끝은 AI 반도체와 로봇, 항암 신약을 향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이 다음 전환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과 전기차 시장 변화 속에서 기존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한다. LG화학이 말하는 ‘컨버팅’의 진짜 시험대도 여기다. 79년간 회사를 키운 전환의 DNA가 또 한 번 LG화학의 주력 사업을 바꿀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0 09: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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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혼다·벤츠 리콜…동력 상실부터 후방카메라 먹통까지
자동차 안전 조치는 제때 확인하지 못해 시정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아령의 주간 오토세이프]는 국내 리콜 및 무상점검 정보를 매주 정리해 소비자가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경제일보] 스텔란티스코리아와 혼다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제작 결함이 확인된 차량에 대해 자발적 시정 조치(리콜)를 실시한다. 주행 중 동력 전달이 끊길 수 있는 결함부터 후방 카메라 미작동, 최고 속도 기준 초과 가능성까지 다양한 안전 문제가 확인됐다. 8일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프 랭글러 711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대상 차량은 2017년 1월 4일부터 2018년 8월 11일까지 생산된 모델이다. 결함은 파워 트랜스퍼 유닛(PTU) 안쪽 입력축 스냅링이 정위치에 완전히 장착되지 않은 상태로 조립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스냅링이 입력축 방향으로 이동하면 내부 기어를 손상시켜 앞바퀴로 동력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으며, 'P(주차)' 위치에서도 차량이 의도치 않게 움직여 사전 경고 없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드라이브 트레인 컨트롤 모듈(DTCM)과 파워 트랜스퍼 유닛 컨트롤 모듈의 소프트웨어를 개선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하며, PTU 손상이 확인된 차량은 관련 부품도 함께 교체한다. 혼다코리아는 오딧세이 2424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 차량은 2017년 6월 19일부터 2019년 10월 15일까지 생산된 모델이다. 생산 시기에 따라 2018년 3월 8일 이전, 2018년 4월 24일부터 2019년 6월 11일, 2019년 9월 10일부터 2019년 10월 15일까지 생산된 차량이 대상이다. 리콜 원인은 후방카메라 하우징의 보스홀(Boss Hole) 규격 설정이 적절하지 않고 재질 강도가 부족한 데 있다. 나사를 조이는 과정에서 보스홀 내부에 과도한 응력이 발생해 균열이 생길 수 있으며, 균열 부위를 통해 물이 유입되면 카메라 내부 기판이 부식돼 후방카메라 영상이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 혼다코리아는 개선된 후방카메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시정조치를 진행한다. 작업 시간은 약 0.3시간이며 비용은 전액 무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EQS 450+, EQS 450 4MATIC, EQS 350 등 18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시작했다. 차종별로는 EQS 350이 2022년 5월 10일부터 6월 8일, EQS 450+는 2022년 6월 8일부터 8월 18일, EQS 450 4MATIC은 2022년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생산된 차량이다. 이번 리콜은 개발 과정의 편차로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의 다이나믹 타이어 직경 파라미터 값이 사양을 충족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경우 차량의 최고 도달 속도가 212㎞/h까지 올라 장착된 타이어의 최대 허용속도인 210㎞/h를 최대 2㎞/h 초과할 수 있으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12조(주행장치)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결함을 개선한다. 대상 차량 소유주는 자동차리콜센터에서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VIN)를 입력해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제작사 안내문을 받기 전에도 대상 차량으로 확인되면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예약 후 무상 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2026-08-0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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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 서버 지연설…'1년 로드맵'에 첫 균열 오나
[경제일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로드맵에 지연설이 제기됐다. 핵심은 칩 자체가 아니라 랙 내부를 연결하는 고난도 인쇄회로기판(PCB)이다. AI 반도체 경쟁이 GPU 성능을 넘어 서버 랙, 냉각, 광통신, 전력 인프라까지 묶인 시스템 경쟁으로 바뀌면서 제조 난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랙 시스템 ‘Kyber NVL144’ 출시가 12개월 이상 지연돼 2028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AI 플랫폼 ‘Vera Rubin Ultra’와 함께 2027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PCB 미드플레인 제조 난항으로 일정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Kyber NVL144는 고성능 칩 144개를 하나의 랙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해 단일 대형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개별 GPU 성능보다 수백 개 칩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엔비디아가 랙 단위 시스템을 강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대안으로 거론됐던 ‘NVL72x2 백투백’ 구조도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72개 칩으로 구성된 랙 두 개를 맞붙여 배치하는 방식이었지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특이한 설계와 운영 부담을 이유로 반발했다는 것이다. 광통신으로 여러 랙을 연결하는 NVL576 역시 기술적 난제로 지연되거나 소량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루빈 울트라 칩 자체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연산 다이 4개를 갖춘 고성능 버전이 취소되고 2개 다이 기반 모델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역시 엔비디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측은 로드맵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랙 시스템 지연은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과 공급망 업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단기 매출의 중심은 블랙웰과 루빈 초기 제품군인 만큼 Kyber 지연설이 당장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지연설이 사실이라면 반사이익은 AMD와 구글, 맞춤형 AI 반도체 진영에 돌아갈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은 엔비디아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질수록 AMD GPU나 구글 TPU, 자체 ASIC 활용을 늘릴 유인이 커진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수십조원 규모로 커진 상황에서는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더 큰 의미는 엔비디아의 ‘매년 새 플랫폼’ 전략이 제조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 연결 구조, 냉각 비용도 함께 커진다. 차세대 AI 서버는 더 이상 칩을 많이 꽂는 문제가 아니다. PCB, 고속 인터커넥트, 액체냉각, 광통신, 전력 설계가 모두 동시에 풀려야 한다. 한편 엔비디아 지연설은 AI 산업의 병목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델은 더 커지고 데이터센터는 더 뜨거워지며 서버 랙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칩 설계의 승자가 곧 시스템 제조의 승자라는 보장은 없다. 엔비디아가 공식 로드맵을 지켜내느냐, 아니면 제조 난도가 속도를 늦추느냐에 따라 AI 인프라 시장의 다음 경쟁 구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2026-07-07 07: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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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충청에 140조 베팅…HBM·OLED '첨단산업 벨트' 키운다
[경제일보] 삼성이 충청권을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약 140조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차세대 OLED,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 미래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소재·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충청권에 약 140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HBM 생산라인,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청권을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약 25만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투자는 계열사별 핵심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스마트폰과 IT 기기용 OLED를 비롯해 XR(확장현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용 차세대 OLED 생산라인을 확대 구축한다. AI 시대 확산과 함께 XR 기기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차세대 OLED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충남 온양과 천안을 HBM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온양 사업장에는 HBM 전용 생산라인(Fab) 5개를 구축하고, 천안에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현대화를 추진한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을 위한 '마더라인(Mother Line)'을 구축한다. 마더라인에서 확보한 공정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산해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 사업장을 중심으로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AI 반도체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설비를 확충하는 동시에 핵심 요소기술 연구개발(R&D)과 전문 인재 육성에도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충청권을 세계적인 첨단 소재·부품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AI 시대 핵심 산업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양 HBM Fab 투자와 천안 HBM 대응 설비 현대화는 모두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공정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존 생산라인을 단순히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기반과 공정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5만개 일자리 창출은 직접 고용뿐 아니라 협력사와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한 목표치"라며 "아직 일부 사업은 구상 단계인 만큼 세부적인 고용 규모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대 효과를 제시한 수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2026-07-02 16: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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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뒤 '숨은 제국'…AI 반도체 뒤의 숨은 승부처
[경제일보] 화려한 'AI(인공지능) 혁명'의 무대 위에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먼저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반도체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부품이 없다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AI 서버와 데이터 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반도체를 떠받치는 전자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스마트폰 시대를 떠받쳤던 삼성전기의 부품 기술력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부품 계열사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을 생산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해 왔다. 전류를 저장하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MLCC, 이미지를 구현하는 카메라모듈, 반도체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패키지기판은 전자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기는 수십 년간 이들 부품 기술을 축적하며 삼성그룹 전자사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화려한 완제품 뒤에는 반드시 부품 기술력이 존재한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도 삼성전기의 성장 과정에 깊게 녹아 있다. 앞서 지난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완제품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재·부품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배경이다. 삼성전기는 1988년 국내 최초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생산하며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전자부품 시장 추격에 나섰다. 이후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며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은 단연 MLCC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자부품이다.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서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전자제품이 작아지고 고성능화될수록 MLCC의 역할은 더 커진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MLCC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AI 서버는 고성능 연산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회로 안에서 전압 변동과 전기적 잡음도 커질 수밖에 없다. MLCC는 이 과정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노이즈를 줄여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물론 오늘의 위상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삼성전기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기 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성장 동력은 약화됐다. 카메라모듈과 IT용 MLCC 중심의 사업 구조는 스마트폰 업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스마트폰 시장에 묶여 있던 삼성전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AI 시대를 맞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서버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는 이에 맞춰 AI 서버와 전장, 네트워크용 고부가 FC-BGA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인프라 시장 확대에 대응해 FC-BGA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승부수로 꼽히는 분야는 유리기판이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유기기판보다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전력 효율과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차기 AI 가속기 시장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AI 인프라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제도 남아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사이클 변화, 일본·대만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은 여전히 변수"라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 중심 부품 기업에서 AI 서버와 차세대 패키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삼성전기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6-06-25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