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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피' 눈앞의 코스피, 거품 경계하고 기초체력 다질 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마침내 9000포인트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방한 소식과 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하루 만에 3.6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70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의미 있는 성과다.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우리 증시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환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할수록 냉정한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역사는 과도한 낙관론이 언제나 거품의 씨앗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상승세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만들어낸 착시효과인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증시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시장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정 산업과 소수 대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해당 산업의 경기 변동이나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가 한국 경제와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사례는 적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국제 자본의 시각은 여전히 신중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은 국내 투자자보다 훨씬 냉정하게 국가 경제의 성장성, 기업의 수익성, 정책의 일관성을 평가한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는 현재의 상승세가 탄탄한 기초체력 위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진정한 증시 선진화는 단순히 지수 숫자를 높이는 데 있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 매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신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 주주가치 제고 정책 확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본 조건이다. 정부 역시 단기적인 증시 부양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시장의 활황이 실물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와 AI에 편중된 성장 구조를 넘어 바이오, 에너지, 첨단 제조업, 문화 콘텐츠 등 미래 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요구된다. 9000포인트 돌파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숫자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들뜬 기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거품은 순간의 환호를 남기지만, 체질 개선은 오랜 번영을 만든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록 경신의 기쁨에 취하기보다 시장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2026-06-02 09: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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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떠받친 증시 호황, 가계부채 시한폭탄 키워선 안 된다
[경제일보] 국내 가계부채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한 달 만에 2조6000억 원 넘게 증가하며 107조 원에 육박했다. 특히 증가분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생활자금 수요가 아니라 투자 목적의 차입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억제되자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신용대출 급증의 배경에 ‘빚투’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자기 자본이 아닌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카드론까지 동원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과열 신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투자는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는 경제활동이지만, 과도한 레버리지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동시에 지속되는 이른바 ‘3고 현상’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역시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산업의 호조가 경제 전체의 체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금리 인상과 증시 조정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그 충격은 개인 투자자와 금융시장 전반에 고스란히 전이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이는 다시 시장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개인회생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칫 가계부채 부실이 금융권의 건전성 문제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는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금의 상황을 단순한 시장 활황의 부산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신용대출과 카드론의 용도와 증가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고위험 차입 투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회사 역시 단기 실적에만 매몰되지 말고 대출 건전성 관리에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수익을 기대하지만, 시장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행위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손실도 배가시킨다. 투자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심리에 휩쓸려 무리한 차입에 나선다면 결국 그 대가는 개인과 가계, 나아가 경제 전체가 떠안게 된다. 빚으로 만든 호황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투기적 낙관론이 아니라 냉정한 위험 관리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의 초침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투자자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
2026-06-01 09: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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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경고등, 이제는 '버티기'가 아니라 '체질 전환'이다
대한민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고유가는 물가와 생산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수출 둔화는 성장 엔진을 식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누르고,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우리 제조업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라는 점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에너지 정책, 금융 시스템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에 몰두하고, 정부는 단기 처방에 치우쳐 있다.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면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체질 개선이다. 국제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우리 경제가 흔들리는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우리는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그럼에도 산업 구조는 여전히 에너지 다소비형에 머물러 있다. 중동 리스크만 발생하면 물류비와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뛰고 이는 곧바로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경쟁력 강화라는 현실적 병행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념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 산업을 키우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도 활용하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은 캠페인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둘째,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반도체 하나로 버텨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특정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흔들릴 때마다 한국 경제 전체가 출렁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항공, 방산, 콘텐츠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 특히 K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은 더 이상 부가적 산업이 아니다. 제조업 중심 국가였던 한국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세계는 속도전인데 우리는 허가와 심사, 이해관계 충돌 속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산업 정책이다. 셋째, 가계부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폭탄이다.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금리가 오르면 소비가 얼어붙고, 소비가 위축되면 내수가 무너진다. 지금처럼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방치해서는 미래가 없다. 핵심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돈이 아파트 투기에만 몰리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술기업과 창업, 혁신 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금융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데 인생을 걸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가격만 바라보는 경제는 결국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 넷째, 노동시장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한쪽에서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노동시장 구조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공서열 중심 임금 체계와 경직된 고용 구조로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노동 개혁은 노동자를 희생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형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전환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초과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는 사회적 갈등만 커질 뿐이다.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노동자와 기업, 사회 전체로 합리적으로 분배되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리더십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미래 비전 경쟁보다 진영 대결에 갇혀 있다. 경제는 생존의 문제인데 정치는 선거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나라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팬데믹도 이겨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과거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낡은 성장 모델과 결별하는 용기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과거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럽더라도 새로운 체질로 전환할 것인가. 위기는 언제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준비하지 못한 나라에는 재앙이 되지만, 준비한 나라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비관 속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개혁을 미룬다면 암울한 미래는 피할 수 없다. 이제는 ‘버티는 경제’가 아니라 ‘바꾸는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5-24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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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배당금'이라는 위험한 수사(修辭), 정책 사령탑의 가벼움이 시장을 흔든다
[경제일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쏘아 올린 ‘인공지능(AI) 국민배당금’ 논의가 우리 경제계와 자본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I와 반도체 산업의 유례없는 호황으로 발생할 최대 70조 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전 국민에게 현금 형태로 환원하자는 제안이다. 국가 정책의 물줄기를 잡는 정책 사령탑이 SNS를 통해 던진 이 화두는 논쟁적인 수준을 넘어 위태롭기까지 하다. 국정 운영의 핵심 참모는 그 입의 무거움이 곧 국가의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책의 본질을 망각한 채 수사적 포퓰리즘에 기대어 시장의 질서를 교란한 전형적인 '메시지 리스크'다. 김 실장의 논리는 AI 시대의 과실이 특정 기업의 노력이 아닌, 수십 년간 축적된 국가적 산업 기반 위에서 피어난 것이니 이를 '구조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공정의 가치를 담은 듯 보이지만, 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와 기업가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기업의 이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존을 건 투자와 기술 혁신의 결과물이다. 이를 '국민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환원하려는 움직임은 자칫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할 뿐이다. 실제로 김 실장의 발언 직후 코스피 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며 8,000선을 넘보던 장세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것은 시장이 이 제안을 얼마나 심각한 위험 신호로 받아들였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책 결정권자의 '지나친 낙관론'이다.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거액의 사용처를 미리 정해놓는 것은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인 '신중함'을 저버린 처사다.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의 변동성이 극심하며,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 붇으며 우리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지금은 초과 이윤을 어떻게 나눠 쓸지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초격차 유지를 위해 R&D 지원을 확대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핵심 인프라 구축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야 할 때다. 또한, 국가재정법은 세계잉여금의 일정 비율을 국채 상환에 우선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랏빚이 산더미처럼 쌓인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게 짐을 넘기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를 두고 '포퓰리즘적 긴축'이라 비난하며 현금 살포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무책임하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농어촌 기본소득이나 노령연금 강화 등을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며, 국가 재정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책의 책임 있는 자는 모든 일에 있어서 신중하고 조심해도 과하지 않다. 설익은 아이디어를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던져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외신이 이를 '횡재세'로 오인해 보도하게 만든 뒤 해명에 급급한 모습은 볼썽사납다. 국정의 최고위 경제 참모라면 장밋빛 전망에 취해 대중의 인기를 좇을 것이 아니라, 냉혹한 글로벌 경제 전쟁터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실효적 전략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세금은 정부가 국민에게 베푸는 '시혜적 현금'이 아니다. 국가의 존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배당금'이라는 선정적인 수사를 거두고, 초과 세수를 국가 경쟁력 강화와 재정 건전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신중하지 못한 입이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우(愚)를 다시는 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경제 정책 사령탑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자 상식이다.
2026-05-13 07: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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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정권 동력' 굳히기냐, 유정복 '현직' 반전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의 양강 대결로 압축됐다. 현재 판세만 놓고 보면 현정부 동력을 활용한 박 후보가 앞서 달리고 유 후보가 현직 시장의 행정 경험과 지역 개발 성과를 앞세워 추격하는 구도다. 그러나 인천 선거는 늘 단순한 정당 대결로만 끝나지 않았다. △신도시와 원도심 △항만과 공항 △수도권 규제와 지역 자존심 △중앙정치 바람과 생활 행정 평가 등이 한꺼번에 부딪히는 게 인천시장 선거의 특성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당 프리미엄 박찬대 ‘우세’...현직 유정복 남부·강화·옹진권서 ‘추격’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박 후보에게 유리하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지난 4월 28~29일 인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인천시장 가상 다자대결에서 박찬대 후보 54.9%, 유정복 후보 29.5%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률은 6.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 조사는 다자구도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중도층에서도 박 후보가 58.7%를 얻었다는 점은 판세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양강 구도에서도 박 후보 우세 흐름은 확인된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23~25일 인천 거주 만 18세 이상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찬대 후보 48.1%, 유정복 후보 34.7% 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은 6.5%다. 권역별로는 서북권에서 박 후보 52.8%, 유 후보 31.3%, 동부권에서 박 후보 44.8%, 유 후보 34.0%였고, 남부·강화·옹진권에서는 박 후보 47.1%, 유 후보 38.1%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특히 주목할 곳은 원도심이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4일 제물포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21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 ARS 100%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 46.8%, 유 후보 41.0%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응답률은 7.3%다. 오차범위 내 결과지만 유 후보의 정치적 기반으로 꼽히는 원도심에서 박 후보가 근소 우위를 보였다는 점은 여당 후보에게 의미 있는 신호로 읽힌다. 박찬대, 현정부·여당 조직 ‘강점’...행정경험 부족 ‘부담’ 박찬대 후보의 강점은 정권 동력과 당 조직이다. 그는 친명계 핵심이자 3선 의원 출신으로 중앙정부와 국회 네트워크를 동시에 내세울 수 있다. 민주당 인천 지역 조직도 ‘원팀 선대위’를 표방하며 송영길 전 시장, 박남춘 전 시장 등 전직 시장급 인사들을 상징 자산으로 결집시키고 있다. 이는 인천 13개 국회의원 선거구를 촘촘히 묶어 투표율과 조직 동원을 끌어올리는 데 강점이 있다는 게 박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후보의 약점은 행정 경험이다. 국회와 당내 정치에서는 중량감이 있지만, 광역행정 경험은 유 후보보다 부족하다. 인천은 교통, 항만, 공항, 매립지, 경제자유구역, 원도심 재생이 얽힌 복합 행정 도시다. 박 후보가 중앙정치의 힘을 시정 운영의 실력으로 바꿔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유 후보 측이 ‘검증된 일꾼’ 프레임을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후보의 기회는 산업 전환 의제다. 그는 인천의 미래 비전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 콘텐츠, 에너지를 묶은 ‘ABC+E’를 제시했다. 공항·항만·물류단지를 연결한 물류 AI 실증도시, 바이오산업 고도화, 해상풍력 산업 클러스터 등이 핵심이다. 박 후보는 5월 6일 해상풍력 사업자들과 만나 “인천 앞바다의 바람을 이용한 제2의 에너지 개항”을 내세웠고, 해상풍력 기회발전특구와 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위협 요인은 기대치다. 여론조사상 앞선 후보에게는 실수가 더 치명적이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박 후보가 말이 앞서고 실행계획이 약하다는 인상을 주면 유 후보의 ‘행정 안정론’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특히 제물포구, 중구, 동구, 강화·옹진, 연수 일부 등 보수 성향과 현직 평가가 교차하는 지역에서는 박 후보의 낙관론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정복, 현직·행정이력 ‘강점’...시 채무 증가 ‘과제’ 유정복 후보의 강점은 단연 현직 프리미엄과 행정 이력이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김포시장,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인천시장을 거쳤다. 이번에 당선되면 인천 최초의 민선 3선 시장이 된다. 유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인천국제자유특별시, 복지정책인 천원정책확대, 저출생·보육 지원, 원도심 균형발전, 교통혁명, 미래산업 유치 등을 제시했다. 유 후보의 약점은 정당 지형이다.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과 정부지원론이 강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국민의힘 후보로 치르는 선거라는 점은 부담이다. 현직 시장은 성과를 설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동시에 모든 미완의 과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재정 논쟁도 그중 하나다. 박 후보 측은 인천시 채무 증가와 경제성장률 하락을 비판했고, 유 후보 측은 예산 규모 확대와 부채비율 15% 수준을 들어 반박했다. 이 공방은 남은 선거기간 ‘현직 평가’의 핵심 전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 후보의 기회는 생활 체감형 공약이다. 유 후보는 ‘인천국제자유특별시’를 장기 비전으로, 천원정책과 개발사업을 단기 체감 카드로 내세운다. 5월 7일에는 ‘인천 제3개항’을 선언하며 인천국제자유특별시 특별법, 송도구·논현서창구 신설을 포함한 2차 행정체제 개편, 공공기관 인천 이관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수도권 규제에서 벗어나 싱가포르·두바이와 경쟁하는 도시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유 후보의 위협은 장기 재임 피로감이다. 3선 도전은 경험의 증거이자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천시민들이 한 번 더 맡길 시장으로 볼지, 이제 교체할 시점으로 볼지가 선거의 핵심이다. 한 정치 컨설팅 관계자는 “박 후보가 원도심 재생과 미래산업을 동시에 묶어 교체의 효능을 설득한다면 유 후보는 단순한 성과 홍보를 넘어 미완 사업의 시간표와 재원 조달 방식을 더 정교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인천판 미래산업 연합전선’...유 ‘검증된 현직 반전 토론’ 전문가들은 남은 선거 기간 박 후보의 히든카드로 ‘인천판 미래산업 연합전선’을 꼽는다. AI 물류, 바이오, 해상풍력, 콘텐츠를 따로 말할 것이 아니라 공항·항만·송도·청라·영종·원도심을 하나의 경제지도 위에 올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인천지역 개발학과 교수는 “인천을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 엔진으로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선명해야 한다”며 “동시에 재정·교통·주거에 대한 100일 실행계획을 제시해 행정 경험 부족 우려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의 히든카드는 ‘검증된 현직의 반전 토론’이다. 여론조사 흐름을 뒤집으려면 공약집보다 토론장이 중요하다. 인천경기기자협회 토론회와 선관위 법정토론회 등 최소 4차례의 공개 대결이 예정돼 있다. 한 미디어 관계자는 “유 후보는 토론회라는 무대에서 박 후보의 공약 재원, 인허가 현실성, 중앙정부 의존도를 집요하게 검증해야한다”며 “자신은 인천국제자유특별시와 천원(복지)정책을 바로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5-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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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환율, 우려보다 안정… 韓 경제에 좋은 사인"
[경제일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까지 안정된 것에 대해 “당초 우려보다 많이 안정됐다”며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구 부총리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의 낙관론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통행을 전격 허용하면서 나왔다. 이란의 발표 직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국제유가는 10% 안팎 급락하며 80~9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의 강세도 한풀 꺾이며 원화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한 것이다. 구 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경제 기초)을 감안할 때,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환율이 갔으면 한다”고 밝혀, 현재의 안정세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후 예정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에서도 환율 안정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G20 회의 기간 동안 국제 사회가 한국 경제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고위급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에 투자를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한국은 투자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과 같은 주요 의제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매 세션마다 발언하며 실질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고 밝힌 것은, 한국이 중동 리스크와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음을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어필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은 구 부총리의 발언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중동 정세라는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완전히 정상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켜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휴전이 깨지고 다시 군사적 충돌이 격화될 경우, 유가와 환율은 다시 급등하며 ‘킹달러’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경제는 무역수지 악화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결국 한국 경제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우리가 가진 ‘경제 기초 체력’ 사이의 줄타기에 달려 있다. 구 부총리가 스콧 베선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미 투자’ 카드를 꺼내 든 것 역시, 한미 동맹을 강화하여 통상 및 금융 분야에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구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는 자신감을 국제 사회에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단순히 말뿐인 자신감이 아니라, 중동 리스크가 재점화될 경우 정부가 어떤 실효성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할 수 있을지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뱃길이 열리며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살아있다. 정부는 이 짧은 안정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 산업의 공급망 재편 등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6-04-18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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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2기' 신한지주, 화려한 숫자가 아닌 '고객의 체감'으로
[경제일보] 신한금융그룹이 ‘진옥동 2기’ 체제의 돛을 올렸다. 고졸 사원으로 입사해 금융지주 회장까지 오른 그의 서사는 여전히 한국 금융계의 상징적인 이정표다. 지난 1기 임기 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과감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경영 능력 또한 충분히 입증해 보였다. 그러나 연임 확정과 함께 시작된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는 시장의 시선은 축하보다 엄중한 질문에 쏠리고 있다. “과거의 성과가 미증유의 복합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물음이다.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은 가혹하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고, 고금리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표상의 숫자보다 무서운 것은 현장의 비명이다.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와 원자재 가격·환율 상승의 이중고에 짓눌린 중소기업들에게 지금의 금융은 ‘금리 몇 %’라는 산술적 수치가 아니다. 그들에게 금융은 당장의 숨통을 틔워주느냐, 아니면 마지막 생명줄을 조이느냐는 생존의 문제다. 진옥동 2기의 성패는 바로 이 지점, ‘고객 중심’이라는 선언이 공허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권에 요구되는 ‘상생’은 이제 시혜적 차원의 사회공헌이 아니다.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의 대출 금리를 단 0.5%포인트라도 낮춰주는 결단, 환율 폭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판단이 절실하다. 이자 부담으로 무너지는 가계를 위한 정교한 채무조정은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다. 연체를 방지하고 고객을 살려내 금융사 자신의 건전성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전략이다. 고객이 무너지면 은행도 공멸한다는 ‘운명 공동체’ 의식이 진정한 상생 금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진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전환과 AI(인공지능) 전략 역시 ‘편의’의 차원을 넘어 ‘가치’의 혁명으로 진화해야 한다. 단순히 뱅킹 앱의 UI를 개선하고 속도를 높이는 수준으로는 빅테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신한이 내세운 ‘AI 금융’은 고객의 소비 패턴과 현금 흐름을 정밀하게 분석해 “다음 달 이자 부담이 위험 수준”임을 미리 경고하고, 자동으로 최적의 대환대출이나 자산 배분을 제안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 기술이 고객의 손실을 막고 자산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될 때, 비로소 혁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글로벌 전략 또한 외형적 성장이 아닌 내실 있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해외 점포 숫자를 늘리는 양적 팽창의 시대는 지났다. 베트남에서의 성공 모델을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하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시기일수록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덜 벌더라도 확실하게 버는 구조,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신뢰의 근간인 내부통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금융 사고는 단 한 번의 방심으로도 공들여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각종 횡령과 부정 행위는 시스템의 미비보다 도덕적 해이와 실적 지상주의 문화에서 기인했다. ‘책무구조도’ 도입은 시작일 뿐이다. 성과보다 윤리를, 이익보다 정직을 우선시하는 조직 문화가 신한의 DNA로 각인되지 않는다면 어떤 첨단 시스템도 무용지물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미래 비전보다 “내 소중한 자산이 안전하다”는 확신 그 자체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정교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시장은 높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원하지만, 지금은 전례 없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기 대응 체력을 비축해야 할 시기다. 지나친 낙관론에 기대어 기초 체력을 소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잘 나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폭풍우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낼 수 있는 맷집이다. 결국 진옥동 2기는 화려한 ‘스토리’가 아니라 차가운 시장의 ‘체감’으로 심판받을 것이다. 고객이 위기의 순간 “신한이라서 다행이다”라고 느끼는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일류 신한’의 위상은 공고해진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고객의 신뢰를 잃은 숫자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금융의 본질은 신뢰이며, 그 신뢰는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위기의 현장에서 고객의 편에 서는 작은 결정들의 축적에서 완성된다. 진옥동 회장이 이 엄중한 원칙을 2기 임기 내내 지켜낼 수 있을지 시장과 국민이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
2026-03-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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