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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흔들리는 안보 우산과 '미국 우선주의'의 파고, 우리는 준비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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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흔들리는 안보 우산과 '미국 우선주의'의 파고, 우리는 준비되었는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규현 사장
2026-05-02 11:11:04

트럼프 행정부의 주독 미군 감축 결정이 던지는 경고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주독 미군 5000명 감축과 유럽산 자동차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내놓은 것은 단순한 동맹 내 갈등 차원을 넘어선다. 미국이 더 이상 ‘자유세계의 수호자’라는 명분보다 철저한 실리와 보복의 논리로 동맹 관계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주한미군 문제와 통상 압박 가능성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도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머지않아 우리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30년 넘게 국제 정세의 부침을 지켜보며 절감한 것은 외교와 안보에 ‘영원한 우방’도 ‘무상의 호의’도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론이 아니라 인류경전(人類經典)의 지혜를 바탕으로 한 냉철한 自强의 전략이다.

『주역(周易)』은 “천행건 군자이자강부식(天行健 君子以自強不息)”이라 했다.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듯 군자는 스스로를 단련하며 쉬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이나 대외 정책 협조를 이유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 든다면 우리는 이를 감정적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안보 홀로서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맹은 상호 보완적일 때 의미가 있다. 스스로를 지킬 억제력을 갖추지 못한 채 동맹에만 의존한다면 국가의 존망은 상대의 정치적 계산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은 ‘안보 외주화’에 다름 아니다.

국방 주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현대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감축을 논할 때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겨놓고 싸운다고 했다. 트럼프식 거래 외교가 거세질수록 우리는 외교와 통상의 지평을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변화해야 한다.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압박에 나선다면 이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통상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더욱 넓혀야 한다. 안보 역시 한미동맹을 축으로 삼되 주변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관세 폭탄과 병력 감축 압박이 동시에 닥쳤을 때 우리가 기댈 선택지가 하나뿐이라면 국가의 대응 여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自强이 곧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경(道德經)』의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유연한 전략과 설득의 외교 역시 중요하다.

주한미군은 단지 한국 방어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국 견제 구상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국에 “한국의 안정이 곧 미국의 국익”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한다.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숫자와 전략, 경제적 가치와 지정학적 논리로 미국 조야를 설득하는 냉정한 외교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외부 압박보다 내부 분열이다. 주한미군 문제나 통상 갈등이 현실화될 때 이를 국내 정치의 정쟁 도구로 삼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적 재앙이다.

『대학(大學)』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내부가 흔들리면 외풍을 견뎌낼 수 없다.

정부는 국민에게 안보와 경제 현실을 솔직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국민 역시 단기적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수(常數)다. 그러나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류의 지혜가 말해주듯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되지만 방관하는 자에게는 쇠락의 시작이 된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독립 주권 국가로서의 담대함과 전략적 자강 능력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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