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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도 '본업 특화' 시대…유통업계, ESG에 인프라·전문성 더한다
[경제일보] 유통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단순 기부를 넘어 본업 인프라와 사업 역량을 사회적 과제 해결에 직접 연결하는 '운영형'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BBQ는 본사 공급망과 전국 가맹점 조리 역량을 지역사회 나눔에 활용하고 쿠팡은 직매입·물류망을 인구감소지역 농가의 판로로 연결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여행과 맞닿은 업종 특성을 살려 관광약자의 문화체험을 지원하는 등 기업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사회공헌에 접목하며 일회성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ESG 체계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BQ는 전국 가맹점 및 본사의 식품 공급망, 치킨대학의 조리 인프라를 지역사회 나눔에 활용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추석을 앞둔 이달 '찾아가는 치킨릴레이', '치킨대학 착한기부',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 등을 통해 전국 아동·청소년과 어르신에게 치킨 1000마리를 전달했다. '찾아가는 치킨릴레이'는 BBQ가 직접 현장을 찾아 갓 조리한 치킨을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나눔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지역사회에 기부한 치킨은 약 1만8000마리에 달한다. 추석을 앞두고는 원주시청소년쉼터와 이천시청소년쉼터, 용인청소년쉼터 등 9곳을 찾아 현장에서 조리한 치킨을 전달했다. BBQ는 가맹점 교육 시설인 치킨대학도 사회공헌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착한기부'를 통해 치킨대학에서 교육받는 패밀리와 구성원이 직접 조리한 치킨을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해 그룹홈, 청소년복지센터, 노인복지센터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고 있다. 전국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도 운영하고 있다. 본사가 신선육을 지원하면 각 지역 패밀리가 이를 직접 조리해 지역아동센터와 종합복지관, 아동보육원, 요양원 등에 전달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본사의 식자재 공급 역량과 가맹점의 조리·지역 네트워크를 결합해 전국 단위 나눔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BBQ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치킨 한 끼가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고 함께 나누는 정까지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활동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가까이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했다. 쿠팡은 전국 단위 직매입과 물류망을 활용해 인구감소지역 농가의 판로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유통망 확대에 힘입어 올해 1~8월 해당 지역 8곳에서 매입한 과일은 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간 매입량인 약 7600톤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매입 지역은 전남 영암·함평과 경북 성주·의성·영천·고령, 대구 군위 등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 중인 지역이 대부분이다. 쿠팡은 이들 지역에서 사과·참외·자두·수박·딸기·무화과 등 30여종을 직매입해 전국 소비자에게 새벽배송한다. 지역 농산물 매입 규모는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인구감소지역 등의 과일 매입량은 2022년 3400톤에서 2023년 5600톤, 2024년 6000톤, 지난해 7600여톤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회사는 연말까지 매입량이 8400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매입 확대에는 전국으로 넓어진 새벽배송망이 큰 역할을 했다. 쿠팡이 호남·경상·강원 등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하면서 과일 구매 수요가 늘었고 이에 맞춰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산지 매입도 함께 늘렸다. 올해 경북 고령의 매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전남 함평은 138%, 대구 군위는 73% 증가했다. 확대된 판로는 농가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군위 지역 자두 농가 130여곳이 참여하는 '군위농협자두공선출하회'의 쿠팡 매출은 올해 현재까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대형 유통사 직매입이 기존 공판장 거래의 가격 변동과 판로 불확실성을 일부 보완하면서 농가의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인구감소 지역 농가들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농가 매입과 상생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여행 산업과 맞닿은 업종 특성을 관광약자 지원과 연결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17일 초록우산에 장애아동의 해외 문화체험을 지원하는 '배리어프리 글로벌 문화체험' 기부금 16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사업은 교통·숙박·관광시설 접근성 등의 제약으로 해외여행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애아동에게 보호자와 함께하는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아동 3가정이 참여하며 아동과 보호자가 1대1로 동행한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이동과 숙박 환경을 지원하고 여행지도 휠체어 이동과 현지 접근성을 반영해 선정할 예정이다. 신세계디에프가 관광약자를 지원 대상으로 정한 배경에는 면세점이 여행 과정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기존 아동·청소년 사회공헌에서 범위를 넓혀 자사 사업 영역과 연관된 '여행 접근성'을 사회적 과제로 설정한 것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여행의 출발점에 있는 기업으로서 여행 접근성은 우리 업과 가장 가까운 사회적 과제"라며 "장애아동과 가족이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함께 추억을 쌓는 데 이번 지원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9-21 17: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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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농협몰을 AX 전진기지로…상품 추천부터 주문·배송까지 자동화
[경제일보] KT가 농협경제지주의 온라인몰을 기반으로 유통 분야 인공지능 전환(AX) 사업 확대에 나선다. 온프레미스 기반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한 데 이어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과 마케팅, 인공지능(AI) 상담·주문·배송 업무 자동화까지 추진한다. 통신과 클라우드 사업을 넘어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AX 사업의 범위를 유통으로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KT는 농협경제지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클라우드 기반 유통 AX 혁신을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농산물 전문 온라인몰 'NH싱씽몰(농협몰)'의 클라우드 전환을 시작으로 출발한다. KT는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운영되던 NH싱씽몰의 시스템과 인프라, 네트워크, 보안 환경 등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기반으로 전환했다. 새롭게 개편된 NH싱씽몰은 지난달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KT와 농협경제지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NH싱씽몰을 AI 기반 유통 서비스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시스템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에서 축적되는 고객·상품·주문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KT는 고객과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상품 추천과 마케팅 체계를 구축한다. 고객의 구매 이력이나 관심 상품 등을 분석해 적합한 농산물을 추천하고 마케팅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도 확대한다. 상담 문의와 주문 확인, 배송 안내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를 AI가 이해하고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 e커머스의 AI 활용이 상품 추천이나 단순 상담 챗봇 등에 집중됐다면 에이전틱 AI는 고객의 요청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한 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주문 상품의 배송 상황을 문의하면 AI가 관련 주문 정보를 확인하고 배송 상태를 안내하는 식이다. 이번 협력에서 KT는 AX 과제를 발굴하고 설계하는 한편 AICC 구축과 운영 등 전체 사업을 총괄한다. 농협경제지주는 실제 유통 사업 현황과 현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실증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를 비롯한 AI·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 구현을 지원한다. KT는 농협몰을 시작으로 유통 분야 AX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단순 문서 작성이나 검색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고객 상담과 마케팅, 업무 자동화 등 실제 사업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e커머스는 상품·고객·주문·배송 등 데이터가 축적되는 만큼 AI를 활용해 구매 경험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농산물은 일반적인 공산품과 달리 산지와 품질, 신선도, 배송 시간 등 다양한 변수가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AI 추천이 실제 농산물 구매 확대와 산지 농가의 판로 확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상품 데이터의 품질과 서비스 활용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것으로 꼽힌다. KT는 향후 NH싱씽몰에서 검증한 AX 모델을 농협경제지주의 다른 유통·식품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유통·e커머스 분야에서 새로운 AX 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한다는 전망이다. 박상원 KT AX사업부문장 전무는 "NH싱씽몰의 성공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은 AI 기반 유통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KT는 AX 설계와 구축, 운영에서 축적한 경험과 에이전틱 AI 역량을 활용해 농협경제지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유통 분야의 새로운 AX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2026-08-18 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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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AI 시대의 마지막 현장인가
[경제일보] 농촌은 오래전부터 늙고 있었다. 도시가 그것을 외면했을 뿐이다. 농번기마다 일손이 없다고 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부족하다고 했다. 인건비가 올랐다고 했다. 비가 오면 사람이 없고 해가 뜨면 사람이 더 없다고 했다. 우리는 그것을 해마다 반복되는 농촌의 어려움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말로 넘길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 농촌 고령화는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의 문제이고 지역의 문제이며 국가 산업의 문제다. 농민이 사라지면 농업도 사라진다. 농업이 흔들리면 식탁과 물가, 지역경제와 식량 안보가 함께 흔들린다. 쌀과 과일, 채소와 축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누군가는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고 수확해야 한다. 그 일을 할 사람이 빠르게 줄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농업용 로봇·드론 협의체를 출범시킨 것은 그런 점에서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자율주행 농기계, 농업용 로봇, 농작업 드론, 지능형 의사결정 기술을 함께 개발하겠다는 방향은 농업의 현실을 정면으로 보는 출발점이다. 이제 농업은 사람의 허리와 손끝에만 기대서는 버틸 수 없다. 사람을 기다릴 시간이 농촌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로봇 몇 대, 드론 몇 대를 보급하는 일로 봐서는 안 된다. 농촌의 진짜 질문은 더 크다. 농업에 인공지능과 피지컬 AI를 결합해 차세대 농업 시대를 열 수 있는가. 농업을 고령화에 밀려나는 사양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로봇, 센서와 자동화가 결합된 미래 산업으로 다시 세울 수 있는가. 핵심은 여기에 있다. AI는 지금까지 주로 화면 속에서 이야기됐다. 질문에 답하고 문서를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코드를 짜는 기술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농업이 요구하는 AI는 다르다. 흙을 읽어야 하고 날씨를 견뎌야 하며 작물의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물과 비료, 방제 시점까지 결정해야 한다. 드론은 하늘에서 농지를 살피고 로봇은 땅 위에서 움직이며 AI는 그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작업을 지시해야 한다. 이것이 피지컬 AI다. 화면 안의 지능이 현실의 땅과 기계, 작물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농업은 피지컬 AI가 가장 절실한 현장이다. 공장 자동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물류센터에도 로봇이 들어갔다. 항만과 창고도 자동화되고 있다. 그러나 논밭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에 크게 기대고 있다. 잡초를 뽑고 농약을 치고 과일을 따고 박스를 나르는 일은 여전히 고된 노동이다. 고령 농민에게 하루하루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농업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드론은 방제와 파종, 생육 관찰을 바꿀 수 있다. 자율주행 농기계는 반복 작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확 로봇과 운반 로봇은 고령 농민의 가장 무거운 노동을 덜어줄 수 있다. AI는 토양과 기상, 병해충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물을 주고 언제 약을 치고 언제 수확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농업이 경험과 감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함께 판단하는 시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가 성공하면 농업의 성격도 달라진다. 농업은 더 이상 노동집약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데이터 산업이 되고 로봇 산업이 되며 정밀기계 산업이 된다. 지역 기반 AI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농민은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장비를 다루는 현장 운영자가 된다. 청년 세대에게도 농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현실의 벽도 높다. 농업 현장은 실험실과 다르다. 논은 평평하지 않고 밭은 제각각이며 날씨는 통제되지 않는다. 도시의 시연장에서 잘 움직인 로봇이 농촌의 진흙과 경사, 습도와 먼지 속에서도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농업용 AI는 발표장에서 똑똑한 것보다 현장에서 고장 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가격 역시 넘어야 할 과제다. 농가의 상당수는 규모가 작다. 고가의 로봇과 자율주행 농기계를 농민 개인이 모두 구입하기는 어렵다. 기술이 좋아도 감당할 수 없으면 혁신이 아니라 전시품에 불과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비 보조금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공동 이용센터와 임대형 로봇 서비스, 지역 정비 인력 양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농업은 장비 판매 사업이 아니라 현장 운영 인프라 사업에 가깝다. 데이터의 주인도 분명해야 한다. 농업 AI가 작동하려면 토양과 기상, 병해충, 생육, 수확량, 농기계 운행 데이터가 축적돼야 한다. 그 데이터는 누가 모으고 누가 활용하며 누가 이익을 얻는가. 농민의 작업 기록과 생산 정보가 기업 서버에만 쌓이고 농민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또 다른 종속이 생길 수 있다. AI 농업은 농민을 단순한 데이터 제공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판단과 더 높은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업의 AI 전환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적 기회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농업용 로봇과 드론은 단순한 농기계 시장이 아니다. 센서와 배터리, 통신과 자율주행, 정밀제어와 클라우드, AI 모델과 정비 서비스가 결합된 종합 산업이다. 한국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농업 현장과 제대로 연결한다면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고령화와 농업 인력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유럽, 중국과 동남아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한국 농촌에서 검증된 AI 농업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농촌을 기술의 실험장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농민은 신기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실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심한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다시 기회를 얻기 어렵다. 로봇이 멈추고 드론이 사고를 내고 AI 판단이 빗나가면 피해는 농민이 떠안게 된다. 그래서 AI 농업에는 성능 검증과 보험, 사고 책임, 사후관리, 교육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기술이 농민을 설득하려면 먼저 농민의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협의체를 만들고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고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야 한다. 작은 농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급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논문보다 현장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고, 기업은 시연 영상보다 농민의 노동을 얼마나 줄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AI 농업의 성패는 행사장의 박수가 아니라 논밭의 변화로 판단해야 한다. 농촌 고령화는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 안보와 지역경제,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그런 점에서 농업용 로봇·드론 협의체 출범은 단순한 기술 개발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이름이 아니다. 실제 농민의 노동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는지, 소규모 농가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지, 고장이 나면 즉시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은 결국 현장에서 증명돼야 한다. AI와 로봇은 농민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농업의 미래 역시 사람을 지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있다. 농촌은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가치를 입증해야 할 현장이다. 흙 위에서 검증되지 못한 기술은 산업이 될 수 없다. 농업의 미래는 흙을 떠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흙 위에 지능을 더하는 데 있다.
2026-06-23 1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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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빈 '여당 원팀론' vs 윤용근 '지역 일꾼론'…충청 보선 초접전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영빈 후보와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의 양강 대결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박수현 전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공주·부여·청양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만만치 않은 농촌·중소도시 복합 선거구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는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론과 농촌 기본소득, 교통망 확충을 앞세우고 있다. 윤 후보는 변호사 출신 법률 전문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백제 문화권 경제벨트, 농지 임대 기본연금, 교육발전특구를 내걸었다. 선거의 질문은 분명하다. 유권자가 중앙정부와의 연결성을 앞세운 김 후보에게 힘을 실을 것인가, 아니면 지역 자체를 위한 실무형 보수 후보를 자임한 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 ◆최신 여론조사…김영빈 33%, 윤용근 32% ‘1%p 차’ 초박빙 가장 최근 공개된 대전MBC·충청투데이 의뢰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김영빈 후보와 윤용근 후보가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MBC가 5월 28일 보도한 조사에서 공주·부여·청양 유권자에게 차기 국회의원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 김영빈 후보 33%, 윤용근 후보 32%였다. 무소속 김혁종 후보는 6%, 개혁신당 이은창 후보와 무소속 정연상 후보는 각각 0%로 보도됐다. 지지 후보가 없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9%에 달했다. 당선 가능성은 김 후보 37%, 윤 후보 29%로 역시 오차범위 안이었다. 이 조사는 대전MBC와 충청투데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5월 17~18일 공주·부여·청양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은 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했고, 응답률은 공주·부여·청양 기준 17.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른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8~19일 공주·부여·청양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용근 후보는 42.4%, 김영빈 후보는 38.8%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6%포인트로 표본오차 범위 안이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 41.9%, 윤 후보 42.9%로 격차가 1.0%포인트로 더 좁혀졌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1.6%, 민주당 38.1%로 조사됐다. 조사는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였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앞섰다. 여론조사꽃은 5월 17~18일 공주·부여·청양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 ARS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영빈 후보 40.5%, 윤용근 후보 33.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혁종 후보 8.0%, 이은창 후보 2.5%, 정연상 후보 2.2% 순이었다. 이 조사 역시 두 후보 간 격차는 표본오차인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안에 있다. 응답률은 10.0%였다. 이를 종합하면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는 특정 후보의 일방 우세가 아니라 조사 방식과 표본 구성에 따라 선두가 바뀌는 초접전 구도다. 김 후보는 중도층과 30~50대, 집권여당 기대감을 바탕으로 추격·역전을 노린다. 윤 후보는 정당 지지도와 보수 기반, 고령층 표심을 결집시키며 수성에 나서고 있다. 승부는 20~30%에 달하는 유보층, 적극 투표층, 공주·부여·청양 세 지역의 미세한 표차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김영빈, 집권여당 원팀론은 강점…정치 신인 한계는 과제 김영빈 후보의 강점은 집권여당 후보론이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 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일하고 예산과 정책을 끌어올 수 있는 집권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지를 호소했다.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를 연결하는 ‘원팀론’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농촌·교통·의료를 묶은 생활형 공약이 핵심이다.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AI 체류형 역사문화관광 산업 완성 △국립역사문화권진흥원 유치 △농촌 기본소득 확대 △농업 재해 대책 강화 △충남 내륙철도와 충청 산업문화철도 등 교통망 구축, 공주의료원 부여분원 유치 등 의료 사각지대 해소, 충남·대전 통합 특별시 추진을 5대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약점은 정치 신인 이미지와 지역별 조직력이다. 공주·부여·청양은 지역 연고와 조직력이 강하게 작동하는 농촌형 선거구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앞서는 조사도 있지만, 윤 후보가 앞서는 조사도 있다. 김 후보가 승리하려면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넘어 보수 성향 유권자의 일부, 무당층, 젊은 귀향·정착 세대까지 설득해야 한다. 기회는 유보층과 지역 소멸 의제다. 대전MBC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거나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9%로 보도됐다. 이는 김 후보에게도, 윤 후보에게도 모두 기회다. 김 후보가 농촌 기본소득과 의료·교통 공약을 “지역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생존 정책”으로 설득하면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다. 특히 대전MBC 조사에서 주요 현안으로 청년 정착 기반과 고령화 대응이 가장 많이 꼽힌 점은 김 후보의 농촌·청년·교통 공약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위협은 보수층 결집과 다자 구도다. 김혁종 무소속 후보가 일부 조사에서 6~8%대 지지를 얻고 있고, 개혁신당·무소속 후보들도 출마해 있다. 이 표가 막판 사표 방지 심리로 윤 후보 쪽으로 이동할지, 혹은 김 후보에게 유리한 분산 효과로 남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초접전 선거에서 1~2%포인트의 이동은 승패를 바꿀 수 있다. ◆윤용근, 보수 기반·법률 전문성은 강점…확장성은 숙제 윤용근 후보의 강점은 보수 기반과 법률 전문성이다. 윤 후보는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출신으로 법치와 실무형 입법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중앙정치의 교두보가 아닌, 지역 자체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주·부여·청양을 중앙정치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 정치를 끝내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정책은 ‘법과 제도’에 방점이 찍혀 있다. 후보자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예산만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재정을 확보하겠다며 △농지 임대 기본연금 특별법 △백제 금강 경제벨트 지원 특별법 △공주 교육발전특구 지정 △세종~공주·부여 광역교통망 구축 △청년 유입을 위한 1인 창조기업 수도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앞서 출마 선언에서도 백제 문화유산의 세계 관광 허브화, 금강벨트 통합 관광·경제권 구축, 농지 임대 기본연금 특별법 제정, 부여·청양 지역 대학병원 또는 종합병원 분원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기회는 보수층 재결집이다. 뉴시스·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1.6%, 민주당 38.1%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실제 투표율로 연결하고, 지역 보수 유권자에게 ‘검증된 법률가형 일꾼’ 이미지를 각인하면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대전MBC 조사에서 투표할 후보를 정했다는 응답이 70%로 나타난 점은 조직력과 결집력의 중요성을 키운다. 약점은 확장성이다. 윤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에만 머물 경우 중도층과 젊은층 공략이 제한될 수 있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중도층에서 김 후보가 44.5%로 윤 후보 23.9%보다 높게 나타났다. 위협은 ‘지역 자체를 위한 정치’라는 구호가 구체적 성과 전망으로 연결되지 못할 때다. 농지연금, 백제금강경제벨트, 교육발전특구는 모두 입법과 예산, 중앙정부·지자체 협의가 필요한 과제다. 유권자는 좋은 이름보다 실현 가능성을 따진다. 윤 후보가 남은 기간 공약의 재원, 절차,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김 후보의 여당 원팀론에 밀릴 수 있다. ◆막판 승부처…유보층, 농촌 기본소득, 백제 관광벨트, 보수 결집 첫 번째 승부처는 유보층이다. 대전MBC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9%로 나타났다. 초박빙 구도에서 이 정도 유보층은 선거판을 뒤집을 수 있는 규모다. 김 후보는 여당 후보의 예산 확보 능력과 농촌 기본소득을 앞세워 유보층을 설득하려 할 것이다. 윤 후보는 법률 전문가의 입법 실행력과 지역 보수 기반을 앞세워 흔들리는 표심을 붙잡으려 할 것이다. 두 번째 승부처는 농촌 기본소득과 농지연금의 충돌이다. 김 후보는 농촌 기본소득 확대와 농업 재해 대책 강화를 내세운다. 윤 후보는 고령 농업인의 노후를 보장하고 청년에게 농지를 공급하는 농지 임대 기본연금 특별법을 말한다. 둘 다 농촌 소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만 접근법은 다르다. 김 후보가 소득 안전망을 강조한다면, 윤 후보는 농지 활용과 세대 교체를 강조한다. 유권자는 어느 공약이 더 빠르고, 더 지속 가능하며, 실제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되는지를 따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승부처는 백제 문화권과 교통망이다. 공주·부여·청양은 역사문화 관광 자원이 풍부하지만, 접근성과 체류형 관광 기반은 여전히 과제다. 김 후보는 AI 체류형 역사문화관광 산업과 충남 내륙철도·충청 산업문화철도를 내세운다. 윤 후보는 백제 문화유산 세계 관광 허브화와 금강벨트 통합 관광·경제권 구축을 강조한다. 문화관광 공약은 듣기 좋지만, 실제 지역경제로 이어지려면 교통, 숙박, 콘텐츠, 민간투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네 번째 승부처는 보수 결집과 중도층 이동이다. 윤 후보에게는 국민의힘 정당 기반이 자산이다. 김 후보에게는 이재명 정부와의 연결성이 자산이다. 선거가 정부 안정론으로 흐르면 김 후보가 힘을 받을 수 있고, 보수 견제론과 지역 일꾼론이 커지면 윤 후보에게 유리해질 수 있다. 대전MBC 조사에서 지방선거 인식은 국정 안정론 41%, 정부 견제론 47%로 팽팽하게 나타났다. 이 구도는 보궐선거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섯 번째 승부처는 실제 투표율이다. 대전MBC 조사에서 공주·부여·청양 응답자의 96%가 투표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사전투표 의향도 상당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론조사상의 투표 의향과 실제 투표율은 다를 수 있다. 고령층이 많은 농촌 선거구에서는 조직 동원력, 사전투표 독려, 읍·면 단위 현장 유세가 마지막 표차를 만든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주·부여·청양은 정당 구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선거가 됐다”며 “김영빈 후보는 집권여당의 힘을 지역 예산과 농촌 정책으로 증명해야 하고, 윤용근 후보는 법률 전문가의 입법 능력을 지역경제 회복의 실행 계획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2026-06-02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