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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제의 붕괴와 고환율의 공포
대한민국 경제가 일종의 ‘집단적 착시’에 빠져 있다. 주식시장은 코스피 5000이라는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두고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지만 그 발밑의 실물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처참한 붕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지수는 하늘을 찌르는데 현장의 체온은 급격히 식고 있다. 이 괴리는 단순한 경기 국면의 차이가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의 신호다. 환율은 달러당 1400원대를 돌파하며 외환위기 당시의 공포를 다시 소환하고 있다. 그럼에도 증시는 오로지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에만 기대 질주를 이어간다. 실물 경제의 침식 위에 세워진 주가 상승은 비정상을 넘어 기이한 장면에 가깝다. 기초 체력이 무너진 상태에서 숫자만 치솟는 현상은 언제든 붕괴될 수 있는 신기루다. 현재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과거의 관성으로 겨우 버티고 있을 뿐 구조적으로는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이미 0%대 진입을 예고하고 있고 저출생·고령화는 노동 공급의 기반 자체를 갉아먹고 있다. 내수 시장은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에 눌려 숨을 쉬지 못하고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와 고물가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줄도산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 상승을 경제 회복의 증거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자기기만이다. 더 심각한 경고는 대외 지표에서 나온다. 1400원대 환율은 더 이상 ‘수출 기업에 유리한 고환율’이라는 교과서적 설명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자산 전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학개미들이 국내 시장을 떠나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개인 투자자의 선택을 넘어 자본 흐름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서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는데 특정 업종의 실적 착시만 보고 경제가 건강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대가는 국가 전체가 치르게 된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내놓은 해법 가운데 하나인 ‘농지법 개정안’은 또 다른 불안을 키운다.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 농협 등 기관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겠다는 취지는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헌법이 천명한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훼손할 소지가 있으며 농지마저 자본 투기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위험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사례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다. 프랑스는 ‘사페르(SAFER)’라는 강력한 공적 관리 기구를 통해 농지의 투기적 거래를 철저히 차단하면서도 전문 영농 법인의 참여를 유도해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기업의 농지 임차는 허용하되 소유권은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농지를 투기 자산이 아닌 생산 자산으로 관리해 왔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소유 규제의 완화가 아니라 자본 투입의 효율성은 수용하되 농지가 부동산 상품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정교한 세이프가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 뒤에 숨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다. 반도체라는 단 하나의 기둥에 의존해 버티는 한국 경제는 바람 앞의 등불과 다르지 않다. 펀더멘털 복구 없는 증시 랠리는 허망한 신기루일 뿐이며 농지와 같은 기초 자산마저 자본 논리에 무방비로 노출하는 것은 미래의 식량 안보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 무너진 기초 체력을 보강하고 고환율의 파고를 막을 방파제를 쌓으며 농촌과 내수의 구조 개혁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숫자의 환상에서 깨어나 발밑의 진흙탕을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2026-01-21 14:13:34
"한정판 넘어 컬처 플랫폼으로"…크림, '헬로키티×지수' 협업 프로젝트 진행
[이코노믹데일리]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대표 김창욱)은 '헬로키티 × 지수' 협업 프로젝트 상품을 단독으로 선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림이 한정판 거래를 넘어 팬덤과 지식재산권(IP)을 연결하는 컬처 큐레이션 플랫폼으로서 기획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진행됐다. 크림은 글로벌 아티스트 IP 기업 뮤즈엠, 국내 공식 유통 파트너인 CJ ENM 커머스 부문 CJ온스타일과 협력해 한정판 거래 채널에 적합한 상품 구성과 공개 방식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공개 상품은 헬로키티 40cm 인형 5종과 랜덤 플러시 키링 11종으로 구성됐다. 키링은 9종의 기본 컬러와 2종의 히든 에디션으로 나뉘며 랜덤 언박싱 방식으로 한정판 특유의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강조하도록 설계됐다. 크림은 해당 협업 상품을 이날 정오까지 온라인 드로우 방식으로 단독 선공개한다. 드로우는 한정 수량으로 진행되며 당첨자에 한해 구매 기회가 주어진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 크림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방문객은 협업 콘셉트로 구성된 공간에서 상품을 직접 확인하고 프로젝트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크림은 지난해 아티스트, 스포츠, 콘텐츠 IP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84건의 단독 발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로 크림은 유통을 넘어 상품 기획과 공개 방식까지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크림 관계자는 "이번 '헬로키티 × 지수' 협업 프로젝트는 크림의 큐레이션 기획력이 IP 협업 프로젝트와 만나 팬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안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컬처 IP와 브랜드를 연결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차별화된 한정판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1-12 08:52:22
"집은 넘치는데 팔리지 않는다"…14년 만의 최악 미분양에 지방 건설사 흔들
[이코노믹데일리]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14년 만에 최대치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미분양 장기화로 현금 흐름이 막힌 지방 건설사들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번지는 분위기다. 9일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9069가구로 지난 7월 이후 반등해 7만 가구 문턱까지 올라섰다. 이 중 75%인 5만1518가구는 지방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를 모두 마쳤음에도 남아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8080가구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1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1년 전보다 53% 증가한 것이며 85%인 2만3733가구가 지방 물량이었다. 특히 새로 공급되는 지방 아파트는 청약 단계에서부터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충남 천안 ‘천안휴먼빌퍼스트시티’는 1222가구 모집에 72명만 신청해 0.06대 1 경쟁률에 그쳤다. 경북 영주·김천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1대1을 넘기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해짐에 따라 지방 물량 대신 서울과 수도권으로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집중된 영향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방 수요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단지도 나오면서 지역 건설사의 자금 경색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실제 미분양 문제는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과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폐업하거나 등록이 말소된 건설사는 2301곳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3072곳이 문을 닫았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역시 폐업 건설사가 3000곳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미분양 장기화·공사비 회수 지연·금융비용 급증·유동성 악화·폐업의 구조적 악순환이 고착되버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방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금융 부담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며 “분양 수입으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차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 압박이 가중되는 구조가 반복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누적이 신용도와 금융비용에 직격탄이 되면서 건설사 간 체력 차이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결국 얼마큼의 체력을 가졌는지에 따라 생존이 갈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5-12-09 08:43:24
울산, 고용위기 가까워지는데...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선정은 '오리무중'
[이코노믹데일리] 중국발 공급 과잉과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대표적인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 여수, 서산의 고용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여수와 서산과 달리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정량적 평가에 따라 아직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을 제외한 여수와 서산 석유화학단지의 고용 충격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된 상태다. 정부는 여수시와 광주 광산구에 이어 경상북도 포항시, 충청남도 서산시를 고용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이란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 주요 기업의 도산, 그리고 구조조정으로 지역 내 주된 산업의 현저한 약화가 예상되는 지역을 뜻한다. 여수와 서산은 정부가 긴급경영자금과 정책 금융기관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받게 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 지원하는 등 노동자를 위한 안전망도 구축한다. 그러나 뚜렷한 지원 대책이 없는 상황에 부닥친 울산으로서는 업계 자구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울산 남구의회는 지난 17일 박인서 의원이 제274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발의한 '울산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 대응 및 고용 안정 촉구 건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은 단순한 산업전환이 아니라 울산의 고용·경제·인구 구조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 차원의 즉각적 위기 지원과 고용 안정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석화산업 침체에 따른 울산시 경제 불황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국가산업단지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울산 온산산업단지 생산실적은 15조8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7838억원) 대비 12.3% 감소했다. 울산 지역 수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25년 10월 울산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8.4% 감소한 63억 달러(약 9조2962억원)를 기록했다. 앞서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 개편을 위해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목표를 최대 370만톤으로 세우고 올 연말까지 기업 간 자율적인 사업재편과 설비 통폐합 안을 내놓노록 했다. 정부는 '선 자구·후 지원' 원칙을 고수해 일각에서는 NCC 감축 책임을 기업에 전가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울산산업단지는 석유화학 사업 재편 컨설팅에 착수했다.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3사는 석유화학 사업 재편 컨설팅 수행사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확정하고 관련 작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NCC 설비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장 위태로운 것은 일자리다. 그런데 일자리나 고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아직 정량을 채우지 못해서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5-11-24 17:02:02
새 단장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가보다
[이코노믹데일리] "오, 생각보다 힙한데?" 새 단장을 마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처음 들어갈 때 든 생각이다.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달 27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모든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체험 공간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가 새 단장을 마치고 재개관을 했다. 지난 2014년 처음 개관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일본 서점 브랜드 '츠타야 서점'을 기획·운영하는 'CCC'와 협업을 통해 새롭게 리뉴얼 했다. 이날 방문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기아와 BMW, 토요타, 아우디 등의 전시장들이 즐비한 도산공원 사거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을 '자동차에 대한 모든 취향을 담은 놀이터'라는 콘셉트를 주재로 헤리티지, 라이프스타일, 레이싱 등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폭넓은 자동차 문화와 다양한 취향을 경계 없이 아우르며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그 문화를 완성해 가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1층에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문화'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을 배치했다. 1층과 2층은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오토라이브러리'와 카페 '폴 바셋'이 있었다. 리뉴얼 전 호평받은 자동차 관련 서적들을 CCC만의 감성으로 서점을 연상하게끔 비치했다. 비치된 책들은 놓여있는 책상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오토라이브러리에는 헤리티지,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섹션으로 구성된 공간에 2500여권의 도서와 500여개의 자동차 전문 아이템을 감각적으로 배치해두었다. 작은 자동차 모형도 이곳저곳 놓여있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아이와 '키덜트'의 마음도 저격하는 만듦새였다. 2층에는 레이싱과 관련된 잡지와 헬멧, 레이싱 포스터 등이 놓여있었다. 레이싱에 관심 없던 사람도 눈길을 끌게 만드는 포스터의 힘이 느껴졌다. 3층과 4층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자동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의 아이덴티티였던 '벽에 매달린 자동차'는 그대로 유지된 상태였다. 방문객들은 전시된 자동차들을 만져보고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각 층마다 대기중인 현대자동차의 직원들이 있어 원한다면 자동차에 대한 설명과 제품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N 브랜드 전용 공간이 있어 차세대 기술이 담긴 'RN24 롤링랩'부터 'N 퍼포먼스 파츠월', '아이오닉 5 N DK 에디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4층도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차량들이 전시됐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이오닉의 다양한 컬러 조합을 직접 볼 수 있는 ‘다이캐스트월’이었다. 다이캐스트월은 총 108개의 다이캐스트가 부착돼 눈으로 직접 아이오닉이 색상을 볼 수 있는 장소였다. 5층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멤버십' 가입시 받을 수 있는 입장권 전용 공간 'HMS 클럽 라운지'가 있었다. 누구나 현대자동차 앱에서 무료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클럽'에 회원가입 후 'HMS Club Lounge 입장권' 쿠폰을 받을 수 있었고 입장권 1매당 2인까지 최대 3시간의 이용이 가능했다. 또한 5층은 신차 연구 개발에 관련된 스토리들의 전시와 따로 마련된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어 멤버십 모임 등을 비롯한 자동차 콘텐츠 활동이 가능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리뉴얼 전과 후 가장 크게 바뀐 것은 1층과 2층 그리고 5층"이라며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이 즐길 수 있도록 리뉴얼했다"고 말했다.
2025-10-0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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