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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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부터 수주하고 조선소 만든 HD현대…54년 '선행투자 DNA'
[경제일보] HD현대의 출발은 일반적인 순서와 거리가 멀었다. 공장을 지은 뒤 제품을 만드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조선소가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배부터 수주했다. 1971년 10월 그리스 선주 리바노스로부터 26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따냈고, 이듬해 3월 울산 미포만에서 조선소 건설에 들어갔다. 조선소 공사와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됐다. 1974년 2월 첫 선박을 진수했고 같은 해 6월 조선소 1단계 준공과 VLCC 2척 명명식을 열었다. 시장과 공장이 갖춰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수주부터 한 뒤 생산기반을 동시에 만드는 방식이었다. 1983년 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와 건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 경험은 이후 HD현대 경영에서 반복됐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생산능력과 기술을 시장이 충분히 커지기 전에 확보하고, 부족한 사업은 직접 만들거나 인수했다. 성공할 경우 시장 선점 효과가 컸지만 판단이 빗나가면 대규모 손실도 감수해야 했다. HD현대의 54년은 이른바 ‘선행투자 DNA’의 성공과 실패가 교차한 역사다. 배 만들다 엔진·전력·건설기계까지…필요한 것은 직접 확보 HD현대의 사업 확장은 조선소 안에서 시작됐다. 배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박의 심장인 엔진이 필요했다. 현대중공업은 1976년 엔진사업부를 발족했고, 1978년 대형엔진공장을 완공했다. 1977년에는 중전기사업부를 세워 변압기와 전력기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장비와 로봇도 같은 흐름이었다. 1982년 건설장비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로봇 분야에서는 1984년 용접기술연구소에 로봇 전담팀을 만들고, 1985년 산업용 로봇사업에 진출했다. 1987년 국내 최대 규모 로봇공장을 준공해 생산을 시작했고, 1988년에는 현대로보트산업을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조선에 필요한 기술을 밖에서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확보한 것이다. 축적된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소 밖 시장으로 뻗었다. 2000년에는 약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자체 중형 디젤엔진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선박용에서 시작한 중전기 사업은 현재 HD현대일렉트릭으로 성장해 글로벌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에 변압기와 전력기기를 공급한다. 사업 확장은 인수합병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갖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넘겨받아 지분율을 91.13%까지 높였다. 11년 만의 경영권 재확보였다. 2021년에는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조선과 에너지에 건설기계를 더하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넓혔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했다. 기존 주력사업이 성숙한 뒤 새로운 산업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조선에서 쌓은 대형 제조·설비 운영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미리 확보했다. 해양플랜트 3조 적자 쇼크…선행투자의 수업료 먼저 뛰어드는 경영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실패가 2010년대 해양플랜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선시장이 침체하자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를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봤다. 현대중공업 역시 대형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했다. 하지만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사업구조가 달랐다. 해양플랜트는 발주처 요구에 따른 설계 변경이 잦았고 제작·설치 과정도 복잡했다.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가 수주와 공정 지연이 겹쳤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연결 기준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 손실 전체가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세계 조선경기 부진과 조선·플랜트 등 여러 사업의 원가 상승이 함께 영향을 미쳤지만 해양플랜트의 대규모 부실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2015년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은 2014~2015년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2016년 전사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해양플랜트 실패는 HD현대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과 설계 역량, 계약조건, 원가와 공정 위험을 함께 통제하지 못하면 선행투자가 오히려 대규모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HD현대의 선행투자는 과거의 ‘속도 우선’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형 선행투자’로 성격이 달라졌다. 사람보다 AI가 먼저 판단하는 조선소…54년 DNA의 2막 HD현대는 현재 다시 미래 시장보다 앞서 설비와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상은 선박이 아니라 조선소 자체다.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 계열사들은 2021년부터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디지털트윈, 로봇, AI를 이용해 노동집약적인 조선소를 지능형 생산시설로 바꾸는 작업이다. 2023년에는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작업과 장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했다. 2026년까지 생산 데이터를 연결해 공정을 예측·최적화하는 2단계를 거쳐 2030년에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과 건조기간 30% 단축이다. 이는 실제 달성 실적이 아닌 2030년 목표치다. 로봇도 조선소에 투입한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미국 페르소나AI 등과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2027년부터 현장 실증과 상용화를 진행하는 계획이다. 조선업의 고질적인 숙련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를 AI와 로봇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과거에는 새로운 도크를 만들어 생산량을 늘렸다면 앞으로는 같은 조선소에 AI와 로봇을 넣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선행투자가 바뀌고 있다. 조선 밖에서는 전력기기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국내에서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증가,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변압기 공급부족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6월 말 수주잔고는 85억 달러로 6개월 전보다 23% 증가했다.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고 일부 고객과는 2030년 인도 물량까지 협의하고 있다. 과거 중전기사업부로 시작한 사업이 반세기 뒤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으로 성장한 셈이다. HD현대는 지난해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누적 선박 5000척 인도 기록도 세웠다. 1974년 첫 VLCC를 시작으로 68개국 700여 선주사에 선박을 공급한 결과다. 54년 전 미포만에서는 배를 지을 조선소조차 없는 상태에서 먼저 선박을 수주했다. 지금은 AI가 스스로 공정을 판단하는 조선소와 아직 수요가 더 커질 전력 인프라에 미리 투자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투자 방식이다. 1970년대 선행투자가 창업자의 결단과 실행력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수주잔고와 데이터, 자동화 기술, 글로벌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HD현대의 DNA는 무조건 남보다 빨리 뛰어드는 데 있지 않다. 앞으로 필요할 기술과 생산능력을 먼저 정하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에 이를 실제 산업으로 만드는 능력에 가깝다. 조선소와 배를 동시에 만들었던 승부수는 HD현대를 세계 최대 조선사로 키웠다. 해양플랜트는 같은 DNA가 얼마나 큰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 AI 자율조선소와 전력기기가 또 하나의 ‘미포만 신화’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HD현대가 5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생산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선행투자는 여전히 HD현대의 가장 강력한 성장 DNA이자 가장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8 09: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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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8월 2만9817대 등록…테슬라 1만400대로 '독주'
[경제일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테슬라가 8월에도 브랜드별 등록대수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월간 등록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며 2위 브랜드와 큰 격차를 벌렸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8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9817대로 집계됐다. 7월 3만976대보다 3.7% 감소했지만 지난해 8월 2만7304대와 비교하면 9.2% 증가했다. 1~8월 누적 등록대수는 24만4825대로 전년 동기 19만2514대보다 27.2%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400대로 가장 많았다. BMW는 6180대, 메르세데스-벤츠는 4037대, BYD는 3002대로 뒤를 이었다. 이어 토요타 1015대, 렉서스 840대, 아우디 810대, 볼보 770대, 포르쉐 739대, MINI 702대 순이었다. 테슬라의 월간 등록대수는 2위 BMW보다 4220대 많았다. 베스트셀링 모델에서도 테슬라의 강세가 이어졌다.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이 7490대로 가장 많이 등록됐으며 모델Y L이 1746대로 뒤를 이었다. BMW 520은 1270대로 3위를 기록했다. 연료별로는 전기차가 1만5183대로 전체의 50.9%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는 1만1923대(40.0%), 가솔린은 2540대(8.5%), 디젤은 171대(0.6%)였다. 배기량별로는 2000cc 미만이 8726대(29.3%)로 가장 많았고 2000cc 이상 3000cc 미만이 5213대(17.5%), 3000cc 이상 4000cc 미만이 422대(1.4%), 4000cc 이상이 273대(0.9%)였다. 전기차 등 기타 차종은 1만5183대(50.9%)였다.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1만4297대(47.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은 1만630대(35.7%), 중국은 3002대(10.1%), 일본은 1888대(6.3%)였다. 구매 유형별로는 개인 구매가 1만7763대(59.6%), 법인 구매가 1만2054대(40.4%)였다. 개인 구매에서는 경기가 5186대(29.2%)로 가장 많았고 서울 3717대(20.9%), 인천 1318대(7.4%)가 뒤를 이었다. 법인 구매는 인천 4030대(33.4%), 부산 2660대(22.1%), 경남 2212대(18.4%) 순이었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8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신차출시에 따른 재고소진과 물량부족 등으로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했다.
2026-09-03 14: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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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망은 농촌까지, 자동차는 자율주행으로…中 수출품도 달라졌다
[경제일보] 중국이 전기차 충전망을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빠르게 넓히고 있다. 올해 판매된 승용차 10대 가운데 7대에는 차선 유지와 자동 제동 등을 돕는 운전자 보조 기능이 들어갔다. 수출시장에서는 전기차와 배터리뿐 아니라 반도체와 로봇, 신약이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의 전기차 충전시설이 2305만7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2% 증가했다고 28일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충전시설은 충전소의 숫자가 아니라 차량에 연결하는 충전기와 충전 건의 수를 합친 것이다. 한 충전소에 여러 개의 충전기가 설치될 수 있어 중국 전역에 충전소가 2300만곳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용 충전시설은 500만9000개로 22.3% 늘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사업장 등에 설치된 개인용 충전시설은 1804만8000개로 50.4% 증가했다. 전체 충전시설의 대부분이 개인 차량 소유자가 사용하는 충전기다. 중국 정부는 충전기 숫자를 늘리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충전 속도와 지역별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전력을 공급하는 고출력 충전기는 18만개를 넘어섰다. 충전망은 대도시를 벗어나 지방으로도 퍼지고 있다. 한국의 군과 비슷한 중국 현급 지역 가운데 충전시설이 들어선 곳의 비율은 98.61%까지 높아졌다.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충전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중소도시와 농촌의 불편을 줄이려는 것이다. 올해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휴마다 충전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서던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장거리 운행의 부담은 이전보다 줄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관심은 충전 문제를 넘어 자율주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판매된 승용차 가운데 레벨2 수준의 운전자 보조 기능을 갖춘 차량의 비율은 70.5%에 달했다. 레벨2는 자동차가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따라 움직이며 필요할 때 속도를 조절하는 단계다. 운전자가 계속 도로를 살펴야 하고 사고 책임도 운전자에게 있다. 흔히 자율주행차라고 부르지만 사람이 운전에서 손을 떼도 되는 단계는 아니다.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목적지를 따라 고속도로 진입과 진출, 차선 변경을 돕는 주행보조 기능인 NOA를 갖춘 승용차도 34.2%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팔린 승용차 3대 가운데 1대에 비교적 높은 수준의 주행보조 기능이 들어간 셈이다. 레벨3 차량도 제한적으로 도로에 나오기 시작했다. 레벨3는 정해진 도로와 속도 등 일정한 조건에서는 자동차가 운전을 맡고, 시스템이 요구할 때 운전자가 다시 운전대를 잡는 단계다. 현재 중국의 레벨3 차량은 허가받은 지역과 조건에서만 운행할 수 있다. 일반 운전자가 전국 어디서나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중국 당국은 먼저 제한된 지역에서 안전성을 확인한 뒤 운행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중국은 자동차 한 대의 센서와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방식도 넘어가려 하고 있다.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와 신호등, 주변 차량의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가 모아 자동차에 전달하는 이른바 ‘차량·도로·클라우드 연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차로 너머에서 사고가 났거나 앞쪽 도로가 막혔을 때 차량의 카메라로 보이지 않더라도 도로 시설과 다른 차량이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방식이다. 중국 20개 시범도시에는 관련 장비 6만여개가 설치됐고 10만대가 넘는 차량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월 21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서 세계스마트커넥티드카대회를 열고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 규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가격과 배터리 주행거리에서 운전보조 소프트웨어와 도로 통신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의 수출품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상품 수출입 총액은 25조4700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16.9% 증가했다. 상반기 무역 규모가 25조위안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수출은 14조7300억위안으로 13.4%, 수입은 10조7400억위안으로 22.1% 늘었다. 중국 수출의 중심에는 여전히 기계와 전자제품이 있다. 상반기 기계·전자제품 수출은 9조3600억위안으로 20.1% 늘어 전체 수출의 60%를 넘었다. 첨단기술 제품 수출도 39%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다. 상반기 중국의 집적회로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88.7% 늘었고 6월에는 중국의 수출 상품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품목으로 올라섰다. 휴대전화와 의류, 생활용품을 대량으로 내다 팔던 중국 수출의 중심에 반도체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 신약을 ‘신신 3종’이라고 부른다.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제품을 가리키는 ‘신 3종’에 이어 다음 수출 산업을 키우겠다는 뜻을 담은 표현이다. 정식 통관 품목은 아니지만 중국이 차세대 산업으로 무엇을 밀고 있는지 보여주는 말이다. 상반기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62억9000만위안으로 18.6% 늘었다. 중국산 로봇은 141개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됐다. 수술용 로봇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3배 증가했다. 신약 분야에서는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해외 기업에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과 판매 권리를 넘기고 받기로 한 계약금액이 약 1100억달러에 달했다. 완제품을 컨테이너에 실어 보내는 전통적인 수출과 달리 기술과 특허 사용권을 파는 방식이다. 첨단제품 수출 증가는 연안 대도시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국 내륙도시 시안의 상반기 수출입액은 4502억위안으로 지난해보다 96.2% 증가했다. 시안의 집적회로 수출은 1546억위안으로 3배가 됐고 컴퓨터와 관련 장비 수출도 크게 늘었다. 시안의 상반기 무역 증가율은 중국의 15개 부성급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산둥성 지난의 상반기 수출입액도 27% 늘었다. 전통적인 디젤 대형트럭에 이어 전기·수소 등 신에너지 대형트럭의 해외 판매가 증가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지역 수출을 이끌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값싼 전기차를 많이 생산하는 단계에서 충전망과 운전보조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파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출시장에서도 전기차와 배터리에 이어 반도체와 로봇, 신약 기술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제품 몇 종의 수출 증가가 아니다. 자동차와 충전시설, 도로 통신망을 하나로 묶고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제조업 전반에 심어 중국산 제품의 가격표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2026-07-28 17: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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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노이어 클라쎄 첫 양산차 iX3 출격…차세대 전기차 승부수
[경제일보] BMW가 차세대 전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더 뉴 iX3’를 앞세워 전동화 시장 공략에 나섰다. BMW 미래 전략의 핵심인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처음 적용한 양산형 모델로 800V 아키텍처와 차세대 배터리,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이 집약됐다. BMW는 iX3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40여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에 노이어 클라쎄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BMW코리아는 18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 SAV ‘더 뉴 BMW iX3’를 공개했다. 더 뉴 BMW iX3는 BMW가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양산형 모델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 소프트웨어, 전동화 기술 전반을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김세영 BMW코리아 상품기획팀장은 “노이어 클라쎄는 BMW가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된 제품군”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가솔린과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를 포함한 40여종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에 관련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iX3 외관에는 BMW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전면부에는 1960년대 노이어 클라쎄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신규 조명 디자인을 적용했다. 측면에는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과 매끄러운 유리 라인을 배치했으며 후면에는 BMW 특유의 L자형 리어램프를 적용했다. 정교한 차체 설계를 통해 동급 프리미엄 모델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계수(Cd) 0.24를 달성한 것도 특징이다. 실내에는 BMW 최초의 ‘BMW 파노라믹 iDrive’가 탑재됐다. 전면 유리 하단에 주요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BMW 파노라믹 비전’과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중앙 디스플레이, 신규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을 통합해 운전자 중심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전자·소프트웨어 구조도 대폭 바뀌었다. iX3에는 기존 대비 최대 20배 향상된 데이터 처리 성능을 갖춘 4개의 ‘슈퍼브레인(Superbrains)’이 탑재됐다. 주행 역동성과 주행 보조, 인포테인먼트, 차량 기본 기능을 각각 담당하며 차량 전체 시스템을 통합 제어한다. 주행 성능 분야에서는 BMW가 독자 개발한 통합 제어 시스템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가 적용됐다. 가속과 조향, 제동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해 응답성을 높였으며 보다 정밀한 차량 제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BMW는 이를 통해 전기차 시대에도 브랜드 고유의 주행 감성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전동화 기술도 대폭 개선됐다. iX3에는 BMW 6세대 eDrive 시스템이 탑재됐다. BMW 최초로 원통형 배터리 셀을 적용했으며 셀을 배터리 팩에 직접 배치하는 ‘셀 투 팩(Cell to Pack)’ 구조를 도입했다. 배터리 팩을 차체 구조 일부로 활용하는 ‘팩 투 오픈 바디(Pack to Open Body)’ 설계도 적용했다. 이우진 BMW코리아 상품기획팀 매니저는 “BMW 최초로 원통형 셀을 셀 투 팩 구조로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였다”며 “팩 투 오픈 바디 구조를 통해 차체 강성과 주행 성능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는 기존 대비 20% 향상됐고 충전 속도는 30%, 주행거리는 30% 늘었다. 더 뉴 BMW iX3 50 xDrive는 113.4kWh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 최대 611㎞, WLTP 기준 최대 805㎞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복합전비는 4.8~4.9㎞/kWh다. 충전 성능도 강화했다. 이 매니저는 “BMW 최초로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적용해 최대 350~40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며 “초급속 충전기 사용 시 10분 충전만으로 약 250㎞(국내 인증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1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BMW 최초의 양방향 충전(V2L) 기능도 기본 탑재했다. 차량 접근 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AI 기반 ‘인텔리전트 충전 플랩’ 기능도 적용했다. 국내 시장에는 50 xDrive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먼저 출시된다. 최고출력 469마력, 최대토크 65.8㎏·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한다. 판매 가격은 50 xDrive SE 7990만원, 50 xDrive M 스포츠 8690만~8710만원, 50 xDrive M 스포츠 프로 9190만원이다. 차량은 오는 7월 6일 공식 출시되며 이후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이 매니저는 “더 뉴 BMW iX3는 새로운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 전동화 기술뿐 아니라 BMW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의 즐거움까지 담아낸 모델”이라며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주행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8 19: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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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깃발을 누가 꽂을 것인가? 캐나다 CPSP 최대 60조원의 승부수
[경제일보] 이달 캐나다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이뤄 검증된 기술력과 대규모 경제 패키지로 승부하는 반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는 NATO 동맹의 공동 잠수함 체계와 풍부한 건조 실적을 앞세운다. 이번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건조부터 정비·훈련까지 아우르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패키지다. 북극·대서양·태평양 3개 해역에서 동시 작전이 가능한 장기 잠항·원해 작전 능력이 핵심 요구조건이다. 특히 캐나다는 빅토리아급 퇴역에 따른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납기와 높은 가동률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다. 6월 말로 예정된 발표는 단순한 12척의 향방을 넘어선다. 한국이 수주할 경우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토를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승부는 ▲플랫폼의 기술력과 납기 ▲캐나다에 안길 경제 효과 ▲동맹·산업 협력 구도라는 세 갈래에서 갈릴 전망이다. 기술력의 한국 vs 실적·납기의 독일 플랫폼 경쟁력만 놓고 보면 양측은 팽팽하다. 그러나 '검증된 실적'과 '납기'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결이 갈린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Ⅲ Batch-Ⅱ는 한국 해군이 실제 운용 중인 3000t급 잠수함의 개량형이다. 작전반경 7000해리 이상, 533㎜ 어뢰발사관 6문과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췄다. 기술적 차별점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디젤 잠수함이라는 데 있다. 잠항 지속 능력과 저소음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설계다. 무엇보다 강점은 '운용 실적'이다. 지난 5월 23일 도산안창호함이 약 1만4000㎞를 항해해 캐나다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하며 대양 작전 능력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이 성사되면 1번함을 2032년, 4척을 2035년까지 인도하고 이후 매년 추가 건조해 최대 12척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독일(TKMS)이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독일·노르웨이가 공동개발한 신형 2500t에서 3000t급 잠수함이다. 차별점은 연료전지 기반 AIP로, 최장 41일을 잠항할 수 있다. 다만 212CD는 아직 양산 초기 단계로,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독일은 납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5월 28일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CANSEC 현장에서 212CD 4척을 2036년까지 인도하겠다고 직접 공약했다. 독일·노르웨이가 자국 도입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전용하는 방식이다. 양강 구도의 승부는 납기 연도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035년까지 4척을 독일은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할 계획으로 1년 정도의 시간 차가 존재한다.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80년대 영국에서 건조돼 1990년대 중고로 도입된 노후 잠수함이다. 실질적인 운용 수명이 2030년대 중반에 다다른다. 따라서 납기가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 2만2500개 일자리'… 캐나다가 진짜 따지는 것 캐나다의 선택 기준은 잠수함 성능에만 있지 않다. 누가 캐나다에 더 많은 일자리와 산업을 남기느냐가 당락을 좌우한다. 캐나다의 산업·기술 혜택(ITB·Industrial and Technology Benefits)이 이번 수주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번 수주를 따낸 기업은 계약액과 동일한 규모의 경제활동을 캐나다 안에서 수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즉, 무기를 팔려면 그만큼 캐나다 현지에 생산·투자·고용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캐나다 카니 총리는 주요 방산 계약과 관련해 캐나다 전역에 직접적인 경제활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만큼 무기를 넘어 캐나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일자리 창출과 GDP 효과를 앞세웠다. 한화오션은 KPMG 평가를 근거로 연간 2만25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940억 미국 달러의 GDP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CANSEC 2026'에서 한화오션은 전시장 내 ‘범캐나다 경제 전략(Pan-Canada Economic Strategy)’ 코너를 통해 캐나다와의 산업 협력 네트워크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홍보했다. 단순히 무기 거래가 아닌 '국가적 산업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르블랑 노바스코샤 장관은 "문은 열려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와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독일은 기존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추진 중인 공통설계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편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일은 사업 전 주기 누적 GDP 약 86조원(860억 캐나다달러), 연인원 65만4695명의 고용 효과를 제시했다. 단, 이 수치는 누적 기준이라 한화오션이 제시한 연간 수치와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원팀' vs 독일 'NATO 동맹망'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국가 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경쟁사였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잡은 이례적인 '원팀'과, 독일이 내세운 'NATO 동맹망'의 대결이기도 하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구축함 사업 'KDDX'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선박 수주가 아니라 향후 한국 해양방산 주도권을 가르는 사업인 만큼 양보가 어렵다. 최근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사업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런 두 기업이 어떻게 '원팀'으로 묶일 수 있었을까. 답은 해외 시장의 생리에 있다. 국내에선 맞수지만, 독일·노르웨이 같은 강력한 경쟁자와 겨루는 해외 수주전에서는 한국 기업끼리 힘을 합치는 편이 승산이 높다. 한화오션의 잠수함·특수선 역량에 HD현대중공업의 수상함 건조 실적을 더해, 국내 조선·방산 기술을 하나로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추진하던 212CD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공통 언어·운용절차·군수·정비 체계를 이미 공유하고 있는 만큼 상호운용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캐나다는 NORAD(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의무상 미국과 보안 센서·통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 제프리 콜린스 교수는 이미 서방 동맹 체계에 엮인 플랫폼이 운용상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CPSP 사업의 최종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이다. 승부는 △플랫폼 검증·납기 △경제 기여 △동맹·산업 구도 세 갈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주에 성공하면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역을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2026-06-01 15: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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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양극화 심화되는 수입차 시장…중하위권 브랜드 '위험 구간' 진입
수입차 시장에서 브랜드 간 격차가 확대되며 ‘생존 경쟁’이 본격화됐다. 판매 규모와 전동화 대응 여부에 따라 시장 내 위치가 재편되는 가운데, 일부 브랜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일부는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시리즈는 시장 재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와 그 배경을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경제일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연간 판매 1000~2000대 수준 브랜드들의 생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판매 감소가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신차 출시 공백과 전동화 대응 지연까지 겹치며 시장 존재감이 빠르게 약화되는 분위기다. 혼다코리아의 자동차 판매 종료 이후 업계에서는 중하위권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푸조는 판매 감소 흐름이 가장 길게 이어진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 푸조의 국내 신규등록 대수는 지난해 979대로 1000대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판매량도 112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도 판매 반등 흐름은 제한적인 상태다. 푸조의 월별 판매량은 1월 33대, 2월 79대, 3월 72대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가 30만7377대로 전년 대비 16.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푸조의 약세는 전체 시장 회복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디젤차 중심 브랜드 이미지와 신차 공백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푸조는 국내에서 대중적 판매를 견인할 전동화 대표 차종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과거 유럽 디젤 해치백과 소형 SUV로 틈새 수요를 확보했지만 디젤 선호가 꺾인 이후 브랜드를 다시 키울 만한 상품 축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지프 역시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프는 수입 SUV 시장 확대 흐름에 힘입어 2021년 9753대를 판매하며 1만대에 근접했지만 2025년 판매량은 2072대까지 줄었다. 4년 사이 판매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 전체가 전동화와 프리미엄 세단·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지프는 오프로드 SUV 정체성을 대중 판매로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프 판매 감소는 최근 수입 SUV 시장 재편 흐름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랭글러와 체로키, 레니게이드 등으로 개성 있는 SUV 수요를 흡수했지만 최근 수입 SUV 시장은 전동화와 고급 사양, 패밀리카 수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테슬라 등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프는 국내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 속도와 신차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 푸조·지프·링컨 판매 부진 장기화…중하위권 재편 압력 링컨은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판매 기반이 급격히 약해진 사례다. 링컨은 2021년 6272대를 판매했지만 2025년에는 1127대에 그쳤다. 4년 만에 판매량이 80% 이상 줄어든 셈이다. 링컨은 대형 SUV와 미국식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웠지만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이 독일 브랜드 중심으로 고착화되면서 소비자 접점이 좁아졌다. 링컨은 대형 SUV 중심 판매 구조도 부담으로 거론된다. 특정 SUV 모델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신차 주기가 길어질수록 브랜드 전체 판매가 흔들리기 쉽다. 전기차 전환 전략도 국내 시장에서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 서비스망과 중고차 잔존가치, 상품 다양성에서 상대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격차는 전동화 브랜드 확장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BYD는 2025년 국내 승용차 시장 진입 첫해 6107대를 기록하며 푸조·링컨·지프를 모두 앞섰다. 폴스타도 2957대를 판매해 중하위권 기존 브랜드보다 큰 규모를 확보했다. 신규 전동화 브랜드가 진입 초기부터 수천대 판매 기반을 만든 반면 일부 기존 수입차 브랜드는 오랜 영업 기반에도 1000~2000대 수준으로 밀려난 것이다. 판매 규모가 줄어들면 브랜드 운영 부담은 빠르게 커진다. 차량 인증과 물류, 마케팅, 전시장 운영, 서비스센터 유지 비용은 판매량에 비례해 줄이기 어렵다. 연간 판매가 1000대 안팎으로 내려오면 한 대당 부담해야 하는 고정비가 커지고 딜러사 입장에서도 전시장 투자와 재고 운영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판매 부진이 딜러망 축소로 이어지고 딜러망 축소가 다시 소비자 접근성 약화로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잔존가치 하락도 악순환을 키우는 요인이다. 판매량이 줄고 신차 투입이 제한되면 중고차 시장에서 브랜드 선호도도 낮아질 수 있다. 잔존가치가 흔들리면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지고 할부·리스 조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희소성만으로도 일정 판매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동화와 서비스, 잔존가치까지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구조”라며 “신차 효과 없이 판매 감소가 길어지는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 내 사업 지속 전략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6-05-08 17: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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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압박은 커지는데 지원은 부족…전기트럭 정책 엇박자
[경제일보] 상용차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에서 비중이 큰 영역이다. 정부는 전기·수소트럭 전환을 밀어붙이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보조금은 물량 제한과 까다로운 요건에 묶여 실제 도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와 화물차주가 동시에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 정책의 재편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무공해차 보급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 화물차 구매 시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 기준 소형 전기화물차 국비 보조금은 최대 1050만원 수준이며, 중형은 최대 4000만원, 대형은 최대 6000만원 범위에서 차등 지원된다. 다만 지원 규모와 물량은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고 연간 예산 범위 내에서 제한된다. 문제는 보조금 접근성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연초부터 예산이 소진되면서 신청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동일한 차량이라도 지역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로, 사업자는 차량 도입 시점과 비용을 예측하기 어렵다. 보급 확대 정책이지만 실제로는 물량 제한에 따라 선별적으로 작동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한 조건 역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경유 화물차 보유자의 경우 폐차 여부에 따라 보조금이 일부 차감될 수 있고, 일정 기간 의무 운행과 매각 제한 규정이 뒤따른다. 운행 거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조금이 환수될 수 있다. 지원 제도는 다양한 조건이 결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신규 진입이나 소규모 사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형 전기트럭은 차량 가격이 1억원 안팎으로 형성돼 디젤 모델 대비 수천만원 높은 수준이다. 보조금을 적용하더라도 초기 구매 부담 차이는 유지된다. 화물차는 운행 수익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구조인 만큼 초기 비용이 높을 경우 도입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충전 인프라도 변수다. 장거리 운행 비중이 높은 상용차 특성상 충전 시간과 접근성은 운영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구간에서는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운행 계획이 제한되는 사례도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완성차 업체와 화물차주가 동시에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제조사는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보조금 확대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고 있고, 화물차주는 비용 부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보조금 체계는 또 다른 진입 장벽이다. 전기트럭은 차종별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환경부 인증과 성능 검증, 보조금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성능 등에 따라 지원 여부와 금액이 결정된다. 인증과 심사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출시 이후에도 실제 판매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 자체가 제한된다. 동일 플랫폼 기반 차량이라도 세부 사양에 따라 별도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다. 정부는 자동차 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2030년에는 기준이 70g/km 수준까지 강화될 예정인 만큼 향후 과징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친환경 상용차 보급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 강도가 먼저 높아질 경우 기업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판매 여건이 제한된 상황에서 규제 이행 책임이 강화되면 상용차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기트럭 전환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왔다. 규제만 앞세우고 보조금과 인프라, 제도 설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부담은 산업과 수요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조건이다. 현장 수요에 맞는 정책과 예산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2026-04-24 17:3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