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
카카오, 공주 가게를 여행 코스로…매거진·지도 잇는 '곳곳'
[경제일보] 카카오가 소상공인 상생사업을 지역 가게를 찾아가고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넓힌다. 가게의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에 카카오맵 산책 코스와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연결해, 지역을 알게 된 이용자가 실제 매장을 방문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 ‘곳곳’을 시작하고 충남 공주를 소개하는 ‘매거진 곳곳 공주’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오는 16일부터는 공주 제민천 일대에서 오프라인 행사 ‘곳곳산책’을 연다. ‘곳곳’은 2022년 시작한 ‘프로젝트 단골’의 신규 사업이다. 카카오는 이 사업을 통해 상인들의 카카오톡 채널 개설과 디지털 홍보를 지원해왔다. 지난해 12월 발표 기준 누적 286개 상권에서 상인 4112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공주에서는 지난해에도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공주·목포·오송·문경 등 4개 지역에서 운행한 무료 셔틀 ‘단골버스’는 지난해 104회 운행됐고, 누적 2400여명이 이용했다. 이번에는 가게의 콘텐츠와 체험을 산책 동선으로 엮어 방문객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매거진에는 토종 곡물 디저트를 선보이는 ‘곡물집’, 유럽 빈티지 소품과 우리 고미술품을 소개하는 ‘유수서고’, 꿀발효주를 만드는 ‘천국보다 낯선’ 등 공주 가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개별 가게의 상품과 운영 철학을 지역을 찾는 이유로 제시한 것이다. 매거진은 2260부 한정 발행하며 서울 10곳, 공주 5곳을 포함한 전국 22개 제휴처에서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무료 배포한다. 책마다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내부 QR코드를 통해 카카오톡 디지털카드를 발급한다. 주요 콘텐츠는 브런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곳곳산책’에서는 매거진에 소개된 가게와 명소를 연결한 코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맵에서 ‘곳곳산책길 공주’를 검색하거나 테마지도를 통해 방문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도 서비스 내 배너 광고로 홍보를 지원한다. 공주 이야기를 나누는 ‘매거진 토크’와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는 ‘로컬 도슨트 투어’도 마련했다. 지정된 12개 장소에서 카카오톡 디지털카드를 모으는 ‘산책빙고’는 수집 단계에 따라 사은품과 혜택을 제공한다. 여러 가게와 공간을 방문하도록 동선을 구성한 참여 프로그램이다.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아뜰리에 위크’에서는 플리마켓과 원데이 클래스, 소모임, 전시를 진행한다. 일부 프로그램의 사전 예약은 이날 오후 1시 카카오톡 예약하기에서 시작하며, 세부 일정과 참여 방법은 곳곳 공식 홈페이지에서 안내한다. 양현서 카카오 상생사업 성과리더는 “지역 곳곳의 가게들이 가진 이야기와 매력은 사람들이 그 지역을 찾게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방문객이 지역을 경험하고 다시 찾는 흐름을 만들어 지역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행사 이후 지자체와 지역 창작자에게 프로그램 기획·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행사에 사용한 시설과 물품 등 마케팅 자원을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 주체가 후속 홍보와 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6-10-06 10:58:27
-
-
-
LG유플러스 '틈', 190만명 찾은 팝업서 AI 아트 플랫폼으로
[경제일보] LG유플러스가 서울 강남역 복합문화공간 ‘U+일상비일상의틈’을 문화예술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참여형 플랫폼으로 재단장했다. 팝업스토어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고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예술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U+일상비일상의틈은 2020년 문을 연 뒤 전시와 팝업스토어, 팬덤 콘텐츠, 브랜드 협업 등을 진행해왔다. 지난 6년간 누적 방문객은 190만명으로, 이 가운데 70% 이상이 LG유플러스가 아닌 다른 통신사 고객이었다. 지금까지 85개 브랜드가 이 공간을 활용했다. LG유플러스는 팝업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줄고 문화예술을 찾는 젊은층과 일반 관람객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조사에 따르면 아트페어 관람객 중 19~39세 비중은 60%, 미술 비전공자는 68.2%로 나타났다. 새 공간의 콘셉트는 ‘Art Garage’다. 차고에서 아이디어를 시험하듯 신진 작가가 작품을 선보이고 관람객과 만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전시뿐 아니라 작가와의 만남, 토크, 워크숍, 작품과 굿즈 판매 등을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1층에는 LG유플러스 임직원이 기부한 폐휴대폰 439대로 만든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신진 작가의 작업 공간을 볼 수 있는 ‘Artist Studio’와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별자리 체험 공간 ‘Into the Stars’도 마련했다. 유튜브와 협업한 ‘Shorts Runway’에서는 관람객이 촬영한 영상을 AI로 편집해 쇼츠 콘텐츠로 완성할 수 있다. 재개관 전시 ‘CIRCLE OF GROWTH’에는 에릭 오, 남민오, 상희, 김도은 작가가 참여한다. 생성형 이미지와 데이터, 가상현실(VR), 게임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한 작가와 신진 작가의 작업을 함께 소개한다. 관람 방식에는 AI도 적용했다. 관람객은 2층 리셉션에서 예술 취향 테스트를 한 뒤 ‘AI Art Mate’를 발급받는다. 작품 정보와 작가, 제작 배경 등을 질문하면 관람객의 관심과 이해 수준에 맞춰 설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은 관심 작품과 관람 기록을 저장할 수 있으며, 관람 후에는 ‘Art Report’를 통해 자신이 어떤 작품에 반응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웹 기반 서비스로, 통신사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27년 1분기 신진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T.A.G’를 운영할 예정이다. 선발 작가에게는 전시와 멘토링, 작품·굿즈 판매, 온·오프라인 홍보, 외부 기관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U+일상비일상의틈은 AI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예술을 이해하고 자신의 취향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이라며 “신진 작가에게는 작품을 실험하고 고객과 만나는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에게는 작가의 성장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기술과 예술, 사람이 연결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16 10:50:07
-
목동 재건축 노리는 롯데건설…동·서에 '르엘 라운지' 띄운다
[경제일보] 롯데건설이 서울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수주전을 겨냥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알리기에 나선다. 목동 동·서측에 브랜드 라운지 두 곳을 동시에 열고 교육과 자연, 예술,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주거 전략을 선보이는 등 조합원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과 신정동 학원가에 각각 ‘르엘 라운지’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가 넓게 분포한 점을 고려해 동·서측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오목교역 인근 동측 라운지는 프랑스어로 동쪽을 뜻하는 ‘est’를 활용해 ‘르에스트(L’est)’, 신정동 학원가 인근 서측 라운지는 서쪽을 뜻하는 ‘ouest’를 적용한 ‘르웨스트(L’ouest)’로 이름 붙였다. 각가의 라운지는 다음달 1일 오픈한다. 롯데건설은 라운지를 단순한 아파트 홍보 공간보다 브랜드와 주거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화려한 장식과 과시적인 고급스러움 대신 자연광과 식물, 현대미술 작품 등을 활용해 머무는 동안 자연스러운 품격이 보여지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대형 LED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공연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명화와 음악을 결합한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등도 선보인다. 목동에 제시할 주거 전략에는 ‘소르본 프로젝트(SORBONNE PROJ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군과 녹지가 강점인 목동의 정체성을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가 위치한 라탱지구의 교육·문화 환경과 연결한 개념이다. 소르본 대학 주변이 지성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목동 역시 △학문 △예술 △문화가 도시의 일상 속에 축적되는 공간으로 대탄생 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문구로 ‘지식의 나무가, 목동의 숲이 되다’를 제시했으며 구체적으로 네 가지 특화 방향을 마련했다. 숲과 정원, 건축을 연계하는 ‘목동 포레스트’를 비롯해 미술작품과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리 아트’, 교육 콘텐츠를 단지 내 지식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소르본 날리지’, 호텔식 컨시어지와 웰니스 서비스를 결합한 ‘르엘 프리빌리지’ 등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기존 하이엔드 아파트의 외관과 커뮤니티 경쟁에서 한 단계 확장한 ‘6세대 주거문화’로 정의하고 있다. 주택 공급 중심에서 대단지와 브랜드, 커뮤니티, 하이엔드로 이어져 온 아파트 경쟁이 앞으로는 입주 이후 이용하는 문화와 콘텐츠,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호텔과 유통, 문화·예술 분야의 서비스 역량을 르엘 단지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고급화만으로 차별화하기보다 입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거 상품의 한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라운지 개관은 목동 재건축 수주전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목동신시가지 2·7·11·14단지를 포함해 향후 시공사 선정에 나설 사업지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단지별 사업 일정과 입찰 조건을 살핀 뒤 실제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목동에서는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사전 수주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6단지와 10단지 등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시공사 선정이 진행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거나 규모가 큰 후속 단지를 둘러싼 경쟁이 남아 있다. 롯데건설 역시 본입찰 이전부터 별도의 브랜드 공간을 마련해 장기적인 수주 기반을 다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목동이 지난 40년간 쌓아온 교육과 자연의 가치를 계승하고 지성과 예술,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더하는 것이 롯데건설이 제안하는 목동 재건축의 방향성이다”라며 “르엘을 통해 교육이 지성이 되고, 지성이 문화가 되며, 문화가 일상이 되는 목동만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09:22:04
-
-
-
-
-
넥슨재단, '바람의나라' 30년…게임 속 사신수·다람쥐, 경복궁에 들어왔다
[경제일보] 게임 ‘바람의나라’에 등장하는 도적과 사신수, 다람쥐가 옻칠과 자개, 도자, 단청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30년간 이어진 게임 지식재산권(IP)이 화면을 벗어나 전통공예와 신진 예술가 지원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넥슨재단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함께 ‘보더리스 크래프트판-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사업의 결과 전시를 오는 21일까지 서울 경복궁 계조당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립’은 서른 살에 뜻을 세운다는 의미다.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30주년을 맞은 바람의나라와 전통공예 분야에서 활동 기반을 다져가는 신진 작가들의 성장을 함께 담았다. 전시장에서는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작품 5점과 한국전통문화대 전통미술공예학과 학생 작품 10점 등 총 15점을 선보인다. 넥슨재단은 지난 4월부터 작품 제작자를 선발하고 제작 과정을 지원했다. IP 작품을 만든 작가 5명 외에도 학생 10명에게 경복궁 전시 기회를 제공했다. 대표 작품인 ‘도적, 바람을 타다’는 게임 속 직업인 도적과 다람쥐를 건칠과 옻칠, 자개로 표현했다. ‘수호신수진 계상’은 초심자를 지켜주는 사신수를 고대 유적과 같은 질감의 도자로 형상화했다. ‘바람을 담은 옷깃’은 사신수를 전통 복식의 인물로 바꾸고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방위색을 입혔다. 보스 몬스터 용전설을 단청으로 재구성한 ‘용전설만상도’, 다람쥐와 토끼를 전통 귀주머니에 수놓은 작품도 전시된다. 게임의 캐릭터를 단순히 복제하기보다 전통기법과 상징체계로 새롭게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 장소인 계조당은 조선시대 왕세자가 집무하고 정무를 익히던 공간이다. 일제강점기인 1910년 철거됐다가 복원 작업을 거쳐 2023년 다시 공개됐다. 110여년 만에 되살아난 전통 공간에서 30년 된 게임과 신진 공예가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사업 재원에는 넥슨 임직원도 참여했다. 넥슨재단 기부금과 임직원들이 바람의나라 30주년을 기념해 자발적으로 모은 기부금을 합쳐 6718만원을 전달했다. 작품을 모티프로 제작한 굿즈 19종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판매 수익 일부는 참여 작가의 후속 창작 활동에 지원할 예정이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한국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탄생한 바람의나라가 신진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났다”며 “게임과 전통이 만난 작품을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사가 보유한 IP를 공연과 전시, 공예로 확장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공 학생에게 제작비와 발표 공간을 제공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 작가 지원이 일회성 전시에 머물지 않으려면 굿즈 수익의 배분 기준과 후속 지원 규모, 참여 작가의 지속적인 활동 성과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2026-09-10 07:43:00
-
-
프리즈 안엔 신세계, 키아프 밖엔 현대…백화점 '아트 VIP' 공략법
[경제일보]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은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과 구매 상담을 나누는 컬렉터, 서로 안부를 주고받는 미술계 관계자들로 분주했다. 관람객들은 형형색색의 회화와 조형물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한참동안 작품을 바라봤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카메라에 담았고 소장하고 싶은 작품을 발견한 관람객은 곧장 갤러리 관계자에게 가격과 작품 정보를 물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미술계 관계자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안부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코엑스에서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6'과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이 동시에 열리며 서로 다른 색깔의 미술시장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같은 코엑스, 다른 온도…프리즈 '여백'·키아프 '다채로움' 프리즈 전시장에 들어서자 공간 분위기부터 한층 정제돼 있었다. 넓은 흰 벽에 작품 몇 점만 여유 있게 배치한 부스가 많았고 작품과 작품 사이에도 충분한 여백이 느껴졌다. 크기가 압도적인 대형 작품과 한눈에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운 미니멀한 작업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면서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고급 쇼룸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갤러리 직원과 컬렉터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조용히 작품 상담을 이어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키아프 전시장은 한층 다채롭고 활기찬 인상이었다. 강렬한 색채의 회화부터 인물과 풍경을 직관적으로 담아낸 작품, 크고 작은 조형물까지 장르와 분위기가 각기 다른 작품들이 부스마다 이어졌다. 한 부스를 지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 등장하는 식이어서 전시장을 걷는 동안 시선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관람객들도 눈에 띄는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며 비교적 자유롭게 전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같은 코엑스에서 열린 두 아트페어였지만 관람 방식에는 분명한 온도 차가 있었다. 키아프가 다양한 장르와 작품을 폭넓게 펼쳐 보이며 '둘러보는 재미'를 줬다면 프리즈는 작품 수와 공간 여백을 조절해 개별 작품과 갤러리의 존재감을 보다 또렷하게 드러내는 인상이었다. 두 아트페어가 각기 다른 관람 경험을 보여주는 사이 유통기업들도 현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고가 미술품을 구매하는 컬렉터와 미술 애호가 상당수가 백화점 최상위 VIP와 명품·고급 소비재 핵심 고객층과 맞물리는 만큼 올해 프리즈에서는 신세계그룹이, 키아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각각 전용 공간과 고객 프로그램을 앞세워 이들을 맞이했다. 프리즈 안으로 들어간 신세계…전시와 '브랜드 공간' 사이 프리즈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신세계 라운지'는 일반적인 기업 홍보 부스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곳곳에 배치된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했고 내부에는 프랑스 작가 폴 콕스의 색채감 강한 작품들이 이어졌다. 여기에 에코백 증정 이벤트까지 더해지면서 차분한 갤러리와 감각적인 팝업의 요소가 한 공간에 공존했다. 라운지에서는 폴 콕스 특별전 'L'Immensité du Quotidien: The Monumental Everyday'를 열고 작가가 수년간 매일 저녁 명상을 불투명 수채물감으로 기록한 'Diary' 연작 336점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라운지 외관에도 작품을 대형 이미지로 구현해 프리즈 전시장을 오가는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신세계가 이처럼 프리즈 한복판에 그룹 이름을 내건 별도 공간을 만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다. 단순 행사 후원보다 프리즈라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 안에서 신세계가 구축해온 공간과 콘텐츠 이미지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행사장 밖에서도 프리즈와의 연결을 이어갔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에서는 사진작가 구본창의 '달항아리' 연작 등을 전시하고 클래식 공연도 마련했다. 프리즈 티켓이 없는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까지 문화 프로그램을 넓힌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신세계가 60여 년간 이어온 문화예술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 1963년 문을 연 신세계갤러리를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트리니티 가든,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 조선호텔앤리조트 아트 프로그램까지 계열사 공간 곳곳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목해왔고 이번 프리즈 파트너십을 통해 그 무대를 글로벌 아트페어 현장으로까지 넓혔다. 키아프 밖에 자리 잡은 현대百…VIP '머무는 공간'에 집중 프리즈 전시장 안에서 그룹 문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신세계와 달리 현대백화점은 키아프를 VIP 고객이 머물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풀어냈다. 키아프 전시장과 같은 층 외부에 마련된 현대백화점 VIP 라운지는 화이트 톤의 차분한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내부에는 작품 전시와 함께 관람객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와 널찍한 좌석이 마련됐다. 작품을 둘러보던 고객들은 음료를 받아 들고 천천히 전시를 감상하거나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이어갔다. 라운지에는 도예가 강석영과 섬유·설치 작가 정소윤의 작품이 전시됐다. 신세계 라운지가 프리즈 전시장 안에서 하나의 독립된 전시 공간처럼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현대백화점 라운지는 장시간 작품을 둘러본 VIP 고객이 머물며 쉬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에 가까웠다. 현대백화점과 키아프의 관계는 올해로 5년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2년 한국화랑협회와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매년 키아프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왔다. 올해는 현장 라운지를 넘어 백화점 내부 프로그램까지 키아프와의 연계를 넓혔다. 개막일인 지난 2일 무역센터점에서는 키아프 VIP와 현대백화점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작가 프레젠테이션과 리셉션을 결합한 '아트 이브닝: 6분40초의 미학'을 진행했고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더현대 서울 문화센터에서는 키아프 프리뷰 강좌인 '하이스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전시와 작품 구매로도 이어진다. 전국 주요 점포에서 진행 중인 '2026 더현대 아트스테이지'를 통해 압구정본점과 목동점 등에서 회화와 현대 공예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온라인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키아프 현장에서 시작된 미술 경험을 VIP 행사와 문화센터 강좌, 점포 전시, 온라인 판매까지 이어가는 방식이다. 프리즈는 '브랜드', 키아프는 '스펙트럼'…유통사 아트 전략 달랐다 두 유통기업의 전략이 달랐던 것처럼 키아프와 프리즈가 기반을 둔 미술시장도 차이가 있다. 2002년 시작한 키아프 서울은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로 올해 25주년을 맞아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국내 갤러리를 중심으로 해외 갤러리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현대미술부터 근현대·전통미술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2003년 영국에서 출발한 프리즈는 2022년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글로벌 아트페어다. 올해는 30개 국가·지역에서 130개가 넘는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가고시안·하우저앤워스·글래드스톤·리슨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초반 전시장에서 체감한 분위기 차이도 이 같은 구성에서 비롯됐다. 키아프가 국내 미술시장의 다양한 장르와 참여 화랑을 폭넓게 보여주는 장이라면 프리즈는 글로벌 주요 갤러리와 작가를 중심으로 각 브랜드의 색깔과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성격이 강하다. 두 아트페어의 성격 차이는 유통기업들의 참여 방식에서도 확인됐다. 신세계는 프리즈 안에서 그룹의 문화 브랜드를 직접 보여주는 데 집중했고 현대백화점은 키아프를 기존 VIP 고객 프로그램과 백화점 콘텐츠로 연결했다. 같은 아트페어 후원이라도 신세계는 공간 브랜딩에, 현대백화점은 고객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작품을 보기 위해 코엑스를 찾은 사람들 사이에서 두 백화점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VIP 고객과의 관계를 넓히고 있었다.
2026-09-03 17:42:54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