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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뉴욕서 한미 정상회담·AI 세일즈 마치고 멕시코행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원자력·전시작전권 등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호주와는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로 출국했다. 지난 21일 서울을 출발한 이 대통령은 2박 3일간 뉴욕에 머물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과 주요국 정상회담, 투자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일정의 첫 무대는 유엔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와 함께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도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양국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LNG와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자원을 서로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주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 등을 직접 물으며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호주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을 갖춘 만큼 양국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 같은 날 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던 회담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안을 놓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핀커스 회장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 현대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 성장축으로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와 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7대 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해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AI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미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미 산업 협력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투자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전략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며, 미국의 차세대 화력 체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자본·시장, 한국의 제조·공급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양국 산업과 공급망의 연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투자 유치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경제·산업 외에도 현지 동포 및 시민들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뉴욕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인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으며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동포들의 생활 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멕시코에서는 24일 애국영웅탑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단독·확대회담과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오는 25일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 행사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026-09-24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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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로펌을 합쳐 만든 '최연소 빅6'…화우 23년의 승부
[경제일보] 2002년 12월 4일 법무법인 우방과 화백이 합병을 결정했다.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에 강했던 우방과 송무로 이름을 알린 화백의 결합이었다. 우방은 변호사 40명, 화백은 60명 안팎이었다. 양측은 기존 인력을 내보내지 않는 대등 합병을 택했다. 이듬해 2월 법무법인 화우가 출범했다. 이름은 화백의 ‘화’와 우방의 ‘우’를 따왔고 ‘화목한 집안’이라는 뜻도 담았다. 출범 당시 변호사는 90명을 넘어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세종에 이은 국내 5위 규모였다. 작은 법률사무소가 조금씩 몸집을 키운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조직이 한꺼번에 합쳐져 대형 로펌 시장에 들어왔다. 23년이 지난 현재 화우는 국내 대형 로펌을 일컫는 ‘빅6’ 가운데 역사가 가장 짧다. 2025년 법무법인 매출은 2812억원으로 전년보다 12.5% 늘었고 자매법인과 해외사무소를 포함하면 301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이후 2년 동안 매출은 약 35% 증가했다. 한국 변호사 1인당 매출은 7억6200만원으로 김앤장을 제외한 주요 대형 법무법인 가운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화우의 성장사는 합병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전문분야를 붙여온 과정이다. 첫 합병으로 기업자문과 송무를 묶었고 3년 뒤 두 번째 합병으로 지식재산권 분야를 보강했다. 최근에는 금융과 기업형사에 더해 M&A와 중대재해, AI·데이터까지 사람을 늘리고 있다. ◆ 자문 우방과 송무 화백이 만났다 화우의 한쪽 뿌리인 우방은 윤호일 변호사가 1989년 세운 법률사무소에서 출발했다. 윤 변호사는 짧은 판사 생활을 마치고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노트르담대 로스쿨과 베이커앤드맥켄지 등을 거치며 19년 동안 미국에서 활동했다. 귀국 뒤에는 국제거래와 기업자문, 공정거래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화백은 법원 출신 변호사들이 중심이었다. 노경래 변호사를 비롯해 판사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이 송무에서 이름을 쌓았다. 우방이 계약과 거래를 다뤘다면 화백은 분쟁이 법정으로 넘어간 뒤의 대응에 강했다. 두 조직은 같은 기업 고객을 상대하면서도 맡는 일이 달랐다. 2000년대 초 국내 로펌 시장에서는 대형화 경쟁이 시작됐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M&A가 늘었고 해외 거래와 분쟁도 복잡해졌다. 기업은 계약서만 검토하거나 소송만 맡기는 로펌보다 자문과 송무를 함께 처리할 조직을 찾기 시작했다. 윤호일 우방 대표와 노경래 화백 대표도 서로의 빈 곳을 알고 있었다. 우방에는 송무가 필요했고 화백에는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이 필요했다. 오랜 기간 독자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온 두 로펌이었지만 규모와 업무 영역을 동시에 넓히기 위해 합병을 택했다. ◆ 사람을 내보내지 않은 1대1 합병 합병 과정에서 양측이 정한 원칙 가운데 하나는 기존 인력을 줄이지 않는 것이었다. 한쪽이 다른 쪽을 인수하는 방식도 피했다. 변호사 수에서는 화백이 더 컸지만 두 조직은 1대1 합병을 택했다. 규모보다 대등한 통합을 앞세운 결정이었다. 문제는 합친 뒤였다. 우방과 화백은 10년 넘게 각자 조직을 운영하면서 보수와 사건 배분, 인사 방식도 달라져 있었다. 합병 당시 윤호일 변호사도 서로 다른 기업문화와 업무 분야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합병을 되돌리지는 않았다. 기업자문 변호사와 송무 변호사가 같은 고객을 함께 맡도록 업무를 연결했고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조직을 모았다. 한쪽의 이름을 없애는 대신 두 이름의 첫 글자를 합쳐 새 간판을 달았다. 화우는 광장보다 2년 늦게 대형 합병을 했다. 광장이 기업자문 한미와 송무 광장을 합쳐 두 축을 결합했다면 화우는 여기서 한 번 더 움직였다. 출범 3년 뒤 또 다른 로펌을 받아들였다. ◆ 두 번째 합병으로 지식재산권을 보강했다 2006년 화우는 김·신·유 법률사무소와 합병했다. 김·신·유는 1967년 설립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는 로펌으로 지식재산권과 외국계 기업 업무에 강점을 갖고 있었다. 화우보다 역사가 훨씬 긴 조직이었다. 첫 합병으로 기업자문과 송무를 갖췄다면 두 번째 합병에서는 지식재산권 분야를 보강했다. 김·신·유 출신 변리사들도 대거 합류했고 같은 해 특허법인 화우가 출범했다. 기업의 거래와 분쟁에 특허와 상표 문제까지 한 조직에서 다룰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다. 2003년 우방과 화백, 2006년 김·신·유까지 세 조직의 경험이 차례로 한 법인 안에 들어왔다. 화우가 다른 빅6보다 늦게 출발하고도 빠른 시간 안에 종합로펌의 체계를 갖춘 배경이다. 기업자문과 송무에 지식재산권까지 더하면서 다룰 수 있는 사건의 폭도 넓어졌다. 이후에는 큰 로펌을 다시 합치지 않았다. 2010년 법무법인(유한)으로 조직을 바꿨고 2013년 관세법인, 2017년 세무법인을 세웠다. 해외에서는 2008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시작으로 호찌민과 하노이,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냈다. ◆ 화우의 오래된 두 축, 금융과 송무 화우의 업무 가운데 오랫동안 이름을 알려온 분야는 금융과 송무다. 금융에서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 감독기관에서 근무한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했다.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이명수 대표변호사도 금융감독원에서 10년간 법무팀장과 기업공시팀장 등을 지낸 금융규제 전문가다. 이 대표는 2010년 화우에 합류한 뒤 금융회사 검사·제재와 인허가, M&A, 불공정거래 등의 업무를 맡았다. 최근에도 금융감독원과 글로벌 회계법인 출신 전문가들을 추가로 영입했다. 금융회사 검사와 제재가 복잡해지고 회계감리와 불공정거래 조사까지 얽히면서 감독기관과 회계 실무를 경험한 인력이 필요해졌다. 송무에서는 기업 경영권 분쟁과 금융소송, 기업형사 사건을 다뤄왔다. 남양유업 경영권을 둘러싼 한앤컴퍼니의 주식양도청구 소송과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가처분, DB하이텍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등에 참여했다. ELS 불완전판매 소송에서는 금융회사를 대리했고 바이오기업 메디톡스를 둘러싼 영업비밀·특허 분쟁에도 참여했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의 2026년 평가에서 화우는 국내 송무와 기업·M&A, 공정거래에서 각각 Band 2에 올라 있다. 송무에서 출발한 화백과 기업자문을 맡았던 우방의 경험이 20년이 지난 현재의 업무 구성에도 남아 있다. ◆ 송무·금융에서 M&A로 최근 화우가 힘을 더 싣는 분야는 M&A다. 2025년에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와 효성화학 네오켐 사업부 매각, 한화생명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등을 자문했다. 금융과 송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업자문 분야에 사람을 집중적으로 넣기 시작했다. 2026년 들어 성과도 나타났다. 네이버의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인수, 칼라일의 KFC코리아 인수, NXC 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 하림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등에 참여했다. 더벨의 2026년 상반기 M&A 법률자문 순위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이명수 대표는 올해도 기업·금융 전문가 영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5년 신입을 제외하고 80명이 넘는 외부 인재를 데려온 데 이어 M&A와 공정거래, 개인정보, 상법 관련 자문을 보강하고 있다. 방위산업과 수출통제, 에너지·인프라, AI·데이터·플랫폼 규제도 투자 분야로 잡았다. 화우가 기업자문을 키우는 방식은 처음 합병 때와 닮은 부분이 있다. 잘하는 금융과 송무를 그대로 두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분야에 외부 인력을 붙인다. 조직 전체를 다시 합치는 대신 사람과 팀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2년 동안 35% 성장…1인당 매출은 선두권 최근 숫자는 화우의 변화를 보여준다. 화우의 법무법인 매출은 2023년 2082억원에서 2024년 2500억원, 2025년 2812억원으로 늘었다. 자매법인과 해외사무소를 합치면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2년 동안 총매출이 약 35% 증가했다. 절대 매출로는 김앤장과 태평양, 세종, 광장, 율촌에 뒤진다. 대신 한국 변호사 1인당 매출은 2025년 7억6200만원으로 김앤장을 제외한 주요 대형 법무법인 가운데 가장 높았다. 율촌 7억6000만원, 태평양 7억3800만원, 세종 7억2400만원, 광장 7억1300만원보다 높았다. 인력을 늘리면서 매출 증가율이 더 높았다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최근 5년 동안 화우의 변호사 수는 15% 넘게 늘었지만 매출은 약 40%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출신 등 비변호사 전문가를 사건에 투입하고 고부가가치 사건의 비중을 늘린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5위 로펌과의 외형 차이는 아직 크다. 2025년 태평양과 세종, 광장, 율촌이 모두 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화우가 최근의 성장 속도를 유지하더라도 매출 3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 합병으로 큰 로펌, 이제는 생산성으로 승부 화우도 몸집만 키우는 방식에서는 벗어나고 있다. 2003년에는 변호사 40명의 우방과 60명의 화백을 한꺼번에 합쳤고 2006년에는 김·신·유를 다시 받아들였다. 당시에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빠른 방법이었다. 지금은 수백명의 변호사를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202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명수 대표 체제에서 화우는 금융과 송무라는 기존 기반에 M&A와 신산업 규제를 붙이고 있다. 2026년 9월에는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에 강북사무소도 열었다. 삼성동 본사에서만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기업과 금융회사, 정부기관이 몰린 도심으로 접점을 다시 넓힌 것이다. 과거에는 로펌을 합쳐 규모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고객과 가까운 곳에 거점을 두고 필요한 분야의 사람을 붙이는 방식으로 달라졌다. 화우는 빅6 가운데 가장 늦게 만들어졌다. 대신 출발부터 기존 조직 세 곳이 쌓은 경험을 한꺼번에 가져왔다. 우방에서 기업자문을, 화백에서 송무를, 김·신·유에서 지식재산권을 받아들였다. 23년이 지난 지금은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로펌을 합치는 대신 필요한 전문가를 데려오고 기존 강점과 연결한다. 두 번의 합병으로 만든 로펌이 이제는 사람 한 명, 팀 하나의 생산성을 따지는 단계로 넘어갔다.
2026-09-21 08: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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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기업서 국경 없는 글로벌 기업으로…KT&G 140년 '생존 본능'
[경제일보] 1883년 조선 후기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이 문을 열었다. KT&G가 공식 연혁의 시작으로 삼는 해다. 현재 세계 140개국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KT&G의 출발점은 경쟁시장이 아니었다. 국가가 담배와 인삼의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던 전매사업이었다. 순화국에서 시작된 흐름은 1952년 전매청, 1987년 한국전매공사로 이어졌다. 한 세기 가까이 국가사업의 영역에 있던 기업의 운명을 바꾼 것은 ‘보호막의 소멸’이었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계 담배기업이 들어왔다. 국가가 공급을 책임지던 사업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경쟁기업으로 바뀌었다. 1997년 상법상 주식회사 전환, 1999년 증권거래소 상장에 이어 2002년 정부와 정부 출자은행의 민영화 대상 지분 매각도 마무리됐다. 같은 해 한국담배인삼공사라는 이름을 KT&G로 바꿨다. 이후 KT&G의 선택에는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 머물기보다 경쟁 조건이 달라질 때마다 제품, 시장, 사업방식을 바꿨다는 점이다. 외국계 기업이 들어오자 자체 브랜드를 키웠고 내수가 줄자 해외로 나갔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등장하자 ‘릴(lil)’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수출을 넘어 해외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KT&G의 140년을 관통하는 기업 DNA를 압축하면 결국 ‘전환’이다. 보호막 사라지자 ‘에쎄’로 승부…내수 한계 넘어 세계시장으로 시장 개방 이후 담배산업의 경쟁 기준은 생산과 공급에서 브랜드와 제품 차별화로 바뀌었다. KT&G가 내놓은 대표적인 답이 1996년 출시한 초슬림 담배 ‘에쎄(ESSE)’였다. 일반형 담배가 시장의 중심이던 당시 초슬림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공략했고 이후 에쎄 라이트, 에쎄 원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3년에는 필터 속 캡슐로 맛을 바꾸는 ‘에쎄 체인지’도 선보였다. 에쎄는 국영 전매사업자가 소비재 브랜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했고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까지 시장을 넓혔다. 해외 누적 판매량은 2012년 1000억 개비, 2016년 2000억 개비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시장 축소와 점유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국내 궐련 총수요는 2023년 616억2000만 개비에서 2025년 561억5000만 개비로 줄었지만 KT&G 점유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67.3%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67.9%를 기록했다. 문제는 시장점유율이 높아져도 전체 수요가 줄면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 역시 2023년 406억6000만 개비에서 2025년 377억6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이에 KT&G는 다시 성장의 무대를 해외로 옮겼다. 2025년 해외 궐련 사업 운영 국가는 140개국까지 늘었다. 제품 변화에도 같은 전략이 적용됐다. KT&G는 2017년 독자 전자담배 플랫폼 ‘릴 솔리드’를 출시했다. 2018년 ‘릴 하이브리드’, 2022년 ‘릴 에이블’에 이어 올해 2월 ‘릴 에이블 3.0’을 선보이며 NGP(차세대 담배) 사업을 확대했다. 해외 유통망 확보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활용했다. 2020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릴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고 2023년에는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PMI가 KT&G NGP 제품을 판매하는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NGP 진출 국가는 2025년 34개국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NGP 시장점유율은 48.2%를 기록했고 2분기 NGP 매출은 2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베이퍼와 경구용 니코틴으로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트리아와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업체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했다. 과거 초슬림이라는 틈새에서 에쎄를 키웠다면 이제는 달라지는 소비 방식 자체를 새로운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자료=KT&G] 수출기업서 현지 제조기업으로…외형 성장 뒤 ‘얼마나 남기느냐’ 승부 해외 판매가 커지자 KT&G는 또 한 번 사업모델을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를 넘어 주요 시장 인근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다. 2008년 튀르키예에 첫 해외 공장을 세웠고 2010년 러시아로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해 동남아시아 생산·판매 기반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해외 생산망 투자가 더욱 빨라졌다. 튀르키예 공장은 2025년 증설을 통해 연간 최대 120억 개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같은 해 4월 준공된 카자흐스탄 공장은 연간 45억 개비를 생산해 유럽과 CIS 시장에 대응한다. 핵심은 인도네시아다. KT&G는 기존 공장에 2·3공장을 추가해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약 350억 개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를 아시아·태평양과 중동을 잇는 생산·수출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KT&G가 ‘한국에서 만들어 세계에 파는 회사’에서 ‘세계 각 권역에서 생산해 주변 시장에 공급하는 회사’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와 관세, 원재료 조달비용 등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적의 무게중심도 이미 해외로 이동했다. 2025년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보다 29.4%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54.1%로 처음 국내를 넘어섰다. 해외 판매량도 652억 개비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 2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77억원으로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6% 늘었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은 1조7016억원, 영업이익은 4145억원으로 각각 9.9%, 18.5% 증가했다. KT&G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5~7%로,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6~8%에서 10~13%로 높였다. 이제 시험대는 외형보다 수익성이다. 해외 공장은 대규모 투자 이후 충분한 가동률을 확보해야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담배세와 규제, 현지 유통환경도 수익성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 KT&G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약 68%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기반은 제품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이라며 "에쎄는 단일 수출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전자담배 역시 PM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릴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직접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인도네시아 신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원재료 조달과 인건비, 물류비·관세 등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의 출발은 국가 독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KT&G를 만든 것은 오히려 독점이 사라진 뒤의 선택이었다. 시장 개방에는 에쎄로, 내수 축소에는 수출로, 흡연 방식 변화에는 릴로 대응했다. 해외 판매가 커지자 이번에는 생산기지까지 세계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G의 DNA가 ‘변화에 살아남는 능력’이었다면 앞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변화를 이익으로 만드는 능력’"이라며 "140개국으로 넓힌 영토를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바꿀 수 있는지 KT&G의 다음 전환은 바로 그 지점에서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1 11: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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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쎄'로 버티고 '릴'로 넓혔다…KT&G, 전매기업서 글로벌 담배기업으로
[경제일보] 1883년 조선 후기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이 문을 열었다. KT&G가 공식 연혁의 시작으로 삼는 해다. 이후 국가가 담배와 인삼을 관리하는 전매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는 1952년 전매청, 1987년 한국전매공사를 거쳐 오늘날 KT&G가 됐다. 국가 전매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KT&G는 시장 개방과 민영화를 거치며 국내외 기업과 경쟁하는 회사로 전환했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개방됐고 1997년 상법상 주식회사 전환, 1999년 증권거래소 상장을 거쳐 2002년 정부와 정부 출자은행이 보유한 민영화 대상 지분 매각이 마무리됐다. 같은 해 회사 이름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KT&G로 바뀌었다. 이후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2025년 기준 해외 궐련 사업 운영 국가를 140개국까지 넓혔다. KT&G가 택한 생존 방식은 바뀐 경쟁 환경에 맞춰 제품과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었다. 외국계 담배회사가 국내에 들어오자 에쎄와 레종, 보헴 등 자체 브랜드를 키웠고 국내 담배 수요가 줄자 해외 판매를 확대했다. 담배 소비 방식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분화하자 2017년 '릴(lil)'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해외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KT&G의 역사는 변화하는 소비와 경쟁 환경에 맞춰 사업 방향을 조정해온 기록이다. 시장 개방에는 브랜드로, 내수시장 성숙에는 수출로, 흡연 방식 변화에는 NGP(차세대 담배)로 대응했다. 이제 관건은 해외에서 확대된 외형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다. 전매에서 브랜드 경쟁으로…'에쎄' 앞세운 시장 공략 KT&G 현대사의 첫 번째 변곡점은 1988년 담배시장 개방이다. 이전까지 국내 담배산업은 국가 전매체제 아래 운영됐지만 시장 개방 이후 글로벌 담배기업 제품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경쟁은 생산·공급 능력보다 브랜드와 제품 차별화, 마케팅 역량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KT&G는 제품을 세분화하며 대응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1996년 출시한 초슬림 담배 '에쎄(ESSE)'다. 일반형 담배가 주류였던 당시 얇은 형태의 초슬림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이후 에쎄 라이트와 에쎄 원, 에쎄 체인지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3년에는 필터 속 캡슐을 이용해 맛을 바꿀 수 있는 초슬림 캡슐 담배 '에쎄 체인지'를 선보였다. 에쎄는 KT&G의 해외시장 공략을 이끈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로 첫 수출된 이후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해외 누적 판매량은 2012년 1000억 개비를 넘어선 데 이어 2016년 2000억 개비를 돌파했다. 에쎄를 앞세워 해외 판로를 넓히는 한편 국내에서는 시장 축소에도 점유율을 높이며 기반을 지켰다. KT&G 자료에 따르면 국내 궐련 총수요는 2023년 616억2000만 개비에서 2024년 591억9000만 개비, 2025년 561억5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반면 KT&G의 국내 궐련 점유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66.7%, 67.3%로 꾸준히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67.9%를 기록했다. 시장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KT&G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국내 궐련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다음 성장축은 해외와 NGP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다만 높은 시장점유율이 국내 사업의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담배 소비 감소가 이어지면 점유율이 높아져도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 수 있다. 실제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은 2023년 406억6000만 개비에서 2024년 394억8000만 개비, 2025년 377억6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내수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해외와 NGP 등 새로운 성장축의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궐련에서 NGP로…'릴' 앞세운 제품 전환 두 번째 시험은 소비 방식의 변화에서 왔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등장하면서 기존 궐련 중심의 시장구조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겼다. KT&G는 2017년 독자 전자담배 플랫폼 '릴 솔리드'를 출시했고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전용 스틱과 액상 카트리지를 함께 사용하는 '릴 하이브리드'를, 2022년에는 하나의 기기에서 여러 종류의 전용 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릴 에이블'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예열·충전 시간을 줄인 '릴 에이블 3.0'을 추가했다. 제품 개발과 함께 해외 유통망 확보에도 나섰다. KT&G는 2020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했다. 2023년에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PMI가 KT&G의 NGP 제품을 판매하는 15년 장기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유통 기반을 강화했다. 릴을 앞세운 NGP 사업 진출 국가는 2025년 기준 34개국까지 늘었다. 성과는 국내 시장점유율과 매출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KT&G의 국내 NGP 시장점유율은 48.2%를 기록했고 2분기 NGP 매출은 2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KT&G는 지난 2월 출시한 '릴 에이블 3.0' 판매 확대와 고가 스틱 비중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KT&G가 공략하는 NGP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회사는 궐련형 전자담배(HNB)에 더해 베이퍼와 경구용 니코틴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트리아와 함께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업체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하며 니코틴 파우치를 새로운 NGP 사업축으로 추가했다. 이는 궐련 수요 감소를 되돌리기보다 담배 소비의 제품 전환 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에 가깝다. 기존 궐련에서 에쎄라는 세부 카테고리를 키웠던 것처럼 NGP에서도 디바이스와 스틱, 사용 방식에 따라 시장을 나누고 각각의 수요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NGP 역시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된 시장은 아니다. 글로벌 담배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국가마다 전자담배와 니코틴 제품에 적용하는 규제와 세금 체계도 다르다. 진출 국가가 늘어날수록 현지 규제에 맞춘 제품 개발과 인증, 생산·판매 방식 조정에 필요한 비용과 관리 부담도 커진다. 제품 경쟁력과 함께 국가별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이 NGP 사업의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수출 넘어 현지 생산으로…글로벌 제조망 재편 KT&G의 글로벌 확장은 판매망 확대를 넘어 생산기지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KT&G의 해외사업은 국내 생산 제품을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수출 모델에서 출발했다. 이후 해외 판매가 확대되면서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2008년 튀르키예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며 현지 생산에 나섰고 2010년 러시아로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과 판매 기반을 동남아시아까지 넓혔다. KT&G는 해외 생산거점을 권역별 수요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튀르키예 공장은 2025년 증설을 통해 연간 최대 120억 개비 생산능력을 갖추고 북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핵심 생산거점으로 확대됐다. 같은 해 4월 준공한 카자흐스탄 신공장은 연간 45억 개비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CIS(독립국가연합) 등 유라시아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KT&G가 해외 최대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핵심 지역이다. KT&G는 기존 생산시설에 2·3공장을 추가해 연간 약 350억 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2·3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210억 개비 규모다.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해 인도네시아를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을 잇는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지 생산 확대는 비용 효율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주요 수요처 인근에 생산거점을 두면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현지 생산과 판매를 연계해 원가 경쟁력과 공급 효율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매출 국내 추월…다음 평가 기준은 '수익성' 해외 궐련 사업은 매출 기준으로 이미 국내를 넘어섰다. 2025년 KT&G의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로 처음 국내를 앞질렀다. 해외 궐련 판매량도 652억 개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해외사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6% 늘었다. 해외 궐련과 NGP 성장에 힘입어 같은 기간 KT&G의 연결 매출은 1조7016억원, 영업이익은 4145억원으로 각각 9.9%, 18.5%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 따라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5~7%로,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6~8%에서 10~13%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관건은 해외 생산 확대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가동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확보해야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국가별 담배세·규제, 현지 유통환경 등 대외 변수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거점과 판매 국가가 확대될수록 생산·재고·품질 관리에 필요한 운영 역량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신규 생산거점의 가동률과 수익성은 KT&G가 추진해온 글로벌 현지화 전략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해외 궐련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 만큼 향후에는 판매량 확대뿐 아니라 현지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KT&G는 외형 확대보다 사업의 질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해외 생산과 NGP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변화에 맞춰 제품과 사업 방식을 바꿔온 KT&G가 확장의 성과를 이익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KT&G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약 68%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기반은 제품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이라며 "에쎄는 단일 수출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전자담배 역시 PM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릴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직접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인도네시아 신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원재료 조달과 인건비, 물류비·관세 등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27 18: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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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 대표 후보, 마지막 TV토론에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는 1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국정 뒷받침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토론회 모두 발언에서 "전당대회 기간 이러저러한 논쟁과 갈등이 있었지만, 전대가 끝나면 당을 하나로 잘 화합시켜서 든든하게 국정을 뒷받침하고 총선 승리의 길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 성공과 총선 승리 모두 당 대표 김민석이 든든하게 이끌어가겠다"며 "이기는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 든든한 김민석이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전남·광주의 메가 프로젝트는 초고속으로 성과를 내고, 전북도 책임지고 독자적인 메가 성장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경기 북부와 서울 강북처럼 불이익을 받아온 지역에 대해 정상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더 강력한 개혁 당 대표 정청래"라며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했고, 상법 3차 개정을 통해 주식시장을 안정화하려고 많은 애를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과 함께 이룩한 소중한 성과"라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정청래와 함께해준 당원과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광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운 상승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것부터 잘 챙기고 법을 통과시켜서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청래당 대표도, 조국혁신당 대표도 아닌 민주당 대표 후보 송영길"이라며 "민주당을 진짜 여당답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6·3 보궐선거에서 국민은 저희에게 경고했다"며 "형식상으로 이겼지만, 내란 세력을 부활시키고 대등한 정치 세력으로 만들어준 잘못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을 잘했다고 하면 총선 승리는 쉽지 않다. 과반수가 무너질 것"이라며 "총선 필승 카드 송영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에서 던지는 마지막 메시지가 오는 15일과 16일 공개될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그 결과는 단순한 당권의 향방을 넘어 향후 민주당의 노선과 국회 운영, 정부와 여당의 관계를 가늠하는 첫 신호가 될 전망이다. 토론 이후 후보 캠프의 대응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토론에서 발생한 유불리를 최대한 확대하고 상대 후보의 발언을 공격하는 메시지 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시에 부동층과 미투표 당원을 겨냥한 막판 투표 독려 전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2026-08-12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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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후 배당 기업 48%↑…이재용 회장 728억원 '개인 최다'
[경제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상반기 728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개인 배당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법 개정 이후 상장사 배당이 확대되면서 배당을 공시한 기업 수도 1년 새 두 자릿수 늘었다. 4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873곳 중 지난 3일까지 상반기 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127곳으로, 전년 동기 86곳보다 48%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은 11조4160억원에서 13조5200억원으로 18.4% 늘었고, 평균 시가배당률은 1.3%에서 1.8%로 상승했다. 배당을 늘린 기업은 105곳, 줄인 기업은 12곳,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기업은 10곳이었다. 개인 배당액에서는 이재용 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671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5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위였던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 배당금이 544억원으로 줄어 4위로 내려갔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341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12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84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95억원),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141억원), 정기선 HD현대 회장(126억원)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가율은 HD현대 계열이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은 배당금 6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었고, HD한국조선해양(4596억원)은 103.1%, HD현대(1837억원)는 44.4%, HD현대일렉트릭(936억원)은 36.8%, HD현대마린솔루션(807억원)은 28.6% 각각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지주가 6963억원으로 25.4%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하나금융지주(6151억원)는 23.0%, KB금융(8109억원)은 21.1%, 우리금융지주(3210억원)는 9.1% 늘었다. 절대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컸다. 1분기 2조4533억원, 2분기 2조4559억원씩 총 4조9092억원을 상반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주가 상승 영향으로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1분기 0.2%, 2분기 0.1%에 그쳤다. 1조3092억원을 배당한 현대자동차가 뒤를 이었다. 배당을 공시한 127곳 중 22곳(17.3%)은 감액배당 방식을 택했다. 우리금융지주, SK스퀘어, 두산밥캣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감액배당은 이익잉여금이 있는 회사가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줄여 현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아 비과세 배당으로 분류된다.
2026-08-04 08: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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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피의 오명, 자본시장 신뢰부터 다시 세워야
[경제일보] 우리나라 증시가 이른바 '롤러코스피', '홀짝 증시'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은 지 오래다. 하루는 급등했다가 다음 날에는 급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보다 운에 기대야 하는 현실에 내몰리고 있다.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와 미국 기술주 흐름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구조 속에서 한국 증시는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잃었고, 개인투자자들의 피로감은 한계에 이르렀다. 결국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국장 탈출' 현상마저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성향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본시장은 기업의 성장 자금을 공급하고 국민에게는 안정적인 자산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제의 혈맥이다. 증시가 활력을 잃으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도 위축되고, 국가 경제의 성장 기반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응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책에 머물러 있을 뿐,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수 방어가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구조 개혁이다. 한국 증시의 가장 큰 고질병은 세계가 지적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과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 배경에는 낙후된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 친화성이 부족한 경영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소액주주의 권익을 외면하는 경영 관행, 물적분할 이후의 중복 상장, 그리고 지배력 유지를 위한 불투명한 기업 운영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시장에서는 "한국 주식은 장기 투자할수록 손해"라는 자조가 나오는 현실이다. 이러한 인식이 굳어진다면 국내 자본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까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방향성은 옳지만 실효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자율적 참여와 공시 확대, 세제 지원만으로는 수십 년간 고착된 지배구조를 바꾸기 어렵다. 시장은 선언이 아니라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뿐 아니라 전체 주주에 대해 부담하도록 명확히 하는 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사회가 특정 지배주주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만드는 것이 자본시장 선진화의 출발점이다. 주주 권익 보호 장치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물적 분할과 합병, 대규모 구조조정 등 소액주주의 재산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서는 공정한 보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더욱 정교하게 보완하고,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활성화, 합리적인 상속세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주주와 적극적으로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세제 개편도 병행되어야 한다. 기업이 현금을 쌓아두기보다 투자와 배당을 통해 시장과 성과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자본시장은 숫자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신뢰 위에서 작동하는 시장이다. 신뢰를 잃은 시장에는 자금도, 투자도, 미래도 머물지 않는다. 지금 한국 증시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나 경기 순환이 아니라 시장 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붕괴에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정쟁의 대상이 아닌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기업 또한 소액주주를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기업의 공동 주인으로 존중하는 경영 철학을 확립해야 한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 있는 경영, 공정한 시장 질서가 확립될 때 비로소 '롤러코스피'라는 오명을 벗고 한국 증시는 국민의 자산을 키우고 세계 자본을 끌어들이는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2026-07-16 10:4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