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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물가 2.9%로 다시 2%대…유가·가공식품·IT기기 '불씨' 여전
[경제일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농산물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석유류와 가공식품, 컴퓨터·휴대전화 등 내구재 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워 물가 불안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낮아졌고 8월 3.1%로 반등한 뒤 9월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표면적인 상승률 하락에는 통신비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한시적인 휴대전화 요금 감면으로 비교 대상이 낮아지면서 올해 8월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뛰어 보였던 효과가 9월에는 사라졌다. 국가데이터처는 해당 영향을 제외하면 8월 물가 상승률이 약 2.5%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9월 2.9%를 단순히 전월보다 물가 압력이 낮아진 것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서비스 가격의 오름폭은 둔화됐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이 8월 6.5%에서 9월 1.5%로 크게 낮아지면서 전체 서비스 물가도 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는 3.5% 올랐고 이 가운데 외식은 2.5%, 외식 이외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는 13.4%, 해외단체여행비는 19.3% 올랐다. 반면 상품 쪽에서는 상승 압력이 커졌다. 공업제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라 전체 물가를 1.38%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석유류가 14.8%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 높였다. 경유는 20.0%, 등유는 19.5%, 휘발유는 11.8%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통해 국제유가 상승분의 국내 전가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6%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조치가 없었다면 상승률이 3.5%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는 정책 효과를 반영한 정부 추정치다. 가공식품 가격도 다시 꿈틀거렸다. 가공식품 물가는 2.1% 올라 8월 1.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빵과 즉석식품, 냉동식품 등의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추석 할인행사가 실제 판매가격 상승을 일부 누그러뜨렸지만 원가 인상 압력 자체는 남아 있는 셈이다.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더욱 가팔랐다. 컴퓨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7.4%, 휴대전화기는 8.3% 뛰었다. 반도체·전자부품 가격 상승과 신제품 출시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내구재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함께 근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전월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2.8% 올라 8월 3.4%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3.1%에서 2.7%로 내려왔다. 다만 두 지표 모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보다 0.3% 하락했고 농산물은 4.0% 떨어졌다. 추석을 앞둔 과일 출하 증가와 정부 할인 지원 등이 영향을 줬다. 신선식품지수도 3.3% 하락했다. 반면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4.5% 상승했다.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는 각각 6.6%, 7.2% 올랐고 고등어 8.6%, 갈치 12.9% 등 일부 먹거리 가격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는 낮았지만 석유류와 축·수산물, 여행·보험 등 일부 생활밀착형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체감 부담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물가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와 원가 상승의 파급 정도가 될 전망이다. 유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석유류뿐 아니라 운송비와 항공료, 제조원가를 거쳐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가공식품과 전자제품 가격의 추가 상승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3.00%로 운용하고 있다.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9월 물가는 ‘2%대 복귀’와 ‘상방 압력 지속’이 동시에 나타난 지표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통신비 기저효과와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전체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석유류와 공업제품,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는 오히려 강해졌다”며 “연말 물가가 안정 흐름을 이어갈지는 국제유가와 환율, 기업들의 원가 전가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10-02 10: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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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뉴욕서 한미 정상회담·AI 세일즈 마치고 멕시코행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원자력·전시작전권 등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호주와는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로 출국했다. 지난 21일 서울을 출발한 이 대통령은 2박 3일간 뉴욕에 머물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과 주요국 정상회담, 투자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일정의 첫 무대는 유엔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와 함께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도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양국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LNG와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자원을 서로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주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 등을 직접 물으며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호주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을 갖춘 만큼 양국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 같은 날 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던 회담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안을 놓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핀커스 회장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 현대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 성장축으로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와 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7대 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해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AI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미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미 산업 협력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투자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전략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며, 미국의 차세대 화력 체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자본·시장, 한국의 제조·공급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양국 산업과 공급망의 연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투자 유치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경제·산업 외에도 현지 동포 및 시민들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뉴욕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인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으며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동포들의 생활 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멕시코에서는 24일 애국영웅탑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단독·확대회담과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오는 25일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 행사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026-09-24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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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 수출 82.6% 급증…반도체 270% 뛰며 '역대 최대'
[경제일보] 9월 초순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70% 이상 늘면서 전체 수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고, 중국과 미국, 대만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수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34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6% 늘었다. 해당 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조업일수는 지난해와 같은 8.5일로 집계돼 일평균 수출액도 4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출액은 9월 10일까지 728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 5일에는 누적 수출액이 7094억달러에 도달하면서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7093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수출 증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16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1% 증가했다. 1~10일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도 47.1%로 높아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9%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외 주요 품목도 대부분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57.0% 늘었고 선박은 66.8%, 승용차는 10.0%, 철강제품은 10.3% 각각 증가했다. 정밀기기는 4.8% 감소했다. 수출 시장에서도 증가세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중국 수출은 103.0% 증가했으며 미국은 137.5%, 대만은 176.0% 늘었다. 베트남과 EU 수출도 각각 42.2%, 38.9% 증가했다. 중국·미국·대만 등 상위 3개 수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9%였다. 수입도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1~10일 수입액은 24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었다. 반도체 수입이 91.5% 증가했고 반도체 제조장비는 44.8%, 승용차는 70.9%, 원유는 3.5% 각각 늘었다. 반면 기계류는 2.7%, 가스는 9.7%, 석유제품은 38.4% 감소했다. 원유·가스·석탄을 합친 에너지 수입액은 1.5%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입이 50.0% 늘었고 미국 17.3%, EU 6.5%, 일본 39.8% 증가했다. 호주 수입은 0.7% 줄었다. 수출과 수입의 증가 폭 차이로 무역수지는 10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10일 기준 역대 최대 흑자 규모다.
2026-09-11 10: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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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美 영토' 재차 주장…이란 압박하며 중간선거까지 겨냥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란과의 전쟁 및 해협 봉쇄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이란에 협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미국 내 정치적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겹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이란은 절실하게 합의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우리가 합의를 원하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곳은 미국의 영토”라고 거듭 강조했다. ◆ 호르무즈 둘러싼 ‘영토’ 발언, 협상 압박 수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고 최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도 이란을 “패배시킨 뒤”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미국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어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 어떤 배도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 영토라는 근거는 없다.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하며, 좁은 수로 특성상 양국의 영해가 맞닿는 구조다. 국제법상 국제항행에 이용되는 해협에는 선박의 통항을 보장하는 ‘통과통항’ 원칙이 적용된다. 미국 역시 과거부터 이 원칙을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여왔다. 호르무즈 해협이 중요한 이유는 세계 에너지 공급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하루 평균 약 200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제품이 이곳을 통과했으며, 세계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4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났다. 이란·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 등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의 수출에도 핵심적인 통로다. 현재 실제 해상 운송은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19일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6척에 그쳤다. 이란은 해협이 여전히 폐쇄돼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해협을 통제하고 있으며 선박 통항이 가능하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 이란 압박하면서 미국 내 정치전선 확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교착된 미·이란 협상도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 양국이 전쟁 종식을 위한 잠정 합의를 마련했지만, 핵 문제와 미군 철수, 제재 해제, 호르무즈 재개방 등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란 측은 미국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대응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은 크게 위축됐으며, 로이터는 8월 이란의 원유 선적량이 하루 약 53만4000배럴로 2025년 평균 140만배럴에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를 찾으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도 연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정책 메시지를 국내 정치와 직접 연결했다. 이날 유세는 오는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 공화당 후보 결선투표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고(故) 린지 그레이엄 전 상원의원의 여동생인 달린 그레이엄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그레이엄 후보는 앞선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32.8%를 얻어 24.6%를 얻은 랠프 노먼 하원의원을 앞섰지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결선투표를 치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투표용지에 내 이름이 없더라도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나와서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국경 보안과 감세 정책이 후퇴하고 자신에 대한 탄핵까지 추진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결국 이날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외교적 주도권뿐 아니라 미국 국내 정치까지 한데 묶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는 ‘합의하지 않으면 더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미국 유권자들에게는 자신의 대이란 강경책과 공화당 의회 장악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호르무즈의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다. IEA는 중동 전쟁 여파로 2026년 세계 원유 공급량이 전년보다 하루 4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과뿐 아니라 호르무즈의 실제 선박 통항 정상화 여부가 국제유가와 물류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2026-08-22 12:3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