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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으로…2027년부터 9929명 단계 이전
[경제일보]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은 내년에 우선 옮기고 수사·보안 등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은 독립청사를 새로 지어 2031년까지 순차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 추가로 세종에 근무하게 되면서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3일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3일 이전 추진방향을 발표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네 차례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기관별 기능과 성격, 청사 확보 여건 등을 반영해 이전 대상과 방식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계획은 기관 특성에 따라 ‘임차청사 활용 조기 이전’과 ‘청사 신축 후 이전’으로 나눠 추진된다. 현재까지 세종으로 이전한 중앙행정기관은 43곳으로 이전 당시 정원 기준 1만4731명이다. 이번 2차 이전까지 마무리되면 세종에서 근무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규모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우선 별도 독립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2027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우선 세종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과 각종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뒤를 잇는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임차청사 이전을 2027년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이전 시점은 관련 법 개정 일정과 연계해 정한다.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옮긴다. 정부는 2031년까지 청사 건립과 이전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이 예정돼 있어 행정·정치 기능의 세종 집중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관 이전에는 대규모 재정도 투입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7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과 운영비,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는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를 사용하는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비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청사 건립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전체 사업비는 기관별 입지와 시설 규모, 부지 확보 상황과 설계 결과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전 공무원과 가족의 세종 정착을 위해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택 마련이나 자녀의 학기 종료 등으로 즉각적인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일정 기간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이전이 실제 생활권 이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거와 교통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남은 과제는 법 개정과 예산 확보다. 현행 행복도시법은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를 세종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기 위한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기관 이전과 청사 건립에 필요한 예산도 적기에 확보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한 뒤 기관별 청사 확보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이전 과정에서 민원과 인허가 등 국민이 이용하는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별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도 별도로 마련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한 핵심 국가 전략”이라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전기관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3 15: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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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재단, 다문화 지원 넓힌다…청리움 첫 캠프에 가족·봉사자 500명
[경제일보] 한글과컴퓨터재단이 다문화 청소년 장학 지원과 가족 문화체험을 묶은 첫 공식 행사를 열었다. 한컴그룹이 이어온 다문화가족 지원 활동을 재단 사업으로 확대하고, 한글·한국어 교육과 문화소외계층 지원에 나선다. 한글과컴퓨터재단은 4~5일 경기도 가평 청리움에서 진행한 ‘다문화 어울림 캠프: 함께하는 즐거움’을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12개국 출신의 수도권 다문화가족과 국제로타리 3640지구, 사단법인 우리문화지킴이(우문지) 자원봉사자 등 총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캠프는 올해 상반기에 이은 두 번째 행사이자 재단 설립 이후 처음 주최한 공식 행사다. 재단 측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5년 전부터 이어온 다문화가족 지원 활동을 재단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의 중심에는 청소년 교육이 놓였다. 첫날 개회식에서 다문화가정 청소년 30명에게 총 3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재원은 한글과컴퓨터재단과 국제로타리 3640지구, 우문지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지역 지원기관과의 협력도 추가됐다. 우문지는 가평군가족센터와 구리시가족센터에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다문화가족의 교육과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캠프에서 가족들이 교류할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 이들이 생활하는 지역의 가족센터와 지원 활동을 연결하려는 취지다. 재단 출범은 한컴이 그동안 진행해 온 기부·후원 활동을 전문 사업으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이다. 한컴은 세종학당 등 한글 관련 기관을 후원하고 한컴오피스를 무상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글 보급을 지원해 왔다. 새 재단은 한글·한국어 교육과 문화소외계층 지원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정했다. 다문화 청소년 지원의 사회적 배경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중등학교와 각종학교의 이주배경학생은 21만838명으로 지난해보다 8630명 늘었다.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서 4.3%로 높아졌다.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서로 다른 언어·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을 만나는 일이 더욱 일상화되고 있다. 캠프 프로그램은 한글을 직접 쓰는 활동과 참가 가족의 문화를 나누는 체험으로 구성됐다. 한글을 소재로 한 캘리그라피와 시화전에서는 참가자들이 글을 쓰고 작품을 남겼다. 중국·베트남·태국 등 5개국 전통 음식을 나누는 부스도 운영했다. 전통놀이 마당에서는 한국의 투호와 제기차기, 일본의 켄다마, 중국의 콩주 등을 함께 체험했다. 한국 문화를 접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놀이와 음식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가족 간 교류를 도왔다. 아름드리 다문화 합창단 공연과 심용환 역사연구소장의 특강, 개그맨 김준호·김대희·홍인규가 진행한 가족 게임도 마련됐다. 저녁 ‘어울림의 밤’에는 그룹 엑신의 공연에 이어 참가자들이 청사초롱을 들고 호수 주변에서 캠프파이어를 함께했다. 이튿날에는 장기자랑 시상식과 참가자들이 대형 글자 ‘어울림’을 만드는 기념 촬영으로 일정을 마쳤다. 한글과컴퓨터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재단은 한글을 매개로 사람과 문화를 잇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다문화 청소년 등 미래 세대가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나아가 한글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향후 K-콘텐츠와 연계한 한글 놀이 문화 조성과 해외 한글 교육 기반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정과 청소년, 문화소외계층의 교육 기회 확대 및 복지 증진 사업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2026-10-05 11: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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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역 기업 AX 수요 공략…"현장 찾아 실행 과제 발굴"
[경제일보] KT가 수도권 중심의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 기업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형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별 데이터와 업무 환경을 살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실제 AX 구축 사업으로 연결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KT는 지난달 30일 대전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학교, 스마트제조혁신협회와 함께 ‘KT AX 투어 2026 in 충청’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충남대학교를 비롯해 한국교통연구원, 쎄트렉아이 등 대전·세종·충남·충북 지역 기업과 기관 관계자 약 150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제조·방산 등 충청권 산업 현장을 겨냥해 기업들의 AX 실행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KT를 비롯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AWS코리아, 데이터브릭스코리아, KT 클라우드 등이 참여해 AI와 AI 에이전트, 클라우드, 데이터, 산업별 AX 사례 등을 주제로 총 7개 세션을 진행했다. KT는 제조업에서 AX가 필요한 배경과 함께 자체 AX 솔루션, 클라우드플렉스 적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제조 현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활용 방안을, 데이터브릭스는 데이터와 지식의 연결을 통한 AX 구현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AWS는 방산 분야의 클라우드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KT가 이번 행사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기업별 환경을 고려한 1대 1 컨설팅이다. 기업마다 보유한 데이터와 기존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가 다른 만큼 범용적인 AI 기술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KT는 향후 기업들이 단순히 ‘AI를 도입할지’를 검토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장에서 기업의 데이터와 시스템 환경을 파악하고 필요한 기술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AX 프로젝트 발굴 가능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KT의 해당 구상은 기업용 AI 시장의 경쟁 방식이 기술 소개 중심에서 실제 업무 적용과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업무부터 적용할지,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WS, 데이터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이 함께 참여해 AI·데이터·클라우드 기술을 아우르는 AX 사례를 제시했다. KT는 그동안 경기와 부산 등에서 AX 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충청권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앞으로도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춰 AX 프로그램을 이어가며 현지 기업과 기관의 AI 전환 수요를 발굴할 예정이다. 박상원 KT AX사업본부장은 "기업마다 보유한 데이터와 시스템, 해결해야 할 현장 과제가 다른 만큼 각 기업의 환경에 맞는 AX 실행 방안이 중요하다"며 "KT는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고객 현장을 직접 찾아 실질적인 AX 과제를 발굴하고, 실행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10-02 10: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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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쟁 '한 우물' 피터앤김 vs 글로벌 연합 KL파트너스
[경제일보] 수조원이 걸린 국제중재에서는 로펌의 변호사 숫자만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는다. 수백명 이상의 변호사를 둔 대형 로펌과 수십명 규모의 전문 로펌이 같은 사건을 놓고 경쟁한다. 국제중재 경험과 해외 변론 능력이 필요한 만큼 특정 분야만 깊게 파고든 로펌이 대형 로펌과 맞설 수 있는 시장이다. 법률시장에서는 이런 전문 로펌을 ‘부티크 펌(Boutique Firm)’이라고 부른다. 기업 인수·합병과 금융, 조세, 형사, 노동 등 거의 모든 법률업무를 다루는 종합로펌과 달리 특정 분야에 인력과 경험을 집중한다. 규모보다 전문성을 앞세우고 사건을 맡은 파트너가 직접 실무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국제중재 시장의 대표적인 부티크 펌으로 피터앤김과 KL파트너스가 꼽힌다. 두 곳 모두 대형 로펌에서 국제분쟁을 다룬 변호사들이 주축이지만 성장법은 다르다. 피터앤김은 국제분쟁에 집중한 채 자기 이름으로 해외 사무소를 늘렸고 KL파트너스는 국제중재와 기업자문을 함께 가져가면서 글로벌 로펌 베이커맥켄지와 손잡았다. 한쪽은 직접 세계로 나갔다. 다른 한쪽은 세계적인 로펌의 네트워크를 서울로 끌어왔다. 국제중재 부티크 시장을 두고 피터앤김과 KL파트너스가 벌이는 첫 번째 싸움이다. ◆ 자체 해외망 피터앤김 vs 글로벌망 붙인 KL 피터앤김의 선택은 직접 진출이다. 2020년 출범한 뒤 서울을 비롯해 스위스 제네바·취리히와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퍼스까지 6곳에 사무소를 냈다. 해외 로펌과 제휴해 사건을 넘기는 대신 주요 국제중재 거점에 자기 간판을 달았다. KL파트너스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2015년 설립된 뒤 국제중재와 기업 인수·합병을 주력으로 삼았고 2023년 베이커맥켄지와 합작법무법인을 만들었다. 국내 로펌과 미국계 글로벌 로펌이 만든 첫 합작법무법인이다. 베이커맥켄지는 세계 70개가 넘는 사무소를 두고 있다. KL파트너스는 각국에 자기 사무소를 하나씩 만드는 대신 베이커맥켄지의 해외 변호사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현재 합작법인은 국제중재와 소송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과 조세, 에너지·인프라 등도 함께 다룬다. 피터앤김은 해외 거점의 통제권과 브랜드를 직접 가져간다. KL파트너스는 사무소를 직접 늘리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곧바로 사용한다. 어느 방식이 해외 사건을 더 많이 가져올지는 앞으로 수임 실적에서 갈린다. ◆ 국제분쟁 집중 피터앤김 vs M&A까지 넓힌 KL 업무를 넓히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피터앤김은 출범 이후 국제중재와 국제분쟁이라는 영역에 힘을 모았다. 기업 간 상사중재뿐 아니라 투자자와 국가 사이의 분쟁과 중재판정 관련 소송까지 다룬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는 2026년 한국 국제중재 분야에서 피터앤김을 최고등급인 Band 1에 올렸다. 국제중재 전문매체 GAR도 피터앤김을 2025년 세계 주요 국제중재 로펌 30곳 가운데 26위로 평가했다. 2020년 출범 이후 5년 가운데 4차례 GAR 30에 이름을 올렸다. 변호사 숫자가 많은 종합로펌이 아니라 국제중재 사건의 규모와 수행시간 등을 토대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부티크 전략을 보여준다. KL파트너스도 출발점에는 국제중재가 있었다. 김범수 대표변호사는 세종에서 16년간 일하며 국제분쟁팀장을 지냈고 국제상업회의소(ICC)와 싱가포르국제중재원(SIAC),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등의 사건을 수행했다. 투자자·국가 분쟁도 주요 업무다. 다만 KL파트너스는 국제중재만 남겨두지 않았다. 설립 때부터 기업 인수·합병을 함께 키웠고 베이커맥켄지와 합작한 뒤 기업자문과 조세, 에너지·인프라까지 해외 네트워크와 연결했다. 피터앤김이 국제분쟁의 깊이를 더하는 동안 KL파트너스는 국제분쟁에서 확보한 고객의 다른 법률 수요까지 가져가는 전략이다. ◆ 파트너 직접 투입…결국 사람 싸움 두 곳이 대형 로펌과 맞설 수 있는 무기는 결국 사람이다. 국제중재는 한 사건이 몇 년씩 이어지기도 한다. 계약서와 증거를 분석하고 외국법을 검토한 뒤 해외 중재판정부에서 영어로 직접 변론해야 한다. 사건 경험이 많은 파트너가 실제 사건 수행에서 얼마나 오래 관여하느냐가 중요하다. 피터앤김은 사건마다 파트너가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서로 다른 국가와 법체계에서 경험을 쌓은 변호사를 사건 성격에 따라 묶는다. 서울 사무소뿐 아니라 유럽과 싱가포르, 호주의 변호사들이 한 사건에 함께 참여한다. 올해도 사람을 늘렸다. 지난 7월 광장과 화우에서 약 15년간 근무한 김진욱 변호사가 파트너로 합류했고 9월에는 김앤장 국제중재팀에서 10년간 일한 최준학 변호사를 영입했다. 싱가포르에서도 국제중재 경력 20년 안팎의 엘로디 둘락 변호사를 파트너로 데려왔다. KL파트너스의 무기는 김범수 대표를 비롯한 자체 중재팀과 베이커맥켄지의 해외 인력이다. 한국법 문제는 서울에서 맡고 외국법과 현지 규제가 걸리면 해외 사무소를 붙일 수 있다. 2026년 7월부터는 조세·통상 전문가 곽장운 변호사가 합작법인의 한국 대표를 맡아 조직 확대를 이끌고 있다. 피터앤김은 국제중재 스타 변호사를 자기 조직으로 끌어들인다. KL파트너스는 자체 전문가에 글로벌 로펌 인력을 붙인다. 두 전략 모두 결국 좋은 변호사를 얼마나 빨리 사건에 투입하느냐의 싸움으로 모인다. ◆ 굵직한 국제분쟁 놓고 실적 경쟁 피터앤김은 고액 국제분쟁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GIC 등이 벌인 주주 간 분쟁에서는 사모펀드 측을 대리해 유리한 중재판정과 합의를 이끌었다. 체임버스는 이 사건을 피터앤김의 대표 업무로 소개하고 있다. 투자자·국가 분쟁도 다룬다. 기업 간 계약분쟁만 아니라 국가를 상대로 한 투자중재와 국제공법까지 업무 범위를 가져가고 있다. 건설과 에너지, 자원개발, 기업 인수·합병 등 국제중재가 많이 발생하는 산업도 주요 시장이다. KL파트너스 역시 투자자·국가 분쟁 경험을 쌓아왔다. 김범수 대표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미국·유럽 투자자의 분쟁을 비롯해 ICC와 SIAC, HKIAC 등 여러 국제중재 사건을 수행했다. 대형 로펌 세종의 국제분쟁팀장을 떠나 부티크를 만든 뒤 같은 시장에서 독자적인 고객을 확보했다. 여기에 기업 인수·합병이 붙는다. 베이커맥켄지와의 합작 이후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와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을 중재·송무와 연결할 수 있다. 국제분쟁이 터진 뒤 사건을 가져오는 것뿐 아니라 거래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KL파트너스의 계산이다. ◆ ‘한 우물’이냐 ‘두 시장’이냐 부티크 펌에는 성장할수록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 있다. 잘하는 분야에 계속 집중할지 아니면 고객이 요구하는 다른 업무까지 받을지 정해야 한다. 피터앤김은 아직 첫 번째 길을 택하고 있다. 사무소는 6곳까지 늘었지만 중심 업무는 국제중재와 국제분쟁이다. 해외로 나가면서도 종합로펌으로 바꾸지 않고 분쟁 전문 로펌이라는 간판을 유지한다. KL파트너스는 두 번째 길로 움직이고 있다. 국제중재라는 출발점은 유지하면서 기업 인수·합병과 송무 등으로 업무를 넓혔다. 베이커맥켄지와의 합작법인은 조세와 에너지·인프라까지 다루면서 종합적인 국제 기업자문 조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위험도 다르다. 피터앤김은 국제중재 시장이 흔들리면 다른 업무로 매출을 보완하기 어렵다. KL파트너스는 영역을 넓힐수록 ‘국제중재 전문 부티크’라는 기존 색깔이 약해질 수 있다. 한 곳은 전문성을 더 좁고 깊게 가져간다. 다른 곳은 전문성을 발판으로 고객의 다른 사건까지 가져간다. 부티크 펌이 커지는 두 가지 방법이 국내 국제중재 시장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라 있다. ◆ 다음 승부는 ‘한국 밖의 사건’ 두 펌 모두 한국 국제중재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다음 싸움은 한국 기업이나 한국 정부가 당사자인 사건을 넘어 제3국 기업과 정부의 분쟁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있다. 피터앤김에는 자체 해외 사무소가 무기다. 스위스와 싱가포르, 호주에 직접 변호사를 두고 있어 한국과 관계없는 국제분쟁도 자기 브랜드로 받을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을 연결하는 국제분쟁 로펌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KL파트너스에는 베이커맥켄지의 70여개 해외 사무소가 있다. 세계 각지의 고객을 서울로 연결하고 한국 기업의 해외 사건을 현지 사무소와 함께 가져올 수 있다. 2026년 새 한국 대표 선임 이후 합작법인도 해외 기업의 한국 투자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성장 방향으로 제시했다. 피터앤김은 자기 간판을 들고 세계로 나갔다. KL파트너스는 세계적인 간판과 손을 잡고 서울에서 세계를 연결한다. 국제중재 부티크 시장에서 두 펌의 승부는 이제 국내 순위로 가리기 어렵다. 어느 쪽이 더 많은 국경 밖 사건을 반복해서 수임하느냐가 다음 성적표가 된다.
2026-10-02 0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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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들이철 맞은 유통가…축제·문화 콘텐츠로 발길 붙잡아
[경제일보] 가을 나들이철을 맞아 유통·식품업계가 축제, 문화예술,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오프라인 집객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축제를 도심으로 옮기고 먹거리·여행·판로 지원을 결합하는가 하면 전통공연, 게임 IP, 반려동물 콘텐츠까지 행사 범위를 넓혀 소비자의 현장 체류와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라운해태제과는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1회 창신제'를 개최한다. 2004년 시작한 창신제는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문화행사다. 올해 공연은 전통음악 '수제천'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서울국악관현악단 연주와 크라운해태 임직원 100명의 합창을 시작으로 종묘제례악과 정가구음, 처용무·일무·춘앵전을 엮은 창작무용 '오방정재', 사물놀이 등이 이어진다. 한음영재들도 별도 특별공연에 참여해 전통음악을 매개로 세대 간 접점을 넓힌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고객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덕분에 올해도 깊고 장엄한 수제천의 울림을 국내 최대 국악공연 무대에서 선 보일 계획"이라며 "아름다운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더 많은 국민들께서 즐길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장기 공연에 이어 지역축제를 도심 유통공간으로 옮겨 새로운 방문 수요를 만드는 사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2일부터 8일까지 잠실점 지하 1층 메인 행사장에서 '2026 김천김밥축제' 팝업스토어를 열고 같은 달 23일부터 김천에서 열리는 본축제를 서울 고객에게 먼저 소개한다. '김천김밥축제: 꼬달이 서울출장'을 주제로 꾸민 행사장은 포토존과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트래블존, 김밥 판매존, 베이커리존, 분식존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김천을 비롯한 각 지역의 김밥을 판매하는 데 더해 서울과 김천을 오가는 버스 티켓, 굿즈, 먹거리를 묶은 여행상품도 마련해 잠실점 방문을 실제 지역축제 참여로 연결한다. 이번 팝업은 롯데백화점과 김천시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24년 처음 열린 김천김밥축제 방문객이 약 10만명에서 지난해 약 15만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수도권에서 축제 콘텐츠를 미리 선보여 본행사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먹거리와 관광 콘텐츠를 함께 알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이 지역축제를 서울 도심으로 가져왔다면 NS홈쇼핑은 지역 현장에서 식품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축제를 운영한다. NS홈쇼핑과 익산시는 다음 달 16일부터 17일까지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을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요리경연대회, 지역 먹거리 전시·판매, 시식, 쿠킹클래스, 미식투어, 문화공연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익산 대물림 맛집'과 지역 먹거리를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상품과 중소 협력사를 위한 현장 라이브 방송도 진행해 축제 방문객 대상 체험을 실제 판매 기회로 연결한다. 청년 창업기업의 판로 확대도 행사에 포함됐다. '2026 익산 대전환, 청년 창업 페스타'에는 제품 전시·판매와 체험, 창업 상담 등을 위한 28개 부스가 마련되며 NS홈쇼핑 MD가 현장에서 입점 상담을 진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 '삼삼한 요리경연대회'도 함께 열어 저염·저당 식문화 콘텐츠를 추가한다. 지역 먹거리 소비와 기업 판로 지원, 소비자 체험을 하나의 행사 안에서 연결하는 구조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각 점포의 특성을 살린 체험형 행사로 가을 나들이 수요를 겨냥한다. 10월 스타필드 하남·수원·고양·안성에서 게임 지식재산권(IP), 지역축제, 반려동물, 생태 체험 등을 활용한 행사를 잇달아 열고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게임 이용자와 반려인까지 고객층별 수요를 공략한다. 스타필드 하남은 다음 달 3일부터 11일까지 네오위즈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와 협업한 '스타필드 10주년 축하 파티 X 고양이와 스프'를 개최한다.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행사장에 구현하고 게임 체험과 키링 제작, XR 포토존 등을 마련하며 9일부터 11일까지 야외광장에서는 먹거리, 공연, 에어바운스 등 야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스타필드 수원은 다음 달 2일부터 18일까지 춘천의 감자 콘텐츠를 도심으로 옮긴 '도심 속 밭캉스'를 연다. 행사장에는 미니 감자밭과 체험 게임을 비롯해 춘천 여행 콘텐츠와 지역 먹거리, 관련 상품 등을 한데 구성해 지역축제 분위기를 구현한다. 점포별 특화 콘텐츠도 이어져 스타필드 고양은 케이펫페어와 함께 반려동물 상품과 체험을 결합한 'MEGA ZOO in 스타필드 고양'을 진행하고 스타필드 안성은 아쿠아리움 생태 체험전을 마련해 가족 단위 방문객 유치에 나선다.
2026-09-30 1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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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으로 태어나 또 합병으로…대륙아주, 1000억 넘어 새 판 짠다
[경제일보] 2009년 3월 법무법인 대륙과 아주가 한집 살림을 시작했다. 국제소송과 기업분쟁에서 경험을 쌓은 대륙과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온 아주가 합쳐졌다. 이름도 두 법인의 간판을 그대로 붙인 ‘대륙아주’였다. 그해 두 조직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건물로 사무실까지 합쳤다. 17년이 흐른 2026년 대륙아주는 다시 합병을 택했다. 이번 상대는 기업 인수·합병과 금융·테크 자문을 중심으로 성장한 법무법인 린이다. 두 법인은 지난 4월 합병 업무협약을 맺었고 10월 통합 법인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새 법인의 이름은 9월 말 현재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25년 대륙아주의 매출은 1027억원이었다. 창립 이후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린의 410억원을 합치면 1437억원이고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변호사 수도 대륙아주 247명과 린 137명을 합쳐 384명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변호사 수로는 국내 6위권, 매출로는 8위권 규모가 된다. 대륙아주의 역사는 한 조직이 처음부터 몸집을 키운 과정과 다르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조직을 합치고 부족한 분야에 사람을 더하면서 체급을 올렸다. 2009년의 합병이 대륙아주를 만들었다면 2026년의 합병은 대륙아주의 다음 크기를 정하는 승부다. ◆ 미국 법정으로 간 ‘대륙’ 대륙의 시작은 1992년이다. 김대희 변호사가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었고 1994년 특수부 검사 출신 함승희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함·김 법률사무소’로 이름을 바꿨다. 1996년 법무법인 대륙으로 정식 출범했다. 이름을 알린 사건은 국내 법정에만 있지 않았다.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 때 피해자들을 대리해 미국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파생금융상품으로 손실을 본 대한생명을 대리해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성과를 냈다. 해외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분쟁 경험이 일찍 쌓였다.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소송도 국경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국내법만 알고 법정에 서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외국 법률과 금융거래 구조를 함께 알아야 하는 사건이 늘었다. 대륙은 국제분쟁과 기업 송무에서 자리를 잡았다. 기업 인수·합병과 자본시장 업무도 늘렸다. 2009년 합병 직후에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3분기 인수·합병 법률자문에서 발표 기준 2위에 올랐다. 대륙이 쌓은 송무 경험은 이후 대륙아주의 분쟁해결과 기업형사 업무로 이어졌다. ◆ 러시아부터 베트남까지 간 ‘아주’ 아주의 출발은 1993년이다. 김진한 변호사가 아주종합법률사무소를 열었고 이듬해 법무법인 아주로 전환했다. 대륙이 국제분쟁을 파고들었다면 아주가 먼저 공을 들인 곳은 해외 현장이었다. 아주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등 옛 소련권 국가로 나갔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에도 거점을 만들었고 오스트리아와 아랍에미리트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자원개발과 건설 등으로 해외에 나간 한국 기업의 현지 법률 문제를 맡았다. 2000년대 들어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이런 네트워크의 활용도도 높아졌다. 국내 본사에서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과 현지 정부·기업을 상대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아주가 확보한 현지 경험은 대륙이 갖고 있던 국제소송과 기업분쟁 역량과 맞물릴 여지가 있었다. 두 조직은 2008년부터 합병을 준비했다. 이듬해 3월 대륙아주 출범을 공식화했고 같은 해 9월 역삼동 동훈타워로 사무실을 합쳤다. 이름만 합친 채 조직을 따로 두지 않고 처음부터 한 공간에서 일하는 길을 택했다. ◆ 첫 합병은 ‘한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로펌 합병에서 어려운 것은 계약서보다 사람이다. 어느 조직 출신이 경영을 맡을지부터 보수와 사건 배분, 고객관리 방식을 다시 정해야 한다. 변호사가 이동하면 고객과 사건도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 합병 이후 조직을 실제로 하나로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대륙아주는 출범 첫해 두 로펌의 사무실부터 합쳤다. 합병 뒤에도 각자 사무실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별도 조직으로 움직이는 방식을 피했다. 당시 대륙아주는 ‘서두르지 않으며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기조 아래 서로의 조직문화를 인정하면서 업무를 합쳐갔다. 기업 인수·합병과 기업공개, 국제중재, 해상·항공, 구조조정으로 업무도 넓어졌다. 2013년에는 기업공개 법률자문에서 연간 3위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법무법인(유한)으로 조직을 바꿨다. 이후 공정거래와 조세, 금융, 에너지 분야도 인력을 늘렸다. 합병 효과가 곧바로 압도적인 외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김앤장과 빅5가 수백 명의 변호사를 확보하면서 대륙아주는 중대형 로펌 위치에서 오랜 경쟁을 벌였다. 다시 속도가 붙은 것은 2017년 이후다. ◆ 이규철 체제에서 다시 몸집 키워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2017년부터 대륙아주 경영을 맡았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 대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특검보로 활동한 뒤 대륙아주에 합류했다. 2019년과 2021년, 2023년에 이어 2025년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 체제에서 대륙아주는 전통적인 송무와 기업자문에 새로운 분야를 붙였다. 중대재해와 원자력, 에너지·인프라, 공공정책, 국제업무에 인력을 늘렸다. 2025년에는 기존 팀 단위 조직을 그룹 중심으로 다시 짜면서 여러 분야가 한 사건을 함께 맡는 구조도 강화했다. 성과는 매출에서 나타났다. 2024년 933억원이던 매출은 2025년 1027억원으로 10% 늘었다. 국내 변호사는 같은 기간 244명에서 247명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특허법인과 관세법인, 컨설팅 계열사를 합친 전체 매출은 1152억원이었다. 다만 변호사 1인당 매출은 4억1606만원이었다. 화우와 율촌, 태평양, 세종, 광장 등 주요 대형 로펌이 7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과 차이가 있다. 외형을 키운 뒤에는 사건의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 중대재해부터 AI 상담까지 대륙아주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로펌들이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든 시장에도 손을 댔다. 대표적인 분야가 중대재해다. 기업의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 중대재해처벌법 준수 상태를 인증하는 사업을 도입했고 2026년 7월까지 240여개사가 인증을 받았다. 2024년에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인공지능 법률상담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선보였다. 네이버의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해 민사와 형사, 가사 등 법률 질문에 답하는 서비스였다. 국내 로펌이 직접 일반인 대상 AI 법률상담 서비스를 내놓은 첫 사례로 소개됐다. 출시 직후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법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으면서 논란도 일었다. 기술을 법률서비스에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조계가 부딪힌 사건이었다. 대륙아주는 서비스 자체보다 리걸테크 경쟁에서 먼저 시험대를 밟은 로펌으로 이름을 알렸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찾았다. 미국 워싱턴DC와 아프리카 관련 업무를 확대하면서 기존 아시아 중심 해외법무에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대륙이 국제분쟁에서 시작하고 아주가 해외 현장을 찾아갔던 초기 경험을 다시 꺼낸 것이다. ◆ 1000억원 넘자 다시 합병을 택했다 대륙아주는 2025년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독자적으로 중견 로펌의 벽 하나를 넘은 직후 또 다른 로펌과 합치는 결정을 내렸다. 상대는 2017년 김앤장 출신 임진석 변호사가 세운 린이다. 린은 기업 인수·합병과 금융, 플랫폼·테크 등 기업자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대륙아주는 송무와 형사·행정, 해외법무와 신산업 규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양측은 고객과 업무가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합병의 장점으로 보고 있다. 두 법인은 지난 4월 29일 업무협약을 맺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양측 대표와 같은 수의 위원이 참여하고 주요 사안은 만장일치로 정하기로 했다. 합병 법인의 이름과 의사결정 구조도 이 위원회에서 논의한다. 새 이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9월에는 통합 법인의 이름을 일반에 공모해 2000건이 넘는 제안을 받았지만 심사가 길어지면서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발표를 미뤘다. 17년 동안 사용한 ‘대륙아주’라는 간판도 이번 합병과 함께 바뀔 가능성이 있다. ◆ 합치면 변호사 수 6위…매출은 8위권 2025년 기준 대륙아주의 매출은 1027억원, 린은 410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1437억원이다. 지평의 1327억원을 넘어서는 규모지만 YK의 1694억원에는 못 미친다. 국내 변호사 수에서는 순위가 더 올라간다. 지난해 말 대륙아주 247명과 린 137명을 합하면 384명이다. 같은 기준 화우의 369명을 넘어서 6위권에 들어간다. 사람 숫자와 매출 순위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규철 대표도 합병 뒤 변호사 1인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합병 전 두 법인의 생산성은 기존 빅6보다 낮다. 사람을 합쳐 400명에 가까운 조직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상위권 로펌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합병 뒤에는 고객 충돌도 정리해야 한다. 한 사건에서 서로 반대편을 대리하던 두 로펌이 한 조직이 되면 어느 사건을 포기할지 정해야 한다. 보수체계와 파트너 지분, 사건 배분과 경영 방식도 하나로 맞춰야 한다. 로펌 합병의 성패는 변호사 숫자를 더한 뒤부터 갈린다. ◆ 중견 로펌에도 ‘합치지 않으면 밀린다’ 대륙아주와 린의 합병은 두 로펌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 국내 중견 로펌에서는 합병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바른과 동인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LKB앤파트너스와 평산이 합쳐 LKB평산이 출범했다. 위에서는 김앤장과 빅5가 대기업의 대형 거래와 분쟁을 가져간다. 아래에서는 YK처럼 전국 사무소를 둔 로펌이 개인과 중소기업 시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그 사이에 있는 중견 로펌은 전문분야만으로 버티기도, 단순히 변호사를 조금씩 늘리기도 어려워졌다. 이규철 대표도 최근 이런 시장 양극화를 합병 추진 배경으로 들었다. 합병은 가장 빠르게 규모와 전문분야를 함께 늘리는 방법이다. 대신 잘못 합치면 내부 갈등과 고객 이탈까지 감수해야 한다. 대륙아주는 2009년 이미 한 번 같은 시험을 치렀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네 배 가까이 큰 조직을 다시 하나로 묶어야 한다. 그래서 2026년의 합병은 2009년보다 어렵다. 첫 합병이 종합로펌의 틀을 만드는 작업이었다면 이번에는 400명에 가까운 변호사를 움직여 상위권 로펌과 경쟁할 수 있는 생산성을 만드는 작업이다. ◆ 합병으로 태어난 로펌의 두 번째 합병 대륙아주의 출발에는 두 개의 이름이 있었다. 대륙은 국제분쟁과 송무를 했고 아주에는 해외 현장이 있었다. 2009년 두 조직을 합쳐 대륙아주가 만들어졌다. 그 뒤 기업자문과 구조조정, 공정거래, 중대재해, 원자력, 인공지능까지 업무를 넓혔다. 2025년에는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독자 성장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다음 단계에서는 다시 합병을 택했다. 이번에는 린의 기업자문과 금융·테크 업무를 가져온다. 대륙아주가 갖고 있는 송무와 형사·행정, 해외법무를 한 조직 안에 넣겠다는 구상이다. 10월 출범할 통합 법인은 이름부터 새로 정한다. 2009년 대륙과 아주가 합쳐질 때도 질문은 같았다. 두 로펌을 더하면 정말 하나의 로펌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17년 뒤 대륙아주는 같은 질문 앞에 다시 섰다. 이번 합병이 끝나면 변호사 숫자는 6위권으로 올라간다. 그 다음부터는 숫자가 아니라 사건과 매출이 답해야 한다. 합병으로 태어난 대륙아주의 두 번째 합병은 한국 중견 로펌의 규모 경쟁이 어디까지 갈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2026-09-30 0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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