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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무대 된 조선소…HD현대, 나토 방문 속 '해양 방산 협력' 확장 신호
[경제일보] 세계 최대 군사동맹인 NATO(나토) 회원국 대사단이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찾으면서 국내 조선소가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방산 외교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함정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군사 협력의 접점을 넓히려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는 최근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 30개국 주재 대사단이 경기도 판교 GRC를 방문해 함정 기술과 미래 비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대사단은 구축함, 잠수함, 무인수상정 등 다양한 함정 라인업과 AI 기반 자율운항 선박 기술,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시스템 등을 직접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단순 기업 견학을 넘어 방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나토 주재 대사는 각국의 군사·정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외교 채널인 만큼 이들의 현장 방문은 기술 검증과 동시에 협력 파트너 탐색의 의미를 갖는다. 배경에는 글로벌 방산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국방비 증액과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함정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해상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구축함, 호위함뿐 아니라 무인수상정 등 차세대 해양 전력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상선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방산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HD현대의 전략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상선 건조 역량에 더해 함정 설계·건조 기술과 AI 기반 자율운항, 전기추진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하며 해양 방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트윈 기반 가상 시운전 기술은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이는 단순 함정 건조를 넘어 ‘기술 패키지’ 형태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외교와 산업의 결합이다. 과거 방산 수출은 정부 간 협상(G2G)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기술력과 레퍼런스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나토 대사단 방문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이 직접 글로벌 고객과 접점을 만드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나토는 다국적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공동 조달과 기술 협력이 이뤄지는 구조인 만큼, 초기 네트워크 구축이 향후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연이은 외국 군 관계자 방문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주한 외국무관단이 울산 조선소를 찾은 데 이어 나토 대사단까지 방문하면서 HD현대는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잠재 고객군과의 관계 구축 단계로 해석된다. 다만 방산 사업은 기술력뿐 아니라 정치·외교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각국의 방산 정책, 동맹 구조, 무기체계 표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단기간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유럽 현지 조선사와의 경쟁, 기술 이전 요구 등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조선업의 경쟁 영역이 상선에서 방산으로 확장되면서 '누가 더 많은 배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어떤 기술과 협력 구조를 확보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HD현대 조선소를 찾은 나토 대사단의 발걸음은 그 변화를 상징한다. 조선소가 생산 현장을 넘어 외교와 안보, 기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의 역할 역시 한 단계 확장되고 있다.
2026-04-15 14: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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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모듈러 엘리베이터' HS 송도 센터파크 국내 첫 적용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힐스테이트 송도 센터파크 현장에 모듈러 엘리베이터 1기를 시공한 후 기계실 설치 및 시운전을 앞둔 상태라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송도 센터파크 현장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현대건설이 현대엘리베이터와 기술협력을 통해 적용한 모듈러형이다. 600세대가 넘는 아파트에 모듈러형 엘리베이터가 입주민용으로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듈러 엘리베이터는 주요 구조물과 설비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설치만 진행하는 차세대 시공 방식 중 하나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안전성이 높아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주택부문 모듈러 E/V 도입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힐스테이트 이천역에 저층용 모듈러 엘리베이터(상가용)를 시범 설치하는 등 실제 현장에서 기술 안정성을 검증한 바 있다. 송도 센터파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16인승, 정격하중 1200kg용 고층‧고속 엘리베이터다. 공장에서 사전 조립된 주요 구조물을 현장에 반입해 적층하기까지는 이틀이 걸렸다. 간소화된 작업으로 일반 엘리베이터 시공보다 40일 정도 작업일 단축이 가능하며 조기 설치도 가능해 최대 두 달의 공기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 골조 마감 후 좁은 승강로 내부에서 진행되는 고층 작업과 용접 같은 화기 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작업자의 안전성을 크게 높였고 공장 제조의 특성상 제품 정밀도를 향상했다. 특히 품질 편차를 줄일 수 있어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주택 현장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모듈러 엘리베이터를 힐스테이트 현장에 성공적으로 설치하고 상용화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라며 “전체 공사의 일정 단축은 물론 현장의 작업 안정성과 품질이 높아져 향후 다른 프로젝트에도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글로벌 SMR 기업 엑스에너지와 설계 계약 DL이앤씨는 미국의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해 온 엑스에너지와의 협업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양사는 해당 설계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계약 금액은 약 1000만 달러(약 150억원)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의 표준화는 SMR 건설의 뼈대가 되는 설계로 발전소 내 각 설비가 어떻게 상호 연계돼 작동할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국내 건설사가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DL이앤씨가 처음이다. DL이앤씨와 엑스에너지가 SMR 표준화에 나선 것은 ‘규모의 경제’가 향후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DL이앤시는 SMR의 두뇌를 만드는 단계가 ‘기술 개발’이라면 ‘표준화 설계’는 이미 개발된 기술을 효과적으로 상용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설계를 반복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표준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듈화’라고 여겨진다. 대형 원전이 원자로, 스팀터빈 등 주요 설비가 각각 배관으로 연결된 구조라면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주요 설비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모듈형’ 구조다. 이 방식은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 수와 공정을 줄여 시공 효율을 높이고 품질 관리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L이앤씨는 발전소와 화학 공장 같은 플랜트 분야에서 쌓은 설계 기술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SMR의 빠른 표준화와 모듈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단순 시공을 넘어 직접 사업을 개발하는 디벨로퍼로 역할을 확대하며 그룹 차원의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특히 2023년 DL이앤씨가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표준화 설계까지 수행하면서 양사의 ‘SMR 동맹’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와 한국 산업통상부가 공동 주최한 ‘한미 원자력 혁신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도 함께 참석한 바 있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설계를 넘어 표준화된 SMR을 개발·설계하는 고도화된 사업 모델이다”라며 “특히 엑스에너지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향후 4세대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하고 에너지 밸류체인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GS건설, ‘창원자이 더 스카이’ 견본주택 개관 예정 GS건설은 창원특례시 성산구 중앙동 옛 창원호텔 부지를 개발해 짓는 '창원자이 더 스카이'의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창원자이 더 스카이는 창원특례시 성산구 중앙동 일원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4개 동, 전용면적 84·106㎡, 총 519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다. 이 중 기부채납 10세대(84㎡E 타입)를 제외한 509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의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84㎡ 464세대 △106㎡ 45세대다. 견본주택은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일원에 오는 27일 마련된다. 청약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오는 3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1일 1순위, 4월 1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이후 4월 7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 정당계약을 실시한다. 입주는 2030년 상반기 예정이다. 창원자이 더 스카이는 인근에 이미 형성된 인프라를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는 대형마트와 병원 등이 자리해 있으며 창원시청, 창원지방검찰청, 창원지방법원과 같은 관공서도 가깝다. 중앙대로, 창원대로, 원이대로를 통해서는 창원시 내외로 이동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KTX 창원중앙역에서는 서울과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로 이동 가능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창원자이 더 스카이는 창원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인 입지와 성산구 일대 최고층 높이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라며 “자이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상품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2026-03-25 10: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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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새만금, 울산 앞바다까지… 한국 해상풍력이 그리는 다음 10년
[이코노믹데일리] 돌과 여자, 바람이 많아 삼다도(三多島)라 불린 제주. 그 제주 한림 앞바다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이곳의 풍력 터빈은 단순한 발전 설비가 아닙니다. 그 터빈은 지금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지역과 이익을 나누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바람도 오래전부터 불어왔습니다. 달라진 것은 이제 그 바람을 정책과 제도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입니다. ◆제주 한림 해상풍력, 국내 해상풍력의 ‘첫 완주’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지난 15일 개최된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 준공식'에 참석해 풍력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들에 정부포상을 수여했습니다. 장관 표창 수상자는 양창영 한국전력공사 차장, 김태우 한국중부발전 부장, 이상국 현대건설 책임매니저, 전철규 한국전력기술 차장, 양창모 제주시청 팀장 등 5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2017년 착공해 약 6년의 공사와 시운전을 거쳐 2024년 말 상업 운전에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공기업 주도의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형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전력기술이 개발·설계·건설·운영 전 과정을 맡았고, 주요 설비에도 국내 기술과 제작 역량이 대거 활용됐습니다. 그 동안 국내 해상풍력은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한림 프로젝트는 국내 기술로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이 차관은 "한림해상풍력은 공기업 주도로 국내 기술과 제작 역량을 결집해 성공적으로 완료한 모범적 사례"라며 "해상풍력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현재 상업 운전 중인 국내 해상풍력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비 용량은 100메가와트(MW)로 연간 약 7만~9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합니다. 주민 참여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발전단지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전체 사업비의 약 4.7%, 300억원을 직접 투자했습니다. 발전 수익의 일부가 매년 배당 형태로 지역에 환원되는 구조입니다. 해상풍력이 갈등의 씨앗이 아니라 지역 소득과 연결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한국 풍력의 현재 위치 한국의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2024년 기준 약 2.3기가와트(GW)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해상풍력은 아직 0.2GW 남짓으로 전체 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반면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국가는 이미 해상풍력만으로 수십 기가와트 규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처졌다’는 표현은 반만 맞습니다. 한국은 풍황(바람 자원) 자체가 우수하고, 조선·해양·전력기기 산업이란 강력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즉 조건은 충분하지만 제도와 속도가 따라오지 못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도전적인 목표지만 한림과 같은 프로젝트가 복수로 이어진다면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닙니다. ◆새만금과 서남해, ‘바다 위 산업단지’의 실험 해상풍력의 다음 무대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전북 새만금과 서남해 연안입니다. 새만금은 대규모 간척지와 해상 공간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풍력·태양광·수소 산업을 결합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미 새만금 인근 해역에서는 수백 메가와트급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이 계획 단계에 들어섰고, 장기적으로는 수 GW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발전단지 조성과 함께 해상 시공, 유지보수, 항만 인프라까지 연계되면 단순한 발전소를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큽니다. ◆울산과 강릉·삼척, 부유식 해상풍력의 전진기지 동해로 시선을 옮기면 이야기는 더 입체적이 됩니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기존 고정식 풍력 대신 부유식 해상풍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울산 앞바다는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의 최대 거점입니다. 이미 수 GW 규모의 부유식 단지 조성이 논의되고 있고,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과의 결합 가능성도 큽니다. 울산의 조선소에서 만든 부유체 위에 풍력 터빈을 세우고, 그 전기를 산업도시가 직접 사용하는 그림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됩니다. 강릉·삼척 앞바다 역시 동해안 부유식 해상풍력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기존 화력발전소와 송전 인프라가 있어 전력 계통 연계 측면에서 장점을 지닙니다. 해상풍력이 석탄발전의 빈자리를 서서히 대체하는 전환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회에서 통과되는 법이 바람의 속도 정해 해상풍력의 진짜 변곡점은 국회와 정부에 있습니다. 기술도 있고, 자본도 준비됐지만,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불확실하면 사업은 멈춥니다. 실제로 국내 해상풍력 사업 다수는 환경영향평가, 해양이용 협의, 주민 수용성 문제로 수년씩 지연돼 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해상풍력 특별법과 전력망 확충 관련 법안이 논의돼 왔습니다. 핵심은 정부가 해상풍력 개발 구역을 사전에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통합 관리해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전력망 역시 중요한 축입니다. 해상풍력은 발전보다 송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국회에서 논의되는 법안들은 국가가 선제적으로 송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용 부담을 분산하는 구조를 담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만든 전기가 육지로 오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터빈을 세워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책 리스크와 제도 개선...결국 정부의 선택 물론 과제도 분명합니다. 해상풍력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정책 방향이 바뀔 경우 리스크가 커집니다. 허가 기준의 일관성, 주민 보상 기준, 해상 공간 이용 원칙 등은 여전히 정교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은 명확합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해상풍력 발전 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위기 대응이란 시대적 요구가 풍력의 성장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제주에서 시작된 바람은 새만금을 거쳐 울산과 동해안으로 확산되며 한국의 전력 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 한림 앞바다에 세워진 풍력 터빈은 하나의 시작점입니다. 그것은 한국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지역과 이익을 나누며, 산업과 기후를 동시에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바람은 늘 불어왔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그 바람을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 그 답은 결국 정책과 제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2025-12-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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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형을 넘어 '시스템 조선'으로…HD현대 통합이 만든 새로운 조선 플랫폼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조선업의 두 심장'이 하나로 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이 공식 통합하며 단일 법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공식 출범했다. 두 회사는 모두 HD현대 산하의 조선 계열사로 표면적으로는 '같은 그룹 내 조선사 간 합병'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 조선소가 담당해온 역할과 시장 영역이 전혀 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를 기반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드릴십·FPSO) 등 대형 선박과 해양 구조물 분야의 글로벌 리더였다. 대형 선형에 필요한 고도 설계·용접·시운전 기술을 보유해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상징' 역할을 맡아왔다. 반면 HD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제품운반선(MR탱커), 중소형 LNG·LPG 운반선, 군수지원함·초계함 등 중형선 및 특수선 중심의 고효율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건조 척수가 많고 생산성이 높아 '세계 1위 중형선 조선소'로 불렸다. 특히 도크 회전율이 높고 표준화된 설계·시스템 생산공정에서 강점을 보여 '효율형 조선소의 대표 모델로 꼽혀왔다. 이처럼 HD현대중공업이 '기술 중심의 대형 조선소'라면 HD현대미포조선은 '생산성 중심의 중형 조선소'였다. 서로 다른 조선 DNA 기술력과 효율성이 이번 통합으로 하나의 체계에 묶이며 대형·중형·특수선 전 영역을 포괄하는 '완전한 조선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이번 통합의 본질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다. 대형선에서 중형선까지 설계·생산·도크·인력을 하나로 엮는 '조선 밸류체인 전 구간 통합'을 통해 설계 변경·자재 조달·인력 배치·납기 조정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단일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원가 절감·품질 안정·납기 단축이라는 세 가지 실질적 이점을 확보했다. 특히 방산·특수선 부문은 통합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이 쌓아온 해군 전투함 플랫폼 설계 경험에 HD현대미포조선의 도크와 인력 등 생산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국방 조선 분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설계·R&D(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하면 대형 구축함부터 중형 초계함까지 전 계열 함정을 커버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완성된다. 또한 통합 법인은 디지털 설계·AI 도크·스마트십 기술을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묶어 '강철을 잇는 산업'에서 '데이터 설계 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실제로 HD현대는 선박 설계, 건조, 운영 전 과정을 디지털 트윈과 AI로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조선소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국들도 이미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에 속도를 내며 '조선 산업 구조전쟁'에 돌입했다. 중국에서는 국가 소유 초대형 조선그룹인 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와 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이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에 이어 같은 해 7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며 공식 통합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가 하나의 체계로 묶이면서 중국은 단일 조선그룹 중심의 '메가 플랫폼' 체계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으로 CSSC가 상장 기준 세계 최대 자산 규모를 가진 조선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역시 조선업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Imabari Shipbuilding)은 올해 6월 26일 경쟁사 JMU(Japan Marine United) 지분을 기존 30%대에서 60%로 확대하며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했다. 법인 자체를 합병한 것은 아니지만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양사 설계·조달·건조 역량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이 원가 경쟁력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재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처럼 중국·일본이 '규모와 체계의 통합'으로 조선 경쟁력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HD현대의 통합 역시 단순한 국내 조직 개편을 넘어 한국 조선산업의 항로를 재설계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의미가 부각된다. HD현대중공업의 대형선 기술력과 HD현대미포조선의 중형선 생산 효율을 하나의 시스템 아래 묶어 '대형–중형–특수선–해양플랜트–방산'을 잇는 연속적 밸류체인을 완성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재편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통합은 '덩치를 키운 합병'이 아니라 기술과 효율을 하나의 체계로 결합해 조선산업의 경쟁 체질을 재정의하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춘 '구조 혁신'이다. 조선은 더 이상 철판을 잇는 산업이 아니다. 설계·도크·생산이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통합되며 디지털과 AI가 강철보다 단단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 조선은 이제 바다 위 공장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5-12-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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