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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1년, 광복절 경축식 개최…독립유공자 283명 포상
[경제일보]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과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주제는 '내일이 더 빛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다. 선열이 이룬 광복 정신을 기리는 데서 나아가 미래세대가 열어갈 비전을 제시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날 무대의 중심은 독립유공자 포상이었다. 국가보훈부는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283명을 새로 포상한다. 훈격별로는 △건국훈장 65명(애국장 19명·애족장 46명 등) △건국포장 29명 △대통령표창 189명이다. 정부 수립 이후 포상된 독립유공자는 이번까지 1만9059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5명의 후손이 직접 무대에 올랐다. 고 최준례 여사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다. 김구 선생의 부인인 최 여사는 1904년 결혼한 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안악사건을 날조해 남편을 체포하자 4년간 옥바라지를 하는 한편 황해도 안악군 안신여학교 교사로 여성 계몽 활동에 나섰다. 1920년 상하이 망명 이후에는 임시정부 요인이던 남편의 활동을 지원하다 일본으로부터 '불온한 조선인'으로 지목돼 감시를 받았다. 이 밖에 안종익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 이면응 선생에게 건국포장, 강정신·정대림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각각 수여됐다. 올해 포상자 명단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이 여럿 들어갔다. 김영호·김세철·남기석 선생은 충남 천안군 입장면 직산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였다. 1919년 3월 동료 광부 100여명과 함께 양대리 헌병주재소로 향해 만세시위를 이끌다 일본 헌병의 총격으로 현장에서 순국했다. 상하이에서 항일영화 배우로 활동한 김덕린 선생도 애족장을 받았다. 경축식은 개식 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경축 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의례에서는 광복 80주년 특집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에서 김구 선생을 연기한 배우 하도권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고,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황수미가 애국가를 제창했다. 경축 공연은 가상현실(VR) 아티스트 피오니의 드로잉 퍼포먼스와 가수 최유정, 40인 국민합창단이 함께한 '원 드림(ONE Dream)'으로 채워졌다. 만세삼창에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독립유공자 후손, 3대 메가프로젝트 담당자, 패럴림픽 국가대표가 함께 올랐다. 무대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선열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영상이 나왔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 포상하겠다"며 "선열의 희생정신을 미래세대에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인다. 실물 태극기를 달기 어려운 국민을 위해 휴대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쓸 수 있는 '내 손안의 태극기' 모바일 배경화면을 배포하고, 경축식 참석자에게는 태극기와 무궁화 등 국가상징을 활용한 기념품을 준다.
2026-08-15 10: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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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이름의 미궁, 언제까지 죽음의길을 찾을 것인가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서 울려 퍼지던 구호가 비명으로 바뀌었다. 원청의 교섭 참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화물연대 조합원이 대체 차량과 충돌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10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현장의 혼란이 비등점으로 치닫더니,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생명의 소실로 이어진 것이다. 노조 측은 이번 사고가 법 시행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이전부터 실질적인 지휘·감독을 받아왔기에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라는 목소리를 높여왔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형용모순이다.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확장하는 것 자체가 노란봉투법의 골자이자 핵심 쟁점이기 때문이다. 법의 울타리 안에서 권리를 찾으려는 투쟁이 법의 모호함이 만든 균열 사이에서 비극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만에 나타난 지표들은 가히 충격적이다. 하청 노조 소속 14만여 명이 368개 원청 기업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단체교섭 거부 시정 요구’ 건수는 단 한 달 만에 지난해 1년 치에 육박하는 279건을 기록했다. 산업 현장은 그야말로 법적 분쟁과 대립의 화약고가 되었다. 그동안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여러 차례 지면을 통해 경고해 왔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입법은 노사 모두를 공멸의 길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현장의 불확실성이 물리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음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관계 당국은 귀를 닫았다. '입법 성과'라는 전리품에 취해 현장의 비명을 외면한 결과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차가운 주검이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우리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인가. 사태의 근본 원인은 법 조항의 추상성에 있다.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라는 문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해석을 낳는다. 원청 기업 입장에서는 수많은 하청업체 노조와 일일이 교섭 테이블에 앉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자칫 경영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낀다. 반면 노동자들은 직접적인 지시를 내리는 진짜 주인을 찾겠다며 거리로 나선다. 이 평행선 같은 대립 사이에는 ‘대화’가 실종되어 있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력 대신 법 조문을 방패 삼고, 집단행동을 창 삼아 맞붙는다. 고대 인류의 지혜를 담은 경전들은 한결같이 가르친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보편적 상식이자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지금의 노사 관계에는 오직 ‘나의 권리’만 있을 뿐 ‘상대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 누구 한쪽의 완승으로 끝날 수 없는 싸움이다. 노사 관계는 일방향적인 복종도, 파괴적인 투쟁도 아닌 '상대성'에 기반한 계약 공동체다.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방식은 결국 스스로가 속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첫째, 정부와 입법부는 즉각적인 법 보완에 착수해야 한다. 사용자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여 현장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모호한 법은 정의가 아니라 흉기다. 산업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교섭 체계를 설계하고, 현장의 혼란을 중재할 전문적인 기구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노동계는 투쟁의 선명성보다 협상의 실효성을 고민해야 한다. 교섭권 쟁취가 곧 생존권 보장이라는 믿음은 이해하나, 그것이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방식이어야 하는지는 자문해봐야 한다. 셋째, 경영계는 변화된 시대 정신을 수용하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복잡해진 고용 구조 속에서 원청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곧 원청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 진주에서 스러진 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우리는 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죽음으로 쓴 경고장을 읽고도 대화와 타협의 자리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문명’이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다. 자신의 입장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역지사지'의 지혜가 절실하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란, 법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대화로 채우려 노력할 때 완성된다. 빠른 시일 내에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의 '예견된 인재'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 범죄에 가깝다. 비극의 사슬을 끊어내는 열쇠는 결국 서로를 향한 '열린 마음'과 '책임 있는 자세'에 있다. 오늘 우리가 흘리는 눈물이 내일의 희망이 되려면, 지금 당장 극한의 대립을 멈추고 타협의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 그것이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무너진 현장을 바로 세우는 유일한 길이다.
2026-04-21 1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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