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7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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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넘어 요양시설까지…보험업계, 시니어 시장 경쟁 지속
[경제일보] 보험업계가 사업 영역을 사망·질병 보장에서 노후 건강관리와 요양 서비스 등 고령층 특화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화하면서 보험상품도 고령층 대상 서비스를 포함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업계는 요양사업 자회사를 설립해 요양시설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 5109만1769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118만8748명으로 전체의 21.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1084만822명)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국내 고령인구 증가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2년 17.4%에서 2030년 25.3%, 2036년 30.9%로 높아지고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맞춰 보험업계는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보험상품과 요양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치매 진단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에서 조기 검사와 치료, 장기 간병·요양까지 보장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치매 정밀검사와 표적치매약물 치료비 보장을 추가하고 입원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 기간을 최대 365일로 늘렸다. 한화생명은 초기 치매 단계 보장과 간병 보장을 강화했으며 NH농협생명은 방문요양과 복지용구 등 재가급여 관련 보장을 확대했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건강관리와 치료·회복 지원을 결합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KB손해보험은 보험상품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연계해 △건강상담과 건강검진 연계 △병원 예약 △간호사 동행 △퇴원 후 돌봄 지원 등을 제공한다. 생보업계에서는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요양시설 분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KB라이프를 시작으로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삼성생명 등이 요양사업 전담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5개 요양시설 △4개 주·야간보호센터 △1개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28년에는 서울 송파구에 요양시설 개소를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생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시니어 시설을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4년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한 후 주간보호센터와 노인요양시설을 개소했다. 부산 해운대와 서울 송파구에 요양시설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며, 은평구에서는 요양시설과 노인복지주택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내년까지 경기도 고양시에 노인요양시설 개소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삼성생명은 시니어사업 전담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를 출범시킨 뒤 올해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를 편입했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삼성노블카운티 리모델링과 함께 신규 시설 오픈 및 신상품·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요양시설 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으로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수요 확대와 새로운 고객층 확보 가능성이 꼽힌다. 평균수명이 늘고 경제력을 갖춘 50·6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시니어·요양 사업이 보험사의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요양시설을 기반으로 금융·생활 서비스를 추가로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사업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요양사업은 토지 매입과 건물 건축 등에 대규모 초기 비용이 필요하고 공공성이 강해 단기간의 수익성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에 업계는 장기적인 고객 관리와 생애주기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요양시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설 확대에도 중산층이 이용할 수 있는 중간 가격대 시설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의 1·2인실 비중은 96.8%로 전국 노인요양시설 평균 20.3%를 크게 웃돌았다. 월 이용료도 250만~480만원으로 일반 요양시설의 월 100만원대 초반보다 2~4배 높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도심 부지 가격과 조달금리 등 초기 투자 부담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상급 침실료에 반영되면서 고가 시설과 기존 저가 시설 사이의 공급 공백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고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산층이 영세·공공시설이나 가족 돌봄에 의존하면서 소득에 따른 돌봄 접근성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간 가격대 시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요양시설의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고 민간 부지 임차와 장기 임대, 마스터리스 등 다양한 진입 방식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헬스케어 리츠와 장기요양 인프라펀드의 투자 대상을 요양시설로 넓혀 보험사의 초기 자본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보험계약과 요양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과제로 꼽혔다. 주요 방안은 사망보험금 선지급이나 해약환급금·연금의 요양비 전환, 간병보험금의 시설 이용 연계 허용이다. 업계도 요양시설 사업 확대 과정에서 부지 매입과 건축 등에 드는 높은 초기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인 데다 시설 확충에 따른 자본 투입이 지속되고 있어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업계는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향후 성과는 서비스 경쟁력과 운영 방식 등 회사별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까지 해야 해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관련 규제도 진입 장벽인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로 매출은 늘고 있지만 부지 매입 등에 투입한 자본이 계속 반영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경쟁력과 운영, 회사별 전략에 따라 성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6 08: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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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美 스테이블코인 결제사 투자…두나무와 글로벌 금융 '큰 그림'
[경제일보] 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가 미국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기업 ‘레인(Rain)’에 투자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디지털자산 결제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실리콘밸리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는 지난 1월 레인의 2억5000만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벤처스 공식 포트폴리오에는 레인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발급 인프라’ 기업으로 등재돼 있다. ◆ 네이버는 이용자, 두나무는 디지털자산 레인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회사가 아니다.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와 디지털 지갑, 법정화폐 환전, 해외 송금·지급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더라도 가맹점은 기존 결제망을 통해 현지 통화로 대금을 받을 수 있다. 레인에 따르면 웨스턴유니언과 누베이 등 200여개 기업이 관련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연간 환산 거래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섰고 레인 기반 결제 프로그램은 150여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활성 카드 수는 30배, 결제액은 38배 증가했다. 이번 투자의 의미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기업결합 이후 맡을 역할을 대입하면 선명해진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은 검색·커머스 수요를 네이버페이 결제로 연결하는 이용자 접점을 보유했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통해 디지털자산 거래와 유동성, 지갑·블록체인 기술, 규제 대응 경험을 쌓았다. 네이버가 고객과 가맹점을 확보하는 앞단을 맡고 두나무가 디지털자산의 보관·교환·이동을 담당한다면 레인은 이를 해외 카드 가맹점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이용자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네이버 커머스 판매자와 콘텐츠 창작자가 해외 판매대금을 정산받는 구조로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거래소 의존 낮추고 해외 결제 넓힌다 네이버에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 국가별 인허가와 정산 경험을 갖춘 사업자와 연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두나무도 가상자산 거래량에 좌우되는 수익 구조를 결제와 송금, 자산 보관 등 반복적인 금융서비스로 넓힐 수 있다. 다만 세 회사가 구체적인 공동 서비스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과 해외 규제 대응 경험을 확보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장 큰 변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관련 절차가 남아 있다. 양사는 주주총회를 11월 19일로, 주식교환일을 12월 31일로 다시 연기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규율할 디지털자산기본법도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결합과 입법이 마무리돼야 실제 사업 구조가 구체화될 수 있다. 한편 레인 투자는 당장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출시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네이버의 이용자·커머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해외 결제망을 잇는 선택지를 먼저 확보한 행보다. 기업결합이 성사되면 세 축을 연결한 글로벌 디지털금융 전략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6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6 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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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보다 그 다음이 문제"…트럼프, 이란에 지상군 카드 꺼내 압박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개월째 이어지는 이란 전쟁의 돌파구로 지상군 투입까지 포함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원유 수출망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능력을 동시에 압박해 협상 복귀를 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군이 대통령에게 제시한 선택지다. 지상군 투입이나 대규모 추가 공격에 대한 최종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이란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선택지인 동시에 미군 사상자와 국제유가 급등, 장기 주둔이라는 더 큰 부담을 불러올 수 있어 실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집중된 작전을 이란의 전략시설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제시한 선택지를 △이란 내 군사·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 확대 △깊은 지하에 건설 중인 핵시설 타격 △지상군을 투입한 하르그섬 또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 전략섬 점령 등으로 분류했다. ◆ 하르그섬은 원유 급소…호르무즈 전략섬과는 구분 가장 주목받는 표적은 페르시아만 북부의 하르그섬이다. 이란 해안에서 약 25㎞ 떨어진 이 섬에는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대부분이 하르그섬을 통해 수출된다. 미국외교협회(CFR)는 그 비중을 약 90%로 추산했다. 하르그섬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480㎞ 떨어져 있어 ‘호르무즈 인근 섬’은 아니다. 아부무사·대툰브·소툰브 등 해협 주변 전략섬과도 군사적 목적이 다르다. 하르그섬을 장악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전쟁 자금원을 압박할 수 있다. 반면 호르무즈 주변 섬을 점령하면 상선을 위협하는 미사일과 드론, 고속정 운용 능력을 약화하고 해협 통제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미군은 전쟁 기간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여러 차례 공격했지만 원유 터미널과 저장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 원유 공급 중단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고 전쟁 이후 이란 경제를 복구하는 데도 막대한 비용이 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르그섬 점령 여부에 대해 “말한다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이란군을 충분히 약화할 경우 실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폭스뉴스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군이 하르그섬을 단시간에 점령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란 본토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으며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훨씬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상륙보다 어려운 점령 유지…미군이 고정표적 될 수도 하르그섬 점령의 가장 큰 위험은 상륙 이후다. 섬은 이란 본토의 대함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공격용 드론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란은 기뢰와 고속정, 순항미사일 등 미군의 접근과 보급을 방해할 비대칭 전력도 보유하고 있다. 미군이 섬을 점령하더라도 병력과 방공체계, 보급망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란이 원유시설을 직접 파괴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지역 미국 동맹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AP통신은 하르그섬을 점령하더라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상군을 투입하는 대신 하르그섬에서 원유를 선적한 선박을 해상에서 차단하는 방식이 미군의 인명 피해를 줄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전했다. 결국 섬을 빼앗는 것보다 점령 상태를 얼마나 유지할지, 어떤 조건으로 철수할지가 더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 제한적인 상륙작전으로 시작하더라도 방어와 보급을 위해 추가 병력이 투입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지상군 투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키운다. 그는 전쟁 초기부터 대규모 지상전에 거리를 둬왔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 AP통신은 전쟁 장기화와 생활비 부담,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중간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곡괭이산’ 핵시설도 표적…공격 성공은 불확실 지상군 대신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른바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으로 불리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이 이곳을 공습에 견딜 수 있는 핵시설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시설이 화강암 지하 약 90∼145m 깊이에 건설되는 것으로 추정돼 대형 관통폭탄을 사용하더라도 파괴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이 공격한 포르도·나탄즈 핵시설보다 깊은 곳에 있고 표적을 특정하는 데 활용할 환기구 등 지상 구조물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에 실패하면 이란의 핵개발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확전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 발전소와 교량 등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은 이란군의 작전 지속 능력을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지만 민간 피해 위험이 크다. 해당 시설이 군사목표에 해당하는지, 예상되는 군사적 이익과 민간 피해가 비례하는지를 둘러싸고 국제인도법 논란도 불가피하다. ◆ 치명타 예고하면서 합의 시한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공개적으로 흘리는 배경에는 협상 압박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란과의 합의가 막판에 무산됐다고 주장하면서도 “합의는 가능하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규모 공세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부각해 이란 지도부에 전쟁 지속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실제 작전 준비와 협상용 위협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연설에서 이란이 곧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전쟁이 진정되면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85달러를 웃돌아 전쟁 전보다 15% 이상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르그섬이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이 실제 공격받을 경우 공급 차질과 보험료 상승으로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한 번의 치명타’로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공격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면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지만 이란이 원유시설과 미군기지, 상선을 상대로 보복하면 제한전은 지상군이 개입하는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 진짜 문제는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점령 이후 이란의 보복과 유가 충격, 미군의 장기 주둔을 통제하면서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에 있다.
2026-07-16 08: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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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AI 요약', 국산 NPU·LLM로 돌린다…"GPU보다 비용 30% 절감"
[경제일보] 포털 다음이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국산 AI 반도체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함께 적용했다. 퓨리오사AI의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에서 업스테이지의 LLM ‘솔라’를 구동하고, 이를 다음의 실제 검색 서비스에 연결한 구조다. 국산 AI 기술이 연구개발이나 개념검증(PoC)을 넘어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포털 서비스의 상용 인프라에 투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스테이지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운영과 비교해 현재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대표 김성훈)와 다음 운영사 AXZ(대표 이건수), 퓨리오사AI(대표 백준호)는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다음 ‘AI 요약’ 서비스의 기술 구성과 향후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다음 AI 요약은 이용자가 검색어 또는 문장형 질문을 입력하면 LLM이 관련 웹문서를 분석해 핵심 답변과 근거를 정리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1일 베타로 출시돼 이슈와 금융, 엔터테인먼트, 건강, 사전, 일상 등 6개 영역에 우선 적용됐다. ◆ 국산 NPU 24개로 하루 5억 토큰 처리 AI 요약의 추론 연산은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가 담당한다. 현재 서버 3개 노드에 레니게이드 24개를 배치해 하루 평균 약 5억개의 토큰을 처리하고 있다. 토큰은 AI 모델이 정보를 이해하고 답변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 단위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 칩뿐 아니라 솔라 모델을 반도체에 배치하는 컴파일러와 추론용 서빙 엔진도 자체 개발했다. 범용 GPU에 모델을 올리는 방식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델을 함께 최적화하는 공동설계 방식으로 처리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백준호 대표는 “레니게이드는 솔라 모델을 가속하면서 엔비디아 H200과 대등한 수준의 처리 성능을 확보했다”며 “가격 대비 성능과 전력 대비 성능에서는 더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대표도 “현재 다음과 함께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GPU를 사용할 때보다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는 기업의 AI 전환(AX) 환경에서는 처리량과 모델 구성에 따라 GPU 대비 1.5∼2배 높은 비용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H200과의 비교 조건과 모델 크기, 동시 처리량, 응답 지연시간 등 세부 측정값은 공개되지 않았다. 30% 비용 절감 역시 3사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산출한 수치로, 외부 기관의 독립적인 비교 검증 결과는 아니다. 향후 서비스 적용 범위가 확대됐을 때도 같은 비용 효율을 유지하는지가 상용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 업스테이지의 모델, 퓨리오사AI의 칩, 다음의 이용자 이번 협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AI 산업이 부족했던 ‘실제 사용처’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국산 NPU는 성능을 갖추고도 대규모 상용 서비스 적용 사례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LLM 역시 모델을 개발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업스테이지는 지난 5월 카카오로부터 다음 운영사 AXZ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자체 LLM을 포털 검색에 적용하고 이용자 반응과 토큰 사용 데이터를 다시 모델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업스테이지와 퓨리오사AI의 협력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회사는 2022년 업스테이지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퓨리오사AI의 1세대 NPU ‘워보이’에 적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솔라를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하고 온프레미스 생성형 AI 인프라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다음 AI 요약은 당시 협력이 실제 서비스로 연결된 사례다. 3사는 이를 국내 기술로 반도체와 모델, 서비스를 연결한 첫 풀스택 소버린 AI 상용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최초’는 3사의 자체 판단이다. 줌인터넷을 운영하는 이스트에이드가 지난달 AI 검색 서비스 ‘AI 3초 요약’과 ‘AI 이슈 트렌드’에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을 먼저 적용했지만, 다음은 AI 모델뿐 아니라 추론 반도체까지 국산 기술을 적용한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 검색 질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비용 효율이 관건 다음은 현재 전체 검색 질의의 약 20%에 AI 요약을 적용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적용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쇼핑과 맛집처럼 정보가 자주 바뀌고 이용자의 선택까지 연결되는 분야에는 별도의 버티컬 AI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환각을 줄이기 위한 검색 구조도 고도화했다. 기존 키워드 검색과 의미를 중심으로 자료를 찾는 벡터 검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검색’으로 최신 자료를 솔라에 전달하고, 답변 생성 과정은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통제한다. 연내에는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대화형 ‘AI 모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별 정보를 제공하는 ‘1인 1에이전트’를 구상하고 있다. 관심 분야 뉴스를 매일 아침 자동으로 모아주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서비스 확대에는 반도체 공급도 뒷받침돼야 한다. 퓨리오사AI는 올해 초 레니게이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연내 최대 1만개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럽에서는 에퀴닉스 리스본 데이터센터에 레니게이드 서버를 설치해 현지 기업의 성능 검증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업스테이지가 참여하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실증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예정된 2차 평가에서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산업 적용성과 실제 서비스 활용도가 주요 평가 요소로 거론된다. 업스테이지는 다음달 후속 솔라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훈 대표는 “다음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솔라와 국산 NPU를 함께 사용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며 “더 많은 사용이 기술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개선된 품질이 다시 사용량을 늘리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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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기 뚫을 포트폴리오 재배치 사활…시험대 오른 '롯데 DNA'
[경제일보] 롯데는 한국 재계에서 가장 독특한 출발점을 가진 그룹이다.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사업으로 롯데를 시작했다. 이후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세우며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롯데의 첫 DNA는 소비자의 입맛과 생활 반경을 파고드는 데 있었다. 껌과 과자, 음료, 햄과 우유, 패스트푸드, 백화점과 호텔, 놀이공원까지 롯데는 제조업의 공장보다 소비자의 일상에 가까운 곳에서 몸집을 키웠다. 롯데식 성장은 ‘생활의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삼성과 현대차가 반도체와 자동차, 중후장대 제조업을 앞세웠다면 롯데는 먹고, 마시고, 사고, 쉬고, 노는 공간을 장악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월드가 쌓아 올린 것은 단순한 계열사 목록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소비 동선 속에 롯데라는 이름을 심는 과정이었다. 1970년대 이후 롯데는 식품을 넘어 유통과 관광,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넓혔다. 롯데 공식 연혁에 따르면 롯데는 1976년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했고, 1979년 롯데쇼핑을 세웠다. 식품과 유통에서 번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호텔, 백화점, 마트, 화학, 건설까지 넓히는 방식이었다. 롯데 DNA의 핵심은 ‘크게 한 번 베팅하는 승부수’보다 ‘될 만한 영역을 넓게 깔고, 오래 버티며, 전국망으로 키우는 확장력’이었다. 확장의 DNA, 소비 동선을 장악하다 롯데의 확장 방식은 시대와 잘 맞았다. 한국 경제가 고성장하던 시기, 소비자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샀다. 도심에는 백화점이 들어섰고, 외곽에는 마트가 생겼다. 해외여행과 관광 수요가 커지면서 호텔과 면세점도 성장했다. 롯데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식품에서 시작해 유통과 관광으로, 다시 석유화학과 건설로 이어지는 확장은 내수 성장기의 성공 공식이었다. 롯데의 강점은 안정성이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호텔, 식품은 경기 변동을 타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수요를 품고 있다. 롯데는 이와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재계 상위권에 올라섰다. 신 명예회장 시대의 롯데는 과감한 기술 승부보다 치밀한 입지, 브랜드, 유통망, 현금흐름으로 성장한 그룹이었다. 하지만 성장의 기반이던 내수 확장 공식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쿠팡과 네이버, 전문몰과 해외 직구가 소비 동선을 바꿨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여전히 강하지만, 성장률은 과거 같지 않다. 롯데온은 그룹의 유통 자산을 온라인으로 묶겠다는 시도였지만, 시장의 판을 뒤집을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석유화학도 더 이상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아니다. 중국과 중동의 증설, 글로벌 수요 둔화, 범용 제품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롯데케미칼은 한때 롯데의 제조업 확장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그룹 체질 전환의 가장 무거운 숙제가 됐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롯데 DNA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 롯데는 좋은 입지에 점포를 깔고, 좋은 시장에 설비를 늘리며 성장했다. 지금은 반대로 줄이고, 합치고, 멈추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성장기의 롯데가 ‘확장형 그룹’이었다면, 저성장기의 롯데는 ‘정리형 그룹’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의 시대, ‘많이 깔던 롯데’의 반전 과제 신동빈 회장 체제의 과제는 분명하다.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 점포 수보다 효율, 계열사 수보다 포트폴리오 질을 따져야 한다. 올해 초 롯데그룹의 경영 회의에서 신 회장이 수익성 중심 경영과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롯데는 더 이상 많이 벌려놓는 방식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투자자와 시장은 “얼마나 크냐”보다 “얼마나 남기느냐”를 묻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도 변화는 드러났다. 공정위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가 처음으로 재계 5위권에 진입했고, 롯데는 포스코와 함께 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도됐다. 순위 자체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한화가 방산·조선·우주로 체급을 키우는 동안 롯데는 화학 부진과 유통 전환의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롯데의 강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식품과 음료, 백화점, 호텔, 면세, 관광, 물류, 화학을 모두 가진 그룹은 드물다. 소비자의 하루를 따라가면 롯데가 여러 번 등장한다. 커피와 과자, 편의점, 마트, 백화점, 호텔, 놀이공원, 면세점, 택배, 카드와 멤버십이 하나의 생활권 안에 있다. 이 자산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흩어진 자산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묶는 능력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였지만, 온라인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마트와 슈퍼, 백화점과 이커머스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식품, 지역 맞춤형 점포, 오프라인 픽업과 반품, 멤버십 데이터 활용은 롯데가 다시 강점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별 이해관계를 넘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스페셜티 소재로 이동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를 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사업구조 전환과 재무 건전성 강화, 경쟁력이 낮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의 합리화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 조건에 가깝다. 석유화학은 더 이상 설비를 많이 가진 기업이 이기는 산업이 아니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남기며, 어디에 다시 투자할지를 정하는 산업이 됐다. 롯데 DNA의 본질은 ‘생활산업의 확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DNA는 ‘선택과 집중’이다. 신격호 시대의 롯데가 소비자의 생활 반경을 넓게 장악한 그룹이었다면, 신동빈 시대의 롯데는 그 넓은 반경을 다시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그룹이다. 과거에는 점포와 설비를 늘리는 것이 성장의 언어였다. 지금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줄이는 것도 성장의 언어가 됐다. 롯데의 시험대는 그래서 냉정하다. 유통에서는 온라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화학에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호텔과 관광은 회복 국면을 살려야 하며, 식품은 글로벌 K푸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롯데의 과제는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롯데에 필요한 것은 더 큰 확장이 아니라 더 정교한 재편”이라며 “롯데 DNA의 다음 장은 ‘확장’이 아니라 ‘정리’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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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SK그룹 15GW AI 데이터센터 총괄…'AI 인프라 설계자'로 전면에
SK텔레콤이 SK그룹의 15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전략을 주도한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와 그룹의 에너지·건설 역량을 하나의 AI 인프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 이동통신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2029년까지 국내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수요와 투자 여건에 맞춰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남권에 2GW 이상, 서남권에 1GW 규모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15GW는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장기 확장 목표다. SK는 전략적 투자자 유치와 고객사의 장기 계약,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최대 1000조원 규모의 투자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투자 규모는 고객 수요와 전력 확보, 부지 조성, 사업 추진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 AI 인프라 설계·운영 총괄…SKT가 앞에 선 이유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GPU 서버를 설치하는 시설이 아니다. 고성능 반도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냉각 설비, 초고속 네트워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설계하고 운영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SK텔레콤은 가산과 양주, 판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 기술, 글로벌 고객 영업 역량을 바탕으로 그룹 AI 인프라 전략을 이끈다. 올해 1분기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도 가산센터 가동률 상승 등에 힘입어 1314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부지 선정부터 전력 수급,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글로벌 고객 유치까지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반도체 경쟁력을 제공하고 SK에코플랜트는 설계와 시공을 맡는다. 에너지 계열사는 발전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 솔루션 등 전력 인프라를 지원하는 구조다. 첫 시험대는 울산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약 7조원을 투입해 GPU 6만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의 목표는 데이터센터 공간을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사업에 머물지 않는다. 고객이 필요한 만큼 GPU를 사용할 수 있는 GPUaaS(GPU as a Service), AI 클라우드, 기업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산 데이터센터에서는 GPUaaS를 이미 상용화했다. 이는 정체된 이동통신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데이터센터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맡게 되면 그룹 계열사의 반도체와 네트워크, 에너지 기술을 하나의 AI 서비스로 묶어 글로벌 빅테크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를 그룹 내부 지원시설이 아니라 독립적인 AI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전망도 우호적이다.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9~22% 증가하고 예정된 공급이 모두 이뤄져도 미국에서만 15GW 이상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등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자본이 필요하다. 결국 사업의 성패는 2029년까지 추진하는 5GW 사업에서 안정적인 전력과 부지, 장기 계약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수익원을 넘어 SK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동통신 기업에서 아시아 AI 인프라 운영사로의 전환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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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부 전문가에 보안전략 맡긴다…AX 전환 앞두고 '신뢰 방어선' 구축
[경제일보] KT가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기에 앞서 외부 전문가에게 전사 보안전략을 검증받는 체계를 마련했다. AI와 클라우드 사업이 확대될수록 고객 데이터와 기업 시스템을 함께 다루게 되는 만큼 기술 투자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신뢰를 보안 거버넌스로 뒷받침하려는 행보다. KT(대표이사 박윤영)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협의체인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고 12일 밝혔다. 위원회는 KT의 정보보호 전략과 정책을 외부 시각에서 점검하고 AI 보안과 제로트러스트, 클라우드 보안, 침해사고 대응, 보안 기술 혁신 등 전사 정보보안 분야의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보안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의 설계 단계부터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예방 중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자문위원에는 박춘식 한국제로트러스트보안협회 이사, 정은수 청주대 디지털보안학과 교수,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윤명근 국민대 인공지능학부 교수, 김홍선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철준 경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최광희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참여한다. ◆ 개인정보와 정보보안 분리…전문성 높인다 KT는 올해 상반기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먼저 신설했다.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가 개인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과정과 처리의 적법성 등 정책·법률 영역을 살핀다면, 새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는 네트워크와 IT 시스템을 실제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기술·전략 분야에 집중한다. 두 위원회를 분리한 것은 개인정보보호와 사이버보안의 전문 영역이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입력한 데이터의 저장·학습 여부와 해외 이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동시에 AI 모델을 속이는 프롬프트 인젝션과 권한 오남용, 클라우드 공급망 공격 등 기존 통신망 보안과 다른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 KT가 추진하는 산업별 AX 플랫폼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내부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통신 가입자 정보뿐 아니라 고객사의 영업기밀과 업무 시스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안이 지원 기능을 넘어 AX 사업 수주의 전제 조건이 되는 셈이다. ◆ 4조원 투자와 조직 개편…실행력이 관건 KT는 2026년 조직 개편을 통해 IT와 네트워크 등에 분산돼 있던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했다.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조직을 분리하고 관련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제로트러스트 원칙에 따라 전사 보안 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향후 3년간 정보보안과 IT 혁신 분야에 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최근 3년 투자액의 두 배 수준으로, AX 인프라 확장에 앞서 통신망과 데이터, 클라우드의 신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자문위원회의 실효성은 외부 전문가의 권고가 실제 투자와 서비스 설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에 달렸다. 회의 개최 자체보다 보안 취약점 개선과 제로트러스트 적용 범위, 권고사항 이행 결과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KT가 자문위원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주요 개선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AX 플랫폼 사업에서 차별화된 신뢰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자문이 내부 검토에 머문다면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의 효과를 이용자와 기업 고객이 체감하기 어렵다.
2026-07-12 15: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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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vs SK하닉 '실탄'…AI 메모리 패권경쟁 2라운드
[경제일보] AI 반도체 전쟁의 열기가 다시 한국 증시를 흔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역대급 실적으로 돌아왔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쪽은 실적으로, 다른 한쪽은 자금조달로 AI 메모리 패권전 2라운드의 문을 열었다. 역대급 실적으로 돌아온 삼성의 '반격'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약 171조원, 영업이익 약 89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4조68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9배 수준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뛰고,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몇 년 전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가 다시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중심으로 돌아왔다는 신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코스피는 4.9%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9%, 6.1% 하락했다. 강한 이익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AI 메모리 호황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 영향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열됐는지,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계속 늘어날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새로운 질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단순한 HBM 점유율 싸움을 넘어섰다. 이제 승부처는 '누가 더 빨리 고성능 메모리 생산능력을 늘리느냐', '누가 엔비디아와 빅테크 고객의 장기계약을 더 단단히 묶느냐'. '메모리 사이클이 꺾일 때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로 옮겨갔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종합 반도체 체력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패키징을 모두 가진 세계에서 드문 기업이다. AI 반도체가 복잡해질수록 칩 하나의 성능보다 메모리, 로직, 패키징을 함께 묶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먼저 밀렸지만,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과 낸드 회복, 범용 D램 수요 반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초반 주도권을 놓쳤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 공급망의 신뢰를 먼저 얻은 쪽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에도 시장에서 '삼성이 AI 메모리의 가장 중요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을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HBM 선점한 SK, 자본시장서 실탄 확보 SK하이닉스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 매각을 시작했고 280억7000만 달러(한화 약 43조원)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국내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과 첨단 장비 확보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시점에 글로벌 투자자 자금을 끌어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HBM 선점으로 얻은 시장 신뢰를 자본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승부수다. SK하이닉스의 강점은 집중력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바일과 가전까지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이라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한 분야에서 더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HBM에서는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하며 'AI 시대 메모리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HBM은 단순히 많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다. 고객의 AI 가속기 설계 일정에 맞춰 성능, 발열, 전력 효율, 패키징을 함께 맞춰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이 고객 맞춤형 대응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기회이자 동시에 부담이다. AI 메모리 호황이 길게 이어지면 선제 투자는 격차 확대의 무기가 되지만, 반대로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메모리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나면 대규모 설비투자는 고정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호황 이후 겨누는 장기전 두 기업 모두 사이클 방어가 숙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은 다운사이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기계약과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방식의 계약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계약이 전체 매출을 모두 방어하는 것은 아닌 만큼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충격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쟁은 '누가 더 많이 버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실적으로 자신이 여전히 '메모리 강자'임을 증명해야 하고, SK하이닉스는 HBM 선점이 일시적 우위가 아니라 장기 경쟁력임을 입증해야 한다. 투자 포인트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체 체력과 포트폴리오 회복력이 강점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번지면 삼성의 이익 레버리지는 더 커진다.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부진이 부담이지만, 반대로 이 부문이 회복하면 실적 개선의 추가 여지도 생긴다. SK하이닉스는 HBM과 고성능 D램에 더 집중된 기업이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강하면 이 집중력이 더 큰 프리미엄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시장이 더 이상 '좋은 숫자'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압도적이지만, 주가는 흔들렸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미 AI 호황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했고, 이제는 다음 국면을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7년 이후에도 지속될지, 가격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지, 고객의 장기계약이 실제 방어막이 될지가 중요해졌다.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로 보면 두 기업의 경쟁은 축복이자 부담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 국내 장비·소재·부품 생태계는 커진다. 용인, 평택, 청주 등 반도체 거점의 산업적 무게도 커진다.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너무 많은 투자가 몰리면 사이클 하강기에 충격도 커진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지만, 동시에 가장 냉정한 사이클 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금은 강하지만, 진짜 승부는 가격이 오를 때가 아니라 가격이 흔들릴 때 드러난다"며 "AI 메모리 2라운드는 생산능력, 고객계약, 자금조달, 사이클 방어력까지 모두 겨루는 장기전"이라고 했다. 이어 "AI는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고, 시장은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9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9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