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KT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앞으로 5년간 6조원을 투입한다. KT가 공개한 투자 계획을 나눠 보면 AI 데이터센터(AIDC)에 약 5조원, 국내외 데이터 연결을 위한 해저케이블에 1조원이 배정된다. 데이터센터와 연결망을 함께 확보해 AI 전환(AX) 사업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KT클라우드는 지난 15일 열린 ‘KT 클라우드 서밋 2026’에서 2031년까지 전국 20여개 부지에 1기가와트(GW) 이상의 AIDC 인프라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는 전력과 인프라를 갖춘 부지를 먼저 확보하고 비수도권에서는 고객 수요를 확인한 뒤 센터를 짓는 방식이다. 김봉균 KT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원칙으로 ‘실수요 기반 공급’을 제시했다.
KT가 AIDC에 무게를 싣는 배경에는 AI 연산 수요의 변화가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가 인터넷 서비스와 기업 전산을 수용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네트워크, 냉각 설비가 결합된 AI 연산 시설이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다. 모델 학습뿐 아니라 이용자 요청에 답하는 추론 서비스가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과 고밀도 서버를 갖춘 시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산업으로 분류하고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2029년까지 8.4GW 규모 초거대 AIDC를 구축하는 550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SK텔레콤·GS·네이버 등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KT도 1GW 증설을 공식화했다.
KT클라우드는 이미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25년 이상 시설을 운영해왔고 국내 12개 데이터센터와 1200여 고객을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매출은 9975억원으로 전년보다 27.4% 늘었다. 가산 AI 데이터센터 가동과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확대가 성장에 기여했다.
6조원 투자는 KT의 사업 지형도 바꾸는 규모다. 통신망을 빌려주는 사업에서 벗어나 전력·부지·서버·클라우드·네트워크를 함께 제공하는 기업용 인프라 사업자로 올라서려는 시도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면 고객의 GPU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클라우드와 보안, 네트워크 상품을 묶어 판매할 여지도 생긴다.
그러나 투자액이 크다고 사업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AIDC는 건설비뿐 아니라 GPU와 전력설비, 냉각장치, 유지보수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고객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센터를 먼저 지으면 가동률이 낮아지고 투자금 회수 기간도 길어진다. KT클라우드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급 방식을 달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첫 번째 확인 지점은 6조원의 집행 속도다. 2031년 1GW라는 목표보다 어느 지역에 얼마를 투자하고 어떤 고객이 전력을 사용할지 공개돼야 한다. KT가 통신 본업 중심의 회사에서 AX 인프라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는 선언보다 실제 착공과 고객 계약, 가동률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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