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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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공항 피격이 울린 경고음…에너지 안보가 곧 국익이다
[경제일보] 중동의 불길이 세계 경제의 급소를 겨누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관문인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운항이 중단됐다는 소식은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공항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석유 시설과 주요 해상 수송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지역의 안보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도 커지고 있다. 민간 항공 인프라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에너지 생산과 수송의 핵심 거점 역시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를 또 하나의 국지적 무력 충돌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중동의 안보 불안이 국제유가의 변동성과 해상 운임, 보험료 상승 압력을 키우고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무력으로 민간 시설을 위협하고 국제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국제사회는 민간인의 안전과 국제법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그러나 규탄 성명만으로 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유가는 출렁이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원유 수송로가 위협받거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에너지 가격은 실제 수급 악화 이전부터 움직인다. 시장의 불안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이며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연쇄 충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에 이번 사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 기반이 취약하고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자원 빈국이다. 올해 들어 수입선 다변화로 중동산 원유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원유 수입의 절반을 웃돈다. 주요 해상 수송로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 지역 분쟁이 장기화하면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운송비와 생산비용을 통해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번진다. 수입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율까지 겹친다면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는 데 더 많은 원화를 지출해야 한다. 중동의 안보 위기가 우리 경제의 물가와 성장, 민생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다. 그런데도 위기가 터진 뒤 유가 동향을 살피고 임시 대책을 내놓는 데 그친다면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에너지 안보는 가격이 급등한 뒤 대응하는 사후 관리가 아니라 공급 차질을 가정하고 미리 대비하는 국가 생존 전략이어야 한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해상 운송로의 위험 수준을 상시 점검하고, 비상 상황별 원유 수급 계획과 부처 간 대응 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전략 비축유의 규모뿐 아니라 방출 기준과 실행 절차,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도 점검해야 한다. 위기 때 꺼내 쓸 수 없는 비축유는 장부상의 숫자에 불과하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도 더는 미룰 수 없다. 중동 의존도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다른 산유국 등으로 도입선을 넓히고 공급 계약과 수송 경로를 분산해 특정 지역의 위기가 국가 전체의 공급 위기로 번지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와 핵심 원자재 역시 공급망 취약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원전·재생에너지 등 국내 에너지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일도 장기적인 대응책이다. 에너지 전환은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공급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을 함께 따지는 현실적 원칙 위에서 추진해야 한다. 기업과 시장의 대응을 뒷받침할 정교한 정책도 필요하다. 정부는 정유·석유화학·항공·해운 등 에너지 가격과 수송 차질에 민감한 업종의 위험 노출을 점검하고,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과 자금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한 담합이나 부당한 가격 인상은 엄정하게 감시하되, 시장 가격을 무리하게 억누르는 방식으로 공급을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 취약계층 지원은 대상을 명확히 하고 한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재정 부담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키우는 일이다. 외교·안보 역시 경제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주요 우방국과 정보 공유, 해상교통로 보호, 공급망 안정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을 확보하고 에너지 공급 차질을 최소화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 대한 정치적 구호에 매달리기보다 국제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실질적인 국익을 확보하는 실용 외교가 중요하다.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함께 지켜야 할 공공재다.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초당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 비축 시설과 수입선 다변화, 에너지 효율 투자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위기가 잠잠해지면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정부는 위기 때마다 국민에게 절약을 호소하기에 앞서 얼마나 치밀하게 대비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리야드 공항을 둘러싼 위기는 중동의 불안이 언제든 한국의 공장과 물류망, 국민의 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일깨운다. 에너지 안보를 시장에만 맡길 수도, 정치적 구호로 해결할 수도 없다. 정부는 비축과 다변화, 외교와 산업정책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능력이 곧 경제의 경쟁력이고,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국가의 실력이다. 위기가 닥친 뒤 허둥대는 나라와 위기를 예상하고 대비한 나라의 차이는 평상시의 준비에서 결정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론이 아니라 실행이고,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안보 체계다.
2026-10-13 10: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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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보도, 산업·경제까지 넓힌다…인신협·숙명여대 전문인력 양성
[경제일보]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숙명여자대학교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을 전문적으로 다룰 언론인 양성에 나선다. 대학의 기후·환경 연구와 기자들의 취재 경험을 연결해 과학적 사실과 산업·경제적 영향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보도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숙명여대 탄소중립대학원과 기후커뮤니케이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 기관은 회원사 기자 대상 전문교육부터 대학원 진학 지원, 공동 연구와 현장 연계 프로젝트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주요 협력 분야는 기후·환경·에너지 전문교육, 회원사 기자와 임직원의 대학원 진학 시 장학금 지원, 세미나·포럼 공동 개최 등이다. 언론 실무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한편, 연구·교육에 필요한 정보도 교류한다. 이번 협력의 기반은 숙명여대가 확대해온 기후환경 교육이다. 숙명여대는 2014년 환경부 기후변화 특성화대학원에 선정됐고, 2021년에는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됐다. 기후환경융합학과는 기후환경학과 환경·경제, 기후환경커뮤니케이션 등 세부 전공을 통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후기부터 기후환경커뮤니케이션 전공을 신설했다. 기후·환경 담당 기자뿐 아니라 산업·경제·금융 분야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홍보 담당자까지 교육 대상으로 삼았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에 정치·사회·경제적 맥락을 더해 설명할 전문인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숙명여대의 올해 후기 모집 안내에 따르면 해당 전공은 기후변화 보도, 미디어와 사회, 환경경제와 정책, ESG 전략과 홍보,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등의 교과목을 운영한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교육 기반을 인터넷신문 기자들의 취재 실무와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보도는 폭염과 홍수 등 피해를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기업의 전환 비용, 에너지 공급 변화까지 설명해야 하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배출량과 감축 목표 등 수치를 해석하고 정책 효과를 검토하는 능력이 필요한 만큼, 연구와 취재를 연결한 교육은 기자들의 분석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 기관은 앞으로 언론계의 실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공동 연구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축적한 전문지식을 보도 현장에 전달하고,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교육과 연구에 반영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026-10-09 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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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장재훈 "영남권에 10년간 42조 투자…자율주행·미래항공 거점 육성"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영남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올해부터 10년간 42조원을 투입해 자율주행차와 AI 제조, 미래 항공·우주, 미래차 핵심 부품,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현대차그룹의 모태인 영남권에 AI 기반 첨단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핵심 부품 제조뿐 아니라 신사업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해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의 중심에는 울산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을 포함해 AI 기반 생산체계를 갖춘 제조 허브를 구축하고, 이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그룹이 개발 중인 AI 기반 자율주행차는 차량이 주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차세대 모빌리티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4 이상의 AI 기반 자율주행차 기술 확보를 목표로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수소 분야 투자도 확대한다. 울산 수소연료전지공장을 전략 생산기지로 조성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기를 양산하고, 수소 모빌리티와 청정에너지 산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차 핵심 부품 생산 기반도 영남권에 집적한다. 2030년까지 울산에는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 대구에는 현대모비스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경남 창원에는 현대위아 전기차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을 구축해 전동화 밸류체인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제조 현장에는 AI를 접목한 생산 혁신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설비와 물류, 품질관리 전반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제조 특화 AI 체계를 구축한다. 영남권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산업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AI 성능 향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사업 영역은 미래 항공·우주 분야까지 확대한다. 미국 미래항공모빌리티 전문법인 슈퍼널과 함께 전동화 기반 차세대 항공기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우주 발사체 엔진과 달 탐사 로버 등 우주 핵심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차세대 에너지 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한 제조 역량을 미래 첨단산업으로 확장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했다.
2026-07-03 17: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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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취약채무자 마음돌봄 상담에 3억원 추가 출연 外
[경제일보] KB국민은행, 취약채무자 마음돌봄 상담에 3억원 추가 출연 KB국민은행이 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운영하는 취약채무자 대상 '마음돌봄 상담 서비스’ 확대를 위해 3억원을 추가 출연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출연으로 국민은행이 지원하는 마음돌봄 상담 서비스 재원은 총 8억원으로 늘었다. 추가 재원은 채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전문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마음돌봄 상담 서비스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이용 고객에게 전문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EAP협회와 협력해 전국 943개 심리상담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4738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채무 문제로 인한 우울감과 불안, 무력감 등 정서적 부담 완화를 지원한다. 국민은행은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KB희망금융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6개 센터에서 신용상담과 채무조정, 심리상담을 연계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추가 출연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고 채무 문제로 인한 정서적 부담을 덜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금융 취약계층의 자립과 경제적 안정을 돕기 위한 다양한 포용금융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추진 방향을 담은 다섯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금융소비자 보호 △윤리경영 △정보보호 △고객 만족 △포용금융 △인재 확보 등 7개 핵심 ESG 이슈를 선정했다. 올해 보고서는 처음으로 일반 이해관계자용과 투자자용으로 구분해 발간했다. 일반 이해관계자용 보고서에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포용금융, 사회적 가치 창출 등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담았다. 투자자용 보고서는 ISSB 공시 체계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 금융소비자 보호, 정보보호 등 주요 ESG 지표를 상세히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총 1조377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신용대출과 햇살론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포용금융 부문의 사회적 가치는 6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오는 2045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구매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자 했던 노력과 성과를 보고서에 담았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금융기술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기보·농협은행과 녹색정책금융 협약 우리은행이 지난 25일 기술보증기금, NH농협은행과 '녹색정책금융 이차보전지원 협약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높은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하고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기술보증기금은 △탄소가치평가 △온실가스 감축 평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적합성 평가와 보증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용보증서를 발급한다. 우리은행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 중 일정 수준 이상의 감축 효과와 K-택소노미 적합성이 확인된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상 기업은 기업 규모와 온실가스 감축률에 따라 이자 지원과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협약보증서를 통한 보증료 지원도 제공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이 녹색전환을 추진하는 중소·중견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녹색금융 활성화와 기업의 친환경 투자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6 1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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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아크로 목동리젠시 홍보관 오픈 外
[경제일보] DL이앤씨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아크로 목동리젠시’의 공식 홍보관을 개관했다고 15일 밝혔다. 목동6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14개 동, 2173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1조 2868억원에 달한다. DL이앤씨는 앞서 목동6단지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획득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27일 개최된다. 단지명인 ‘아크로 목동리젠시’는 교육특구이자 명문 주거지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목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사업지는 목동에서 유일하게 한강과 안양천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입지적 가치를 갖고 있다. 이에 글로벌 건축 디자인 그룹인 ‘저디’와 조경 디자인 그룹인 ‘MSP’, 영국의 ‘에이럽’과 협업해 목동 최고 수준의 조망과 조경 특화 설계로 하이엔드 주거 가치를 구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재건축을 통해 한강 조망은 목동의 새로운 가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펜트하우스와 듀플렉스하우스를 비롯해 총 1554가구에 특화평면을 적용했으며 일부 저층 세대에는 프라이빗 가든과 전용 테라스를 계획해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제안한다. 아울러 애듀플랫폼 커뮤니티를 제안해 주거와 교육, 문화가 결합된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조건으로는 △공사비 물가 인상분 500억원 시공사 부담 △이주비 LTV 100% 조달 △조합원 분담금 입주 후 4년 유예 △입찰 보증금 CD+0% 금리 등을 제시했다. 조합 부담을 낮춰 사업성을 개선하고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조건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는 지역의 미래가치와 주거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 온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목동 유일의 한강·안양천 조망 입지에 이러한 아크로의 설계 역량과 주거 철학을 더해 기존 목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프리미엄을 창출하고 목동의 미래가치를 이끄는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오산헤리티지자이’ 내달 분양 예정 GS건설은 ‘오산헤리티지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오산헤리티지자이’는 경기 오산시 양산동 일원에 2개 블록으로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22개 동 총 178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블록별로는 1블록 13개동 1069가구, 2블록 9개동 714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75㎡, 84㎡, 102㎡, 124㎡, 166㎡PH로 구성돼 있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에 마련되며 다음 달 중 개관할 예정이다. 단지는 병점역 일대 약 1만여 세대 규모로 조성 중인 브랜드타운 입지에 들어서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신규 공급을 넘어 대단지 브랜드 프리미엄을 갖춘 단지라는 점에서 병점역 생활권의 새로운 주거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병점역을 도보권으로 이용 가능하며 1호선 동탄역 연장(계획) 및 동탄도시철도(트램) 추진 등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봉담~동탄), 오산화성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통해 수도권 및 서울로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양산1초(계획)와 양산중(2027년 개교예정)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고 병점과 동탄 학원가 접근성도 우수해 학부모 수요층 관심이 예상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오산헤리티지자이가 들어서는 병점역 일대는 1만여 세대 브랜드타운이 조성되며 경기 남부 신주거타운으로 주목받는 지역이다”라며 “향후 병점역 생활권을 대표하는 신흥 주거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L이앤씨, 동제주 복합발전소 수주…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대 DL이앤씨는 ‘동제주 복합발전소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 구좌읍 동복리 일원에 총 발전용량 150㎿(메가와트)급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했고 DL이앤씨가 설계·조달·시공(EPC) 및 시운전 등 전 공정을 일괄 수행한다. 지난주 울산 한국동서발전 본사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와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DL이앤씨는 이번 수주 배경으로 70년 이상 쌓아온 발전소 건설 경험과 제주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꼽았다. 발전소 경쟁력의 핵심인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본설계 역량이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제주 복합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배열회수보일러(HRSG)의 성능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한 설계를 제안했다. 전력 수요가 많아 발전소를 최대로 가동할 때뿐만 아니라 수요가 적어 출력을 낮춰 운전할 때도 높은 연료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반영한 것이다. 스마트 기술인 ‘AWP(선진 프로젝트 관리 공법)’도 적용될 예정이다. AWP는 설계·구매부터 시공 및 시운전까지 전 공정을 세분화해 하나의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수소 사용이 가능한 터빈 역시 도입된다. 이를 통해 기존 발전소와 동일한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청정 수소 발전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청정 수소 발전 전환은 신규 발전소 건설 대비 가동 중단 기간을 최소화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저탄소 발전 솔루션”이라며 “플랜트 분야에서 쌓아온 신뢰와 수소 등 미래 핵심 기술을 결합해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2026-06-15 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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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석유가스법 개정, 베트남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의 주춧돌
에너지 경쟁이 국가 경쟁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는 더 이상 산업 정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됐다. 에너지 자립 역량은 곧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 능력을 의미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베트남이 시행한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단순한 산업 규제 정비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체계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제도 개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석유가스법 개정 논의는 탐사와 개발 과정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에너지 전환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의 의미는 훨씬 광범위하다. 이번 개정은 베트남의 에너지 개발 체계를 현대화하고 해양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또한 해양경제 발전과 국가 해양 주권 수호라는 장기 국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전환기에 직면한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 지난 수십 년 동안 석유가스 산업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가 재정 수입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전력 생산과 비료, 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하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했다. 특히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서 경제 발전과 해양 주권 수호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대표 유전인 바크호(Bạch Hổ), 롱(Rồng), 다이훙(Đại Hùng) 등 주요 유전은 장기간 생산으로 인해 자연 감소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신규 유전은 대부분 심해나 원거리 해역, 복잡한 지질 구조에 위치해 있어 탐사와 개발 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수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탐사 시추 비용은 현재 심해 개발의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수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석유가스 산업은 법적 안정성과 투자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변화한 산업 환경에 비해 제도와 법 체계가 뒤처질 경우 투자 유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탐사 활동 감소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률의 현대화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 미래 에너지 영토를 넓혀야 한다 새로운 석유가스법은 단순히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베트남 해역이 보유한 미래 전략 자원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다. 막대한 매장 가능성으로 인해 차세대 전략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은 연구와 시험 생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조기 탐사와 연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미래 에너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업 생산 여부를 논하기보다 장기적인 국가 전략 차원에서 기술과 제도, 연구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또 다른 전략 분야는 해상 풍력이다. 베트남은 3200㎞가 넘는 해안선과 우수한 풍황 조건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해상 풍력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해상 풍력은 기존 석유가스 산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해저 지질 조사, 해상 구조물 설계, 심해 장비 운용, 해상 물류 등은 모두 석유가스 산업이 수십 년 동안 축적해온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기술과 인프라는 해상 풍력 산업 발전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파력 발전과 조력 발전, 해류 발전, 전략 광물 개발까지 고려한다면 석유가스법은 단순한 자원 개발법이 아니라 베트남 해양 에너지 개발을 총괄하는 종합 법체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천연가스는 중요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세계적 화두가 됐지만 천연가스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높다.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가스전 개발과 가스 발전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기의 핵심 브리지 연료(Bridge Fuel)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이 추진 중인 블록 B-오몬(Block B – Ô Môn) 프로젝트 역시 단순한 자원 개발 사업이 아니다. 가스 복합발전소 연료 공급과 지역 산업 육성, 국가 전력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담당하는 전략 사업이다. 따라서 석유가스 탐사와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 과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기존 에너지원을 하루아침에 폐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전환 과정이다. 천연가스는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다.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제도적 결단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베트남이 추구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해양경제 발전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이 채택한 국가 에너지 안보 관련 결의와 지속 가능한 해양경제 발전 전략 역시 에너지 자립 역량 강화와 해양 자원 개발, 비전통 에너지 연구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국가에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베트남의 경우 향후 에너지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실 변화에 맞는 현대적이고 유연한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법 개정은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해양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미래 세대가 사용할 전략적 에너지 자산을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다.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에너지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 자원을 선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자 베트남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할 핵심 제도 인프라로 평가받을 만하다.
2026-06-05 1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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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승리 후 협상"과 호르무즈의 침묵
[경제일보] 중동의 사막은 늘 뜨거웠지만, 그 뜨거움이 언제나 전쟁만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때로 사막은 문명의 길이었고, 때로는 세계 경제의 동맥이었다. 오늘날 세계가 다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주목하는 이유도 단순히 미사일과 핵시설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은 석유의 길이고, 달러의 길이며, 현대 산업문명의 숨길이기 때문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 포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 정도면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외교적 발언 같지만, 국제정치의 문법으로 보면 이는 상당히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물밑에서 상당한 수준의 조율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보다는 관리 가능한 타협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신호에 가깝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번 충돌을 “소규모 충돌(skirmish)”이라고 표현했다. 단어 하나에도 의도가 있다. 그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을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보이게 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강하게 때렸고, 상대를 굴복시켰으며, 결국 협상으로 정리했다”는 서사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것은 군사 전략이면서 동시에 미국 국내정치 전략이다. 실제로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은 언제나 “힘을 통한 거래”였다. 상대를 극단까지 몰아붙인 뒤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는 방식이다. 중국과의 관세전쟁도 그랬고, 북한과의 정상회담도 그랬다. 이번 이란 문제 역시 같은 패턴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가 다르다. 이란은 단순한 중동의 한 국가가 아니다. 5천 년 문명의 기억을 가진 페르시아의 후예이며, 세계 에너지 길목을 움켜쥔 지정학 국가다. 미국이 세계 최강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한국, 일본, 중국의 에너지 생명선이기도 하다. 하루 평균 수천 척의 유조선이 이 좁은 바다를 통과한다. 만약 이곳이 봉쇄되면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는 즉시 충격에 빠진다. 인플레이션은 재폭발하고, 금리는 다시 오르며, AI 산업을 포함한 첨단산업의 전력 비용도 급등한다. 결국 호르무즈는 단순한 바다가 아니다. 현대 문명의 목줄이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논의하는 핵심 역시 바로 이것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이란 핵농축 중단 △고농축 우라늄 반출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MOU)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핵과 석유의 교환”이다. 미국은 핵위협 제거를 원하고,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를 원한다. 서로 필요한 것을 맞바꾸는 셈이다. 여기서 세계 금융시장은 이미 전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언제나 총성보다 먼저 기대와 공포를 가격에 반영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되고 미국 증시와 아시아 증시가 반등한 것도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이 일단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뉴욕 금융가는 이미 두 개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계산하고 있다. 하나는 ‘휴전과 타협의 시나리오’이고, 다른 하나는 ‘지지부진한 장기 대치 시나리오’다. 만약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일정 수준에서 타결되고 사실상의 휴전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세계 금융시장은 상당 기간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 선에서 안정될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그동안 중동 리스크 때문에 움츠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은 다시 미국 기술주와 아시아 반도체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 경제에는 중요한 숨통이 열린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안정 자체가 곧 물가 안정으로 연결된다. 반도체·배터리·AI 데이터센터 산업 역시 전력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붕괴, 고금리, 에너지 충격이 연쇄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시장은 “최소한 더 큰 악재만은 피하고 싶다”는 심리가 강하다. 따라서 중동 긴장 완화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세계 위험자산 시장 전체에 긍정적 신호가 된다. 반대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미국과 이란이 ‘불안한 휴전’ 상태에서 군사적 긴장만 반복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시장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전면전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정이다. 이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금리는 내려가지 못하고, 소비와 투자도 위축된다. 특히 유럽은 이미 에너지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어 경기 침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중국 역시 제조업과 수출 회복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금값은 상승하고, 미국 국채로 자금이 몰리며, 신흥국 통화는 약세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수입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 부담도 커진다. 무엇보다 AI 시대의 세계 경제는 과거보다 에너지에 훨씬 민감하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결국 유가와 전력 비용은 곧 AI 산업 경쟁력 문제로 이어진다.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단순한 국제 뉴스가 아니라 AI 패권 경쟁의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협상은 총성과 미사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심장 박동수를 조절하는 문제에 가깝다. 월가와 런던 금융가, 도쿄와 서울의 딜링룸은 지금 호르무즈 해협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는 이미 페르시아만의 파도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가 “우리가 이겼다”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미국 보수층은 대체로 “강한 미국”을 원한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미국 사회 내부에는 “미국이 약해졌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트럼프는 이를 뒤집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는 이란을 압박한 뒤 협상으로 끌고 들어오는 과정을 “미국의 승리”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치는 언제나 승자만 있는 게임이 아니다. 이란 역시 내부적으로는 “굴복이 아닌 생존”이라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 혁명수비대(IRGC)와 강경 종교 세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란 정권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이 체제 붕괴처럼 보이면 안 된다. 따라서 이란은 “핵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평화적 핵 이용을 유지한 채 긴장을 조절한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양측 모두 자국민을 향해 “우리가 이겼다”고 말해야 하는 기묘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세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이다.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이며, 이란산 원유의 중요한 구매자다. 동시에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질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중국 역시 일정 부분 그 혜택을 받는다. 반대로 중동이 불안정해지면 중국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는다. 그래서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중동 문제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겉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지만, 에너지 공급망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서로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없다. 한국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국가이지만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한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AI 고속도로” 전략 역시 안정적 에너지 공급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은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략 전체의 문제다. 고대 페르시아의 아케메네스 왕조는 “왕의 길(Royal Road)”을 건설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이었다. 오늘날 호르무즈 해협은 현대판 왕의 길이다. 석유와 LNG, 달러와 원자재, AI 산업의 전력과 반도체 공급망까지 모두 이 길과 연결돼 있다. 세계는 다시 페르시아를 지나고 있다.
2026-05-07 09: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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