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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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 경기선 지켰다…자동차는 고급화·해외 생산으로 속도전
[경제일보] 중국 경제가 제조업과 소비 회복을 바탕으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지표는 완만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은 고급화와 해외 진출을 앞세워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0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은 지켰다. 업종별로는 첨단 제조업이 회복세를 이끌었다. 고기술 제조업 PMI는 52.9, 장비 제조업 PMI는 52.1을 기록했다. 전통 제조업보다 기술 집약 산업의 경기 흐름이 상대적으로 견조했다는 의미다. 비제조업 경기지수도 50.1로 올라섰다. 노동절 연휴 효과로 소비 서비스업이 회복했고 정보서비스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산업은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고급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야디(BYD)의 고급 브랜드 양왕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모터쇼에서 U7, U8, U8L, U9 등을 공개했다. 2026년형 모델에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급속 충전 기술이 적용됐다.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주행 성능과 충전 속도, 배터리 안정성을 동시에 앞세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왕은 지능형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정 조건 아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낮추고 고급차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해외 시장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 1~4월 중국 자동차 수출은 328만대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비야디와 체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그룹 등 주요 업체들은 호주, 유럽,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전략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를 수출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현지 생산, 판매망 구축, 사후 서비스 체계 확충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단순 판매보다 장기적인 시장 안착을 겨냥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제품 수출 단계를 넘어 생산과 서비스가 결합된 글로벌 사업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전기차 수요 확대와 에너지 전환 흐름이 맞물리면서 중국 업체들의 해외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6-06-01 17: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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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車 부품사 틀 깬다…SDV·로보틱스 새 성장축 될까
[경제일보]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과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로 전동화 부품 중심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행보다. 자동차 산업 경쟁 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글로벌 비영리 오픈소스 단체인 이클립스 파운데이션 SDV 워킹그룹에 가입하고 산하 S-Core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화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보쉬, QNX, 액센츄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SDV 구현에 필요한 핵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운영체제(OS)와 미들웨어,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SDV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소프트웨어 전환이 있다. 과거에는 차량 생산 과정에서 부품을 납품하면 거래가 대부분 종료됐지만 SDV 시대에는 차량 출고 이후에도 기능 추가와 성능 개선, 보안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차량용 운영체제와 통합 제어기, OTA 플랫폼을 확보할 경우 유지보수와 기능 업데이트 사업 참여도 가능해진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기술을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회사는 최근 피지컬AI를 차세대 성장 분야로 제시하고 액추에이터와 센서, 로봇 제어 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전동화 과정에서 축적한 모터와 전력전자 기술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시장 진입도 추진 중이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액추에이터와 제어 기술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관절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전동화 과정에서 확보한 모터·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91억7000만달러(약 13조2000억원) 규모 수주를 확보했다. 당초 목표였던 74억5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보다 17억2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 많은 규모로 증가율은 23%에 달한다. 수주 확대를 이끈 것은 전동화 부품과 전장 제품이다. 현대모비스는 북미와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배터리시스템(BSA)과 섀시 모듈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첨단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와 사운드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공급도 확대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글로벌 수주 목표를 118억4000만달러(약 17조1000억원)로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보다 약 29% 높은 수준으로, 전동화와 전장 부문 수주 확대에 더해 대규모 모듈 사업 확보도 반영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와 전장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 사업 투자도 늘리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1조3726억원에서 2023년 1조594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조7492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연구개발 투자 계획은 2조243억원 수준이다. 전장, 전동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올해에도 주요 권역별 차별화된 영업 전략과 핵심 고객사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며 “전동화와 전장 제품은 물론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9 18: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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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유럽서 8만8586대 판매…기아 성장에도 1.3%↓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 4월 유럽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기아는 EV3와 스포티지 등을 앞세워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현대차 판매 감소 폭이 커지면서 전체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2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4월 유럽 시장에서 총 8만858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 감소한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4만411대, 기아가 4만817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0.4% 줄었고, 기아는 7.9% 증가했다. 유럽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3.5%, 기아 4.2%로 집계됐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7.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 판매 감소가 전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시장은 최근 전기차 가격 경쟁과 중국 브랜드 공세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판매는 투싼이 견인했다. 투싼은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1만966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차종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코나가 6597대, i20가 3953대로 뒤를 이었다. 친환경차 판매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 흐름이 이어졌다. 투싼 친환경 모델 판매는 7024대, 코나는 5474대를 기록했다.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는 2974대가 판매됐다. 기아는 스포티지를 중심으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스포티지는 1만3140대가 판매되며 브랜드 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이어 모닝 5887대, EV3 4661대 순으로 집계됐다. 기아 친환경차 판매에서는 EV3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니로가 3244대, PV5가 3086대로 뒤를 이었다. PV5는 유럽 내 목적기반차량(PBV) 시장 확대 전략의 핵심 모델로 꼽힌다. 유럽 시장은 최근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브랜드별 친환경차 경쟁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충전 인프라 확대, 중국 업체 진입 확대 등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판매 구조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중심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EV3와 EV6, EV9 등 전용 전기차 라인업과 하이브리드 SUV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026-05-28 11: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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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혼다 '우수 공급업체' 선정…북미 OE 입지 확대
[경제일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로부터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인정받으며 북미 신차용 타이어(OE) 시장 내 입지 확대에 나섰다. 27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혼다자동차의 ‘2025 우수 공급업체’ 시상식에서 ‘품질 및 납기 우수’ 부문을 수상했다. 혼다는 매년 북미 지역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과 납기 대응력, 기술 경쟁력, 혁신성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총 56개 업체가 수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타이어는 안정적인 공급 역량과 품질 관리 체계, 제품 개발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3년부터 혼다와 신차용 타이어 공급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혼다 CR-V와 혼다 HR-V, 혼다 파일럿, 혼다 패스포트 등 SUV 라인업과 혼다 어코드, 혼다 시빅 등 글로벌 주력 세단 모델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혼다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미 OE 시장 공략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전동화 전환과 고성능 차량 확대에 맞춰 프리미엄 신차용 타이어 공급 비중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본사 ‘테크노플렉스’를 중심으로 하이테크 연구소 ‘한국테크노돔’, 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등을 운영하며 연구개발부터 성능 검증, 양산까지 이어지는 통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충남 태안 소재 한국테크노링은 아시아 최대 규모 타이어 테스트 트랙으로 고속 주행과 제동, 내구성, 승차감 등 다양한 주행 환경 테스트가 가능한 시설이다. 회사는 해당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요구 성능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8개 생산기지를 통해 주요 완성차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투자와 빅데이터·AI 기반 품질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50여개 완성차 브랜드 고객에게 최상의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5-27 12: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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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밀려오는데 더 팔린 테슬라…연간 신기록 경신하나
[경제일보]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드는 가운데 테슬라는 모델Y를 중심으로 실수요층을 흡수하며 판매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과 중국 브랜드 라인업 확대가 맞물리면 테슬라의 주도권 유지 여부는 가격 방어력과 서비스 대응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22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4월 국내 시장에서 3만4161대가 신규 등록됐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 승용차 등록 대수는 10만9319대로, 테슬라 점유율은 31.2%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 30.3%보다 0.9% 높고, 2024년 24.2%와 비교해도 7.0% 상승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테슬라가 18만7871대 등록돼 전체 전기 승용차 86만1382대의 21.8%를 차지했다. 국내 전기 승용차 5대 중 1대 이상이 테슬라인 구조다. 테슬라 점유율은 지난 2020년 37.8%까지 치솟은 이후 현대자동차·기아 전기차 확대와 수입 전기차 경쟁 심화 영향으로 2022년 11.8%까지 하락했다. 이후 2023년 14.2%, 2024년 24.2%, 2025년 30.3%로 다시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31% 선까지 올라섰다. 테슬라 성장 핵심에는 모델Y가 있다. 누적 등록 기준 모델Y는 12만4558대로 전체 테슬라 등록의 66.3%를 차지했다. 모델3까지 포함하면 두 차종 비중은 96.0%에 달한다. 올해 1~4월 모델Y 판매 가운데 프리미엄 RWD 트림 비중은 83.6%를 기록했다. 모델Y는 SUV 형태 차체와 긴 주행거리, 테슬라 특유 소프트웨어 경험,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슈퍼차저 기반 충전망 등을 결합하며 국내 소비자 요구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수입차임에도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반복한 점도 판매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충전 경험 차이가 시장 판도를 바꿨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아직 민간 급속 충전망 의존도가 높은 반면 테슬라는 자체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충전 스트레스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 구매 비중은 78.4%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 비중이 각각 39.0%, 38.6%를 기록했다. 단순 법인 리스 중심 판매가 아니라 실수요 시장 안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성장도 테슬라 수요를 직접 꺾지는 못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국내 승용차 고객 인도 이후 아토3, 씰, 씨라이언7, 돌핀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고, 올해 하반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술이 적용된 DM-i 모델 출시 계획도 밝혔다. BYD는 지난달 기준 전시장 32곳, 서비스센터 17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전시장 35곳, 서비스센터 26곳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계 브랜드가 단순 저가 판매가 아니라 판매·정비망까지 갖추며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중국 브랜드 성장보다 테슬라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BYD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충전망, 중고차 가치 방어 측면에서는 아직 테슬라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가 올해 다시 신기록을 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9948대가 등록됐는데, 올해 1~4월에만 이미 지난해 연간 등록의 절반을 넘겼다. 하반기 신차 효과와 가격 전략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7만대 안팎 가능성도 시장에서 거론된다. 다만 성장 변수도 존재한다.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가 강해지면 테슬라는 추가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을 낮추면 판매량은 방어할 수 있지만 브랜드의 잔존가치와 수익성에는 부담이 생긴다. 서비스센터와 부품 수급, 정비 대기 문제도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소비자 불만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침은 전환지원금 신설과 성능 기준 강화, 충전 인프라 기여도 등을 반영하고 있어 제조사별 가격·인프라 전략에 따라 실제 구매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델Y가 가격과 상품성, 충전 경험을 앞세워 중국 브랜드의 진입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기록 경신을 넘어 장기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모델Y 집중 구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서비스 대응과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05-22 16: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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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시 호황'에 취해 미래 투자를 잊은 한국 경제, 2년 뒤 닥칠 '복합 위기'가 두렵다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의 극적인 합의로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파국은 일단 면했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갉아먹을 뻔했던 시한폭탄의 초침이 멈추면서 정부와 재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남긴 상흔과 경고는 결코 가볍지 않다.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이 국가 경제 전체를 마비시킬 뻔한 미증유의 위기는, 반도체라는 단일 업종에 기댄 대한민국 경제의 취약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부가 21년간 사문화되었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만지작거리며 노사 중재에 나섰던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방증할 뿐이다. 눈앞의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었다고 해서 경제의 펀더멘털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경기 회복은 온전한 자생적 성장이 아닌,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일부 완성차 수출에 기댄 ‘착시 호황’이다. 실제로 올해 초 대한민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투톱’이 주요 대기업 영업이익의 60%,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독식하는 기형적 구조다. 이들 대기업이 거둔 천문학적인 실적의 착시에 가려, 내수 경기는 바닥을 기고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지갑은 닫힌 지 오래다. 이른바 산업 간, 소득 간 ‘K자형 양극화’의 심화다. 더 큰 문제는 이 호황이 가져온 고질적인 부작용이다. 반도체 실적이 조금 올랐다고 해서 노사는 벌어들인 수익을 ‘누가 더 많이 나눠 가질 것인가’라는 분배 놀음에만 몰두하고 있다. 성과급의 액수를 두고 벌어지는 소모적인 갈등 속에 미래를 위한 초격차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원천 기술 확보와 인재 육성에 사활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당장 손에 쥐어질 성과급 잔치에 한눈을 파는 사이에 대외 경쟁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런 해이함의 대가는 머지않은 미래에 혹독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반도체의 호황 사이클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기술 추격이 본격화되는 1~2년 뒤,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 우리 경제를 지탱할 기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또 다른 축인 완성차 산업 역시 위태롭기는 매한가지다.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공습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넘어 우리 내수 안마당까지 위협하고 있다. 1~2년 내에 반도체의 한계와 자동차의 위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퍼펙트스톰(복합 위기)’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엄중한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만약 이 경고가 현실화된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 불능의 타격을 입게 된다. 성장 동력이 꺼진 경제는 고용 절벽과 세수 결손으로 이어져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고,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갈 것이다. 특정 강소 산업에 기댄 외풍 취약형 경제 구조를 전면 개혁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처지를 벗어날 수 없다. 지금 반도체 호황이 벌어다 준 ‘금쪽같은 시간’은 분배의 축제를 벌일 시간이 아니라, 경제의 체질을 뜯어고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노사는 당장의 이익 조율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 확보가 선행되어야 분배도 존재한다는 자명한 시장의 상식을 되새겨야 한다. 정부 역시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어 사회적 갈등을 키우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른 합리적 조정자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부와 기업은 머리를 맞대고 반도체와 자동차를 이을 포스트 먹거리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로봇, 방산, 원전,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세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정 산업의 변수에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는 기형적이고 위태로운 구조를 타파하고, 지속 가능한 다변화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만이 다가올 2년 뒤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유일한 활로다. 위기는 경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지금의 착시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그다음은 파국뿐이다.
2026-05-22 09: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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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시대 열린 車 공장…전환 부담은 기업만의 몫인가
[경제일보] 휴머노이드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제조업 생산 현장의 노동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화와 AI 공장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노동 현장에서는 고용 안정과 역할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역시 AI 전환에 대응한 직업훈련과 노동 전환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산업 변화 속도에 비해 재교육과 사회 안전망 체계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AI와 자동화 확대에 따른 고용 문제를 쟁점 가운데 하나로 다루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자동화 시스템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비록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도입 계획을 먼저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생산 체계 특성상 향후 국내 공장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 현장에서는 반복 작업과 일부 생산 공정 자동화가 확대될 경우 인력 축소와 직무 재편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생산직 중심 제조업 구조 특성상 휴머노이드 도입 이후 기존 숙련 인력 역할 변화와 전환 배치, 재교육 문제 등이 향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AI·로봇 중심 생산체계 전환은 선택보다 생존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생산과 물류 현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휴머노이드 적용 범위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단순 반복 작업뿐 아니라 위험 공정과 부품 운반, 품질 검사 등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생산 현장에서는 인력 고령화와 안전사고 감소 필요성까지 겹치며 자동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변화 이후다. 국내 제조업 노동 논의는 여전히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인력 규모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휴머노이드와 AI 확대 이후 어떤 직무가 줄고 어떤 역할이 새롭게 필요해질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산업 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단순 반복 업무 비중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설비 운영과 데이터 관리, AI 시스템 대응 역량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제조업 경쟁력 역시 ‘사람을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사람을 어떻게 전환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노동 전환 체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현장 재교육 시스템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 산업 변화 과정에서의 안전망 구축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자체 교육만으로 모든 변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역할론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AI와 자동화 확대 과정에서 직업 재교육과 산업 전환 지원 정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 기술 투자뿐 아니라 노동 이동과 재교육 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AI와 휴머노이드 중심 제조업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변화 이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제조업 전환 부담을 기업만 떠안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와 산업계, 노동계 모두가 노동 전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2026-05-21 15: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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