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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값 오르는데 원화는 강세…수출 호조에 원·달러 환율 하락
[경제일보]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고, 원/엔 재정환율도 약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 금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출 호조와 무역수지 흑자,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12거래일간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42.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9월 평균인 1332.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6일에는 오후 7시20분께 환율이 1328.9원까지 하락해 지난 2024년 10월 2일 기록한 1317.1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환율은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등이 겹치면서 상반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492.5원에서 6월 1528.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달러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으로 낮아졌고 이번달에도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이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가 꼽힌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 네고 물량이 늘면서 달러 매도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대금이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도 이어지면서 달러 수급이 원화 강세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수출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209억 달러(약 161조370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83.5%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603억 달러(80조4800억원)로 262.8% 늘어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수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8월 국제수지에서도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 달러(약 61조54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수입과 해외 지급액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경제성장 전망과 통화정책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원화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달러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상승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간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달러인덱스가 99선에서 102선까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반대로 하락했다.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국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무역수지 등 원화 고유의 수급 요인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엔 재정환율도 약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원/엔 환율 평균은 100엔당 849.0원으로, 지난 2007년 12월 평균인 829.2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839.91원까지 내려가 지난 2008년 1월 2일의 833.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화 강세는 국내 경제에 긍정적 효과와 부담을 동시에 가져온다.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와 원자재, 수입 소비재 등의 원화 환산 비용이 낮아져 수입물가와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받는 금액이 줄어들고, 원화 표시 수출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환율 변동이 빠르게 진행되면 수출기업의 실적과 환헤지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물가지수에서는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7% 올랐다. 환율 하락만으로 수입물가가 안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보인다.
2026-10-18 1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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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00원대 굳어지나…물가·내수 부담 커진다
[경제일보] 원·달러 환율 1500원대가 일시적 충격을 넘어 고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고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연평균 환율도 1500원 안팎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고 내수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1일부터 6월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00.1원으로 집계됐다. 26일 환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속에 전날보다 10.7원 내린 1532.0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1500원대를 웃돌았다. 2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대를 기록하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이후 28년여 만이다. ◆ 외국인 주식 매도, 원화 약세 압력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꼽힌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가능성을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주가 상승 뒤 외국인 주식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반복됐고 높아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리밸런싱 목적의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 호조에도 환율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민간의 해외 직접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한 자본 유출 규모가 커지면서 원화 강세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지는 비중이 컸지만 최근에는 민간 해외자산 축적으로 흘러가는 구조가 강해졌다. 미국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키우고 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긴축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달러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리스크도 부담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충돌을 반복하면서 국제유가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통항 불안이 커지면 유가가 오르고 이는 원화와 국내 물가에 다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가계·내수기업 물가 부담 확대 고환율은 수출기업 일부에는 환산 이익을 줄 수 있지만 내수 중심 기업과 일반 가계에는 부담이다. 원재료와 에너지, 식료품, 공산품 수입 가격이 높아지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해외여행, 유학, 해외직구, 수입차와 전자제품 가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공항 환전 환율이 1600원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환율 부담은 더 크다. 시장 환율이 1500원대 초반이라고 해도 실제 환전 과정에서는 수수료와 스프레드가 붙기 때문이다. 환율이 생활물가와 소비심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이유다. 환율 방어의 변수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다. 수출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환율 상승 압력을 일부 낮출 수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실개입 가능성도 시장의 과도한 쏠림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구조적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인 자금 흐름, 미국 금리 전망, 중동 리스크, 대미 투자 확대가 동시에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1500원대가 일시적 숫자가 아니라 새로운 가격대로 굳어질 경우 정책당국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환율 안정은 외환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물가와 소비, 기업 비용, 금융시장 신뢰가 함께 걸린 생활경제의 핵심 변수다.
2026-06-28 1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