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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차기 대표 인선 임박…'유한맨' 전통 깨고 외부 전문가 품나
[경제일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앞두고 있다.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가운데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이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오랜 기간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이어온 유한양행의 승계 기조가 유지될지, 외부에서 영입한 R&D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 후임 인선을 위한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유한양행은 대표이사에게 3년 임기를 부여하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해 조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표 취임 이후 한 차례 연임했다. 차기 대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대표이사에 오르는 절차를 밟게 된다.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 인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후보군에 외부 출신 R&D 전문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열홍 사장은 고려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했다. 현재 R&D를 총괄하며 신약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반면 이병만 부사장과 유재천 부사장은 오랜 기간 유한양행에서 근무한 내부 인사다. 이 부사장은 지난 1986년 입사해 영업과 홍보, 약품사업, 경영관리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유 부사장은 지난 1994년 입사해 종합병원사업부장과 마케팅부문장 등을 맡았다. 앞서 유한양행은 수십 년간 유지해온 전문경영인 승계 방식을 유지해 왔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가 지난 196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이후 내부에서 성장한 인사를 대표로 선임해온 바 있다. 유한양행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도 차기 대표 후보군을 선임 2~4년 전부터 관리·육성하고, 정기 주주총회 약 6개월 전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는 승계 절차가 담겨 있다. 통상적인 승계 일정과 비교하면 이번 인선은 다소 늦어진 상황이다. 기존 대표 선출에는 차기 대표 후보를 총괄부사장 등으로 미리 선임해 경영 전반을 맡기는 방식이 활용됐다. 이정희 이사회 의장은 지난 2014년 총괄부사장에 선임된 뒤 이듬해 대표이사에 올랐고, 조 대표 역시 지난 2020년 총괄부사장을 거친 뒤 대표에 취임했다. 다만 올해는 9월이 지나가는 시점에도 차기 대표가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차기 대표가 맡게 될 경영 규모도 만만치 않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조1056억원으로 전년 2조84억원에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2억원으로 전년 701억원보다 약 57% 늘었다. 연구개발비로만 1973억원을 집행했다. 매출 2조원 시대에 들어선 만큼 차기 대표는 단순히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와 수익성, 글로벌 사업 확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특히 차기 리더십의 핵심 과제로는 '포스트 렉라자' 확보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 체제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본격화했다. 렉라자는 얀센에 기술이전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되면서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하나의 글로벌 신약 성과에 의존하지 않는 연구개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차기 대표는 후속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단계별 투자를 결정하는 동시에 기술이전과 자체 상업화 등 사업화 전략까지 판단해야 한다. 특히 유한양행이 지난해 약 2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한 만큼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후속 매출과 글로벌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수익성 관리도 차기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5%대 수준이다.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차기 대표가 연구개발 투자와 기존 의약품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중요한 경영 판단이 될 전망이다.
2026-09-24 14: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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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학부 연구실이 키운 3인, 12년 뒤 라이스대·버클리·릴리로
[경제일보] KAIST가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URP, Undergraduate Research Participation Program)의 장기 성과로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실 출신 세 명을 9일 공개했다. 2014년 학부 연구생으로 소개됐던 이들은 12년 뒤 미국 대학 조교수 둘과 글로벌 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책임자로 자리를 잡았다. URP는 2006년 KAIST가 국내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학부연구기회 프로그램(UROP)을 본떴다. 학부생이 연구 주제를 직접 제안하는 창의과제와 교수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과제로 나뉘며, 6개월 동안 장학금과 연구비를 함께 받는다. 아이디어 도출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 논문 작성까지 학생이 주도하는 구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운영되며 최근 5년간(2021~2025년) 679개 과제가 수행됐다. 조상연 라이스대 조교수는 학부 1학년 때 연구에 입문해 졸업 전까지 30학점이 넘는 연구학점을 이수했다. 학부 시절 제1저자 논문 중 말라리아 광학영상 연구는 2012년 국제학술지 트렌즈 인 바이오테크놀로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후 MIT·하버드대 공동 의과학 과정(HS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대 조교수를 거쳐 올해 7월 라이스대에 부임했다. 나노레이저 입자와 생체광학기술로 개별 암세포와 치료용 세포를 장기간 추적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조 교수는 "밤늦게 기숙사로 돌아가다 꺼져 있던 가로등이 켜지는 것을 보고 초고해상도 현미경 아이디어를 떠올렸는데, 박 교수님께서 막연한 호기심을 하나의 과학적 질문으로 구체화해주신 덕분에 논문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영주 UC버클리 조교수는 학부 연구생 시절 홀로그래픽 현미경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가상 염색·진단 연구로 제1저자 논문 8편을 발표했다. 관련 성과는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등에 실렸다.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 박사과정에서 2022년 셀(Cell) 표지논문을 제1저자로 게재했고, 올해 7월 UC버클리에 임용됐다. 광학과 유전공학, AI를 묶어 뇌에 정보를 입력하는 양방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 중이다. 이서은 일라이 릴리 리더는 진로가 다르다. 컬럼비아대 박사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일라이 릴리 신경과학 부문에 합류했고, 바이오텍 인수·합병(M&A)과 라이선싱, 파트너십을 발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학부 연구 경험이 연구자 트랙뿐 아니라 기술 기반 산업 전략으로도 이어진 사례다. 박용근 교수 연구실은 최근 5년간에도 병리조직 가상염색 등 4건의 URP 과제를 수행했다. 학교 전체로도 2023년 박세호 학부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시계열 인과관계 추정 방법론(GOBI) 연구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고, 2024년 윤태식 학부생은 천연물 세큐린진 G의 세계 최초 전합성 연구를 수행했다. 2025년에는 김민재 학부생의 웨어러블 이산화탄소 센서와 OLED 디스플레이 연구가 디바이스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각각 게재됐다. 박 교수는 "KAIST 학부생의 역량은 글로벌 톱스쿨 학생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연구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이기에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출발점은 같다"고 말했다. 배충식 총장은 "앞으로도 URP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세계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 혁신을 이끄는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08-09 17: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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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 흔드는 삼전닉스 계약학과…최상위권 선택 기준이 바뀐다
[경제일보] 자연계 최상위권 입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의대가 절대 우위를 지켜온 이공계 입시 판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이른바 ‘삼전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가 서울대 자연대 합격선을 넘어섰다. 일부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는 지방권 의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기록하며 의대 턱밑까지 추격했다. 입시 현장의 변화는 단순한 ‘인기 학과’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채용 안정성, 억대 성과급 기대, 첨단산업 인재 확보전,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최상위권 수험생의 진로 선택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96.2점…서울대 자연대 앞질렀다 21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점수는 96.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 평균 점수 95.8점보다 0.4점 높은 수준이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98.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97.0점, 성균관대 반도체 관련 학과 96.0점, 서강대·연세대 반도체 관련 학과가 각각 95.0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합격선은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 평균 합격선 97.2점보다 높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역시 지방권 의대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서울권 의대 평균 합격선은 98.8점, 경인권 의대는 99.0점으로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계 최상위권 진로 선택은 ‘의대냐, 서울대 공대냐’ 구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정시 결과는 여기에 ‘대기업 반도체 계약학과’라는 세 번째 축이 본격적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도 입시 변수로 계약 기업별 차이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채용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점수는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성균관대 평균 95.5점보다 1.2점 높았다. 이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낸 흐름이 수험생 선호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는 기업 브랜드 자체가 절대적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적 전망, 성과급 기대, 직무 성장성, 산업 내 위상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본다. 실제 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2478명으로 전년 1787명보다 38.7% 증가했다. 전체 경쟁률도 9.77대 1에서 12.77대 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지원자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취업 보장·장학금·성과급…‘진로 불확실성’ 줄인 학과의 힘 반도체 계약학과의 가장 큰 강점은 ‘입학과 동시에 진로의 상당 부분이 정해진다’는 점이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장학금, 현장실습, 인턴십, 졸업 후 채용 연계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표 제조기업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 과거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 핵심 이유는 직업 안정성과 고소득 기대였다. 그런데 반도체 계약학과가 이 두 요소에 상당 부분 근접하면서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다. 의대는 긴 수련 과정과 지역의사제, 필수의료 배치 논의 등 정책 변수가 커졌다.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는 4년 학부 교육 이후 대기업 취업이라는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다. 여기에 HBM,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차량용 반도체 등 산업 확장성이 더해지면서 ‘공대 진학의 기대수익’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산업계에는 반가운 신호…하지만 수도권·대기업 쏠림도 과제 이번 결과는 산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공정·소자·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고급 인재 확보가 필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육성한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학 1기생 졸업이 시작되면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 인원이 연간 400~48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계약학과 인기가 높아질수록 수도권 주요 대학과 대기업 중심의 인재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대기업 계약학과는 전국 13개 대학, 18개 학과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과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집중돼 있다. 지방 일반대학의 참여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왔지만, 실제 우수 인재가 일부 대기업 협약 학과에 몰릴 경우 중견·중소 반도체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인력난은 계속될 수 있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키우려면 계약학과 확대뿐 아니라 지역 대학, 전문대학, 대학원, 현장 재교육을 잇는 다층적 인재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7학년도 입시 최대 변수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입시업계는 2027학년도 정시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의 합격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경우 지방권 의대 합격선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수험생이 어느 곳을 선택할지 주목된다”며 “선택에 따라 계약학과와 의대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7학년도 반도체 학과 모집도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반도체 학과 수시 모집 대학은 2026학년도 14개교에서 2027학년도 15개교로 늘고, 수시 모집 인원은 502명에서 564명으로 62명 증가한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계약학과 수시 모집 인원은 205명으로 변동이 없고, 증가는 일반 반도체 학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입시 경쟁이 두 갈래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계약학과의 초고득점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반도체 학과를 통한 첨단산업 진입 경쟁이다. 계약학과는 취업 안정성이 강점이고, 일반 반도체 학과는 특정 기업에 묶이지 않고 진로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대 독주 시대의 균열…핵심은 ‘지속 가능한 선택지’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약진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겪어온 의대 쏠림 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향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 수출과 제조업의 핵심 축이다.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기술 초격차도, 공급망 주도권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입시 합격선 상승만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계약학과를 선택한 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과정, 연구 환경, 직무 배치, 장기 경력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대기업 취업 보장이 단기 유인이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역량은 장기 유인이다. 이번 정시 결과는 수험생들이 더 이상 대학 간판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제 ‘어느 대학이냐’와 함께 ‘어떤 산업으로 가느냐’, ‘졸업 후 어떤 경로가 열리느냐’를 따진다. 의대 일변도였던 자연계 입시가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반응하기 시작한 셈이다. 한 입시컨설팅 관계자는 “입시 판도 변화의 본질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지방의대보다 높았다는 한 줄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세대의 안정 욕구가 한 지점에서 만났다는 데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부상은 최상위권 인재 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지만 그 파장은 대학, 기업, 지역, 의료정책, 산업전략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6-21 12: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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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블로 임상 중간결과 공개…아시아 환자 효과 확인 外
[경제일보] 대웅제약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9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당뇨 신약 ‘엔블로’의 ‘ENVELOP’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당뇨병 극복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총 63개 세션과 213명의 발표, 106편의 포스터 발표가 이어졌다. ENVELOP 연구는 김신곤 고려대 의대 교수팀이 주도한 다기관 대규모 연구로 엔블로의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를 아시아 환자 대상 실제 진료 환경에서 평가하기 위해 설계됐다. 특히 본 연구는 SGLT-2 억제제 간 최초의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열등성을 검증 중이다. 현재 대상자 2862명 중 약 88%가 등록됐으며 중간 분석 결과 당화혈색소, 신기능, 단백뇨 지표에서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안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환자 중심의 실제 임상 근거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당뇨병 치료 기준과 처방 근거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발표를 진행한 김신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GLP-1 계열이 각광받고 있으나 확실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와 비용효과성이라는 측면에서는 SGLT-2 억제제가 독보적인 우수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 환자에 대한 장기적 근거를 확보하고 K-메디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철 대웅제약 ETC마케팅 본부장은 “ENVELOP 연구는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블로의 차별화된 임상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세계 최초의 SGLT-2 억제제 간 직접 비교 데이터인 만큼 국내에서 치료 선택 기준을 바꿀 수 있는 학술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강화하고 한국형 임상 근거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당뇨병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보령, ESG 경영 강화…CP A등급·탄소중립 추진 성과 보령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6’을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ESG 경영 성과와 중장기 전략이 담겼으며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필요한 약을 끝까지 구한다’는 정신을 자전거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보령은 지난해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에 주력해 경구용 페니실린계 항생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세포독성항암제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했다. 또한 소세포폐암 환자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연탄 나눔·급여 우수리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화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태양광 설비 도입, 친환경 차량 운영 등을 추진했으며 예산캠퍼스는 ‘자발적 에너지효율목표제 우수 사업장’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종 황새 복원을 위해 인공 둥지 설치와 서식지 정화 활동을 진행했다. 윤리경영 측면에서는 공정거래 및 청탁금지 교육을 강화하고 자율준수 체계를 구축해 ‘2025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지난 한 해 보령의 노력과 실행 과정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거버넌스 강화 등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사적 차원의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체중 50% 줄였다”…대원제약, ‘4중 작용 비만신약’ 전임상 공개 대원제약이 다중 작용 기전 기반 비만·대사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4일 말했다. 대원제약은 오는 5일부터 8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 참가해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 중인 ‘GLP-1/GIP/GCG/Gastrin 4중 작용제’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해당 후보물질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 보호와 신장 기능 개선까지 동시에 겨냥한 다중 표적 신약이다. 기존 비만 치료제가 장기 투여 시 체중 감소 정체나 장기 기능 저하 우려가 제기돼온 점을 고려한 설계다. 대원제약은 이번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중 작용제 기전에 가스트린 수용체 활성화를 추가해 세포 재생과 장기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동물실험에서는 약물 투여 22일 만에 대조군 대비 최대 50% 이상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공복 혈당 역시 대조군(223 mg/dL) 대비 최대 70 mg/dL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유의미한 약리 효과가 확인됐다. 회사 측은 학회에서 체중, 음식 섭취량, 혈당 변화 등 주요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가스트린 기전을 결합한 다중 작용제 개발을 통해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장기 기능 회복까지 겨냥한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2026-06-04 16: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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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현직 안정론' 버티기냐, 신용한 '충북 교체론' 확산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와 신용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프로젝트 연속성을 앞세워 재선에 나서고 있고 신 후보는 “충북도 새 성장판을 짜야 한다”며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방식과 문항에 따라 두 후보가 각각 선두권을 형성했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보층 비중도 높아 충북 특유의 막판 표심 이동이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은 전국 선거 때마다 민심 변화를 비교적 빠르게 반영해 온 지역으로 꼽힌다. 보수와 진보 어느 한쪽도 쉽게 안심하기 어려운 곳이다. 청주권은 인구와 여론의 중심축이고 충주·제천 등 북부권과 진천·음성 등 중부권은 산업과 균형발전 이슈에 민감하다. 이번 선거 역시 정권 구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도정 평가와 후보 경쟁력, 산업 정책, 교통망, 의료 인프라 문제가 함께 얽혀 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초접전’에 가깝다. KBS청주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충북도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차기 충북지사 적합도에서 김영환 10%, 신용한 9%로 나타났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송기섭 진천군수는 각각 8%였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없다·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0%였다. 중부매일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충북 거주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신용한 14.3%, 노영민 12.3%, 송기섭 12.2%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는 김영환 13.9%, 조길형 9.3%, 윤갑근 5.9%, 윤희근 5.9%였다. 이 조사 역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부분은 선두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후보군 적합도와 정당별 후보 적합도는 성격이 다르다. 이를 단순 비교해 “민주당 우세”나 “김영환 우세”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KBS청주 조사에서는 유보층이 40%였고 중부매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적합도 문항 유보층이 55.1%, 국민의힘 적합도 문항 유보층이 65.0%였다. 충북지사 선거가 아직 고정 지지보다 관망층 판단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영환, 현직 경험은 ‘무기’…도정 피로감은 ‘부담’ 김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현직 경험과 인지도다. 국회의원과 장관을 거쳐 충북지사를 맡아 온 이력은 도정 운영과 중앙정부 협의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 경제계 일부에서는 반도체·바이오·첨단산업 유치 흐름을 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후보는 재선 구도에서 “추진 중인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오송 바이오클러스터, 반도체 산업 기반, 충청권 광역교통망, 중부내륙 발전 전략은 충북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다. 현직 도지사로서 이미 주요 현안을 다뤄왔다는 점은 선거 과정에서 계속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오송 바이오클러스터는 충북의 핵심 성장축이다. 첨단재생의료와 바이오의약품, 백신 산업이 결합된 오송은 충북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 산업 거점으로 평가된다. 김 후보는 이를 기반으로 “산업 흐름을 이어갈 검증된 도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현직 프리미엄은 곧 평가 부담이기도 하다. 지역 경기 회복이 도민 체감으로 충분히 이어졌느냐는 질문이 남아 있다. 청주권 집중 논란과 북부권 소외감, 중부권 산업 성장의 과실 배분 문제도 선거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영업자와 청년층에서는 “대형 산업 프로젝트에 비해 실제 생활 체감은 크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단순 안정론을 넘어 산업 성과가 실제 일자리와 지역 상권으로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한, 교체 기대감은 ‘강점’…조직 확장성은 ‘과제’ 신 후보는 “충북도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처럼 이념 중심이 아니라 산업과 생활 문제 중심으로 선거를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 후보는 중부매일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경력을 바탕으로 균형발전과 산업 재편 메시지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신 후보는 충북도 중앙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오송 바이오와 반도체, 교통망 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충청권 변화 흐름과 연결해 “충북도 새 성장판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실적 과제도 있다. 충북 전역 조직력과 인지도를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국민의힘 기반이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후보 입장에서는 청주권과 중부권 우세 흐름을 충주·제천 등 북부권으로 얼마나 확장하느냐가 중요하다. 동시에 중도층이 교체론에 얼마나 호응하느냐도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반도체·교통망…충북 표심은 생활경제를 본다 이번 충북지사 선거 핵심 의제는 산업과 교통이다. 반도체는 충북의 핵심 전략 산업 가운데 하나다. 청주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기반이 형성돼 있다. 후보들은 기업 투자 유치와 인력 양성,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인프라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 산업 공약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원과 입지, 인력 공급 계획까지 제시돼야 한다. 교통망도 표심을 흔드는 변수다. 충북은 수도권 접근성과 충청권 내부 연결성이 모두 중요하다. GTX 연장과 충청권 광역철도, 중부내륙 교통망 확충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의제지만 도민들의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노선 발표보다 착공 가능성과 예산 확보, 실제 통근시간 단축 효과가 중요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의료 인프라 문제 역시 빠질 수 없다. 충북은 지역 의료 공백과 응급의료 접근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료 확충 논의가 선거 공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김영환 ‘검증된 도정’…신용한 ‘충북 교체론’ 총력전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충북지사 선거가 전국 지방선거 흐름과도 연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김 후보는 검증된 도정 운영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미 추진 중인 산업과 교통 프로젝트를 자신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보층이 많은 상황에서는 경험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전략이 고령층과 보수 성향 중도층에 먹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신 후보는 충북 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충북이 새로운 성장 흐름으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와 중앙정부 연계론을 결합해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충청권 정치권 관계자는 “충북지사 선거는 아직 후보보다 유보층이 더 커 보이는 선거”라며 “청주권 표심과 중부권 산업 민심, 북부권 균형발전 요구가 어디서 만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충북 선거는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현직 지사의 안정론과 신 후보의 교체론이 맞붙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유권자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오송 바이오와 반도체, 교통망과 의료 인프라 같은 생활경제 의제가 남은 기간 후보들의 실력을 가를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5-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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