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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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코로나19도 증가세 '트윈데믹' 주의
[경제일보]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이르게 유행하면서 코로나19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8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어 두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집계됐다. 33주차 7.5명에서 34주차 9.2명, 35주차 13.3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한 주 만에 다시 크게 늘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2.3%보다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학교와 유치원 등 단체생활이 많은 어린이·청소년에서 환자 발생이 두드러졌다. 36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가 75.1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이었다. 코로나19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낮았지만 최근 4주 동안 57명→61명→115명→193명으로 증가했다. 입원환자의 65.3%는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1.7%보다 상승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겹쳐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코로나19도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후각이나 미각 변화,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영유아 등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사람은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은 대부분 회복하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폐렴뿐 아니라 2차 세균 감염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 근육염, 심근염, 심낭염, 뇌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청색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는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등 행동 변화가 나타나거나 수분 섭취가 줄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경우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독감 이후 세균성 폐렴 등 2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감으로 진단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있다.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 등이 대표적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시작된 뒤 48시간 이내에 투여할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소아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 발생 후 48시간이 지났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절기에는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고위험군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는 경우 일부 약제에 대해 별도의 검사 없이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예방접종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졌다. 질병관리청은 예년보다 빠른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응해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의 접종 시작일을 기존 9월 28일에서 9월 21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모든 어린이와 임신부의 국가예방접종이 9월 21일부터 시작된다. 어르신 접종도 앞당겨진다. 65세 이상은 10월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75세 이상 10월 6일, 70~74세 10월 13일, 65~69세 10월 15일부터다. 올해 국가예방접종 대상 어린이는 생후 6개월부터 14세까지다. 과거 접종력이 없거나 1회만 접종한 9세 미만 어린이는 2회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에는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키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다면 출근이나 등교를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감기는 증상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의심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며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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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이노스트림, 960시간·프로젝트 30%…엔비디아 AI 인재양성 맡는다
[경제일보] 한컴 자회사 한컴이노스트림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교육과 정부 직업훈련 사업을 결합해 실무형 인재 양성에 나선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AI 에이전트와 가상환경의 학습 결과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고용노동부 K-디지털 트레이닝(KDT) ‘AI 캠퍼스’ 사업의 교육 파트너로 참여해 ‘NVIDIA AI CAMPUS’ 첫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과정은 엔비디아가 KDT AI 캠퍼스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마련됐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교육과정 운영과 실무 프로젝트, 취업 지원을 담당한다. 엔비디아는 자사 딥러닝 인스티튜트(DLI)의 교육 콘텐츠와 기술 생태계를 제공하는 구조다. 교육은 AI 에이전트와 로보틱스 등 2개 트랙으로 나뉜다. 각 과정은 960시간의 오프라인 집중교육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10월12일부터 내년 4월2일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된다. 모집 마감은 이달 18일이다. 판교 ‘NVIDIA AI 전용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AI 에이전트 과정에서는 LLM과 검색증강생성(RAG), 랭체인, 랭그래프 등을 다룬다. 엔비디아의 AI 추론용 마이크로서비스인 NIM과 생성형 AI 모델 개발 플랫폼 NeMo도 활용한다. 교육생은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지시를 분석하고 외부 도구를 호출해 여러 단계의 업무를 수행하는 AI 서비스를 직접 설계한다. 서울 성수동에서 열리는 로보틱스 과정은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과 오픈USD, 강화학습을 활용한다. 가상공간에서 학습하고 검증한 로봇 제어 기술을 실제 장비에 적용하는 심투리얼이 핵심이다. 교육생은 비전 카메라와 정밀 그리퍼를 갖춘 로봇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해 인식과 제어 과정을 실습한다. 전체 교육과정의 30% 이상은 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엔비디아 DLI 공인 강사와 앰배서더가 기술 방향 설정과 코드 검토에 참여하고, 수료생에게는 캡스톤 프로젝트 기반 포트폴리오 제작과 기업 실무자 네트워킹, 일대일 취업 상담 등을 지원한다. 한컴이노스트림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다섯 번째 엔비디아 DLI 공인 교육센터라고 설명했다. 대학과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해 온 단기 인증교육을 960시간 규모의 정부 재정 훈련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취업 연계’는 채용 보장이 아니라 교육·상담·기업 연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AI 캠퍼스는 AI 엔지니어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AI 융합가, AI 하드웨어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는 44개 운영기관을 선정했으며 연간 약 1300억원을 투입해 1만여명을 교육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계의 AI 도입 속도에 비해 실무인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사업 배경이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자는 교육비 전액을 지원받는다. 지급 요건을 충족하면 월 최대 40만원의 훈련장려금도 받을 수 있다. 과정이 6개월간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출석 기준과 중도 포기 시 지원금 처리 조건 등은 신청 전 확인해야 한다. 김연수 한컴이노스트림 대표는 “산업 현장에서는 이론 습득을 넘어 실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와 전문 교육 역량을 결합해 AI·로보틱스 분야의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과정의 성과는 모집 규모보다 수료율과 취업률에서 갈릴 전망이다. 프로젝트 결과물이 실제 기업의 채용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수료생이 교육 이후에도 빠르게 바뀌는 엔비디아 기술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는지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6-09-09 16: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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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30년 555만대 판매·영업이익률 9% 이상…전동화·원가혁신 승부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 555만대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목표는 영업이익률 9% 이상으로 높였다. 하이브리드·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 절감에 속도를 내 판매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서울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36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95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부담에도 HEV를 비롯한 전동화 차량 판매 확대를 통해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완전 변경·부분 변경·파생 모델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신규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18개 이상은 기존에 판매 차종이 없었던 새로운 세그먼트에 투입되는 완전 신차가 될 전망이다. 범용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모델을 확대하고 지역별 수요에 맞춘 파생·특화 모델도 선보인다. 신차 확대에 맞춰 글로벌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127만대 늘린다. 지역별 증설 규모는 북미 50만대, 인도 32만대, 국내 20만대, 반조립(CKD) 생산 25만대다. 전동화 전략에서는 시장별 수요에 맞춰 HEV와 EREV, 전기차를 병행한다. 북미에서는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HEV 신차 10종을 출시하고 HEV 판매 비중 50%를 달성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싼타페 EREV를 미국 시장에 투입한다. 유럽에서는 2030년 EV 판매를 42만대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유럽 EV 판매량 11만6000대의 약 4배 수준이다. 유럽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3는 다음 달 출시하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 수준이다. 인도에서는 2030년까지 SUV 판매 비중을 80%로 높이고 현지 전략형 SUV를 추가한다. 같은 기간 부품 현지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수출 비중도 최대 30%까지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울산 EV 신공장을 제조혁신 거점으로 구축한다. AI 기반 품질 관리와 검사를 적용하고 첨단 생산기술 108개를 도입해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으로 운영한다.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를 양산했던 울산 1공장과 첫 모델 코티나를 반조립 생산했던 울산 4공장은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간다. 중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판매 회복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공개한 아이오닉 V에 이어 내년 소형 SUV EV와 준중형 EV·EREV 겸용 모델 등 2개 신차를 출시한다. 중국 법인은 중국 이외 지역을 포함한 판매량을 2030년까지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도 확대한다. 올해 4분기 스페인에 진출하고 내년에는 오스트리아·덴마크·폴란드·포르투갈 등 4개국을 추가한다. 이후 인도와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 범위를 넓혀 2030년까지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3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미래 사업에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사업화를 추진한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에 공급한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올해 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진행하는 제조 AI 로보틱스 사업도 생산 현장 적용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미국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열고 연말까지 부지를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곳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실제 사업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을 검증한다. 2028년부터는 HMGMA에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올해 말 전남·광주특별시에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AI'를 투입해 돌발 상황 데이터를 수집한다. 2028년에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첫 SDV 양산 모델에 레벨2 플러스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 이후 아트리아 AI를 양산차로 확대하고 레벨2 플러스부터 레벨4까지 자율주행 라인업을 구축한다. 2029년부터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100㎿급 규모로 5만장 이상의 GPU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양산차에서 축적한 주행 데이터와 자체 AI 기술,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익성 목표는 기존보다 상향했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가이던스 6.3~7.3%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올렸다. 영업이익 총액도 기존 목표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기존 계획보다 3%포인트 낮춘다. 차량 전 주기 원가혁신으로 1.5%포인트, 재료비 절감으로 1%포인트, 부품 현지화로 0.5%포인트를 각각 줄이는 방식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제시했다. 총주주환원율은 35% 이상으로 유지하고 최소배당금은 1만원 이상으로 설정한다.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는 임직원 보상 목적 물량을 제외하고 전량 소각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2026-08-26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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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ISA·주가누르기법 재검토 지시…여야 공방 격화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정부가 수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당초 정부가 마련한 세제 개편안에 대해 투자자와 정치권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대통령이 직접 제동을 건 것이다. 여당 내에서는 그동안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의원들이 재검토 지시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국민의힘은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한 책임을 정부와 대통령이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개선안을 다시 검토하고 국회와의 협의에도 나설 예정이다. 당초 정부 세제 개편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28일 차관회의와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었다.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만큼 국회 제출 전 정부안을 수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 ISA 혜택 축소 논란에 대통령 직접 재검토 논란의 중심에 선 ISA는 예·적금과 펀드,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세형 계좌다. 정부가 마련한 개편안에는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의 의무 가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기존 ISA의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반발이 나왔다. 특히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ISA를 활용해 온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존 계좌의 혜택을 줄이는 방식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담당 부처를 질타하며 관련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책 발표 이후 시장과 정치권에서 예상보다 큰 반발이 나오면서 정부가 당초 마련한 개편안의 실효성과 부작용을 다시 따져보게 된 것이다. ◆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실효성 논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일정 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안에서는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 등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기업들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주가를 관리한 뒤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소영·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그동안 관련 법안과 정부안의 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가 나오자 이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많은 개미투자자에게 ‘장기투자’를 위해 ISA 계좌를 권유했던 본래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더 이상은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로잡도록 조치하신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소영 의원도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와 관련해 “바로잡겠다. 재정경제부는 정신 차리시라”고 밝혔다. 이훈기 의원은 “이소영 의원과 제가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K-코스닥 지킴이’, ‘K-개미 지킴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안에 대한 여당 내 공개적인 이견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 국민의힘 “졸속 국정…책임 회피”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를 비판했다. 정책의 내용 자체뿐 아니라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뒤 여론이 악화하자 대통령이 담당 부처를 질책하며 방향을 바꾸는 과정 자체를 문제 삼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비겁한 책임 회피”라며 “일단 발표하고 국민이 반발하면 고치는 졸속 국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재검토를 지시하며 ‘왜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진행했느냐’고 참모들을 질책했다”며 “국민이 분노하면 정책 입안자를 탓하고, 문제가 터지니 보고가 잘못됐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의 거센 저항이 없었다면 졸속 개편안을 그대로 밀어붙였을 것 아니냐”며 “결국 드러난 것은 대통령도, 청와대도, 정부도 발표 전에 정책의 파장과 부작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ISA 개편과 함께 비거주 1주택자 과세 문제, 주가 누르기 방지 제도의 역효과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정책 검토 과정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ISA 한도 이월과 기한 연장은 반드시 원상복구 돼야 한다”며 “개악에 동의한 책임자들 역시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회 제출 전 정부안 얼마나 바뀔까 이번 재검토의 핵심은 정부가 기존 개편안에서 어느 정도까지 수정안을 내놓느냐에 달렸다. 당초 정부안은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고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촉진한다는 정책 목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ISA 혜택과 투자자의 장기투자 유인 사이의 충돌, PBR을 활용한 규제의 실효성 등이 논란이 되면서 세부 설계에 대한 보완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국민 의견을 반영한 개선안을 마련할 경우 기존 ISA 가입자의 혜택을 어떻게 유지할지, 생산적 금융 ISA를 기존 ISA와 어떤 관계로 설계할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PBR 기준만으로 기업을 규제하는 방식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특정 기간의 주가나 PBR을 기준으로 삼는 것보다 기업의 배당,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등 실제 주주환원 노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정부는 당초 일정대로라면 이달 입법예고 이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세제 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로 국회 제출 전 정부안이 얼마나 수정될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의 입장 차이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를 계기로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정책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발표한 뒤 여론에 따라 수정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6-08-08 12: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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