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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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폭 2.6조로 축소…주담대는 4.3조 늘어
[경제일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2조원대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확대됐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6조4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축소됐다. 전년 동월(4조8000억원)과 비교해도 2조2000억원 작았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5월 9조3000억원에서 6월 8조3000억원, 7월 6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2조6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3000억원으로 전월(3조6000억원) 대비 7000억원 확대됐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4조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 대비 5000억원 늘었고 제2금융권은 3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8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신용대출이 5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1000억원 증가) 대비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3조4000억원으로 전월(5조5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축소됐다. 은행권에서는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2조9000억원으로 전월(2조5000억원) 대비 4000억원 확대됐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대출 증가액도 1조1000억원으로 전월(1조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권 주담대 세부 항목을 보면 일반 주담대 증가액은 2조원이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월(9000억원) 대비 3000억원 확대됐고 전세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감소해 전월(9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호금융권 감소액은 5000억원으로 전월(6000억원 감소)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증가액은 3000억원으로 전월(5000억원) 대비 2000억원 줄었다.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각각 3000억원 감소해 전월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는 이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도 열었다.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신 사무처장은 8월 주담대 증가와 관련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주택거래량 증가와 7~8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잔금대출 실행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권 자율관리 조치 등으로 기타대출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자금 수요와 8·13 대책에 따른 집단대출 별도 관리 영향으로 주담대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8·13 대책 후속조치 이행 상황도 점검했다. 이주비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합리화, 생애최초 요건 합리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장래소득 인정기준 적용 활성화 등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됐다. 금융위는 주택공급 촉진,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 자금애로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자금은 적시에 공급하되 금융회사별 총량관리 목표 이행 노력도 이어가라고 당부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상환부담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서민·취약계층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권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도 추진한다.
2026-09-09 1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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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3주 만에 둔화…강남 약세·강북 강세 뚜렷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3주 만에 다시 줄어든 가운데 강남권과 중위권 이하 지역의 가격 흐름은 한층 엇갈렸다. 강남·서초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은 하락폭을 키운 반면 성북·중랑·노원 등에서는 0.5% 안팎의 상승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다섯째 주(3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올랐다. 상승률은 8월 셋째 주 0.22%에서 넷째 주 0.29%로 확대됐다가 다시 낮아졌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거래됐지만 중소형 면적과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에서는 약세가 더 뚜렷해졌으며 강남·서초는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강남구는 전주보다 0.41% 내려 직전 주보다 낙폭이 0.30%포인트 확대됐다.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서초구 역시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0.23% 떨어져 하락폭이 전주보다 0.18%포인트 커졌다. 강남3구로 묶이는 송파구도 0.01% 오르는 데 그쳐 전주보다 상승폭이 0.08%포인트 줄면서 보합권에 가까워졌다.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계속됐다. 성북구가 0.54% 올라 서울에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 0.52%, 노원구 0.50%, 강북·강서구 각각 0.45% 순이었다. 관악구는 0.43%, 동대문구 0.42%, 구로구도 0.41% 상승했다. 서울 전체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지역별로는 가격 흐름이 갈리는 셈이다.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강남권에서는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반면 중소형과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19%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이 0.04%포인트 줄었다. 수원 영통구가 0.65%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남 중원구 0.54%, 분당구 0.53%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은 0.01% 상승하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0.17% 올랐다. 전국 평균 상승률은 0.09%였다. 비수도권 아파트값은 0.01% 상승했다. 4대 광역시가 0.01%, 광주·전남이 0.04%, 7개 도 지역이 0.01% 올랐고 세종은 0.03% 하락했다. 전세시장에서도 비슷한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1% 올라 직전 주 0.22%와 비슷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역세권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조정 거래도 나타났다. 먼저 강남구 전셋값은 대치·압구정동을 중심으로 0.13% 떨어지며 한 주 만에 다시 하락했고 서초구는 신규 입주 물량 영향으로 0.10% 내려 3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성북·강북구는 각각 0.38%, 노원·금천구는 각각 0.37% 상승했다. 경기 전셋값은 0.16% 올랐다. 광명시가 0.40%, 성남 분당구 0.39%, 의왕시 0.33% 상승했고 인천은 0.19% 올랐다. 수도권 전체 전셋값 상승률은 0.18%로 집계됐다.
2026-09-0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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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인 갈아치우면 정책도 달라지나
[경제일보]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을 설계해 온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물러났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 이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부동산과 산업정책, 대미 관세협상 등을 조율해 온 핵심 참모가 출범 1년3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도 단행했다.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4~28일 전국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8.9%로 나타났다. 취임 후 처음 30%대로 내려왔고 7주 연속 하락했다. 조사기관은 집값과 전월세 불안 등을 지지율 하락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정권이 국정 동력을 잃을 때 인적 쇄신은 오래된 처방이다. 장관과 참모를 바꾸면 국민에게 변화의 신호를 줄 수 있고 조직에도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정책 실패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인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사람을 바꾸면 정책도 달라지느냐다. 김 정책실장 개인의 공과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최근의 문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부동산과 세제, 금융, 재정 같은 핵심 정책은 정책실장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통령실과 관계부처, 여당, 관료조직이 함께 논의하고 대통령의 최종 판단을 거쳐 실행된다. 결과가 좋을 때는 ‘정부의 성과’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장관이나 참모 한두 명의 책임으로 정리한다면 같은 오류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집값을 안정시키고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목표 자체에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공급과 금융, 세제 정책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줬는지다. 대출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실수요 지원을 확대하고, 공급을 강조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이나 토지 활용 문제를 놓고 정책 메시지가 엇갈리면 시장은 혼란스러워진다. 정책을 만든 사람을 바꾸기 전에 이런 엇박자가 왜 생겼는지부터 찾아야 한다. 세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때마다 세율과 공제, 대출규제를 꺼내 들면 국민은 정책의 원칙보다 다음 규제가 무엇일지를 먼저 생각한다. 정책이 시장의 기대를 안정시키는 대신 정부 발표 때마다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드는 구조라면 담당 장관 교체만으로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 재정정책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생산적 재정을 내세우며 AI와 미래산업, 청년과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필요한 방향이다. 그러나 지출 확대와 국가채무 관리, 기존 사업 구조조정의 원칙이 동시에 제시되지 않으면 결국 돈을 더 쓰겠다는 메시지만 시장에 남을 수 있다. 산업정책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지나치게 커지는 문제를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와 AI부터 SMR·양자·우주·바이오까지 정부가 미래산업을 선정하고 금융과 세제, 연구개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전략산업 육성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산업의 승자를 모두 골라주려 하면 민간의 판단과 경쟁이 약해질 수 있다. 어느 선까지 정부가 개입하고 어디서부터 시장에 맡길 것인지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정책 하나하나보다 정책을 만드는 방식에 있을 수 있다. 한국의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실로 정책 결정이 집중되기 쉽다. 장관은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책임자지만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전달되는 순간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렵다. 청와대가 방향을 정하면 부처는 세부안을 만드는 집행기관으로 밀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책실장과 장관을 아무리 유능한 인물로 바꿔도 한계가 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올라가는 조직에서는 정책 실패가 반복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이 정책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속도를 늦춰야 한다”,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통령의 철학을 가장 빠르게 실행하는 참모만큼 그 정책의 위험을 냉정하게 경고하는 참모도 필요하다. 장관 역시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아 적는 자리가 돼선 곤란하다. 경제부처 장관이라면 시장과 기업, 가계의 현실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국토부 장관은 집값이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면 그 원인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수정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한번 발표한 정책을 고치는 것을 실패나 후퇴로 받아들이면 잘못된 정책을 오래 끌고 가게 된다. 상황이 달라졌거나 부작용이 확인됐다면 빨리 수정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있는 정부다. 다만 여론이 나빠질 때마다 정책을 뒤집는 것도 답은 아니다. 수정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부동산이라면 집값과 거래량, 입주 물량, 가계대출과 전월세 가격 등 사전에 정한 지표를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할 수 있다. 재정사업이라면 투자 대비 생산성과 민간투자 유발 효과, 일자리 창출 같은 성과를 측정하면 된다. 정책을 발표할 때부터 어떤 결과가 나타나면 유지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면 수정하겠다는 기준을 공개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정부의 체면보다 정책 효과를 앞세우는 구조다. 여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집권당이 정부 정책을 무조건 방어하면 민심의 경고가 대통령실에 전달될 통로가 사라진다. 여당은 야당보다 먼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찾아내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대통령을 돕는 길이다. 이번 인사가 책임 회피용이라는 뜻은 아니다. 김 정책실장이 스스로 사의를 밝혔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만큼 새로운 경제라인이 정책을 다시 정비할 기회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장관과 참모들이 기존 정책을 원점에서 점검한다면 인적 쇄신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얼굴만 바꾸고 정책 결정 구조가 그대로라면 개각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지지율 38.9%라는 숫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한 차례 여론조사를 국정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다만 7주 연속 하락이라는 흐름은 정부가 국민이 느끼는 불안을 돌아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 신호에 대한 답이 사람 몇 명을 바꾸는 데 그쳐서는 부족하다. 정권의 실패는 흔히 사람과 정책,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만든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 가장 빠르고 눈에 잘 보인다. 정책을 고치는 것은 더 어렵고,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일은 그보다 더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운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같은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 이번 개각과 정책실장 교체가 진정한 쇄신이 되려면 새 경제팀에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주고 대통령실도 다른 목소리를 듣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체면을 따지지 않고 수정하고, 효과가 없는 사업은 접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뉴스만이 아니다. 집값과 생활비 부담이 줄고 일자리가 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 것이다. 인사의 성패도 결국 그 결과에서 판가름 난다.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국정 쇄신은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또 다른 인사만 기다리게 된다. 이번 개각이 남겨야 할 진짜 변화는 새 얼굴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을 스스로 발견하고 고칠 수 있는 정부 시스템이다.
2026-09-01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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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외친 정부, 정작 서울 재건축은 묶어뒀다
[경제일보] 이재명 정부는 지난 13일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도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다. 공급이 부족하니 더 많이, 더 빨리 짓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실제 주택을 늘릴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반대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풀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규제를 풀 경우 재건축 기대감이 커져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다. 집값을 잡겠다고 정비사업에 묶인 주택의 거래까지 계속 막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새로 집을 산 사람이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승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제다. 문제는 투기만 막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와 사업의 자금 흐름까지 함께 묶는다는 데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받는 정비사업장은 42곳에서 159곳으로 늘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겨냥하던 규제가 서울 전역으로 번진 것이다. 사업성과 가격 수준이 전혀 다른 지역까지 똑같은 잣대가 적용됐다. 그 부담은 투기세력에게만 돌아가지 않는다. 서울시가 새로 규제를 받게 된 117개 구역을 조사한 결과 분담금 부담과 주거 이전, 상속 문제 등으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는 사례가 127건 확인됐다. 절반가량은 분담금 부담 때문이었다. 재건축 공사비가 뛰고 추가 분담금이 억 단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끝까지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도 있다. 이들에게 집을 팔고 빠져나갈 길까지 막아 놓으면 사업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이 늘고 조합 내부 갈등이 커지면 사업은 그만큼 늦어진다. 투기를 막겠다며 공급사업의 자금 순환까지 막는 것은 정책의 목적과 수단이 뒤집힌 것이다. 정부 정책의 모순은 다른 대책과 비교하면 더 선명해진다. 정부는 이번 공급대책에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시공사 선정 절차와 이주비 관련 규제도 손질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시간을 줄여야 공급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한쪽에서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며 규제를 풀고, 다른 한쪽에서는 집값이 오를 수 있다며 사업의 출구를 막아 놓는다. 정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울의 주택 공급 구조를 보면 더 그렇다. 서울에는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 빈 땅이 거의 없다. 정부가 공공청사와 유휴부지, 그린벨트와 각종 공공부지까지 들여다보는 이유도 새로 집을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은 다르다. 사업할 땅이 이미 있고 소유자도 있다. 도로와 지하철, 학교 같은 기반시설도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 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까지 수년간 진행해 온 사업장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 주택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호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3년 안에 착공할 수 있는 85개 구역 8만5000호를 따로 골라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없는 땅을 새로 찾는 것보다 이미 움직이고 있는 사업의 시간을 줄이는 편이 훨씬 빠르다. 그런데 정부는 이 사업들의 거래 규제를 그대로 두고 또 다른 공급부지를 찾는다. 공급정책의 순서가 뒤집혔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강남과 한강변 일부 인기 단지의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서울 25개 구의 정비사업을 한꺼번에 묶어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압구정과 강북의 사업성 낮은 정비구역을 같은 규제로 다루는 것은 정밀한 정책이 아니라 행정 편의다. 가격이 과열되는 지역은 대출과 세제, 토지거래허가제, 자금출처 조사로 관리하면 된다. 사업 단계와 보유 기간, 지역별 가격 수준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 요건을 세분화하는 방법도 있다. 투기 대응 수단은 따로 있는데 공급사업의 출구까지 잠글 이유는 없다. 서울시가 요구한 것도 영구적인 전면 자유화가 아니다. 3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다. 전면 완화가 어렵다면 실거주 장기보유자나 과도한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부터 예외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선택지는 있는데 정부는 가장 손쉬운 현상 유지에 머물러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공급을 서두른다고 한다.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부지를 발굴하며 각종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한다. 공급 부족이 집값과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먼저 움직여야 할 곳도 분명하다. 정부가 돈을 들여 새 사업을 만드는 것보다 민간이 자기 돈을 들여 짓겠다는 주택의 장애물을 걷어내는 것이 빠르다. 이미 수년간 행정 절차를 밟아 온 사업부터 착공시키는 것이 공급정책의 기본 순서다. 재건축·재개발은 오늘 규제를 푼다고 내년에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까지 줄이겠다고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10년 안팎이 걸린다. 지금 늦춘 1년은 몇 년 뒤 입주물량에서 그대로 빠진다. 과거 정부들이 부동산 정책에서 반복해 온 잘못도 비슷했다. 집값이 오르면 규제를 늘리고, 규제로 사업이 늦어져 공급이 부족해지면 다시 공급대책을 내놨다. 당장의 가격만 잡으려다 몇 년 뒤 공급 부족을 키우는 악순환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공급을 말하기 시작했다면 정책도 공급에 맞춰야 한다. 집값 과열이 두렵다고 서울의 정비사업을 묶어 놓고 다른 곳에서 23만호, 30만호를 외친다고 주택이 빨리 생기지는 않는다. 가격은 가격대로 관리하고 공급은 공급대로 움직여야 한다. 둘을 한꺼번에 묶어 놓으면 집값도 잡지 못하고 공급 시계만 늦어진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가 먼저 풀어야 할 것은 새 택지가 아니다. 자신이 채워 놓은 규제의 자물쇠다.
2026-08-25 0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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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앞두고 강남권 숨 고르기…마용성·강북은 상승세 지속
[경제일보]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온도 차가 더 뚜렷해졌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매수세가 주춤하며 상승폭이 꺾인 반면 마포·용산·성동구와 강북권 일부 지역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올라 전주 0.15%보다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다만 강남 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0.09% 상승하는 데 그쳐 전주 0.1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동남권은 7월 첫째 주 0.25% 오른 뒤 4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강남권에서는 핵심 지역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전주 0.07%에서 이번 주 0.01%로 낮아지며 사실상 보합권에 가까워졌으며 서초구도 0.05%에서 0.02%로 오름폭이 줄었다. 송파구는 0.20%에서 0.15%로 상승세가 약해졌다. 시장에서는 세제개편안에 대한 경계감이 먼저 선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축소하기로 했다. 이번 주간 통계가 3일 기준으로 작성된 만큼 발표 내용이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강남권에서는 이미 세 부담 증가를 의식한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강벨트와 강북권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마포구는 전주 0.33%에서 이번 주 0.3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성동구는 0.14%에서 0.16%, 용산구는 0.13%에서 0.18%로 각각 오름폭이 커졌다.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 주요 지역도 강세를 유지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16%, 인천은 0.03% 올라 각각 전주보다 0.01%포인트씩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17%로 전주 0.16%보다 높아졌다. 특히 성남 분당구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며 0.43% 올라 전주 0.32%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고 용인 기흥구도 반도체 벨트 기대감 속에 0.52%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지역별 공급 여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같은 0.25%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0.18%, 인천은 0.11% 올라 모두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다만 서초구 전셋값은 보합으로 돌아섰다. 이달부터 2091가구 규모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전세시장에 공급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전셋값도 전주 0.09%에서 이번 주 0.01%로 상승폭이 크게 낮아졌다. 강북권 전세시장은 여전히 강했다. 중저가 전세 수요가 몰리는 성북구는 0.49%, 노원구는 0.42%, 강북구는 0.33% 상승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세제개편과 입주 물량 영향으로 매매·전세 모두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는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통계는 세제개편안이 시장에 본격 반영되기 전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향후 변화가 더 주목된다. 강남권에서는 매수 관망과 절세 매물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고 한강벨트와 강북권은 대체 수요 유입 여부가 가격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세 부담 강화가 초고가 아파트값을 누르는 데 그칠지, 아니면 수요 이동을 통해 다른 지역의 상승 압력으로 번질지가 관건이다.
2026-08-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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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지운 정비구역 390곳…서울 공급난 원인으로 다시 소환
[경제일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 주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논의한다. 회동을 앞두고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해제된 약 390곳의 정비구역과 이후 공급 지연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10여 년 전 중단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현재 서울의 공급 부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29일 정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실장과 오 시장은 8월 첫째 주 회동 일정을 조율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준공업지역·역세권 개발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2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국토부는 이 지역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업무·상업 기능과 기반시설 부담을 고려하면 최대 8000가구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택지와 유휴부지 개발을 중시하는 반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을 서울 공급의 주된 수단으로 보고 있다. ◆ 390곳 해제 뒤 끊긴 공급 사업 서울시는 김 실장과의 회동에 맞춰 이른바 ‘정비사업 10년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해제 과정과 신규 사업 위축이 현재 착공·입주 물량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다. 서울에서는 2012년부터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약 390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다. 사업이 장기간 멈춘 곳을 정리하고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보다 기존 주거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에 무게를 둔 정책이었다. 당시 해제된 구역 가운데는 주민 반대가 크거나 사업성이 낮은 곳도 있었다. 추진위원회가 해산됐거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지역도 적지 않았다. 장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던 주민을 위해 구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 가능성이 낮은 지역까지 정비구역으로 묶어둘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서울시가 현재 문제로 지목하는 대목은 해제 이후다. 기존 정비구역을 대거 정리한 뒤 새로운 사업지를 발굴해 공급 흐름을 이어가는 작업까지 장기간 위축됐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은 후보지 선정과 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를 거쳐 입주하기까지 수년에서 10년 넘게 걸린다. 사업을 중단한 당시에는 공급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착공과 입주를 기다리는 현장이 줄어든다. 서울시가 10여 년 전의 정책을 현재 공급난과 연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해제된 사업지와 신규 지정 공백의 영향이 최근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정비사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신속통합기획을 확대했다. 과거 해제 지역 가운데 노후화가 심한 곳을 다시 후보지로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차례 중단된 사업을 되살리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고 높아진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금융 비용까지 해결해야 한다. ◆ 정비사업 공급 효과 놓고 충돌 정부는 정비사업이 실제 주택 수를 얼마나 늘리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은 전체 가구 수의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재개발은 기존 주민이 떠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가구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은 총건설 가구 수와 순증 가구 수가 다르다. 재건축 전 1000가구였던 단지가 1300가구로 바뀌더라도 실제로 새로 늘어나는 주택은 300가구다. 재개발 지역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주택과 무허가 주택, 세입자 가구가 섞여 있다. 정비사업 이후 건축물의 질은 높아지지만 기존 주민 일부가 분담금이나 임대료 부담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문제도 생긴다. 서울시는 순증 가구 수만으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고밀 개발해 주택 수를 늘리고 도로와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빼고 공급을 늘릴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있다. 대규모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유휴부지와 역세권 개발만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해제도 정부에 요구해 왔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거래를 막아 놓은 채 인허가만 앞당겨서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가 늘고 정비사업 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정비사업이 공급 효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정부가 공공 주도 공급을 앞세우는 배경이다. ◆ 390곳이 모두 공급됐을지는 불확실 서울의 현재 공급 부족을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해제된 약 390곳이 모두 사업을 계속해 입주까지 마쳤을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주민 반대와 낮은 사업성으로 해제되지 않았더라도 사업이 장기간 멈췄을 지역이 포함돼 있다. 해제 구역의 계획 가구 수를 모두 사라진 공급량으로 계산하면 실제 영향을 과장할 수 있다. 최근 공급 지연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조합원 분담금 증가, 인허가 지연과 분양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가 준비하는 보고서에는 구역별 사업 추진 가능성과 계획 물량, 해제 이후 개발 상황이 함께 담겨야 한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로 수십만 가구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낮은 추산이라고 반박했다.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 현재 서울시는 개별 사업의 순증 물량보다 공급 사업이 계속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같은 정비구역 해제를 놓고 서울시의 평가가 달라진 만큼 보고서가 구체적인 수치로 정책 효과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김 실장과 오 시장의 회동은 용산에 8000가구를 지을지 1만가구를 지을지 조정하는 자리에 머물러서는 서울 공급난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 정비사업과 공공 공급이 각각 맡을 역할을 정하고 장기간 이어질 사업 일정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주택 공급은 정책 결정과 입주 사이의 시차가 길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금도 공급 수단의 우선순위를 놓고 시간을 보낼수록 2030년대 서울의 입주 물량은 더 불안해질 수 있다.
2026-07-29 15: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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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윤 교수 "공급 병목 풀어야 주거 안정"…인허가·착공 감소 진단
[경제일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멈춰 선 주택 공급 흐름을 다시 정상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허가와 착공 감소가 준공·입주 물량 축소로 이어질 경우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 등 주거비 전반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급 감소 현상에 대해서는 정책 의지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 자재 조달 차질 등 대내외 여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3일 정부가 개최한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주택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허가와 착공이 줄면 일정 시차를 두고 준공과 입주 물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공급 감소가 단순히 새 아파트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인허가가 줄면 향후 시장에 나올 주택 물량이 감소하고 이는 기존 주택 매물 축소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경우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아파트 공급 위축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 낮아 서민과 청년층이 활용해 온 주거 유형이다. 그러나 전세사기 이후 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금융·세제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축 비아파트 공급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신축 공급 회복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이 제시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공사비, 금리 부담으로 멈춘 사업장이 착공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심 중소형 주택과 임대용 비아파트 공급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도록 입지와 수요, 사업성을 따진 선별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정비사업도 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했다. 재건축·재개발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도심 내 주택을 늘릴 수 있는 통로지만, 공사비와 금융비용, 조합 갈등, 분담금 부담이 사업 전 단계에서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교수는 단순한 용적률 인센티브만으로는 사업 정상화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책 설계도 실제 공급 성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착공과 준공 실적, 주택 순증 효과, 공공기여 규모 등을 기준으로 사업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공급 후보지 발굴부터 계획, 보상, 조성, 교통대책, 착공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실행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건축 규제는 저이용 부지와 노후 건축물의 복합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확보와 기존 도시 기능 훼손 방지,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공공임대와 사적 전월세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인, 리츠, 재무적 투자자 등 전문 임대사업자를 육성하되 장기임대 의무와 임대료 안정, 임차인 보호를 함께 묶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역시 민간 공급 공백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부담가능주택 공급자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 지정은 투기 억제 효과가 있지만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 국민 불편을 함께 낳을 수 있다. 진 교수는 시장 불안 지역에는 정밀하게 규제를 적용하되 해제 여부는 가격과 거래량, 대출 동향 등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이후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배경을 묻는 장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공급 위축을 단순한 행정 절차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금리 인상 이후 사업성이 급격히 나빠졌고 그 여파가 이후 공급 지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재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공사비가 크게 오른 점도 인허가와 착공 감소의 배경으로 짚었다. 금리와 공사비, PF 조달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보수적으로 판단했고 이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7-23 10: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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