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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외친 정부, 정작 서울 재건축은 묶어뒀다
[경제일보] 이재명 정부는 지난 13일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도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다. 공급이 부족하니 더 많이, 더 빨리 짓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실제 주택을 늘릴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반대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풀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규제를 풀 경우 재건축 기대감이 커져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다. 집값을 잡겠다고 정비사업에 묶인 주택의 거래까지 계속 막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새로 집을 산 사람이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승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제다. 문제는 투기만 막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와 사업의 자금 흐름까지 함께 묶는다는 데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받는 정비사업장은 42곳에서 159곳으로 늘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겨냥하던 규제가 서울 전역으로 번진 것이다. 사업성과 가격 수준이 전혀 다른 지역까지 똑같은 잣대가 적용됐다. 그 부담은 투기세력에게만 돌아가지 않는다. 서울시가 새로 규제를 받게 된 117개 구역을 조사한 결과 분담금 부담과 주거 이전, 상속 문제 등으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는 사례가 127건 확인됐다. 절반가량은 분담금 부담 때문이었다. 재건축 공사비가 뛰고 추가 분담금이 억 단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끝까지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도 있다. 이들에게 집을 팔고 빠져나갈 길까지 막아 놓으면 사업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이 늘고 조합 내부 갈등이 커지면 사업은 그만큼 늦어진다. 투기를 막겠다며 공급사업의 자금 순환까지 막는 것은 정책의 목적과 수단이 뒤집힌 것이다. 정부 정책의 모순은 다른 대책과 비교하면 더 선명해진다. 정부는 이번 공급대책에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시공사 선정 절차와 이주비 관련 규제도 손질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 시간을 줄여야 공급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한쪽에서는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며 규제를 풀고, 다른 한쪽에서는 집값이 오를 수 있다며 사업의 출구를 막아 놓는다. 정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울의 주택 공급 구조를 보면 더 그렇다. 서울에는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 빈 땅이 거의 없다. 정부가 공공청사와 유휴부지, 그린벨트와 각종 공공부지까지 들여다보는 이유도 새로 집을 지을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은 다르다. 사업할 땅이 이미 있고 소유자도 있다. 도로와 지하철, 학교 같은 기반시설도 상당 부분 갖춰져 있다. 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까지 수년간 진행해 온 사업장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 주택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호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3년 안에 착공할 수 있는 85개 구역 8만5000호를 따로 골라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없는 땅을 새로 찾는 것보다 이미 움직이고 있는 사업의 시간을 줄이는 편이 훨씬 빠르다. 그런데 정부는 이 사업들의 거래 규제를 그대로 두고 또 다른 공급부지를 찾는다. 공급정책의 순서가 뒤집혔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강남과 한강변 일부 인기 단지의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서울 25개 구의 정비사업을 한꺼번에 묶어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압구정과 강북의 사업성 낮은 정비구역을 같은 규제로 다루는 것은 정밀한 정책이 아니라 행정 편의다. 가격이 과열되는 지역은 대출과 세제, 토지거래허가제, 자금출처 조사로 관리하면 된다. 사업 단계와 보유 기간, 지역별 가격 수준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 요건을 세분화하는 방법도 있다. 투기 대응 수단은 따로 있는데 공급사업의 출구까지 잠글 이유는 없다. 서울시가 요구한 것도 영구적인 전면 자유화가 아니다. 3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다. 전면 완화가 어렵다면 실거주 장기보유자나 과도한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부터 예외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선택지는 있는데 정부는 가장 손쉬운 현상 유지에 머물러 있다. 이재명 정부는 지금 공급을 서두른다고 한다.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부지를 발굴하며 각종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한다. 공급 부족이 집값과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먼저 움직여야 할 곳도 분명하다. 정부가 돈을 들여 새 사업을 만드는 것보다 민간이 자기 돈을 들여 짓겠다는 주택의 장애물을 걷어내는 것이 빠르다. 이미 수년간 행정 절차를 밟아 온 사업부터 착공시키는 것이 공급정책의 기본 순서다. 재건축·재개발은 오늘 규제를 푼다고 내년에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까지 줄이겠다고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10년 안팎이 걸린다. 지금 늦춘 1년은 몇 년 뒤 입주물량에서 그대로 빠진다. 과거 정부들이 부동산 정책에서 반복해 온 잘못도 비슷했다. 집값이 오르면 규제를 늘리고, 규제로 사업이 늦어져 공급이 부족해지면 다시 공급대책을 내놨다. 당장의 가격만 잡으려다 몇 년 뒤 공급 부족을 키우는 악순환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공급을 말하기 시작했다면 정책도 공급에 맞춰야 한다. 집값 과열이 두렵다고 서울의 정비사업을 묶어 놓고 다른 곳에서 23만호, 30만호를 외친다고 주택이 빨리 생기지는 않는다. 가격은 가격대로 관리하고 공급은 공급대로 움직여야 한다. 둘을 한꺼번에 묶어 놓으면 집값도 잡지 못하고 공급 시계만 늦어진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가 먼저 풀어야 할 것은 새 택지가 아니다. 자신이 채워 놓은 규제의 자물쇠다.
2026-08-25 0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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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앞두고 강남권 숨 고르기…마용성·강북은 상승세 지속
[경제일보]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온도 차가 더 뚜렷해졌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매수세가 주춤하며 상승폭이 꺾인 반면 마포·용산·성동구와 강북권 일부 지역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올라 전주 0.15%보다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다만 강남 3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0.09% 상승하는 데 그쳐 전주 0.1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동남권은 7월 첫째 주 0.25% 오른 뒤 4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강남권에서는 핵심 지역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전주 0.07%에서 이번 주 0.01%로 낮아지며 사실상 보합권에 가까워졌으며 서초구도 0.05%에서 0.02%로 오름폭이 줄었다. 송파구는 0.20%에서 0.15%로 상승세가 약해졌다. 시장에서는 세제개편안에 대한 경계감이 먼저 선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축소하기로 했다. 이번 주간 통계가 3일 기준으로 작성된 만큼 발표 내용이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강남권에서는 이미 세 부담 증가를 의식한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강벨트와 강북권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마포구는 전주 0.33%에서 이번 주 0.3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성동구는 0.14%에서 0.16%, 용산구는 0.13%에서 0.18%로 각각 오름폭이 커졌다. 중구 0.54%, 중랑구 0.52%, 성북구 0.49%, 노원구 0.46%, 서대문구 0.43% 등 강북권 주요 지역도 강세를 유지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16%, 인천은 0.03% 올라 각각 전주보다 0.01%포인트씩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17%로 전주 0.16%보다 높아졌다. 특히 성남 분당구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며 0.43% 올라 전주 0.32%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고 용인 기흥구도 반도체 벨트 기대감 속에 0.52%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지역별 공급 여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같은 0.25%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0.18%, 인천은 0.11% 올라 모두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다만 서초구 전셋값은 보합으로 돌아섰다. 이달부터 2091가구 규모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근 전세시장에 공급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전셋값도 전주 0.09%에서 이번 주 0.01%로 상승폭이 크게 낮아졌다. 강북권 전세시장은 여전히 강했다. 중저가 전세 수요가 몰리는 성북구는 0.49%, 노원구는 0.42%, 강북구는 0.33% 상승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세제개편과 입주 물량 영향으로 매매·전세 모두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는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통계는 세제개편안이 시장에 본격 반영되기 전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향후 변화가 더 주목된다. 강남권에서는 매수 관망과 절세 매물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고 한강벨트와 강북권은 대체 수요 유입 여부가 가격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세 부담 강화가 초고가 아파트값을 누르는 데 그칠지, 아니면 수요 이동을 통해 다른 지역의 상승 압력으로 번질지가 관건이다.
2026-08-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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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지운 정비구역 390곳…서울 공급난 원인으로 다시 소환
[경제일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 주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논의한다. 회동을 앞두고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해제된 약 390곳의 정비구역과 이후 공급 지연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10여 년 전 중단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현재 서울의 공급 부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29일 정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실장과 오 시장은 8월 첫째 주 회동 일정을 조율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준공업지역·역세권 개발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2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국토부는 이 지역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업무·상업 기능과 기반시설 부담을 고려하면 최대 8000가구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택지와 유휴부지 개발을 중시하는 반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을 서울 공급의 주된 수단으로 보고 있다. ◆ 390곳 해제 뒤 끊긴 공급 사업 서울시는 김 실장과의 회동에 맞춰 이른바 ‘정비사업 10년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해제 과정과 신규 사업 위축이 현재 착공·입주 물량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다. 서울에서는 2012년부터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약 390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다. 사업이 장기간 멈춘 곳을 정리하고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보다 기존 주거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에 무게를 둔 정책이었다. 당시 해제된 구역 가운데는 주민 반대가 크거나 사업성이 낮은 곳도 있었다. 추진위원회가 해산됐거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지역도 적지 않았다. 장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던 주민을 위해 구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 가능성이 낮은 지역까지 정비구역으로 묶어둘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서울시가 현재 문제로 지목하는 대목은 해제 이후다. 기존 정비구역을 대거 정리한 뒤 새로운 사업지를 발굴해 공급 흐름을 이어가는 작업까지 장기간 위축됐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은 후보지 선정과 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를 거쳐 입주하기까지 수년에서 10년 넘게 걸린다. 사업을 중단한 당시에는 공급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착공과 입주를 기다리는 현장이 줄어든다. 서울시가 10여 년 전의 정책을 현재 공급난과 연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해제된 사업지와 신규 지정 공백의 영향이 최근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정비사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신속통합기획을 확대했다. 과거 해제 지역 가운데 노후화가 심한 곳을 다시 후보지로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차례 중단된 사업을 되살리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고 높아진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금융 비용까지 해결해야 한다. ◆ 정비사업 공급 효과 놓고 충돌 정부는 정비사업이 실제 주택 수를 얼마나 늘리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은 전체 가구 수의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재개발은 기존 주민이 떠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가구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은 총건설 가구 수와 순증 가구 수가 다르다. 재건축 전 1000가구였던 단지가 1300가구로 바뀌더라도 실제로 새로 늘어나는 주택은 300가구다. 재개발 지역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주택과 무허가 주택, 세입자 가구가 섞여 있다. 정비사업 이후 건축물의 질은 높아지지만 기존 주민 일부가 분담금이나 임대료 부담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문제도 생긴다. 서울시는 순증 가구 수만으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고밀 개발해 주택 수를 늘리고 도로와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빼고 공급을 늘릴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있다. 대규모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유휴부지와 역세권 개발만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해제도 정부에 요구해 왔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거래를 막아 놓은 채 인허가만 앞당겨서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가 늘고 정비사업 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정비사업이 공급 효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정부가 공공 주도 공급을 앞세우는 배경이다. ◆ 390곳이 모두 공급됐을지는 불확실 서울의 현재 공급 부족을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해제된 약 390곳이 모두 사업을 계속해 입주까지 마쳤을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주민 반대와 낮은 사업성으로 해제되지 않았더라도 사업이 장기간 멈췄을 지역이 포함돼 있다. 해제 구역의 계획 가구 수를 모두 사라진 공급량으로 계산하면 실제 영향을 과장할 수 있다. 최근 공급 지연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조합원 분담금 증가, 인허가 지연과 분양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가 준비하는 보고서에는 구역별 사업 추진 가능성과 계획 물량, 해제 이후 개발 상황이 함께 담겨야 한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로 수십만 가구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낮은 추산이라고 반박했다.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 현재 서울시는 개별 사업의 순증 물량보다 공급 사업이 계속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같은 정비구역 해제를 놓고 서울시의 평가가 달라진 만큼 보고서가 구체적인 수치로 정책 효과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김 실장과 오 시장의 회동은 용산에 8000가구를 지을지 1만가구를 지을지 조정하는 자리에 머물러서는 서울 공급난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 정비사업과 공공 공급이 각각 맡을 역할을 정하고 장기간 이어질 사업 일정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주택 공급은 정책 결정과 입주 사이의 시차가 길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금도 공급 수단의 우선순위를 놓고 시간을 보낼수록 2030년대 서울의 입주 물량은 더 불안해질 수 있다.
2026-07-29 15: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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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윤 교수 "공급 병목 풀어야 주거 안정"…인허가·착공 감소 진단
[경제일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멈춰 선 주택 공급 흐름을 다시 정상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허가와 착공 감소가 준공·입주 물량 축소로 이어질 경우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 등 주거비 전반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급 감소 현상에 대해서는 정책 의지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 자재 조달 차질 등 대내외 여건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23일 정부가 개최한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주택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허가와 착공이 줄면 일정 시차를 두고 준공과 입주 물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공급 감소가 단순히 새 아파트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인허가가 줄면 향후 시장에 나올 주택 물량이 감소하고 이는 기존 주택 매물 축소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경우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아파트 공급 위축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 낮아 서민과 청년층이 활용해 온 주거 유형이다. 그러나 전세사기 이후 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금융·세제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축 비아파트 공급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해법으로는 신축 공급 회복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이 제시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공사비, 금리 부담으로 멈춘 사업장이 착공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심 중소형 주택과 임대용 비아파트 공급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만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도록 입지와 수요, 사업성을 따진 선별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정비사업도 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했다. 재건축·재개발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도심 내 주택을 늘릴 수 있는 통로지만, 공사비와 금융비용, 조합 갈등, 분담금 부담이 사업 전 단계에서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교수는 단순한 용적률 인센티브만으로는 사업 정상화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책 설계도 실제 공급 성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착공과 준공 실적, 주택 순증 효과, 공공기여 규모 등을 기준으로 사업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공급 후보지 발굴부터 계획, 보상, 조성, 교통대책, 착공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실행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건축 규제는 저이용 부지와 노후 건축물의 복합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확보와 기존 도시 기능 훼손 방지,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공공임대와 사적 전월세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인, 리츠, 재무적 투자자 등 전문 임대사업자를 육성하되 장기임대 의무와 임대료 안정, 임차인 보호를 함께 묶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역시 민간 공급 공백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부담가능주택 공급자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 지정은 투기 억제 효과가 있지만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 국민 불편을 함께 낳을 수 있다. 진 교수는 시장 불안 지역에는 정밀하게 규제를 적용하되 해제 여부는 가격과 거래량, 대출 동향 등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2022년 이후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배경을 묻는 장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공급 위축을 단순한 행정 절차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금리 인상 이후 사업성이 급격히 나빠졌고 그 여파가 이후 공급 지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재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공사비가 크게 오른 점도 인허가와 착공 감소의 배경으로 짚었다. 금리와 공사비, PF 조달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보수적으로 판단했고 이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7-23 10: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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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73주 연속 상승…동탄은 한 주 1.46% 올라
[경제일보] 지난주 경기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이 1%대 상승률을 유지하며 경기 남부권 강세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7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도 꾸준히 오르면서 올해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은 매매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7% 올랐으며 상승폭은 직전 주보다 0.0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한 뒤 7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여전히 두드러졌다. 도봉구가 0.3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동대문구와 성북구가 각각 0.36%, 구로구 0.35%, 노원구 0.33%, 중랑구 0.32% 순이었다. 정비사업 추진 단지와 정책대출이 가능한 가격대, 역세권, 대단지로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외곽·중위권 지역의 오름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은 지역별 흐름이 엇갈렸다. 송파구는 0.32%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이 0.03%포인트 커졌다. 반면 강남구는 0.21%로 0.14%포인트 축소됐고 서초구도 0.19%로 0.01%포인트 줄었다. 매수 문의는 이어졌지만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서는 반도체 벨트 주변 지역의 강세가 계속됐다. 화성 동탄구는 1.46% 올랐다. 직전 주보다 상승폭은 0.19%포인트 줄었지만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0%에 달했다. 특히 동탄역 인근 대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동탄과 함께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용인 기흥구는 0.39% 상승했다. 전주보다 오름폭이 0.18%포인트 커졌다. 구리시는 0.30% 올랐다. 이 밖에 성남 수정구 0.43%, 성남 분당구 0.41%, 수원 영통구 0.41%, 안양 동안구 0.39%, 광명시 0.38%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경기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올랐다. 다만 이번 통계에는 지난달 30일 발표된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의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조사 기준일이 발표 전날인 6월 29일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동탄의 단기 급등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있는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배후 수요가 동탄에만 머물지 않고 번지면서 경기 남부권 주요 지역의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규제 효과는 다음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동탄구와 기흥구, 구리시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졌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도 원칙적으로 차단된다. 대출 여력이 줄고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는 만큼 단기 매수세가 둔화될지가 관건이다. 수도권 전체 매매가격은 0.20% 올랐다. 인천은 0.04% 상승했다. 비수도권은 5주째 보합을 이어갔다. 5대 광역시는 0.01% 하락했고 세종시와 8개 도는 보합이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09%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더 빠르게 서울의 누적 상승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1% 오른 가운데 서울 전세가격은 0.30% 상승했다. 직전 주 0.35%보다 오름폭은 줄었지만 역세권과 학군지, 정주 여건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졌다. 올해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은 5.1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11%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 상승률과 사실상 같은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입주 물량 부족과 월세화 흐름, 학군·역세권 수요가 겹치면서 전세가 매매보다 더 빠르게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기 전세가격은 0.15% 올랐다. 성남 중원구가 0.55% 상승했고 화성 동탄구 0.42%, 광명시 0.41%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인천은 0.12%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 전세가격은 0.19% 올랐다. 비수도권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다.
2026-07-0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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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마저 '월세 300만 원'…꼬여버린 부동산 대책
[경제일보] 서울 강북에서도 월세 300만원이 넘는 아파트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강북 14개 구의 월세 300만원 이상 신규 계약은 606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4% 증가했다. 서울 전체 증가율 32.5%, 강남 3구 증가율 21.2%보다 훨씬 가파르다. 마포·용산·성동을 제외한 강북 11개 구에서도 같은 가격대 월세 계약이 1년 새 79.5% 늘었다. 월세 300만원이 서울 세입자의 일반적 부담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신축 대단지의 넓은 면적, 낮은 보증금, 학군과 직주근접 수요가 겹친 거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강남 고가 주거지의 특수한 가격대로 여겨졌던 월세가 동대문·성북·은평·노원·도봉·강북구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상단이 넓어지고,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경고다. 전세 시장은 이미 경고음을 넘어 비상등을 켠 모습이다.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를 기록했다. 전세난이 극심했던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반 만의 최고치다. 수급지수 100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 뜻한다. 122.5라는 숫자는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매물을 내놓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다. 월세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월세수급지수는 지난 5월 114.8까지 올랐다. 전세가 귀해지면 세입자는 월세로 밀려난다. 보증금을 더 마련할 여력이 없는 사람은 매달 나가는 돈을 늘릴 수밖에 없다.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로 옮긴 세입자가 늘면 월세 공급도 빠르게 줄어든다. 집주인은 수요가 몰리는 만큼 월세를 올리고, 새로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는 더 비싼 조건을 감수한다. 서울 강북의 월세 300만원 계약 증가는 이런 흐름의 한 장면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에 나와야 할 전세 매물마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45%를 넘었다. 최근에는 절반 가까이가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입자가 굳이 이사하지 않으려는 까닭은 분명하다. 새로 계약할 집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보증금과 월세가 크게 올라 있기 때문이다. 계약갱신이 늘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세입자가 주거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다만 신규 세입자가 구할 수 있는 매물이 줄어드는 현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갱신으로 묶인 집이 늘어날수록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은 줄고, 그 부담은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에게 집중된다. 결혼, 출산, 취업, 전근, 자녀 교육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하는 사람은 전세시장 바깥으로 밀려나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입주 물량 전망도 세입자에게 넉넉한 답을 주지 못한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의 공동 추계에 따르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7158가구에서 내년 1만7197가구로 약 1만 가구 줄어든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계속 쌓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는 줄고, 기존 전세 매물은 갱신계약과 월세 전환으로 줄어든다. 이 상황에서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것은 시장 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다. 정부는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대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주택 구입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전입 의무를 부과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췄다. 이어 규제지역의 담보인정비율을 낮추고,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대출을 사실상 막는 조치도 내놓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지난달 종료됐다. 과열된 매매시장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정부 판단에는 일리가 있다. 서울 집값이 다시 불안해지는 국면에서 가계부채를 더 늘려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맞다. 그러나 주택 정책은 매매시장만 따로 떼어 놓고 설계할 수 없다. 집을 사고파는 시장과 전세·월세 시장은 서로 얽혀 있다. 매매를 조이면 임대차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의 거래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임대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막았을 때 임대주택 공급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정부 대책이 월세 상승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서울의 월세 부담은 공급 부족, 입주 물량 감소, 정비사업 이주 수요, 계약갱신 증가,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겹쳐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정책이 이들 변수와 맞물려 임대차 시장에 어떤 압력을 더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매매 가격을 누르는 조치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정책은 본래의 목표와 다른 곳에서 더 큰 부담을 만들게 된다.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 아래 세입자의 주거비가 치솟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아파트 가격이 조금 덜 오르는 대신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급등한다면,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 집값 통계는 안정됐다고 말할지 몰라도, 월급에서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난 가계는 안정됐다고 느끼지 못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 방향은 옳다. 다만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몇 년 뒤 공급 계획이 오늘 전세 계약을 앞둔 세입자에게 집을 마련해 주지는 않는다. 올가을과 겨울, 내년 봄에 이사해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자료 속 착공 물량이 아니라 실제로 계약할 수 있는 전세 매물과 감당 가능한 월세다. 이제는 매매시장 안정과 임대차 시장 안정을 함께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투기성 대출은 막되,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의 거래와 임대차 계약이 불필요하게 경직되지 않도록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 장기 임대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세제와 금융의 기준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그 대신 임대료와 임대기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지우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몰리는 지역에는 별도의 전세 공급 대책이 따라야 한다. 비아파트와 공공임대 공급도 서둘러야 한다. 서울 강북의 월세 300만원은 부동산 시장의 특이한 한 건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오르며, 주거비 부담이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다. 정부가 집값만 바라보며 대책을 이어갈수록 세입자는 전세시장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매매가격 그래프만으로 가릴 수 없다. 국민이 매달 내는 월세와 다음 계약 때 감당해야 할 보증금에서 먼저 드러난다.
2026-06-23 07: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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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효과 사라진 서울 집값…전세·월세도 동반 급등
[경제일보]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임대차 가격 상승 압력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중하위권과 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의 매수세가 이어졌고 전세와 월세는 입주물량 부족과 월세화 흐름이 맞물리며 장기 고점 수준까지 뛰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0% 상승했다. 전월 상승률 0.55%보다 0.35%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서울 주택가격 상승폭은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커졌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월 상승률 0.91%에 근접했다. 서울에서는 중하위권 지역과 대단지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는 길음·종암동 대단지 위주로 1.36%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1.19%, 광진구는 1.18%, 서대문구는 1.06%, 노원구는 1.05%, 강서구는 1.04% 상승했다. 강남권 일부 지역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오름세가 확산된 셈이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상승폭은 더 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6% 올라 전월보다 상승폭이 0.51%포인트 확대됐다. 신축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 등 선호도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기 역시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0.24%에서 5월 0.31%로 올랐다. 광명시가 2.01% 상승했고, 화성시 동탄구도 1.57% 뛰었다. 수도권 남부와 반도체 특수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강해진 모습이다. 반면 인천은 0.06% 하락했다. 서구와 남동구를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지며 수도권 안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률은 0.46%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확대됐다. 비수도권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수도권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02%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5대 광역시는 0.09%, 세종시는 0.16% 하락했다. 8개 도 지역은 0.02% 상승했지만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흐름이다.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률은 0.21%로 집계됐다. 임대차 시장의 상승세는 매매시장보다 더 가파르다. 5월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35% 올랐다. 서울 전세가격은 0.91% 상승해 전월보다 상승폭이 0.25%포인트 확대됐다. 주택종합 기준으로는 2013년 10월 1.04% 이후 1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15% 올라 2015년 4월 1.25%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45%, 수도권은 0.78%, 비수도권은 0.15% 상승했다. 경기 전세가격은 0.51% 올랐다. 광명시가 1.88%, 화성시 동탄구가 1.50% 상승하며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였다. 인천도 0.27% 올라 수도권 전체 전세가격 상승률은 0.61%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전세가격은 0.10% 상승했다. 5대 광역시는 0.14%, 세종시는 0.43%, 8개 도는 0.07% 각각 올랐다. 월세시장도 상승폭을 키웠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0.35% 올랐다. 서울은 0.81% 상승해 전월보다 오름폭이 0.18%포인트 확대됐다. 서울 월세 상승률은 주택종합과 아파트 기준 모두 통계 공표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0.95%로 집계됐다. 전세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고,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 부족까지 겹치며 임대차 시장 전반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주택시장에서는 매매와 임대차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흐름이 하반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매매시장은 서울 중하위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상승세가 번지고 있고 전세와 월세는 공급 부족과 월세화 영향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질수록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주거비 부담 확대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6-06-15 17: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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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줄어든 시장, 안정이 아니라 불안의 신호다
[경제일보] 전세가 줄어드는 시장을 두고 정상화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세입자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남은 전세 가격이 뛰며, 월세 부담까지 커지는 시장을 안정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전세 감소는 제도의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은 주거 안전판이 약해지는 신호에 더 가깝다. 최근 통계는 전세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 물건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 더는 과장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월 둘째 주 한 주 동안 0.32% 올랐다.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이를 가계부채 안정의 신호로만 읽기도 어렵다. 전세 거래 자체가 줄고 월세 전환이 빨라진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는 한국 주택시장의 오래된 안전판이었다. 해외에서 보기 드문 제도이고, 목돈을 맡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위험도 적지 않았다.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태는 전세제도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다. 과도한 전세대출이 전셋값과 가계부채를 함께 밀어 올렸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전세가 언제까지나 지금의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전세 감소를 곧바로 바람직한 변화로 볼 수도 없다. 전세는 단순한 임대차 방식이 아니었다. 중산층과 서민이 매달 주거비를 크게 줄이면서 직장과 학교, 생활권을 유지하게 해준 완충 장치였다. 내 집을 사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제도였고, 매매시장과 월세시장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그 안전판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대체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는지가 문제다. 월세 비중이 높아졌다는 통계는 임대차 방식의 변화만 뜻하지 않는다. 매달 소득에서 주거비가 빠져나가는 가구가 늘었다는 의미도 함께 갖는다. 전세는 목돈 부담이 크지만, 월세는 매달 가처분소득을 직접 깎는다. 소득 증가 속도가 물가와 주거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가구에는 월세화가 생활비 압박으로 이어진다. 청년층과 신혼부부,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가구, 은퇴 이후 현금흐름이 제한된 고령층일수록 부담은 더 크다. 전세가 줄어든다고 월세가 안정되는 것도 아니다. 전세에서 밀린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 월세 가격도 오른다. 임차인은 전세 품귀와 월세 부담을 동시에 겪는다. 보증금은 낮아지는 대신 매달 내야 할 돈이 늘고, 보증금이 높은 반전세도 적지 않다. 겉으로는 월세 선택지가 많아진 것처럼 보여도 세입자의 협상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최근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이 대목을 보여준다. 전세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남은 전세 가격이 오른다.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전세를 원하는 수요에 비해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학군, 직장 접근성, 신축 선호, 대단지 선호가 겹치는 지역에서는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서울 주요 지역의 전세 품귀를 단순한 계절적 현상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다.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 불안을 키운다. 새 아파트 입주가 충분하면 전세 시장에는 숨통이 트인다. 새집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생기고, 기존 주택의 전세 물건도 연쇄적으로 나온다. 반대로 입주 물량이 줄면 시장에 나오는 전세 공급이 막힌다. 기존 세입자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집주인은 실거주나 월세 전환을 택한다. 신규 전세 물건은 더 줄어든다. 공급 부족과 전세 감소가 맞물리면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진다. 전세대출 감소도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 전세대출 잔액이 줄었다는 사실은 겉으로 보면 가계부채 부담 완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세 거래가 줄어 대출이 감소했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대출 장부는 가벼워졌지만 세입자의 월 주거비 부담은 커졌을 수 있다. 대출을 못 받아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이동한 가구도 통계 뒤에 숨어 있다. 부채가 줄었다고 주거비 부담까지 줄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전세대출은 양면성을 갖는다. 과도한 전세대출은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가계부채를 키웠다. 그렇다고 대출을 급격히 조이면 실수요자도 함께 막힌다. 투기성 수요와 고가 전세에는 엄격해야 하지만,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까지 막아서는 곤란하다. 대출 규제는 시장 과열을 막는 수단이지 세입자의 이동 사다리를 끊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책이 전세 감소를 가계부채 축소라는 숫자로만 읽는 순간, 세입자의 부담은 통계 밖으로 밀려난다. 집주인의 선택도 달라졌다. 금리와 세금, 보증금 반환 리스크, 전세사기 이후의 제도 변화가 임대인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한다.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부담도 줄어든다. 임대인의 위험 회피가 임차인의 월 주거비 증가로 이전되는 셈이다. 이 변화를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전세 감소의 본질은 세입자의 선택권 축소다. 세입자가 자신의 소득과 자산, 직장과 가족 상황에 맞춰 전세와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가 없어서 월세로 이동한다면 시장 성숙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격이 맞지 않아 외곽으로 밀리고, 직장과 학교에서 멀어지고, 매달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다면 주거 안정과 거리가 멀다. 시장 정상화라는 말은 세입자의 체감 현실을 통과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도 매매가격만 보고 움직여서는 안 된다. 집값이 오르면 대출을 조이고, 거래가 줄면 규제를 푸는 방식만으로는 임대차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과 연결돼 있고, 월세시장은 가계소득과 맞닿아 있다. 정책이 이 연결고리를 놓치면 전세 불안은 주거비 부담을 거쳐 매수 불안으로 번진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월세 부담까지 커졌다고 느끼는 순간,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이 연결고리가 더 강하다. 좋은 일자리와 교육, 교통망이 집중된 지역일수록 수요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전세 물건이 줄면 수요가 외곽이나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분산될 것이라는 기대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직장이 서울에 있고 아이 학교가 서울에 있으며 생활 기반이 서울에 있는 가구는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수요가 고정된 곳에서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른다. 해법은 전세를 억지로 되살리는 구호가 아니다. 월세화를 막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세입자가 자신의 형편에 맞게 전세와 월세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신규 입주 물량을 늘리고, 도심 주택 공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임대차 물건이 시장에 나오도록 세제와 금융 규제를 정교하게 조정해야 한다. 월세 세액공제와 주거급여, 청년·신혼부부 지원도 실제 월세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전세제도의 위험을 줄이는 일도 병행돼야 한다. 보증금 반환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임대인의 상환능력과 권리관계를 더 투명하게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전세사기를 막는 제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전세제도의 위험을 줄이는 일과 전세 수요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다르다. 위험한 전세를 줄이겠다는 정책이 선량한 실수요자까지 월세시장으로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 임대차 통계도 더 촘촘해야 한다. 월세 비중이 높아졌다는 숫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증금 규모, 월세 수준, 갱신계약 비중, 신규계약 물량, 지역별 입주 예정 물량, 전세대출 제한의 영향까지 함께 봐야 한다. 같은 월세라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0만원인 가구와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50만원인 가구의 부담은 다르다. 정책은 평균 수치가 아니라 시장 안쪽의 현실을 읽어야 한다. 전세가 줄어드는 시장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다. 제도는 변하고 시장도 변한다. 그러나 변화가 곧 안정은 아니다. 월세화가 불가피한 흐름이라면 그만큼 월세 세입자를 보호할 장치가 따라와야 한다. 전세가 줄어드는 만큼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의 질도 높아져야 한다. 입주 물량 감소가 예고됐다면 공급 정책은 더 빨라져야 한다.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말만으로 세입자의 부담을 설명할 수는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불안을 안정으로 오해할 때다. 전세 감소는 언젠가 올 수밖에 없는 변화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전세 감소는 충분한 대체재와 함께 온 변화가 아니다. 전세 물건은 줄고, 월세 부담은 커지고, 서울 전셋값은 뛰고, 공급은 부족하다. 이런 시장을 두고 정상화라고만 말하면 정책의 초점은 흐려진다. 전세가 줄어든 시장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문제는 그 시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전세가 줄었다는 사실만 보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숫자 뒤에 있는 세입자의 부담과 공급 부족의 그림자를 봐야 한다. 전세 감소를 정상화로 부르기 전에, 그 변화가 누구에게 비용을 떠넘기고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2026-06-15 07:4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