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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먼 농촌 어르신 찾아간다…SKT, 경남 4개 군서 보이스피싱 예방
[경제일보] SK텔레콤이 대리점 접근이 어려운 농촌 지역을 직접 찾아가 고령층의 보이스피싱 예방교육과 스마트폰 점검을 지원한다. 지난해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당시 긴급 대응책으로 시작한 방문 서비스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상시 디지털 지원사업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SKT는 지난 11일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과 ‘찾아가는 서비스’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산청군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신성범 국회의원과 유명현 산청군수, 진병영 함양군수, 이홍기 거창군수, 김윤철 합천군수,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 김우람 대외지원실장 등이 참석했다. SKT는 4개 군에서 지역별로 두 차례씩 총 8차례 서비스를 운영한다. 보이스피싱 수법을 강의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심 전화와 문자에 대응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실습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휴대전화 활용 교육과 요금·서비스 상담, 기기 점검도 한자리에서 진행한다. 통신사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살균·세척과 보호필름 교체, 단말 상태 점검 등을 받을 수 있다. 고령층이 서비스를 한 번 듣고 끝내지 않도록 현장에서 궁금한 내용을 반복해 묻고 직접 조작해 보는 방식으로 교육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 지역은 전국에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곳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지난 7월 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산청군 46.3%, 함양군 42.2%, 거창군 34.7%, 합천군 48.9%다. 전국 평균 21.7%보다 1.6∼2.3배 높다. 디지털 기기 보급이 확대됐지만 사용 능력의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도 고령층은 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을 포함한 주요 정보취약계층 가운데 디지털정보화 수준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금융범죄의 표적이 될 위험도 크다. 경찰청은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조직이 상대적으로 보유 자산이 많은 60대 이상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피해 예방교육과 함께 의심 문자를 식별하고 신고하는 실습이 필요한 이유다. 신성범 의원은 “고령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금융범죄와 디지털 정보격차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전문가가 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교육을 위해 민관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개 군은 읍·면별 주민 수요를 반영해 행사 장소와 운영 방식, 참여 규모를 정하고 주민 모집을 지원한다. 유명현 산청군수는 “지역 주민의 목소리와 통신 환경을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역 특성에 맞춘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KT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2025년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이후 매장 방문이 어려운 도서·산간 주민의 유심 교체와 재설정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후 금융범죄 예방과 스마트폰 활용교육, 단말 관리로 범위를 넓혔다. SKT는 올해 전국 74개 시·군에서 145차례 서비스를 운영해 약 1만3000명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해당 실적은 회사 집계로 외부 기관의 별도 검증을 거친 수치는 아니다.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고객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목소리를 듣는 것은 신뢰 강화의 출발점”이라며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와 함께 현장 중심의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협력은 통신사가 정한 지역을 일방적으로 순회하는 방식보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는 행사 횟수보다 교육을 받은 주민이 금융사기 대응법을 제대로 익혔는지, 읍·면 단위에서 서비스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가 사업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9-13 13: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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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베트남 국회의장에 '반도체 인재·공급망 육성' 청사진 제시…정부 지원 요청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현지 부품·소재 기업의 공급망 편입과 반도체 전문인력 육성을 양대 축으로 한 현지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단순 생산기지 투자를 넘어 현지 기업의 생산성 혁신과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올해부터 현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SIC)’에 반도체 교육과정을 처음 도입하고 관련 교육 거점을 베트남 주요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현지 산업·인재 육성 전략을 베트남 최고위급에 설명하고 국회와 중앙·지방정부에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제일보가 베트남 당국 자료와 삼성전자 측이 지난 6일 쩐 타인 먼(Trần Thanh Mẫn) 베트남 국회의장의 방한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분석한 결과, 삼성은 베트남 현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첨단기술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쩐 의장은 지난 6일 서울에서 한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한·베 우호단체, 기업·학계 관계자 등 70여명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나기홍 삼성베트남 법인장도 참석했다. 삼성은 이 자리에서 베트남 현지기업 육성과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설명했다. 베트남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양적 확대에서 질적 고도화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상황에서 현지 공급망과 인적자본을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 삼성 공급망에 베트남 기업 키운다…2015년부터 현지기업 발굴 삼성이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베트남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다. 삼성은 베트남 투자 이후 현지 기업 육성과 기술 이전, 고급 기술인력 양성에 지속적으로 자원과 예산을 투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베트남 기업들이 단순한 현지 협력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여 삼성의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2015년부터 베트남 산업통상부와 각 지방 산업통상 당국 등과 협력해 잠재력을 갖춘 현지 공급업체를 발굴해 왔다. 부품산업 관련 워크숍을 열어 현지 기업과 삼성의 접점을 만들고 한국의 제조 전문가들이 직접 기업 현장을 찾아 생산공정과 품질관리 등을 개선하는 컨설팅도 진행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도 이 같은 현지기업 육성 전략의 하나다. 베트남 기업의 제조 현장에 한국의 생산관리 노하우와 스마트 제조기술을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삼성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기업들이 현지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삼성의 베트남 사업 전략이 완제품 생산 중심에서 현지 부품·소재기업과 기술인력을 함께 육성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트남 국회 역시 6일 공식자료를 통해 나 법인장이 삼성의 베트남 기업 지원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베트남뿐 아니라 삼성의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에 반도체 교육 첫 도입 인재 육성 전략에서는 반도체가 전면에 등장했다. 삼성은 전문대·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SIC를 통해 AI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의 실무교육을 제공해 왔다. 올해부터는 여기에 반도체를 추가했다. 특히 교육 수준에 따라 입문·기본·심화 등 3단계로 구성된 반도체 교육과정을 처음 도입했다.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5만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추진하는 데 맞춰 현지 반도체 인력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교육 인프라도 확대한다. 삼성은 2026년부터 베트남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SIC Lab’ 모델을 확산·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SIC Lab은 하노이와 다낭,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구축·운영되고 있다. 삼성의 올해 SIC 프로그램에 반도체 교육이 처음 포함됐다는 사실은 지난 4월 삼성베트남이 공개한 사업계획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삼성은 AI·IoT·빅데이터와 함께 반도체 교육을 도입하고 올해 약 2200명의 학생에게 첨단기술 교육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는 만큼 현지 전문인력을 선제적으로 양성해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 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대학·대학원까지 연결…산학협력에 1800억동 투자 삼성은 대학과 대학원으로 이어지는 산학협력도 강화한다. 삼성베트남은 2012년부터 베트남 주요 대학 및 기관과 협력해 첨단기술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삼성 인재 장학금(STP)을 지급해 왔다. 삼성이 이날 밝힌 관련 누적 투자액은 약 1800억동이다. 초·중·고교생부터 대학생과 대학원생까지 단계별로 이어지는 인재 육성 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베트남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기술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개별 대학이나 기업 중심의 인재 육성을 넘어 베트남 정부와 대학,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모델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은 이를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산업에 필요한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청소년 단계에서는 ‘솔브 포 투모로우(Solve for Tomorrow)’가 가교 역할을 한다. 2019년 베트남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중·고등학생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지식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처음 협력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이를 전국 수천개 학교로 확산시켜 STEM 교육과 과학기술·혁신·디지털 전환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 저소득층부터 반도체 인재까지…‘인재 파이프라인’ 구축 삼성의 베트남 인재 육성 전략은 취약계층 청소년까지 포괄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삼성 희망학교’다. 삼성 사업장과 협력회사 인근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 박닌 지역에서 시작해 현재 박닌 2곳과 타이응우옌, 랑선 등 총 4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5000명 이상의 학생이 방과 후 교육 기회를 제공받았다. 삼성의 베트남 사회공헌 전략을 연결하면 저소득층 아동의 교육 지원에서 중·고교 STEM 교육, 대학생 AI·반도체 교육, 대학·대학원 R&D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회공헌과 산업인재 육성을 분리하기보다 장기적인 ‘인재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 삼성, 베트남 국회·정부에 “지속적인 지원 필요” 삼성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베트남 국회와 중앙·지방정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베트남이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미래 세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삼성의 사회공헌 및 인재 육성 사업이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히 각 교육·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수혜자를 발굴하고 지역 현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면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측은 “베트남의 발전이 삼성의 발전이고 삼성의 성공이 베트남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쩐 의장도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반도체와 전략적 공급망, 재생·청정에너지, 디지털 전환, AI 등을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베트남 국회는 외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와 법률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장기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이 제시한 공급망 현지화와 반도체 인재 육성 구상이 베트남의 산업 고도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삼성의 베트남 전략도 ‘생산기지’에서 ‘산업 생태계 공동 구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026-09-08 08: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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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②소비자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검색과 쇼핑, 금융 상담, 보험 심사, 대출 추천, 콘텐츠 소비, 교육, 의료 상담까지 AI가 개입하는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는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 쓰이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도 늘고 있다. 24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소비자의 클릭 기록, 검색 이력, 결제 정보, 이동 경로, 신용 정보, 건강 정보, 소비 패턴 등은 AI 학습과 맞춤형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개인별 추천과 광고, 금융상품,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하고 있다. AI시대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데이터 제공자이자 알고리즘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AI 확산에 따른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AI 기본법을 시행하면서 의료, 금융, 교통, 원전 등 민감 분야의 고영향 AI에 대해 인간 감독과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AI 모델·시스템 개발자와 제공자가 개인정보 유출, 딥페이크에 따른 인격권 침해 등 새로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을 공개했다. 금융권의 변화도 빠르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핀테크 기업들은 AI 상담,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맞춤형 상품 추천, 보험금 심사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활용 확대와 함께 설명 가능성, 책임 소재, 소비자 보호 기준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AI 상담과 대출심사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소비자가 왜 특정 상품을 추천받았는지, 왜 대출 한도나 금리가 다르게 산정됐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 AI의 핵심은 속도보다 설명 책임”이라고 말했다. AI가 골라주는 시대, 소비자는 더 자유로워졌나 AI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 소비자는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고 선택했다. 지금은 플랫폼이 소비자의 검색 기록과 구매 이력, 위치, 관심사를 분석해 상품과 콘텐츠를 먼저 제시한다. 쇼핑몰은 개인별 추천 상품을 배열하고 금융 플랫폼은 맞춤형 대출과 카드, 보험상품을 보여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포털, 뉴스 플랫폼도 이용자의 선호를 기반으로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한다. 문제는 추천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선택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범위 안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단에 노출되는 이유, 추천 기준에 광고나 수수료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AI 추천은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지만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보여주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이 커질 수 있다”며 “추천의 편리함과 소비자의 알 권리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는 공짜 원료가 아니다 AI 서비스의 기반은 데이터다. 소비자가 남긴 정보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교한 추천과 예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활용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금융, 의료, 교육, 이동 정보처럼 민감한 데이터가 결합되면 개인의 생활 패턴과 경제 상황, 건강 상태까지 추정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가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에서 개인정보 유·노출뿐 아니라 딥페이크로 인한 인격권 침해를 새로운 위험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가 만든 이미지와 음성, 영상은 소비자 피해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허위 광고, 유명인 사칭, 딥페이크 범죄가 AI 기술과 결합하면 피해 규모와 확산 속도가 커질 수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인정보 유출은 계정 탈취나 스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AI시대에는 유출된 정보가 음성 합성, 얼굴 합성, 맞춤형 사기 문구에 활용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의 기준도 단순 정보보호에서 신원과 평판 보호로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AI의 편리함 뒤에 남는 설명 책임 금융 분야는 AI가 소비자 권리와 직접 충돌할 수 있는 대표 영역이다. AI가 대출 한도와 금리, 카드 발급 가능성, 보험 가입 심사, 이상거래 탐지, 투자상품 추천에 활용되면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편리한 상담과 빠른 심사는 장점이지만 잘못된 데이터나 편향된 모델이 적용되면 불합리한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AI가 판단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한도가 줄었는지, 왜 보험 가입이 거절됐는지, 왜 특정 투자상품이 추천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AI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사람이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한 금융소비자보호 전문가는 “AI가 금융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AI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은 AI 상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별도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약자를 방치하면 AI 격차는 생활 격차가 된다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디지털 취약계층의 문제도 커질 수 있다.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는 AI 기반 서비스에서 배제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 점포와 대면 창구가 줄고 모바일 앱과 챗봇 상담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격차는 금융 접근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AI 학습 서비스는 개인별 맞춤 교육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기와 네트워크, 결제 능력이 부족한 가정은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AI 건강관리 서비스도 스마트기기 활용 능력과 데이터 접근성에 따라 이용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시대 소비자 정책이 ‘피해 구제’ 중심에서 ‘역량 강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AI 추천과 자동화된 판단을 이해하고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선택하며 부당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시대 소비자는 더 빠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편리함은 공짜가 아니다. 소비자의 데이터가 기업의 수익과 AI 성능을 높이는 원료가 되는 만큼 소비자에게도 정보 접근권과 설명 요구권,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한 소비자정책 전문가는 “AI시대 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술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편익은 일부 기업과 플랫폼에 집중되고 소비자는 판단의 객체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24 11: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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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90달러 유가…유류세만 만지는 물가 대책으론 부족하다
[경제일보] 국제유가가 다시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8.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6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브렌트유는 89.22달러, WTI는 8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4%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에 머물지 않고 물가와 시장금리, 달러 가치, 주가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충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금융시장의 반응은 더 예민하다. 이날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현재 연 2.25%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가 2026년 말 2.66%, 2027년 2월에는 2.73%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다. 통상적인 0.25%포인트 인상 기준으로 사실상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면 금리를 낮추기는커녕 추가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정학적 충돌이 유조선의 항로를 막고 오른 기름값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며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늘리는 악순환이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은 이런 충격에 유난히 취약하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원유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사용 비중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높은 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화석연료와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외부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고 진단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항공과 해운, 자동차, 철강, 농수산물과 택배비까지 비용 압력을 받는다. 기업은 오른 원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의 장바구니로 돌아간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여전히 유류세 인하와 주유소 가격 점검이라는 익숙한 처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를 낮추는 것은 급격한 가격 상승을 완충하는 데 필요하다.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미 오른 가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하고 유통 과정의 부당행위를 막는 사후 대책일 뿐이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줄거나 해상 운송이 장기간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금을 얼마나 낮출 것인지보다 공급이 끊겼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할 것인지부터 국민과 시장에 밝혀야 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의 가격·수급 기준과 규모, 민간 비축분 동원 방식, 정유사별 원유 도입 차질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비축유는 보유량 자체보다 언제,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꺼내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원유 도입선도 더 넓혀야 한다. 중동산 원유가 가격과 정제 효율 면에서 유리하더라도 특정 지역과 해협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경제 전체를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시킨다.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처와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유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유설비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평상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은 보험료와 같다. 위기가 발생한 뒤 비싼 현물 원유를 구하러 다니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해상운송과 보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높아지면 유조선 운임과 전쟁보험료가 급등한다. 원유가 확보돼도 배가 움직이지 못하면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다. 정부는 국적선사와 정유사, 무역보험기관이 참여하는 비상 운송체계를 점검하고 전쟁 위험 때문에 민간 보험이 사실상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한시적 보증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유전에서 정유공장까지 이어지는 운송망 전체의 문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유류세 인하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류세를 일괄적으로 낮추면 차량을 많이 운행하고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계층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나 난방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에너지바우처와 대중교통 지원, 영세 자영업자·화물운송 종사자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는 편이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맞는다. 무엇보다 재정·통화·에너지 정책의 엇박자를 막아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가 과열돼 발생한 물가와 다르다. 금리를 올린다고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거나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기대가 확산되고 임금과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광범위한 현금 지원과 정책대출을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꼴이 된다. 재정 지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직접 피해를 본 계층과 업종에 집중하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보편적 수요 부양은 자제해야 한다. 통화정책에만 물가 안정의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에너지 정책은 공급 충격을 줄이고 재정정책은 취약 부문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물리적 공급 부족이 전면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최근 유가가 과거의 극단적인 전망보다 안정된 것은 미국의 생산 확대와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감소, 일부 해상운송 재개 등이 충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완충 장치가 언제까지 작동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유류세율을 조정하는 임시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유 방출 기준, 비상 운송·보험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정·통화정책 간 조율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고유가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국가경제의 생명선을 지키는 일이다.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드는 유가는 정부에 묻고 있다. 다음 위기도 세금으로 버틸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는 에너지 대응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2026-07-21 1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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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침수 걱정된다면…정부 지원 풍수해보험 살펴보니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정부, 보험업계가 여름철 장마와 태풍 시기 주택과 상가 침수 피해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을 활용하면 비교적 낮은 부담으로 자연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를 보장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는 정책보험으로 민영보험사가 운영을 맡는다. 보험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일부를 국가와 지자체가 보조해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 피해에 대비하도록 한 상품이다. 보장 대상 재해는 △태풍 △호우 △홍수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지진해일 등이다. 여름철에는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침수 피해 대비용으로 활용도가 높다. 가입 대상은 △주택과 세입자 동산 △농·임업용 온실 △소상공인 상가·공장 등이다. 정부 지원은 총 보험료의 55~100% 수준이며 가입자 부담은 0~45%다. 주택은 일반 가입자 기준 보험료의 55% 이상을 지원한다. 한부모가족과 차상위계층은 77.5% 이상, 기초생활수급자는 86.5% 이상을 지원하며 재해취약지역 내 저소득층은 보험료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소상공인 보장이 더 넓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부터 풍수해·지진재해보험 제도 개선안을 시행하고 소상공인 연간 보장한도를 사고당 보장한도의 2배로 확대했다. 한 해에 여러 차례 피해가 발생해도 기존보다 안정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소상공인 상가 상품은 건물, 시설·집기, 재고자산을 포함해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공장 상품은 건물, 시설·집기, 재고자산, 기계를 포함해 최대 2억원까지 보장한다. 피해 인정 기준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기상특보가 발효된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를 중심으로 보상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지역이라도 인접 지역에 특보가 발효되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보상이 가능하다. 국지성 호우처럼 좁은 지역에 갑자기 비가 집중되는 경우를 반영한 개편이다. 가입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민영보험사를 통해 가능하다. 주택 세입자는 관할 지자체를 통한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가입 전에는 보장 대상과 특약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주택 소유자인지 세입자인지, 상가·공장 보장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침수확장특약이 필요한지에 따라 보험료와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다.
2026-07-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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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수파립 FDA IND 준비…온코닉, 연내 임상2상 확대 목표 外
[경제일보]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22~2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BIO International Convention 2026’에 참가해 기업 발표와 다수의 글로벌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행사 기간 중 기업 발표를 통해 네수파립(JPI-547)의 임상 성과와 글로벌 사업화 전략을 소개했다. 네수파립은 Tankyrase와 PARP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표적 합성치사 항암제로 차세대 팬튜머 항암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따른 제도적 혜택을 활용해 조건부 허가 및 패스트트랙 심사를 추진하고 연내 글로벌 임상 2상 확대를 목표로 IND를 준비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최근 ASCO 2026에서 공개한 임상 1b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기술이전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완전관해(CR) 후 40개월 이상 생존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현재 네수파립은 췌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위암 등 4개 적응증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이 중 3개 암종에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의 글로벌 기술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네수파립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자큐보는 현재 27개국과 기술수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BIO USA를 통해 네수파립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며 “기술이전을 포함한 글로벌 협업을 구체화하고 임상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LB생명과학, ‘MDSAP’ 인증 획득…캐나다 시장 진출 본격화 HLB생명과학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확대를 위해 국제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 인증을 획득했다. HLB생명과학은 이번 인증을 통해 자사의 품질경영시스템(QMS)이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브라질 등 5개국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국제 기준을 충족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25일 밝혔다. MDSAP은 단일 심사로 제조시설의 품질경영체계를 평가하는 국제 인증 제도로 획득 시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 및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증은 일회용 주사기, 주사침, 멤브레인 필터 주사기, 세척용 주사기 등 주요 제품군을 대상으로 하며 설계·개발부터 제조, 판매까지 전 과정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제품 전주기에 걸친 품질관리 체계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HLB생명과학은 인증 획득으로 국가별 중복 실사 부담이 줄어들면서 해외 인허가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바이어 및 파트너사와의 협력 과정에서도 품질 검증 절차가 간소화돼 수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LB생명과학은 기존 미국 시장 진출에 이어 이번 인증을 기반으로 캐나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캐나다는 의료기기 판매를 위해 MDSAP 인증을 필수 요건으로 요구하는 국가다. HLB생명과학은 향후 호주 등 주요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의료기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백윤기 HLB생명과학 대표는 “이번 인증은 회사의 품질경영체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함을 입증한 성과”라며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종근당, 취약계층 아동에 어린이 비타민 1100박스 지원 종근당은 지난 24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쉐어와 함께 국내 취약계층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어린이 비타민 ‘벨더웰 아이벨타민’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어린이 건강 증진과 지역사회 나눔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종근당은 저소득층 및 미혼모 가정 아동들의 영양 관리를 돕기 위해 총 1100박스의 제품을 월드쉐어에 기부했다. 전달된 제품은 경기, 강원, 경남, 대전, 전남 지역 아동 기관인 드림스타트를 통해 필요한 아동들에게 배분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취약계층 아동들의 영양 불균형 해소와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6-25 14: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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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무서운 건 경제 불확실성이다
[경제일보] 전쟁은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끝나지 않는다. 총성이 멎은 뒤에도 전쟁은 유가에 남고 환율에 남고 물류비에 남고 기업의 투자계획서와 가계의 장바구니에 남는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즉각 안도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주요 증시는 반등했다. 전쟁 프리미엄이 빠지자 시장은 마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 환호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환호가 아니라 냉정이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경제 불확실성이다. 휴전문서 한 장이 원유 생산시설을 하루아침에 복구하지 못한다. 해협 재개방 선언이 곧바로 선박 보험료를 낮추지도 않는다. 국제유가가 하루 이틀 떨어졌다고 해서 물가가 곧장 안정되는 것도 아니다. 전쟁은 정치적으로는 합의로 끝나지만 경제적으로는 비용 청구서가 도착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세계경제에 남긴 첫 번째 상처는 에너지 시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지나는 핵심 길목이다. 그 길목이 전쟁의 인질이 되자 세계는 다시 한 번 에너지 안보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경제 생존의 문제임을 확인했다. 합의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급락했지만 이것은 위험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기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단 뒤로 밀렸기 때문이다. 유가가 내려도 공급망은 즉시 회복되지 않는다. 산유국의 생산설비, 정제시설, 항만, 보험, 선박 운항, 금융결제망은 모두 시간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의 기억이다. 한번 흔들린 시장은 쉽게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선사들은 통항이 가능하다는 정치적 선언보다 실제 항로의 안전을 본다. 보험사는 합의문보다 재발 가능성을 계산한다. 정유사와 항공사, 석유화학 기업은 현물가격보다 3개월 뒤, 6개월 뒤의 조달 안정성을 본다. 그래서 전쟁 뒤의 경제는 늘 ‘안정’이 아니라 ‘안정 확인’의 시간을 요구한다. 불확실성은 가격 그 자체보다 더 비싸다. 이번 합의는 세계 중앙은행에도 어려운 숙제를 남겼다. 전쟁 중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물가를 밀어 올렸다. 유가가 떨어지면 물가 압력은 완화되지만 이미 오른 운송비와 원재료비, 기대인플레이션은 시차를 두고 경제 전반에 스며든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물가가 불안하면 움직이기 어렵다. 금리를 유지하면 경기 회복은 더뎌지고 금리를 내리면 다시 물가와 환율이 흔들릴 수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통화정책의 안개는 더 짙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에는 이 불확실성이 더 예민하게 작용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큰 나라다. 원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 기업의 생산비가 먼저 오른다. 정유·화학·철강·항공·해운은 물론이고 전력비 부담이 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산업에도 파장이 간다. 유가가 오르면 무역수지가 흔들리고 무역수지가 흔들리면 환율이 불안해진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뛰고 수입물가가 뛰면 소비자물가가 다시 고개를 든다. 결국 중동의 포성이 서울의 주유소 가격표와 서민 밥상으로 번지는 구조다. 합의 이후 유가가 안정된다면 한국경제에는 분명 숨통이 트인다. 기업의 원가 부담은 줄고 항공·해운·석유화학·자동차 등 에너지 민감 업종은 불확실성을 덜 수 있다. 고유가에 짓눌렸던 소비심리도 일부 회복될 수 있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도 긍정적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 한국경제는 다시 회복 궤도에 올라설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것을 경기 반전의 신호로 과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종전 합의가 곧 경기부양책은 아니다. 전쟁은 이미 비용을 남겼다. 기업들은 몇 달 동안 비싼 원료와 물류비를 감당했다. 일부 기업은 납기와 계약조건을 조정했고 일부 가계는 고유가와 고물가 속에서 소비를 줄였다. 한번 미뤄진 투자는 다시 집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한번 닫힌 소비지갑은 유가가 떨어졌다는 뉴스 하나로 곧바로 열리지 않는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봐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지금 필요한 정책은 ‘전쟁이 끝났으니 정상화됐다’는 낙관론이 아니라, ‘전쟁이 끝났지만 불확실성은 남았다’는 위험관리다. 물가가 완전히 안정되기 전까지 통화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동시에 취약계층과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는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 고유가의 부담은 모든 국민에게 같지 않다. 대기업은 헤지와 장기계약으로 버틸 수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운송업자, 농어민, 저소득층은 유가 변동을 그대로 맞는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같은 단기 처방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필요할 때 한시적 완충장치는 있어야 하지만 재정 여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전략비축 체계 점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확보, 항만·해운 리스크 관리, 기업의 환율·유가 헤지 역량 강화다. 전쟁이 남긴 교훈은 단순하다. 싸게 사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효율만 따지던 공급망의 시대가 저물고, 회복탄력성을 따지는 공급망의 시대가 왔다.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중동 리스크를 일시적 외부 변수로만 볼 수 없다. 지정학은 이제 재무제표의 바깥에 있는 문제가 아니다. 원가, 환율, 운송, 보험, 재고, 투자, 배당까지 모두 흔드는 변수다. 최고경영자는 매출 목표만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 시나리오를 들여다봐야 한다. 에너지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일 때와 100달러일 때, 호르무즈 통항이 정상일 때와 부분 제한될 때, 환율이 100원 더 오를 때의 손익을 따져야 한다. 위기 대응은 전쟁이 난 뒤 만드는 문서가 아니라 평시에 쌓아두는 체력이다. 금융시장도 안도 랠리에 취해서는 안 된다. 전쟁 합의 이후 주가가 오르고 유가가 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종종 정치적 이벤트에 먼저 환호하고 실물경제의 복구 속도를 뒤늦게 확인한다. 유가 하락이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지, 물가 안정이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지금의 시장 반등은 ‘평화 배당’이라기보다 ‘공포 할인 해소’에 가깝다. 여기서 고전의 지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손자병법은 “용병을 잘하는 자는 다시 징병하지 않고, 군량을 세 번 싣지 않는다”고 했다.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싸움터에서만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보급의 비용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오늘의 경제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실력은 전쟁의 승패보다 전쟁 뒤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서 드러난다. 에너지, 물류, 금융, 물가, 환율의 보급선을 관리하지 못하면 평화의 이름 아래서도 경제는 계속 흔들린다. 이번 미국·이란 합의는 세계경제에 시간을 벌어줬다. 하지만 시간을 번 것과 문제를 해결한 것은 다르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세계경제는 이미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봤다. 국제유가가 내려간다고 해도 한국경제는 수입 에너지 의존 구조를 다시 확인했다. 증시가 오른다고 해도 기업과 가계가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책당국은 이제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유가·환율·물류비의 변동이 물가와 산업별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둘째,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을 장기계약·비축·대체선 확보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셋째, 전쟁 이후 완화된 시장 분위기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위기가 지나가면 개혁의 긴장도 함께 풀린다. 그러나 다음 위기는 늘 우리가 방심할 때 온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다. 전쟁은 언젠가 끝난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끝났다는 선언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숫자와 가격과 계약과 기대 속에 남아 서서히 비용을 청구한다. 지금 한국경제가 해야 할 일은 평화의 뉴스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 남긴 경제의 균열을 차분히 메우는 일이다. 평화는 합의문으로 시작되지만 경제의 안정은 준비된 국가만이 얻을 수 있다.
2026-06-16 15:11:44